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 주영하 지음/사계절출판사 |
얼마전 읽었던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과 비슷한 형식의 미시사 책입니다. 하나의 주제마다 핵심이 되는 그림을 먼저 소개하고, 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이 비슷하죠.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음식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음식은 이야깃거리의 하나일 뿐 조선 후기 역사에 대해 폭넓게 내용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어부들이 물고기찜을 둘러싸고 있는 김득신의 <강상회음>이라는 그림을 가지고 그림에 등장한 숭어찜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조선 후기의 숭어잡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던가, 권용정의 <등짐장수>라는 그림을 통해 음식보다 조선 후기 등짐장수들과 등짐이었던 그릇, 그리고 그릇의 제조방법과 생산과정 및 간단한 조선후기 ~ 일본강점기까지의 그릇의 역사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전해주는 식으로 말이죠.
모든 이야기들이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으로는 19세기 초 왜관에서 일본인들이 조선인 고관, 역관들에게 대접한 음식 중 가장 인기있었던 "승가기 (勝歌妓)"에 대한 이야기를 들 수 있겠네요. 무슨 기생집 이름 같은데 이 음식의 정체는 바로 "스키야키" 였다고 합니다. 유사한 형태의 조선음식 신선로는 고관대작이나 먹을 수 있었기에 가난한 아전 등에게 인기폭발일 수 밖에 없었다는군요.^^
한마디로 재미있고 실용적인 정보가 가득한 책입니다. 항상 그러하듯이 "경성탐정록"에 써먹을만한 이야기가 없을까 싶어 본 책이기도 한데 몇개의 소재를 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러웠고요. 도판의 인쇄상태가 약간 부실한 것은 아쉽지만 평균이상은 충분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풍속화와 조선후기 역사에 대해 관심있으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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