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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4

추신 - 심포 유이치 / 이지영 : 별점 2점

추신: 두려운 진실을 향한 용기 있는 전진 - 4점
심포 유이치 지음, 이지영 옮김/태동출판사

추리소설계에서 유명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심포 유이치 작품은 처음이네요. 이 작품은 내용이 편지로만 진행되는 독특한 전개방식을 지닌 작품으로 현재 시점의 나미코 - 사토루 커플과 나미코의 외조부모인 히라세 세이지 - 고지마 하루코 커플의 이야기 두개가 함께 전개됩니다.

처음에는 일 때문에 그리스로 간 사토루와 교통사고때문에 일본에 남은 나미코가 급작스럽게 사이가 멀어지며 이혼 이야기가 오가는 이야기만 나오길래 속았다! 싶었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1950년대를 무대로 하루코가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세이지가 누명을 벗겨내려 하는 내용으로 탈바꿈하며, 이후 나미코 역시 또 다른 사건의 피의자 신세가 되어있다는 등으로 추리적인 재미가 더해집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뒤로 갈 수록 흥미진진하다는 거죠.

부부간의 사랑이 핵심 주제라서 그런지 부부간의 사랑과 약간의 추리적 요소의 결합이라는 작품의 성격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밀" 을 연상케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비밀" 보다는 추리적인 요소가 더 많이 들어가 있는 편이라서, 히라세가 하루코의 소지품에서 고가의 장신구를 발견해서 사건의 단서를 잡는다는 설정과 거기서 알게된 사건의 진상이라던가, 나미코의 교통사고가 사실은 또다른 진상을 품고 있다는 결말은 하나의 추리소설로 옮겨 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딱히 마음에 들지도 않네요. 이렇게 러브라인이 부각되는 이른바 '미스터리 - 멜로' 작품은 전혀 취향에 맞지 않을 뿐더러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나미코나 하루코가 불륜, 또는 유사한 감정을 품은 것은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남자들이 지나칠 정도로 여자들을 이해해주며 사랑해준다는 순애보는 솔직히 억지스러웠어요.
또 하루코가 전쟁 당시에 매춘부였다는 것과 그것을 알고 협박하는 남자가 있다는 설정은 마츠모토 세이초의 "제로의 초점"과 동일해서 식상하기도 했고요. 이래서야 "제로의 초점"을 순애보 버젼으로 변주한것에 지나지 않잖아요. 사건의 결말들도 일단락된 이후에는 서둘러 마무리한 티가 나는 것도 별로였고 말이죠.
마지막으로 "편지"로만 이루어지는 전개방식은 서술 트릭이나 반전을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그냥 편지로 끝나서 실망했습니다. 이럴바에야 그냥 소설로 쓰는게 더 나았을 것 같아요. 편지로만 전개하는게 억지스럽기도 하고 알맹이도 없으니까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 취향과 너무 달라서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하지만 "비밀"이 재미있으셨다면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른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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