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문고의 향수 - 클로버문고의 향수 카페 지음/한국만화영상진흥원 |
저도 가입해있는 카페 "클로버문고의 향수"에서 간행한 클로버문고 만화관련 도록입니다.
1970년대에서 80년대 사이에 발간되었던 클로버문고 429권 중 389 권에 이르는 만화만 추려내어 총 7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죠. 카테고리는 "명랑 / 공상과학 / 스포츠 / 순정 / 고전,명작 / 시대,역사 / 액션,추리,드라마" 로 나뉩니다. 세부 항목으로는 각 만화별 이미지와 작가와 줄거리 소개는 물론 짤막한 감상과 복간여부, 그리고 원작관련 (불법으로 복제된 만화라면 그 일본 원작까지!) 소개까지 무려 75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으로 실려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클로버문고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네요.
클로버문고는 과거 에이브와 함께 제 어린시절을 함께했던 문고라 읽는 내내 굉장히 반갑더군요. 이렇게 과거 명작의 흔적이나마 지금 더듬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클로버문고의 향수" 카페 여러분께 감사드려야 할 테고요.
새롭게 알게된 사실도 무척 많았어요. 예를 들자면 흑역사라 할 수 있는 일본 작품의 카피판들 이야기가 그러했습니다. "날개"와 같이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 카피판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지만 아다치 미츠루 작품까지 카피했었다니 깜짝 놀랐습니다.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했던걸까요?
그리고 이원복의 과거 만화가 가와사키 노보루와 치바 데츠야 화풍을 절반씩 섞은 독특한 화풍이었다는 것도 새로왔어요.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대표적 장면만 나열하니 확 와 닿더라고요)
또한 의외로 "소년중앙", "어깨동무" 등의 월간지 연재만화가 많다는 것도 특이하더군요. 이우정의 걸작 "갈기없는 검은사자"라던가 탐정만화 "모돌이 탐정", 김형배의 "20세기 기사단" 등은 제가 당시 월간지를 통해 읽었었는데, 단행본이 클로버문고에서 발간되었다는 것은 전혀 몰랐었거든요.
하여간 읽었었거나 소장했었던 작품들은 물론 읽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무척 읽고 싶은 작품들이 넘쳐나서 도록을 넘기는 순간순간마다 지름과 소장의 욕구를 참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개인적으로는 방학기의 "초립동이"와 "사라진 낡은 집", 이 두권은 어떻게든 다시 나와주면 참 좋겠습니다. "초립동이"야 워낙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기 때문이고, 엘러리 퀸의 "신의 등불"을 조선시대로 각색한 "사라진 낡은 집"은 어린시절 무서워서 못 읽은 작품인데 꼭 읽어보고 싶거든요.
물론 과거의 명작이라 하더라도 지금 읽으면 낡은 기분이 드는 작품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만해도 어린시절 푹 빠졌었던 "20세기 기사단"의 경우 복간본을 구입한 뒤 생각과는 너무 달라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죠. 하지만 "철인 캉타우" 등 복간된 뒤에도 아직도 그 생명력과 재미가 유지되는 좋은 작품도 굉장히 많은 것 역시 사실이니 만큼, 클로버문고의 클래식하고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전해주는 좋은 작품을 선별하여 복간한다면 기쁜 마음으로 구입하고 싶네요.
별점을 매길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구태여 별점으로 평가한다면, 옛 향수와 추억을 되새길 수 있으며 한국 만화계의 한 역사이기도 한 자료적 가치도 충분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다양한 저자가 손을 댄 작품별 소개의 편차가 큰 탓에 (굉장히 부실하고 단지 작품 감상에 불과한 짤막한 소개글도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조금 감점했는데 사실 만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도록이죠. 저와 같은 시대를 공유하셨다면 꼭 한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읽었던 작품 중 클로버문고 베스트 10을 감히(!) 작성해 봅니다. 순서는 무순입니다. 다시 읽게 된다면 많이 바뀌겠지만요...
갈기없는 검은사자 - 날개 - 소년 007 - 암행어사 허풍대 - 요철발명왕 - 변칙복서 - 벤허 - 홍의장군 곽재우 - 땅콩찐콩 - 초립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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