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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7

나를 찾아줘 (Gone girl. 2014) - 데이비드 핀처 : 별점 3점

아래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 등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완벽한 커플 닉&에이미.
결혼 5주년 기념일 아침, 에이미가 흔적도 없이 실종된다.
유년 시절 어린이 동화 시리즈 ‘어메이징 에이미’의 실제 여주인공이었던 유명인사 아내가 사라지자, 세상은 그녀의 실종 사건으로 떠들썩해진다.

한편 경찰은, 에이미가 결혼기념일 선물로 숨겨뒀던 편지와 함께 곳곳에서 드러나는 단서들로 남편 닉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미디어들이 살인 용의자 닉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기 시작하고, 시간이 갈수록 세상의 관심이 그에게 더욱 집중된다.

과연 닉은 아내를 죽였을까? 진실은 무엇일까? <영화 소개에서 인용>

"셔터 아일랜드" 이후 추리소설 원작 영화로는 가장 큰 흥행 및 비평적인 성공을 거둔 영화이지요. 진작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이제서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뉩니다. 에이미가 장기간에 걸친 완벽한 계획으로 남편 닉을 구렁텅이로 빠트리는 과정이 1부, 그리고 그 사실을 에이미 시점으로 드러내면서 에이미가 도주 중 자금을 강도에게 털린 뒤 옛 애인 데시를 만났다가, 데시를 죽이고 다시 닉에게 돌아오는게 2부입니다.

이 중 1부의 악녀 에이미의 완벽한 계획이 굉장한 볼거리입니다. 이 정도로 치밀하면 정말 벗어나기 힘들겠다 싶을 정도로 꽉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동기를 장기간에 걸쳐 만드는 과정과 사건 현장의 조작이 대표적이에요. 그 외에도 동네 임산부와 의도적으로 친해진 후 임신했다는 거짓말을 조작하는 생전 처음 보는 트릭이 등장하기도 하고, 별로 대단하지는 않지만 나름의 보물찾기 암호 트릭이 등장하는 등 추리적으로 꽤 풍성합니다. 에이미가 데시를 죽이는 과정도 즉흥적이지만 탄탄하게 짜여져서 만족스러웠습니다.

1부의 내용 전개가 현재 시점은 모두 닉, 그리고 과거에 있었던 일들의 회상은 에이미 시점으로 그려지는데 1부 종료 시점에 과거 회상은 모두 에이미가 창작한 가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도 특이했습니다. 일종의 서술트릭인데 상당히 잘 만들어져 있어요.

그리고 에이미의 남편인 닉이 "악마같은 여자"의 찐따처럼 허술하지 않고, 나름 똑똑한 친구로 대결 구도를 형성하여 극적 긴장감을 더해주는게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 가장 위험한 순간, 즉 자신이 범인으로 전미에 알려지는 상황에서 불륜 사실이 폭로된 직후, 전국 방송 인터뷰를 자처하여 에이미가 원하는 완벽한 모습을 연기해서 에이미가 자기에게 돌아오게 만드는 과정이 백미입니다. 턱에 손을 가져다 대는 제스처도 효과적으로 활용됩니다.

에이미가 돌아온 뒤의 에필로그, 종반부도 상당히 괜찮아요. 위선과 조작으로 점철된 부부생활 연기를 계속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하게 만드는 설득력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사는 게 지옥이라는 현실이 절절하게 와 닿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을 뒷받침하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심리 묘사도 명불허전입니다. 이 감독 영화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을 전해 주는데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로 보는 내내 조마조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감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아주 뛰어난 드라마냐 하면 그렇지만은 않아요. 애초에 동기 자체가 싸이코 에이미의 집착에 기인하고 있어서 설득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지는 않은 탓입니다.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게 와이프가 예쁘고 똑똑한 데다가 돈까지 많다면, 나를 완벽하게 컨트롤하려 한 게 그리 큰 문제일까요? 저 같으면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했을 거예요. 게다가 와이프와 멀어졌다고 제자와 불륜이나 저지르다니, 솔직히 죽어도 싼 놈이라고 생각됩니다.
에이미의 처음 계획 역시 그녀가 과연 자살하려 했는지도 의문이고, 자살할 생각이었다면 데시를 죽이는 상황처럼 닉을 죽이고 자살하던가 경찰에 신고하는 게 훨씬 쉽고 깔끔했을 겁니다. 이렇게 일을 벌일 필요는 없었어요. 또 우연에 가까운 강도 사건만 없었더라도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완벽한 계획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데시에게 납치되었다는 상황을 자작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이건 문제라고 하기는 좀 뭐한데 1부에서 과거 이야기는 모두 에이미가 창작한 가짜입니다.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닉이 주장하는 에이미의 문제와 부부 간의 불화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끝나버립니다. 부부 관계가 도대체 어땠길래 남편을 사형시키고 자살할 생각까지 했는지는 알 수 없어서 조금 답답했습니다.

아울러 배우진도 좀 아쉽습니다. 아카데미 위너 벤 애플렉은 꽤 괜찮았지만 에이미 역의 로자먼드 파이크는 "잭 리처"에서의 볼륨감이 화면에서 도드라지지 않는 탓에 작중 표현된 대로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게 집착하는 닐 패트릭 해리스 역시 게이라는 것을 거의 전 세계가 다 아는 상황에서 한 여자에게 집착한다는게 별로 어울리지 않았고요.

그래도 간만에 본 웰 메이드 범죄 드라마임에는 분명합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영화답게 러닝타임이 두 시간을 훌쩍 넘지만 꽉 짜여진 탄탄한 연출과 전개 덕에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고 보았네요. 최근 보기 드문 완전범죄물이라는 측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만 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덧 1 : "Gone Girl"이 왜 "나를 찾아줘"로 번역된 것일까요? "Girl"이라는 미묘한 단어가 꽤 중요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덧 2 : 원작소설도 평이 좋은데 읽어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군요. 원작자인 길리언 플린이 영화의 각본까지 맡은 것으로 보아 원작에 굉장히 충실한 작품이라 판단되거든요.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2025/11/21

다크 플레이스 - 길리언 플린 / 유수아 : 별점 2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5년 전, 오빠 벤이 저질렀던 가족 몰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리비 데이는 '킬 클럽' 라일의 요청으로 사건 재조사에 나섰다.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벤이 유죄 판결을 받는 결정적 증언을 했던 리비는 조사를 통해 오빠가 범인이 아니라는 확신을 품게 되었다... 

"나를 찾아줘"로 확 뜬 길리언 플린의 또 다른 범죄 스릴러입니다. 568페이지라는 어마무시한 분량으로 제목은 주인공 리비의 어둡고 질척한 과거 추억을 의미하며, 리비가 이런 '다크 플레이스'의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이지요. 

길리언 플린 특유의 치밀한 묘사가 가장 큰 장점입니다. 데이 가족에게 닥쳤던 경제적 몰락, 심리적 붕괴, 특히 패티와 벤의 절망적인 내면 묘사는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생생합니다. 읽다 보면 나 역시 빠져나올 수 없는 진흙탕에 함께 잠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주인공 리비가 어린 시절 증언으로 벤을 교도소에 보냈는데, 25년이 지나 성금이 다 떨어진 탓에 오빠가 무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돈으로 조사에 나서는 딜레마도 리비에 대한 묘사를 통해 생생하게 다가오고요.

전개도 여러 복선을 통해 정교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진범 중 한 명인 캘빈 딜이 '킬 클럽' 모임 초반에 언급되고, 리비의 도벽이 디온드라의 DNA를 입수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식으로요. 특히 벤을 흠모하던 크리시의 거짓 고발로 인해 패티가 아들 벤을 아동 성추행범으로 오해하게 되는 부분이 탁월합니다. 디온드라가 임신해서 벤은 중고 아기 옷을 잔뜩 사고 아이 이름을 정하기 위해 여러 이름을 노트에 써 두었는데, 이걸 본 패티가 심증을 굳히게 되거든요.
또 현재 시점인 리비의 시선과, 1985년 사건 당일을 시간대별로 따라가는 패티(엄마)와 벤의 시점을 교차해 보여주는 구성도 좋습니다. 현재 시점의 리비의 조사와 실제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순서대로 이어지며 결국 진실에 이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추리적으로도 정통 추리 소설이라고 보기 어렵고, 특별한 트릭이 있지는 않지만 결정적 장면 하나는 인상적입니다. 당시 살해된 미셸이 짝사랑하던 남학생 '토드 델헌트'의 이름을 크리스탈이 언급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게 되는데, 이미 살해된 가족만 아는 이야기를 만난 적도 없는 크리스탈이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리비는 미셸이 딱 9일 동안만 썼던 1985년 일기장에만 그 이름을 적었고, 크리스탈이 일기장을 읽었다고 추리합니다. 일기장은 범인밖에는 가져갈 사람이 없으니, 디온드라가 범인이라는 의미이고요. 이는 꽤 타당하고 설득력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지나치게 깁니다. 정신적으로 온전한 인물도 별로 없는데, 그들의 심리 묘사가 많아서 읽는 내내 피로감을 느꼈고요. 그 중에서도 리비의 아버지 러너 데이와 벤의 여자친구 디온드라가 등장하는 거의 모든 장면은 독자의 인내심을 시험할 정도로 거북했습니다. 읽으면서 여러차례 그만 두게 만들 정도로요. 

후반부로 갈수록 우연이 너무 과도하게 겹치는 점도 아쉽습니다. 사건 당일, 패티가 생명보험금으로 빚을 갚기 위해 캘빈 딜에게 자신의 살인을 의뢰한 날, 공교롭게도 디온드라가 집에 들어와 미셸을 죽이고, 이를 본 데비가 엄마를 찾아 나섰다가 캘빈의 모습을 본 탓에 살해당했다는 전개는 너무 작위적입니다.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거슬립니다.  벤이 디온드라의 가명을 문신으로 새긴 이유, 일가족 몰살이라는 대형 사고 이후 실종된 디온드라가 사건과 엮여 함께 수사되지 않은 이유처럼요. 그 작은 시골 동네에서 벤과 디온드라가 사귄다는 걸 아무도 몰랐다는게 말이나 될까요? 트레이마저 조사를 받았는데 말이지요.

디온드라가 미셸을 살해한 동기도 석연치 않습니다. 아무리 분노가 폭발했다고 하더라도, 10살 아이를 죽인다는건 영 납득하기 힘듭니다. 어차피 도망갈 생각이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아울러 이 때 디온드라가 미셸을 살해하는걸 방조한 벤 역시 지은 죄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5년 동안의 수감 생활은 했어도 쌉니다.

결정적으로 절정부에서 리비가 크리스탈에게 공격받는 장면과 탈출극은 정말 억지스럽습니다. 크리스탈이 ‘토드 델헌트’라는 이름을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리비를 죽이려 한다는 설정도 납득이 잘 가지 않았고요. 리비가 의심을 품기는 했지만, 그게 디온드라가 범인이라는걸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라고 보기는 어려우니까요.
미셸의 침대 시트에서 디온드라의 DNA가 검출되었다는 점 역시 명확한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벤과 디온드라가 사귀었고, 디온드라가 벤의 아이까지 가졌는데 그녀의 DNA가 집 안에 남아 있는게 뭐가 그리 이상할까요? 미셸의 시신에서 디온드라의 DNA가 검출되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겠지만, 그것도 아니라서 핵심 증거로 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합니다. 25년간 디온드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벤이 진범이 그녀라고 밝힐 까닭도 없을테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작가 특유의 문체와 분위기, 구성은 뛰어나고 완성도도 높지만 과한 작위성과 무리한 전개 탓에 설득력이 부족해서 감점합니다. 길리언 플린 특유의 어두운 심리 묘사를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도전해볼 만하겠지만, 일반적인 추리 소설 독자에게는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영화화 되었지만 망했다는데, 이해가 됩니다.

2021/02/27

나는 언제나 옳다 - 길리언 플린 / 김희숙 : 별점 4점

나는 언제나 옳다 - 8점
길리언 플린 지음, 김희숙 옮김/푸른숲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성스러운 종려나무(Spiritual Palms)'라는 호텔에서 일하는 매춘부이다. 손목에 문제가 생겨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 평판이 자자하던 수음 테크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자, 호텔 앞으로 자리를 옮겨 점을 보며 사람들의 기운을 읽는다. 물론 실제로는 신기(神氣)와 상관없이, 어릴 때부터 익힌 요령으로 손님들의 상황을 짐작해 마음을 읽어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전 버크가 찾아온다. 그녀는 카터후트 메이너 가문의 낡은 저택을 처리하느라 지칠 대로 지쳐 있다. 낡은 저택은 그녀의 문제투성이 의붓아들, 열다섯 마일즈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는 퇴마사를 자처하며 귀신이 나온다는 저택을 정화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직접 본 저택과 마일즈의 상태는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벽마다 기괴한 핏자국이 나타나고, 마일즈는 나를 볼 때마다 이 집에서 나가라고 한다. 저택에 관해 조사하던 나는 100년 전 카터후크 가문이 이 저택에서 큰아들의 손에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진으로 본 큰아들은 마일즈와 무서울 정도로 닮아 있다. 마일즈와 수전 모두 진실을 말하지 않은 것을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렸는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용)

"나를 찾아줘"를 쓴 길리언 플린의 단편입니다. 단편 한 편만으로 책이 출간되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드물지요.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단독 출판되었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확실히 대박이에요. 저주받은 저택이라는 고딕 호러로 시작해서 사악한 소시오패스와의 두뇌, 심리 게임으로 이어지는 얼개가 탄탄하고, 단계별로 잘 짜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나'가 봉으로 보였던 수전 버크를 속여서 이득을 취하려는 합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부터 기묘하게 공포감을 불러 일으키는 저택의 등장, 그리고 저택으로 이사온 뒤 부쩍 더 의붓아들 마일즈와 불화가 심해졌다는 수전 버크의 강박증으로 고딕 호러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하고요.
세 번째 단계에서는 저택에서 과거 잔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으며, 범인은 마일즈와 똑같이 생긴 큰 아들이었다는게 드러나며 고딕 호러로의 진면목을 선보입니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마일즈가 '나'에게, 이 모든건 남편이 '나'에게 수음을 받았단걸 복수하려는 수전의 음모라며 같이 도망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멋진 완전 범죄 스릴러로 전환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일즈가 자기가 '나'를 속였다며 철저하게 '나'를 옭아매고 조종하는 마지막 단계인 심리 스릴러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각 단계 모두 개별적인 장르물로 높은 완성도를 보일 뿐 아니라, 항상 앞선 단계를 뒤집는 반전이 등장해서 흥미를 자아냅니다. 자세한 묘사와 여러가지 복선으로 설득력도 높아요. '나'가 버크 가 가장의 사진을 마지막에 발견하고, 그가 자기 수음 서비스 단골이라는걸 알게되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덕분에 마일즈의 거짓말이 설득력을 가지며 '나'가 속아넘어가는 네 번째 단계가 진행되게 되니까요.
위험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자칭하던 '나'가 마지막에 마일즈에게서 '봄 냄새'를 맡는다는 장면도 의미심장합니다.
닳고 닳은 '나'와 악마를 구체화한 마일즈라는 주요 캐릭터 묘사도 아주 훌륭하며, 단편인 덕분에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네 번째에서 마지막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은 되짚어 생각하면 문제이기는 합니다. 마일즈가 '나'를 속여서 함께 도망칠 생각이었다면, 그 이전 단계에서 '나'의 가방에 토를 하는 등으로 도발할 필요는 없었거든요. '나'가 저택을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공포라는 감정도 설명되지 않는 작위적인 요소였고요.
또 결말에서 '나'가 마일즈의 어머니로 자처하며 사람들에게서 사기를 쳐 거액을 얻는 꿈을 꾸는 장면은 비현실적이었어요. 수전의 보석과 마일즈 유괴를 모두 뒤집어 쓸 수 있어서 '나'가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니까요. 마일즈가 수전에게 전화했다고는 하는데, 내용은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고요. 이래서야 수전은 경찰에 신고할 수 밖에 없잖아요? 

그리고 조금은 애매한 열린 결말은 호불호가 갈릴 영역이 아닐까 싶어요. 스티븐 킹이라면 '나'가 자는 방으로 마일즈가 침입해서, 저택 살인 사건 내용처럼 난도질하면서 끝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말에서 다시 유추해서 떠올린 결과일 뿐, 읽는 내내 긴장감 넘쳤던 좋은 작품이라는건 분명합니다. 단편이 갖는 힘을 잘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요. 별점은 4점입니다. 영상화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2016/10/10

미스테리아 8호 -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 / 엘릭시르 : 별점 3점

미스테리아 8호 - 6점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엘릭시르

창간호를 읽고 실망이 커서 더 구입하지 않을리라 결심했었는데, 우연찮게 최신호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호는 아주 좋더군요! 이전 실망감을 모두 날려버리고 앞으로 계속 구입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았어요.

우선 1호에서 지적했던 편집, 디자인이 일취월장 했습니다. 구성 면에서 나무랄 데 없습니다. 매 호 이어지는 장편 연재물이 없고, 연재물들 모두 한 회 분량으로 마무리되는 점도 좋습니다. 잡지를 계속 사 보지 않고 한 권만 구입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까요. 수록 기사들 역시 모두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기본은 해 줍니다.

도입부를 장식하는건 요네자와 호노부 심층 분석입니다. 작가의 작품을 시기별로 분류하여 설명하는 집중 탐구에서 시작해 서면 인터뷰, "빙과"로 유명한 고전부 시리즈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작가에게 영향을 끼친 걸작 9편에 대한 짤막하게 소개되는 마무리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자세하고 깊이 있는 내용도 많은 편이에요. 작가에게 영향을 끼친 "아홉 가지 레퍼런스" 중 7편을 이미 읽었는데, 남은 2편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기타무라 가오루의 "시간과 사람 3부작" "스킵", "턴", "리셋"과 히구치 유스케의 "나와 우리의 여름"입니다. 정확하게는 4편이군요.).

올림픽 시즌을 겨냥한 특집 기사도 볼거리입니다. 올림픽을 물들였던 도핑 스캔들에 대한 짤막한 논픽션, 그리고 스포츠 관련 추리 작품 소개가 이어지는데, 도핑 스캔들 기사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의 러시아 도핑 스캔들에 얽힌 뒷이야기라던가, 동독에서 약물을 복용했던 전 여성 투포환 챔피언이 성전환 수술을 받아 남성이 되었다는 등, 그간 몰랐던 내용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스포츠 관련 추리 작품을 다룬 글은 재미가 없었습니다. 선정된 작품들 대부분이 프로야구 관련 소설("마구", "최후의 일구" 등)이라 관련성, 의외성 모두 떨어지는 탓이에요.

이어지는 신간 소개도 좋습니다. 1호와는 다르게 잘 쓰여진 글들로, 한 편의 잘 된 리뷰로 보아도 손색없는 수준입니다. 도진기의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루스 웨어의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미나토 가나에의 "리버스"는 소개글만으로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뒤이은 논픽션 기사 3편도 기대 이상입니다. 법의학자 유성호가 쓴 "적과의 동침",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의 원형인 '엘리자베스 캐닝' 사건을 다룬 "나를 찾아줘", 소설가 곽재식의 우리나라 옛 괴사건을 다룬 "왜 머리카락을 잘랐을까?"인데, 특히 마지막 기사가 압권입니다. 1966년 발생한 6세 여아 살인 사건을 다루는데, 범행 동기도 짐작이 안 되어서 경찰의 다각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질 뻔합니다. 그런데 시체의 머리카락이 잘려 있던게 머리카락을 잘라 판 가출 소녀와 이어지게 되고, 그녀가 머리카락을 팔기 위해 살인 사건을 저지른 것이 밝혀집니다. 아픈 시대의 아픈 이야기였습니다.

마지막에는 3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고전부 시리즈" 단편이 포함되어 서두의 요네자와 호노부 특집과 이어지는 수미쌍관식 구성에 눈길이 가네요.

전체 분량 중 2/3 이상이 평균 이상의 가치와 재미를 선사하는 좋은 기사들이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다음 권도 구해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록 단편들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울에는 비치지 않는다"

'고전부 시리즈' 단편으로 특이하게도 이바라 마야카가 주역입니다. 중학교 졸업 작품 제작 당시 벌어진 사건 - 단체로 거울용 테두리를 만들기로 했는데 오레키 호타로가 자신의 팀 파트를 엉망으로 제출하여 작품을 망쳤던 사건 - 의 진상을 파헤치는 내용입니다.

이바라 미야카가 호타로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작품이지요. 팬이라면 이 점 하나만으로도 읽을 가치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아쉬움이 큽니다. 독자에게 공정한 정보제공을 하지 않는 탓입니다. 무엇보다도 거울 테두리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독자가 추리에 동참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또 덩굴이 S자라는 것을 수상히 여긴 오레키의 행동도 석연치 않습니다. A라면 모를까, 덩굴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면 S자가 될 수도 있잖아요? S를 뺌으로서 나름 정의구현을 한다는(아사미를 아미로 만드는 것) 결말로 가져가기 위함이었겠지만 억측이 지나쳐 보였습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가 모토인 호타로가 왜 직접 뛰어들어 욕까지 사서 먹었는지 역시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팬이라면 읽어봐야 하겠지만 추리적으로는 약한 편이라 감점합니다.

"사라진 앨리스"

갓 결혼한 남편이 호텔방을 구하지 못해 아내를 홀로 호텔에 남겨두는데, 다음날 아침 아내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아내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전혀 남아있지 않습니다. 숙박계는 물론 호텔 매니저, 주유소 직원에 결혼식을 주관한 판사마저 모두 사실을 부정하고요.
그러나 손수건에 새겨진 이니셜 하나만을 믿고 형사 에인슬리가 캐넌을 도와 사건을 파헤치게 됩니다. 에인슬리의 논리는 확고합니다. "이 혼란의 핵심은 호텔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어. 실종의 과정보다는 이유를 밝혀내는 게 더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이 모든 일을 거슬러 점점 앞선 시기로 돌아가는 거야." 
그래서 앨리스를 처음 만난 저택으로 돌아간 뒤,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내용으로 두말할 나위 없는 걸작입니다. 아내가 사라진 말도 안 되는 상황 묘사가 발군인 서스펜스, 스릴러이자, 위기에 처한 여성을 구하는 모험극이기도 한데, 특히나 서스펜스 측면에서 ‘서스펜스의 제왕’ 코넬 울리치의 작품다운 남다른 몰입감을 자랑합니다. 상황 설정부터가 기가 막히잖아요?

아쉬운 점이라면 서스펜스 스릴러(아내가 사라졌는데 모든 사람들이 아내의 존재를 부정하는) 부분에 비해, 어느 정도 진상이 드러난 이후의 모험극 쪽 재미가 조금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아니지만, 아내의 존재를 돈으로 막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했을지 조금 의문도 들고요. 존재를 지우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니까요.

그래도 작가 명성에 어울리는 대단한 작품입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1908년산 포트와인 독살 사건"

몬터규 에그는 고객인 보로데일 경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이 독살되었다는걸 알았다. 독은 경이 마시던 포트와인에 들어 있었고, 경찰은 몬터규 에그에게 몇 가지 확인을 부탁했다. 에그는 간단한 조사와 추리를 통해 범인을 밝혀낸다...

도러시 세이어스 여사의 초단편으로, 이름만 들어보았던 와인 판매원 탐정 몬터규 에그 시리즈입니다.

일단 몬터규 에그 캐릭터만큼은 좋았습니다. 약간 허세 끼 있는 떠벌이로, 그가 이야기하는 수다들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설정인데 밉지 않게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영국적인 느낌도 한가득 전해주고요.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완성도가 무척 낮습니다. 추리 자체가 비약이 심할 뿐 아니라, 범인과 경찰이 누가 멍청한지 경쟁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선 범인들은 왜 희생양을 내세우지 않았을까요? 보로데일 경이 자살하지 않은 것이 밝혀진다면 범행이 드러나는 건 시간 문제였을 텐데요. 그리고 경찰 역시 멍청함과 무능함으로 이에 견줄 만합니다. 범행 현장에 있던 주요 인물들에 대해 신원조사조차 하지 않고 무슨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몬터규 에그 캐릭터 외에는 건질 게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시리즈의 다른 작품은 조금 더 낫기를 바랍니다.

2020/08/13

우먼 인 윈도 - A.J 핀 / 부선희 : 별점 3점

우먼 인 윈도 - 6점
A. J. 핀 지음, 부선희 옮김/비채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공황 장애로 집 밖에 나가지 못한지 10개월이 넘은 정신과 의사 애나 폭스는 이웃에 새로 이사온 제인 러셀과 친해졌다. 며칠 뒤 밤, 애나는 이웃집 창을 바라보다 칼에 찔려 죽어가는 제인 러셀을 목격했다. 911에 신고한 뒤 애나는 공황 장애를 무릅쓰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집 밖을 뛰쳐나가다가 기절해버렸다.

다음날 정신이 든 애나 앞에 자신이 아는 제인 러셀과 다른 여자가 '제인 러셀' 이라며 나타나서 살인 사건은 없던걸로 처리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 모든건 애나의 알콜 중독과 치료를 위해 먹는 약이 결합되어 생긴 망상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는데...

600여페이지가 넘는 대장편이라 좋은 평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여름 휴가를 맞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딱히 갈 곳도 없는 탓이지요.

작품은 최근 몇 년간 유행한 - "나를 찾아줘 (gone girl)", "인어 다크, 다크 우드", "걸 온 더 트레인" - 과 유사한, 여성 주인공 1인칭 시점의 범죄 스릴러입니다. 몇 편은 영화화되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네요. 이 중에서도 특히 "걸 온 더 트레인"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몰래 엿보던 가족의 비밀을 알게 된 후, 진상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설정이 똑같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나'가 알콜 중독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설정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걸 온 더 트레인"보다는, 이런 류 내용의 원조인 1954년 작품 "이창"의 설정에 더욱 가까운 편입니다. "이창"에서 주인공 제임스 스튜어트는 다리를 다쳐 움직이지 못해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해서 심심하던 차에 이웃집을 카메라로 도촬한다는 설정인데, 이 작품의 주인공 애나는 공황 장애로 집 밖을 나가지 못해 창문으로 이웃집을 바라보고 가끔 사진도 찍는다는 설정이니까요. 그러다가 이웃집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목격한다는 것도 같고요.

하지만 단순히 설정만 따온 표절작은 아닙니다. 다리 부상이라는 물리적인 제약이 보다 정교한 공황 장애로 발전한 것은 물론, 6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분량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여러가지 복선, 단서를 선보이면서 독자를 몰입시키기 때문입니다. '제인 러셀'과 친분을 쌓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단 한 번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애나가 넘겨짚은 것 뿐이지요.
또 이 과정에서 제인 러셀이 그려준 애나의 초상, 애나가 찍은 석양 사진 속 창문에 반사된 그녀가 찍힌 것 등이 나중에 차례로 밝혀지면서 그녀가 실제로 존재했다는게 드러나게 되고요. 애나의 아랫층 하숙인인 데이비드의 방 안에서 제인 러셀의 진주 귀걸이가 발견되지만, 그게 '캐서린' 것이라고 한 데이비드의 말도 '제인 러셀'이 사실은 캐서린, 케이티라는게 밝혀지면서 사실로 밝혀지는 등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단서는 한 개도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만 존재가 증명되지 않은 '제인 러셀'의 정체도 인상적이에요. 이 부분을 요약해서 설명드리자면, 처음에 애나가 '제인 러셀'로 알았던건 사실은 이웃집 아들 이선의 친모 케이티였습니다. 케이티는 방탕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이선을 낳았는데, 약물 중독 등으로 보살필 수 없어 입양을 보냈었습니다. 그 후 갱생한 뒤 이선의 양부 알리스타가 이사간다는걸 뉴스에서 보고 찾아온겁니다. 도중에 만난 애나가 그녀를 이웃집 엄마로 오해하자, 구태여 그걸 수정하지는 않은거지요. 때문에 케이티가 알리스타의 집에서 살해된걸 목격한 애나는 '제인 러셀'이 살해되었다고 생각하고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진짜 제인 러셀이 살해된건 아닙니다. 곧바로 진짜 제인 러셀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출동한 경찰에게 증명하고요. 결국 제인 러셀이 살해되었다고 주장하는 애나가 정신병자 취급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총 출동하여 애나를 압박하자, 애나 본인 스스로 모든게 환각이었다고 자기 합리화하는 장면도 그럴듯합니다. 과음에 독한 약을 수시로 다량 복용하며, 이 과정에서 본인의 무의식적인 행동들 - 제인 러셀의 사인을 써 보는 등 - 이 착각의 근거로 뒷받침 되는 덕분입니다.

애나의 광장 공포증, 공황 장애에 대한 묘사도 좋고 그 원인도 합리적입니다. 불륜을 저지른 자기 때문에 남편과 어린 아이가 죽었다면 미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이런 부분은 확실히 불임, 이혼 정도로 자책하고 망가진다는 "걸 온 더 트레인"보다는 한 수 위였습니다.

아울러 이야기 전개가 애나가 좋아하는 고전 흑백 영화들, 특히 스릴러와 느와르 영화의 소개와 함께 전개되는 방식도 아주 독특해서 마음에 드네요. 책 뒤에 부록 "애나 폭스의 영화들"이 소개되는데 총 49편에 이를 정도로 양도 방대할 뿐더러, 그 수준들도 높은 명작들이 많아서 따로 이 작품들만 챙겨보고 싶어질 정도에요. 이 작품 자체가 이런 고전 스릴러의 충실한 후계자이기도 하니, 영화화가 된다는데 영화 버젼도 기대가 됩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습니다. 특히 이웃집 아들 이선이 범인이었다는 반전은 너무 뜬금없었어요. 하숙인 데이비드도 범인이 아니고, 이웃집 남편 알리스타도 범인이 아니면 남는 사람이 별로 없기는 한데, 그래도 반칙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어진 단서가 너무 없어요. 이선이 고양이 펀치의 발이 다친걸 알고있다는걸 말함으로서 범인이라는게 드러나는건 나름 단서지만, 등장하자마자 곧바로 이선이 애나를 죽이려 하니 결정적 단서라고 하기는 힘들어요. 또 입양한 아이의 부모가 친모를 살해하는 건 그렇다쳐도, 아이가 친모를 살해하는건 억지스럽습니다. 특별한 동기도 없이 단지 짜증난다는 이유인데 이를 싸이코패스라는 말 하나로 정리해버리는건 너무 쉽게 간 느낌입니다. 싸이코패스라는 말이 막장 드라마의 기억상실증같은 만병통치약도 아닐텐데 말이지요. 이선이 애나를 죽이려고 찾아와 진상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전개 역시 편의적이면서 헐리우드스러운 발상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반전에 욕심을 부렸는데, 여러모로 아쉬웠어요.

그 외에도, 알리스타가 밤에 술을 먹고 애나의 집에 침입해서 그녀를 폭행한건 옥의 티입니다. 알리스타가 진범임을 끌고 나가기 위한 장치로 생각되는데 무리수였습니다. 이런 명백한 범죄를 저질러 꼬투리를 잡히게 할 까닭은 없으니까요. 범행 전 케이티가 지른 비명을 동네 사람들 아무도 듣지 못했다는 것도 이상하고요. 이런 류의 작품에서 흔히 있는 불필요한 묘사들도 제법 됩니다. 데이비드와 애나가 관계를 가지는 묘사가 대표적이지요. 데이비드의 캐릭터만 애매해질 뿐이에요.

지루한 심리 묘사도 많습니다. 애나의 남편 에드와 딸 올리비아와 별거하면서 스카이프로 통신한다는 1인칭 시점의 묘사도 마찬가지에요. 필요도 없을 뿐더러, 그 둘이 이미 죽었다는건 초반에 짐작할 수 있어서 별로 새롭지도 않은 탓입니다. 이런 류의 서술 트릭은 이미 숱하게 존재하니까요.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이 사실을 폭로하며 모든걸 애나의 착각으로 몰아가는 경찰 노렐리가 얼마나 배려심없는 쓰레기인지를 드러내는 장치 역할 외에는 쓰임새가 없는, 분량 낭비에 가까운 묘사였습니다.

덧붙이자면, 애나가 혼자 사건을 밝히지 못해 전전긍긍하는건 이해가 되지는 않았어요. 400만불 가까이 되는, 옥상에 정원까지 있는 큰 집에 혼자 사는 전직 정신과 의사라면 직접 돈을 써서 사람을 고용하여 진상을 알아보는게 현실적이지 않았을까요? '제인 러셀' 이라고 주장한 케이티의 그림과 함께 둔 체스 말에서 지문을 채취하면 정체를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말이지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술과 약에 취해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납득이 되지 않네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입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한 번에 읽게 만드는 흡입력은 명불허전이며,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도 정교함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스릴러라는건 분명합니다. 여성 주인공 1인칭 시점 스릴러 중에서도 빼어난 편이고요. 무리한 반전, 그리고 마지막 대결이 작위적이라는 아쉬움은 있지만 충분히 추천드릴만합니다.

알고보니 모중석 스릴러 클럽 레이블의 47번째 소개작인데, 이 레이블이 아직도 나오는지는 몰랐네요. 장르 문학 애호가로서 앞으로도 모중석 씨의 건투를 빕니다.

2014/02/11

2013년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2012년 하우미스터리 선정, 올해의 추리소설!

국내 최고의 추리 애호가 커뮤니티 하우미스터리에서 진행한 투표입니다. 2013년 출간된 추리소설을 대상으로 각자 3권씩 투표하여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입니다. 진짜 추리 애호가들이 뽑은 리스트인 셈이지요. 그리고 디자인이 좋은 책도 한 권 뽑게 되어 있고요. 1위~3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전체 순위는 여기서 확인하시길.

1위 14표
"64" 요코야마 히데오, 검은 숲
"살의의 쐐기" 에드 맥베인, 피니스 아프리카에

3위 6표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푸른숲
"레드 브레스트" 요 네스뵈, 비채
"작자미상,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 미쓰다 신조, 한스미디어

베스트 커버 디자인
3표
소실점의 적절한 성공 사례 "허구추리"
두 권이 손을 맞잡는 "작자미상,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
핸디한 판형, 안정적인 시리즈의 전개 "87분서 시리즈"

참고로 제가 선정한 1, 2위는 에드 맥베인의 "살의의 쐐기""킹의 몸값", 3위는 5편의 공동 3위 중 별점 4점짜리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이고 디자인은 "구석의 노인 사건집"을 꼽았습니다. 순위는 제 리뷰 별점에 따랐고, 디자인은 엘릭시르, 피니스 아프리카에 등 신진 출판사와 레이블의 디자인이 아주 돋보여서 한 권을 꼽기는 정말로 어려웠지만 "구석의 노인 사건집"이 판형부터 마음에 들 뿐더러, 레이블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준 높은 일러스트들을 각 챕터마다 배치하고 관련된 정보까지 전달하는 등의 디테일이 빼어났기 때문에 선정했습니다.

제 1위인 "살의의 쐐기"가 전체 1위를 해서 기쁘기도 한데, 공동 1위인 "64"도 꼭 읽어봐야겠네요.

2019/08/02

죽여 마땅한 사람들 - 피터 스완슨 / 노진선 : 별점 2점

죽여 마땅한 사람들 - 6점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푸른숲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테드 스버슨은 아내 미란다가 건축업자 브래드와 불륜을 저지른다는 걸 알고 실의에 빠졌다. 그 때 우연히 만난 여성 릴리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 둘은 죽어 마땅하다며 테드가 직접 행동에 나설걸 촉구했다. 릴리에게 빠져든 테드는 살인 계획을 세웠지만, 브래드가 선수를 쳐서 테드를 살해해 버리고 말았다. 이 사실을 뉴스로 접한 릴리는 그 둘을 직접 응징하려 하는데... 

이런 저런 곳에서 평이 상당히 좋았던 미국 스릴러입니다. 오쟁이를 진 남편이 살의를 품게 된 계기가 우연히 만난 여성 릴리의 설득 때문이라는 시작은 독특합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낯선 승객"이 살짝 떠오르더군요. 책 뒤 해설을 보니 영향을 받은 듯, 안 받은 듯 모호하게 쓰여져 있기는 한데 최소한 작가도 존재를 알고 있었던건 분명하네요. 첫 만남 당시 릴리가 읽고 있던 작품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 이니까요.

평이 좋은 이유는 일단 잘 알 수 있습니다. 재미만큼은 확실하거든요. 흡입력있는 신선한 전개도 아주 좋고요. 중반부까지 테드와 릴리의 시점을 각각 오가는데 테드의 시점은 릴리를 만난 다음부터의 현재이며, 릴리의 시점은 그녀가 첫 살인을 저지른 어린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옵니다. 그리고 두 시점이 합쳐지는 순간, 테드는 살해당하고 이는 독자에게 큰 충격을 안겨다줍니다. 그 뒤에도 릴리와 미란다 시점, 미란다가 살해된 뒤에는 경찰 킴볼 시점과의 교차 전개가 계속되는 것도 괜찮았어요. 독자에게 다양한 시각, 알지 못했던 정보를 제공하는 덕분입니다.
이 과정에서 테드에게 살의를 불러 일으키는 릴리에 대한 설정과 묘사도 인상적입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죽이는데 주저함이 없는 싸이코패스"나를 찾아줘"의 에이미 스타일인데, 개인의 욕심이나 이기심보다는 제목 그대로 '죽여 마땅한' 사람들만 죽인다는 차이점이 명확합니다.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의 추진력, 결단력 역시 매력적이고요. 그녀를 실존하듯 그려낸 묘사도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부터 추리 소설을 - '낸시 드류' 시리즈를 포함해서 - 좋아했던 소녀로 그려져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녀와 대척점에 있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인 미란다와 브래드 설정도 괜찮습니다. 단순히 불륜 관계가 아니라 테드를 살해한다는 전개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킴볼 역시 잘 그려져 있습니다. 시를 쓰는게 취미일 정도로 문학에 조예가 깊고, 상당한 관찰력과 추리력을 갖추고 있으며 우연히 쓴 음란한 시가 발목을 잡게 된다는 복선도 치밀합니다.

추리적으로도 릴리가 대학 시절 사귀었던 에릭을 살해한 범행만큼은 돋보입니다. 에릭이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고 견과류가 들어간 인도 요리를 먹인 뒤, 치료제를 숨겨 질식해 사망하게 만드는데 사고사로 보이게끔 다양한 조작을 하기 때문입니다. 견과류는 미리 갈아서 요리에 섞어두었고, 범행 전 에릭의 승부욕을 자극하여 펍에서 열리는 술 먹기 대회에 참여하게 만드는 등의 작전이 그러합니다. 그래서 술에 취한 에릭이 실수로 요리를 먹고, 치료제도 찾지 못해 죽었다고 경찰은 생각하게 되지요.
경찰 킴볼이 의외로 유능해서 릴리와 테드의 관계, 릴리의 거짓말과 여러가지 이상한 행동을 파헤치는 과정도 볼거리입니다. 정말 몇 안되는 단서를 통해 릴리를 추적해나가는 과정은 경찰력에 상당한 신뢰를 갖게 만들 정도에요.

그러나 다른 범행은 그닥입니다. 릴리가 미란다와 브래드를 살해하는 핵심 범행부터가 그러합니다. 특히 브래드를 설득해서 미란다를 죽이게 만든다는 계획이 최악이죠. 브래드가 미란다에게 역으로 설득당해 릴리를 죽일 수도 있었으니까요.
미란다, 브래드를 살해한 뒤 먼 거리를 이동하여 사체를 유기하는 장면의 묘사도 나쁘지는 않지만 도로의 CCTV에 촬영되거나 도로 요금소에서 목격당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완벽하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미국 도로 CCTV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과연 추적이 불가능했을지?에는 의구심이 남습니다.

릴리가 저질렀던 다른 사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 시절 만났던 유아 성애자 챗을 숨겨진 우물에 떨어트려 죽인 뒤 챗의 모든 짐도 같은 장소에 버린 첫 범행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범행 자체의 설득력부터 부족한 탓입니다.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기는 했지만 챗이 우물에서 떨어져 즉사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으니까요. 지나치게 잘 풀린 느낌이에요. 차라리 뚜껑을 덮고 굶어죽도록 놔 두는게 낫지 않았을까요? 또 당장은 살해하는데 성공했더라도 누군가 찾아 나섰다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도 문제에요.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라 아무도 찾지 않았다는 설정으로 대충 넘어갈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릴리가 충동적으로 킴볼을 칼로 찔러 체포되는건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백주대낮에 현역 경찰에게 직접 흉기를 휘두르는건 빠져나가기 힘든 범죄니까요. 킴볼을 없애려면 더 철저하게 준비해서 범행을 저질러야 했습니다. 치밀해 보였던 릴리 캐릭터가 막판에 급작스럽게 붕괴되어 버리는데 그래서 얻은 건 아무 것도 없어요. 범죄 천재로 보였지만 그냥 어설픈 정신병자에 불과했다는 결말에 불과합니다.

그 외의 범행들도 어설픕니다. 남편을 죽이고 재산을 가로채려던 미란다의 계획? 당연히 실패했을겁니다. 범행 당시 브래드의 인상착의가 목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릴리에 의해 살해되지 않았다면 킴볼 등 경찰의 수사에 의해 진상이 드러나는건 순식간이었을 거에요. 작 중에 등장하는 것 처럼 가짜 증언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과연 그렇게 쉽게 넘어갔을지는 의문입니다.
테드가 충동적으로 릴리가 근무하는 대학 도시 윈슬로를 방문한 것, 릴리가 테드 사망 후 케네윅을 방문해서 숙박한 것 등의 자잘한 실수도 눈에 뜨입니다. 테드의 실수는 릴리를 곧바로 수사 선상에 올리게 만드니까요. 테드가 미란다보다 선수쳐서 범행을 저질렀다 해도 이래서야 완전 범죄가 성공했을 것 같지는 않네요. 테드와 릴리가 서로 끌렸다는 설정은 바람난 아내와 정부를 응징하겠다는 테드의 계획을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아니 등장하니만 못했고요.

작위적인 설정도 많습니다. 테드의 아내 미란다가 에릭과 바람이 났던 대학 시절 친구 페이스이며, 우연히 만난 줄 알았던 릴리와 테드의 만남도 어느정도 계획된 것이라는게 밝혀지는 것 등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냥 우연히 만나서 정말로 범행에 대해 조언을 해 주게 되었다는 식으로 풀어나가도 충분했을텐데 말이지요. 마지막에, 릴리가 시체를 유기했던 초원 지대가 재개발된다는 마무리도 작위적입니다. 이런 류의 개발 계획을 근처에 사는 사람이 몰랐다는게 말이 될까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인물 설정 및 묘사, 그리고 전개는 뛰어나지만 범죄물로는 함량 미달이라 감점합니다. 공들여 쌓아올린 천재 여성 범죄자가 별볼일 없는 정신병자라는 결말도 실망스럽고요. 구태여 찾아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2023/11/11

타임지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추리, 스릴러 소설 100선

제목 그대로 타임지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추리, 스릴러 소설 100선입니다. 2023년 최신 버젼이지요. 메건 애벗, 할런 코벤, SA 코스비, 길리언 플린, 타나 프렌치, 레이첼 하우젤 홀, 수자타 매시 등 유명 작가들이 뽑았다고 하네요. 나무위키에도 올라온 리스트이지만, 블로그 리뷰 연결 차원에서 포스팅합니다.

선정된 작품 100권 중 26권이 국내 미출간입니다. 출간된 74권 중 저는 27편을 읽었네요. (23년 11월 11일 기준)
절반도 읽지 못했으니 미스터리 애호가로서는 반성해야겠지만, 작품 선정 기준은 의문스럽습니다. 1980년대 이후 작품이 68편이나 선정된건 납득하기 어려운 탓입니다.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보다 뛰어난 고전은 100편, 아니 1,000편도 넘을겁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언제나 그렇듯, 그냥 재미삼아 보는 리스트에 불과해 보입니다. 뉴욕 타임스도 별 수 없군요. 그래도 한국 작가 김언수의 작품 "설계자들", 그리고 1950년대 이전의 몇몇 고전들만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선정된 작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흰 옷을 입은 여인" 윌리엄 윌키 콜린스
The Woman in White by Wilkie Collins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Crime and Punishment by Fyodor Dostoevsky

"리븐워스 케이스" 안나 캐서린 그린 (국내 미출간)
The Leavenworth Case by Anna Katharine Green

"나사의 회전" 헨리 제임스
The Turn of the Screw by Henry James

"바스커빌 가문의 개" 아서 코난 도일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by Arthur Conan Doyle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The Murder of Roger Ackroyd by Agatha Christie

"블랙 더들리 저택의 범죄" 마저리 앨링햄 (국내 미출간)
The Crime at Black Dudley by Margery Allingham

"18호 방의 환자" 미뇽 G 에버하트 (국내 미출간)
The Patient in Room 18 by Mignon G. Eberhart

"몰타의 매" 대실 해미트
The Maltese Falcon by Dashiell Hammett

"The Conjure-Man Dies" 루돌프 피셔 (국내 미출간)
The Conjure-Man Dies by Rudolph Fisher

"A Man Lay Dead" 나이오 마시 (국내 미출간)
A Man Lay Dead by Ngaio Marsh

"가우디 나이트" 도로시 L 세이어즈 (국내 미출간)
Gaudy Night by Dorothy L. Sayers

"세 개의 관" 존 딕슨 카
The Three Coffins by John Dickson Carr

"레베카" 대프네 뒤 모리에
Rebecca by Daphne du Maurier

"디미트리오스의 가면" 에릭 앰블러
A Coffin for Dimitrios by Eric Ambler

"이중배상" 제임스 M. 케인
Double Indemnity by James M. Cain

"If He Hollers Let Him Go" 체스터 B. 하임스 (국내 미출간)
If He Hollers Let Him Go by Chester B. Himes

"고독한 곳에" 도로시 B. 휴즈
In a Lonely Place by Dorothy B. Hughes

"시간의 딸" 조세핀 테이
The Daughter of Time by Josephine Tey

"Beat Not the Bones" 샬롯 제이 (국내 미출간)
Beat Not the Bones by Charlotte Jay

"카지노 로얄" 이언 플레밍
Casino Royale by Ian Fleming

"죽음 전의 키스" 아이라 레빈
A Kiss Before Dying by Ira Levin

"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The Long Goodbye by Raymond Chandler

"내 안의 야수" 마거릿 밀러
Beast in View by Margaret Millar

"조용한 미국인" 그레이엄 그린
The Quiet American by Graham Greene

"재능있는 리플리"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The Talented Mr. Ripley by Patricia Highsmith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셜리 잭슨
We Have Always Lived in the Castle by Shirley Jackson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 카레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by John le Carré

"혼진 살인사건" 요코미조 세이시
The Honjin Murders by Seishi Yokomizo

"Where Are the Children?" 메리 히긴스 클라크 (국내 미출간)
* 과거 "잃어버린 천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듯 한데 확실치 않음.
Where Are the Children? by Mary Higgins Clark

"더 샤이닝" 스티븐 킹
The Shining by Stephen King

"The Last Good Kiss" 제임스 크럼리 (국내 미출간)
The Last Good Kiss by James Crumley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The Name of the Rose by Umberto Eco

"붉은 10월" 톰 클랜시
The Hunt for Red October by Tom Clancy

"A Dark-Adapted Eye" 바바라 바인 (국내 미출간)
A Dark-Adapted Eye by Barbara Vine

"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The Decagon House Murders by Yukito Ayatsuji

"양들의 침묵" 토마스 해리스
The Silence of the Lambs by Thomas Harris

"푸른 드레스의 악마" 월터 모슬리 (국내 미출간)
Devil in a Blue Dress by Walter Mosley

"Mean Spirit" 린다 호건 (국내 미출간)
Mean Spirit by Linda Hogan

"법의관" 퍼트리샤 콘웰
Postmortem by Patricia Daniels Cornwell

"얼굴없는 살인자" 헤닝 만켈
Faceless Killers by Henning Mankell

"Dead Time" 엘리너 테일러 브랜드 (국내 미출간)
Dead Time by Eleanor Taylor Bland

"비밀의 계절" 도나 타트
The Secret History by Donna Tartt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Smilla’s Sense of Snow by Peter Høeg

"When Death Comes Stealing" 발레리 윌슨 웨슬리 (국내 미출간)
When Death Comes Stealing by Valerie Wilson Wesley

"페이드 어웨이" 할런 코벤
Fade Away by Harlan Coben

"추적자" 리 차일드
Killing Floor by Lee Child

"레이디 조커" 다카무라 가오루
Lady Joker by Kaoru Takamura

"Morituri" 야스미나 카드라 (국내 미출간)
Morituri by Yasmina Khadra

"아웃" 기리노 나쓰오
Out by Natsuo Kirino

"Inner City Blues" 폴라 L. 우즈 (국내 미출간)
Inner City Blues by Paula L. Woods

"A Place of Execution" 발 맥더미드 (국내 미출간)
A Place of Execution by Val McDermid

"Those Bones Are Not My Child" 토니 케이드 밤바라 (국내 미출간)
Those Bones Are Not My Child by Toni Cade Bambara

"Blanche Passes Go" 바바라 닐리 (국내 미출간)
Blanche Passes Go by Barbara Neely

"Death of a Red Heroine" 추 샤오롱 (국내 미출간)
Death of a Red Heroine by Qiu Xiaolong

"레드브레스트" 요 네스뵈
The Redbreast by Jo Nesbø

"미스틱 리버" 데니스 루헤인
Mystic River by Dennis Lehane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The Shadow of the Wind by Carlos Ruiz Zafón

"외과의사" 테스 게리첸
The Surgeon by Tess Gerritsen

"The Emperor of Ocean Park" 스티븐 L. 카터 (국내 미출간)
The Emperor of Ocean Park by Stephen L. Carter

"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Fingersmith by Sarah Waters

"얼음공주" 카밀라 레크베리
The Ice Princess by Camilla Läckberg

"2666" 로베르토 볼라뇨
2666 by Roberto Bolaño

"케임브리지 살인사건" 케이트 앳킨슨
Case Histories by Kate Atkinson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The Devotion of Suspect X by Keigo Higashino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스티그 라르손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by Stieg Larsson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마이클 코넬리
The Lincoln Lawyer by Michael Connelly

"스네이크 스킨 샤미센" 나오미 히라하라
Snakeskin Shamisen by Naomi Hirahara

"Queenpin" 메건 애벗
Queenpin by Megan Abbott

"죽은 자는 알고 있다" 로라 립먼
What the Dead Know by Laura Lippman

"유대인 경찰 연합" 마이클 셰이본
The Yiddish Policemen's Union by Michael Chabon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Drive Your Plow Over the Bones of the Dead by Olga Tokarczuk

"Wife of the Gods" 콰이 쿼티 (국내 미출간)
Wife of the Gods by Kwei Quartey

"네 시체를 묻어라" 루이즈 페니
Bury Your Dead by Louise Penny

"페이스풀 플레이스" 타나 프렌치
Faithful Place by Tana French

"설계자들" 김언수
The Plotters by Un-su Kim

"추락하는 모든 것들의 소음"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The Sound of Things Falling by Juan Gabriel Vásquez

"나를 찾아줘" 길리언 플린
Gone Girl by Gillian Flynn

"라운드 하우스" 루이스 어드리크
The Round House by Louise Erdrich

"64" 요코야마 히데오
Six Four by Hideo Yokoyama

"철로 된 강물처럼" 윌리엄 켄트 크루거
Ordinary Grace by William Kent Krueger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언 모리아티
Big Little Lies by Liane Moriarty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 셀레스트 응
Everything I Never Told You by Celeste Ng

"Land of Shadows" 레이첼 호첼 홀 (국내 미출간)
Land of Shadows by Rachel Howzell Hall

"동조자" 비엣 타인 응우옌
The Sympathizer by Viet Thanh Nguyen

"블루버드, 블루버드" 애티카 로크
Bluebird, Bluebird by Attica Locke

"Hollywood Homicide" 켈리 개릿 (국내 미출간)
Hollywood Homicide by Kellye Garrett

"언니, 내가 남자를 죽였어" 오인칸 브레이스웨이트
My Sister, the Serial Killer by Oyinkan Braithwaite

"말라바르 언덕의 과부들" 수자타 매시
The Widows of Malabar Hill by Sujata Massey

"미라클 크리크" 앤지 김
Miracle Creek by Angie Kim

"당신이 필요한 세계" 헬렌 필립스
The Need by Helen Phillips

"The Other Americans' 레일라 랄라미
The Other Americans by Laila Lalami

"헤더브레 저택의 유령" 루스 웨어
The Turn of the Key by Ruth Ware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 스테프 차
Your House Will Pay by Steph Cha

"검은 황무지" S.A. 코스비
Blacktop Wasteland by S.A. Cosby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Djinn Patrol on the Purple Line by Deepa Anappara

"멕시칸 고딕" 실비아 모레노- 가르시아
Mexican Gothic by Silvia Moreno-Garcia

"When No One Is Watching" 앨리사 콜 (국내 미출간)
When No One Is Watching by Alyssa Cole

"Winter Counts" 데이비드 헤스카 완블리 웨이든 (국내 미출간)
Winter Counts by David Heska Wanbli Weiden

"Survivor's Guilt" 로빈 기글 (국매 미출간)
Survivor’s Guilt by Robyn Gig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