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합창부 부장이었던 사토미는 대학생이 되어 도쿄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돈을 모으기 위해 시작한 심야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통해 온갖 개성적인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중학생 시절 가라오케를 통해 인연을 맺었던 야쿠자 쿄지와도 계속 얽히는데....
와야마 야마의 "가라오케 가자!" 후속작으로, 상하 2권으로 완결된 만화입니다. 전작으로부터 4년 뒤가 배경입니다. 전작은 야쿠자가 가라오케 대회에서 꼴찌를 피하려고 중학생에게 노래를 배운다는 황당한 설정으로 웃음을 주었다면, 이번 작품은 특별히 큰 사건 없이 여러 인물의 일상이 조금씩 맞물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가장 재미있는 건 등장인물들이 교묘하게 엮이는 구조입니다. 사토미가 일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단골인 만화가 호죠는 알고 보니 쿄지가 속한 조직의 두목 아들입니다. 호죠의 만화는 아르바이트 선배 모리타가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고요. 그런데 모리타는 사토미의 친구 마루야마가 좋아하는 록밴드 '무로마치'의 보컬이기도 합니다. 모리타의 최애 만화 "남자의 훈장"을 그린 또 다른 만화가 우사 준코는 호죠의 어시스턴트 출신으로 사토미가 사는 맨션 아랫집 주민입니다. 게다가 쿄지에게 면접을 보고 스낵 직원으로 채용된 사람이기도 하지요. 이런 관계가 처음부터 한꺼번에 드러나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하나씩 밝혀지는 방식이 좋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아졌는데도 복잡하기보다는 하나의 관계망이 완성되어 가는 재미가 있는 덕분입니다.
소소한 사건들도 볼만합니다. 특히 만화가 호죠와 담당 편집자 스즈키 사이의 티키타카를 통한 만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인물들의 독특한 성격과 관계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솜씨도 좋고요.
음악을 사용하는 방식도 전작 못지않습니다. 야쿠자들의 가라오케 대회에서 MISIA의 "Everything"이 울려 퍼지는 장면이 대표적입니다. 전작에서 X JAPAN의 "쿠레나이"가 결정적인 순간을 장식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노래 한 곡이 장면의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한꺼번에 끌어올립니다. 두 작품을 이어주는 장치로도 훌륭해요. 아울러 "Everything"은 개인적으로 잘 아는 노래여서 더 와 닿았습니다.
그러나 여러모로 전작보다 아쉽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사토미와 쿄지의 관계를 노골적으로 BL 분위기로 끌고 가는 결말입니다. 전작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기묘한 우정과 교감이 재미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관계를 연애 감정처럼 묘사하는 방향이 너무 두드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영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을 이어줄 생각이었다면 사토미를 여학생으로 설정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야쿠자를 미화하는 듯한 묘사도 별로입니다. 쿄지는 시종일관 착하고 다정하며 배려심 많은 사람처럼 그려집니다. 물론 허구의 인물이니 실제 야쿠자와 똑같을 필요는 없겠지만, 현실의 야쿠자는 폭력과 범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쓰레기입니다. 결코 미화할 대상이 아니지요. 그런 어두운 면은 희미하게 처리하면서 쿄지의 인간적인 매력만 강조하는 방식은 불편했습니다. 전작에서는 황당한 코미디 설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이 두 사람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이번 작품에서는 더 거슬립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여러모로 전작보다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