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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3

시인장의 살인 - 이마무라 마사히로 / 김은모 : 별점 2.5점

시인장의 살인 - 6점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엘릭시르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립 신코 대학의 미스터리 애호회 회장 아케치 교스케와 조수? 하무라 유즈루는 소녀 탐정 겐자키 히루코의 부탁으로 영화 연구회 여름 합숙에 참가했다. 영화 연구회 합숙은 이상한 협박장 때문에 취소되기 직전이었던 탓에, 외부인의 참석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합숙이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급작스러운 좀비떼의 습격으로 일행은 3명의 사망자를 낸 채 합숙 장소인 '자담장'에 갇히고 말았다. 일행은 여러가지 바리케이트로 좀비의 습격을 막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버티려 했지만 첫 날 밤이 지나고, 영화 연구회 회장인 신도가 좀비에게 물려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문제는 신도의 방은 좀비가 들어올 수 없는 밀실이었다는 점이었다....

신인 작가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데뷰작으로 '2018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2018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2017 「주간 분슌」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제1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 제27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수상, 2018 서점대상 노미네이트' 등 온갖 상을 휩쓸었던 화제작입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유명세만 듣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마다라메 기관" 이라는 정체 불명의 연구소에서 마지막 테러를 위해 선택한 것이 좀비 바이러스의 살포로, 테러의 성공으로 수천명의 사람들이 감염된 후의 이야기를 다룬 좀비물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사실 좀비가 등장하는 추리 소설은 이미 좀비의 특성 자체를 핵심 트릭으로 써 먹은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은 미국을 무대로 시작부터 좀비물임을 드러내며 분위기가 살짝 블랙 코미디 느낌인데 반해, 이 작품은 초중반의 좀비 등장 전까지는 상큼한 대학교 신입생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대학생들 여름 캠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는 전형적인 일본풍 청춘 클로즈드 써클 미스터리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덕분에 좀비가 처음 등장할 때는 상당히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학생 아리스" 시리즈가 갑자기 좀비물이 되는 셈이니까요.

또 좀비가 처음 주인공 일행을 습격하는 담력 시험에서 신코대학 미스터리 애호회 회장인 '신코의 홈즈' 아케치 교스케 가 바로 좀비에게 물려 이야기에서 퇴장하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로 놀랐습니다. 물론 아케치 교스케는 이름과 별명만 거창한 단순한 추리 소설 매니아로 별다른 능력은 없으며, 진짜 명탐정은 겐자키 히루코라는 설정은 진작부터 있기는 했지요. 그래도 "학생 아리스" 시리즈의 탐정 에가미 지로 정도였던 초반부 비중에 비하면 너무나 허무한 퇴장이었습니다. 흡사 영화 "파이널 디씨젼"에서 스티븐 시걸이 초반에 활약도 못하고 죽어버리던 장면이 떠오를 정도였어요.

그래도 추리적으로는 다양한 수상 경력에 값합니다. 첫 사건인 영화 연구부 부장 신도 살인 사건이 그 중에서도 가장 괜찮아요. 밀실에서 좀비에 물려 죽었는데, 좀비가 어떻게 밀실에 들어갔는지? 에 대한 수수께끼가 핵심으로, 신도의 연인인 호시카와의 존재와 좀비의 특성을 잘 활용한 괜찮은 트릭이 등장합니다. 좀비가 된 호시카와와 신도가 사투를 벌일 때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했는지, 신도가 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지 등 세세하게 파고들면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이 정도면 나무랄데 없습니다.

허무하게 죽어버린 아케치 외의 다른 캐릭터들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고전 본격물 애호가인지라 화자인 하무라가 밴 다인 (반 다인)과 쓰즈키 미치오도 모르는 미스연 회원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건 굉장히 와 닿았습니다. 미스연 회원들이 즐겨 읽는다는 라이트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비판도 인상적이고요. 미스터리에 대해 잘 모르고, 태생적으로 사건을 불러 일으켜 희생자를 만드는 소녀탐정 히루코 설정도 좋아요. "천재지변급으로 희생자를 만드는 인물" 들인 코난김전일 캐릭터에 관련된 인터넷 농담을 조금 더 진지하게 구현해 놓았는데, 본인 스스로 희생자를 줄이고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추리를 한다는 이유는 충분한 설득력을 지닙니다. 하무라를 원한 이유가 '조수'가 있으면 조금 더 오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그럴 듯 했고요.

그러나 두 번째 살인 사건인 다쓰나미 살인사건부터는 여러모로 애매해집니다. 범인의 원한이 아무리 깊다 한들, 좀비가 된 다쓰나미를 또 죽인다는 범행을 저지른다는건 말도 안되니까요. 동상을 옮기는 등 엄청난 수고가 추가로 필요할 뿐 아니라, 지나치게 위험한 방법으로 자신과 다른 일행의 생명까지도 걸어야 하는 행위인 탓입니다. 동상을 이용해 다쓰나미의 몸무게 이상으로 탑승이 불가하게 조작해 놓았다 한 들, 좀비들이 다쓰나미를 끌어내 먹어 치우고 다른 좀비가 타고 2층으로 올라올 수도 있잖아요? 좀비 설정에 너무 무리수를 둔 느낌이었습니다. 이보다는 차라리 범행 사전 준비를 위해 카드키를 바꿔치기하고, 그 순간에 CD 플레이어의 음악이 멈추었다는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었어요.
세 번째 살인 사건인 나나미야 살인 사건은 트릭도 뭐도 아니라서 딱히 설명할 것도 없습니다. 마지막 대단원도 그닥 예상을 벗어나지 않아 조금 실망스러웠고요. 좀비가 몰려드는 와중에 펼쳐지는 추리쇼라는 상황 설정만 긴박할 뿐, 내용은 딱히 새롭지 않습니다. 범인도 하무라 아니면 시즈하라 정도로 압축되고 있던 상황이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전형적인 좀비물을 청춘 클로즈드 써클 미스터리와 엮어 본격물스럽게 만든, 일종의 하이브리드 장르라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첫 번째 사건과 몇몇 디테일을 제외하고는 본격물로서의 가치는 높지 않아 감점합니다.
하지만 분위기, 느낌은 나쁘지는 않아요. 전형적인 좀비 호러물을 박진감있게 묘사하여 독자를 사로잡는 맛도 분명 있고요. 1급 추리물은 아니지만 1급 오락물임에는 분명하다는 점에서 여러 상을 휩쓴 이유도 수긍은 갑니다. 좀비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인상적인만큼 좀비물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2024/02/02

흉인저의 살인 - 이마무라 마사히로 / 김은모 : 별점 2.5점

흉인저의 살인 - 6점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엘릭시르

<<아래 리뷰에는 핵심 트릭과 진상, 반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무라와 겐자키는 나루시마의 의뢰로 폐허 놀이동산으로 유명한 드림 시티로 향했다. 드림 시티의 대표 후기 겐스케로부터 구 마다라메 기관에서 연구했던 무언가를 되찾기 위해서였다. 나루시마는 용병들까지 고용하여 만전을 기했다. 드림 시티 안에 있는, 후기 겐스케가 거주하는 흉인저는 매달 종업원 한 명이 불려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입한 일행은 흉인저 안에서 후기를 제압하는데에는 성공했지만, 모두 갇힌 채 외팔이 살인마 거인을 만나 도륙당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거인이 햇빛을 싫어하여 낮에는 비교적 안전하게 탈출을 고민할 수 있었다. 폐쇄된 문을 부수는건 거인이 밖으로 나가 더 큰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았기에, 첫 날 살해당한 코치맨이 가지고 있던 열쇠를 어떻게든 회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탈출을 준비하던 중 생존한 일행 내부에 또다른 살인자가 있다는게 드러났다. 후기와 흉인저 고용인 사이가가 살해당한 탓이었다. 뒤이어 거인을 유인하여 열쇠를 회수하는 작전도 실패했고 나루시마마저 거인에게 살해당했다.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하무라와 겐자키 시리즈 세 번째 작품. 마다라메 기관이라는 연구 기관에서 비롯된 괴물, 괴인들이 핵심 소재인 '특수 설정'이 여전히 작품의 중심입니다. 이번에는 강화된 신체를 얻은 살인마가 등장합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상당한 분량임에도 쉽게 읽힙니다. "13일의 금요일"과 유사한, 초강력 살인마가 등장하는 슬래셔 호러물로 기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주는 덕분입니다. 살인마를 피해 탈출하기 위한 작전과 쫓고 쫓기는 상황에 대한 묘사도 흥미진진하고요.

추리적으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후기를 살해한 범인이 고리키 미야코라는걸 밝히는 겐자키의 추리부터 깔끔했습니다. '거인이 거주구역을 오가는 철문을 연 건 딱 한 번 뿐이었다, 거인은 외팔이라 머리 두 개를 들 수 없었다, 머리를 잠깐 내려 놓았을 수는 있지만 후기의 머리는 먼지가 묻지 않고 깔끔했다' 등의 근거를 통해 합리적으로 설명되는 덕분입니다. 모든 단서와 근거들은 독자들에게도 공정하게 제공되고요. 고양이 장식 눈에 박혀있던 '알렉산드라이트'에 대한 말실수는 좀 오버스럽긴 했지만요.
사이가를 살해하고, 살해된 사이가의 머리를 머리 무덤으로 옮겨 놓은 사건은 불가능 범죄라 더 흥미롭습니다. 아침이 되기까지 사이가의 시체가 놓여있던 부구획에 드나든 건 거인밖에 없었습니다. 부구획은 하무라와 아울이, 주구획은 보스가 밤새 감시를 했었지요. 주구획 쪽에서 창문 너머로 목을 절단하기도 불가능했습니다. 밤이 되기 전 사이가의 목을 미리 잘라놓은게 아닐까?라는 것도 현장에 있던 중식도는 거인이 깨어난 뒤 나루시마가 후기의 방에서 가지고 나간 물건이었다는 점에서 부정되고요. 시신 주변에 고인 피가 굳은 상태로 보면 목이 절단되고 아홉 시간 가까이 지났기에 거인이 아침에 자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어떻게 사이가의 목을 절단했을까요? 겐자키는 '목이 야간에 절단되었다'는걸 증명하는건 피가 굳은 상태 뿐이라는데 주목해서 거인과 같은 특수 능력을 갖춘 '생존자'가 창문으로 손을 내밀어 자신의 피를 뿌려 굳혔다는 트릭을 밝혀냅니다. '생존자'는 경이적인 생명력과 치유력을 갖춘 덕분에, 피를 많이 흘리고도 멀쩡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인이 아침에 거처로 돌아가면서 시신의 목을 절단했던겁니다. 이렇게 특수 설정이 트릭으로 활용된건, 정통 본격물로는 반칙이겠지만 이 작품에는 굉장히 잘 어울렸다고 생각됩니다. 재미도 있었고요.
반드시 피해자 목을 절단한 뒤 '머리 무덤'에 버리는 거인의 버릇을 이용해서 열쇠를 회수한 마지막 장면도 감탄스러웠습니다. '생존자' 우라이는 코치맨의 시체에서 열쇠를 회수한 뒤 열쇠를 입 안에 넣었고, 머리 무덤 안에 숨어있던 겐자키가 거인이 가져다 버린 우라이 머리에서 열쇠를 회수했다는건데 정말 생각도 못했네요. '머리 무덤'의 존재와 거인의 버릇이라는 특수 설정을 활용했다는건 두 번째 살인 사건 트릭과 유사한데, 이런게 이 작품의 묘미겠지요.
미스터리 애호회에 가입하려는 친구들에게 테스트를 하는 도입부도 "9마일은 너무 멀다"가 떠오르는 소소한 재미가 좋았으며, 그 외 안락의자 탐정에 대한 의견이나 탐정과 범인의 역할에 대한 담론 및 기타 추리들도 풍성한 편입니다.

그러나 '특수 설정'을 위한 여러 설명들이 유치하고 작위적이라는 문제는 큽니다. 거인의 과거를 설명하기 위한 케이라는 소녀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그녀가 거인이며, 살육은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을 원숭이 괴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반전은 뻔하면서도 억지스러웠습니다. 미쳐버린 케이를 후기가 그동안 어떻게 돌봐왔는지도 설명되지 않고요. '생존자'는 거인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능력을 얻었는데, 유사한 생명력과 치유력을 갖췄다는 것도 지극히 편의적인 설정이었으며, 우라이 고타가 무려 30년 전에 케이와 했던,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함께'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쓸데없는 살인 (사이가 살해)을 저지른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작품의 핵심이라서, 이렇게 동기가 부실하다는건 추리물로는 큰 약점일 수 밖에 없어요.

작위적인 설정은 그 밖에도 넘쳐납니다. 사회 생활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 고용하고, 이들 중 한 명을 매달 거인에게 산제물로 바친다는 설정은 이게 과연 21세기의 이야기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가문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마다라메 기관의 연구 성과를 노린다는 나루시마, 사고를 불러오는 명문가의 영애 겐자키 설정도 한결같이 만화스러웠고요. "13일의 금요일"이 떠오르는 거인 케이 설정 역시 뻔해서 고민한 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런 점들은 '특수 설정 미스터리'가 가질 수 밖에 없는 고질적인, 당연한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이를 설득력있게 포장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했습니다. 
이보다는 차라리 2차 대전 때 생체 실험을 하다가 괴물을 만들었고, 전후 공습으로 폐허가 된 연구소 내에서 생존한 연구원이 괴물을 데리고 연구를 이어왔지만 괴물의 친구가 모든걸 끝내기 위해 찾아왔다는 정도로 끌어나가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이가도 단순 고용인이 아니라, 연구소 내 연구원 중 한명이었다고 설명하면 동기가 설명되었을거고요. 너무 "경성크리처"스러웠을까요?
아울러 '흉인저''의 복잡한 구조에 대한 설명이 장황한 것도 별로였습니다. 계속 앞 부분에 수록된 약도를 찾아 읽게끔 하는 상세한 묘사가 이어지는데, 사건과 추리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아니었던 탓입니다. 일종의 맥거핀에 불과했어요.

이렇게 단점이 적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특수 설정 미스터리'라는건 감안해야겠지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최소한 "마안갑의 살인"보다는 좋았습니다.

2022/11/05

마안갑의 살인 - 이마무라 마사히로 / 김은모 : 별점 2점

 

마안갑의 살인 - 4점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엘릭시르

<<아래 리뷰에는 진상과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무라와 히루코는 마다라메 기관의 자취를 쫓다가 이전 기관의 연구소였던 '마안갑'을 찾았다. 그곳에는 기관에서 연구하던 예언자 사키미가 살고 있었다.
그러나 11월 마지막 이틀 동안 그곳에서 남녀 각각 2명 씩 죽을거라는 사키미의 예언을 두려워한 마을 사람들이 마안갑과 마을을 잇는 유일한 다리에 불을 지른 탓에, 둘은 예지 능력이 있는 여고생 도이로, 기자 라이타, 여행자 오즈 등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마안갑에 갇혀 버렸다.
뒤이어 예언대로 기자 라이타는 산사태에 휩쓸리고, 사키미 독살 미수에 이어 도이로가 처참하게 살해되고 마는데....


<<시인장의 살인>>에 뒤이은 시리즈 제 2작. 비현실적인 소재에 의한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는 점에서는 전작과 유사합니다. 전작에서의 좀비가, 이 작품에서는 '진짜' 예언자가 등장하니까요. 고전적인 정통 본격물 스타일을 추구한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클로즈드 서클'에서의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외부에서 경찰이나 구조대가 오면 남아있는 사람들 중 범인이 있을게 뻔하니 클로즈드 서클에서의 범행은 불합리한데, 이 범행을 나름대로 설득력있게 풀어낸게 작품의 핵심이기도 하고요. 범인 오즈가 범행을 실행한 이유는 바로, 사키미의 예언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클로즈드 서클이건 뭐건간에 자기가 죽을 수도 있으니, 자기가 죽기 전에 다른 사람들을 죽였던 거지요. 와 정말이지 제가 여태까지 읽어보았던 추리 소설 중에서도 동기의 참신함으로는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완전 범죄를 위해 오즈와 도키노가 서로 다른 성별을 한 명씩 죽이는 교환 살인을 계획했는데, 오즈가 도이로를 살해한 뒤 공범 도키노가 범행을 저지르지 않아서 생겨나는 딜레마도 흥미로왔습니다. 도이로가 살해당한 뒤 히루코마저 죽은 것으로 가장하자 도키노는 죽음의 예언에서 벗어났으니 당연히 사람을 죽이려 할 리 없지요. 하지만 기껏 살인까지 저질렀는데 여전히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있는 오즈는 필사적일 수 밖에 없고요.

히루코의 추리쇼를 거쳐, 마지막에 사키미가 진짜가 아니었다는게 드러나는 반전도 괜찮았습니다. 그녀는 진짜 사키미를 연구하던 도이로 할아버지의 조수였던 오카자키였습니다. 사키미와 도이로가 도주할 때 대역으로 남겨졌다가 예언자 역할을 떠맡게 되었던 거지요. 다행히 사키미가 예언을 기록한 노트가 있어서, 예언자 행세를 할 수 있었고요. 예언이 다 떨어지자, 자살해서 예언도 맞추고 자신의 신화도 유지하려 했지만 자살에 실패한 뒤 원수와도 같은 도이로 - 자기를 버린 박사와 사키미의 손녀 - 를 죽이도록 상황을 조작했다는 진상도 꽤 그럴싸했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전작보다 못합니다. 앞서 "'클로즈드 서클'에서 범행을 저지른 동기" 만큼은 말이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정작 범행은 정교하지 못한 탓입니다.
죽은 네 명 중 라이타 기자와 구키자와의 사인은 사고로 살해당한건 도이로와 도키노 둘 뿐입니다. 그런데 도이로 사건은 공범 둘이 저질렀다는게 전부입니다. 별다른 트릭은 없어요. 이 정도라면 경찰이나 구조대가 오면 바로 범인이 밝혀졌을겁니다. 아무래도 어린 초등학생 아들이 포함된 시시다 부자나 도이로의 숭배자 구키자와가 범인일 가능성은 낮으니 단순 소거법에 의해서도 오즈와 도키노가 공범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셈이고요. 물론 다른 방에 둘만 있었다는 사키미와 핫토리가 공범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고요. 하지만 핫토리는 작중에서 건물이나 가구 정도의 비중으로, 거의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런 그녀가 범인이라는건, 추리 소설로는 반칙일 수 밖에 없지요.
도이로 사건의 단서로 제공되는 박살난 시계 역시 공정한 단서는 아닙니다. 독자는 왜 시계를 부쉈는지를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없으니까요. '시계 바늘 두 개가 모두 비슷한 위치에서 부서져 있었다' 정도의 묘사만으로 두 바늘이 겹쳐진 시간에 범행이 일어났다는걸 추리해내는건 어렵습니다. 방음이 철저한 방과 같은 작위적인 무대 설정도 거슬렸고요.

도키노 사건에서 창을 든 도키노(로 보였던 흰 천을 뒤집어 쓴 누군가)가 달아나면서 젖은 수건을 밟아 발자욱을 남겼는데, 젖은 발자욱은 이전에 찍어 놓았고 범인은 맨발로 자기 방으로 이동했다는 트릭은 너무 간단해서 실망스러웠습니다. 창은 벽지를 말아 만든 소품이었다는 것도 예전 <<미스터리 탐정 야쿠모>>에서 접했던 트릭이고요. 한마디로 말해 추리 퀴즈 수준에 불과했어요.
그러나 트릭보다도 더 큰 문제는 이 범행이 일어난 이유입니다. 범인 오즈는 앞서 발생한 딜레마 - 도키노는 사람을 죽일 필요가 없다 - 로 도키노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녀를 빈사상태에 빠트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이 범행을 저질렀다는데, 도키노를 괴한으로 몰아봤자 도이로를 살해하려면 공범이 있어야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도이로를 살해할 수 없었던건 명백한 사실이니까요. 도키노를 범인으로 몰아봤자 그녀가 깨어난 뒤 사실을 증언하면 오즈가 빠져나갈 방법은 없으니 도키노를 죽일 필요가 있는데, 그렇다면 이런 유치한 조작을 벌일 필요는 반대로 없어져 버리고 맙니다. 차라리 누구든 범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더 나으니까요. 아니면 생존자들을 다 죽이던가....

그 외에도 헛점은 곳곳에서 눈에 뜨입니다. 사키미 자살 미수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살 실패 후, 도이로를 죽이기 위해 꽃을 흩뿌렸다는 설정부터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도이로가 그녀의 죽음을 예지한다는 보장이 일단 없거든요. 모든 사건을 예지하고 그림을 그리는건 아닐테니까요. 사키미가 죽은건 아니니 그림을 안 그릴 수도 있고요. 게다가 그림에 꽃까지 그린다는건 더더욱 예상할 수 없었습니다. 또 오즈가 사키미 방 밖에 꽃을 뿌려 놓은 것 역시 시간대를 겨우 맞춰서 발생한 우연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그래서 제 별점은 2점입니다. 여러가지 장치와 단서, 복선으로 정교함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단점도 많습니다. 다소 무리한 설정들도 눈에 뜨이고요. 시리즈를 계속 읽을 필요가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2025/10/26

디스펠 - 이마무라 마사히로 / 구수영 : 별점 2.5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벽 신문 담당이 된 초등학교 6학년 사쓰키, 미나, 유스케는 마을 오쿠사토정에 전해 내려오는 ‘7대 불가사의’의 수수께끼를 풀어 기사로 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사쓰키에게는 1년 전 살해당한 사촌누나 마리코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는 목적도 있었다. 마리코가 죽기 전 ‘6개의 불가사의’라는 괴담 글을 남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사쓰키는 벽 신문 취재를 핑계로 오컬트 애호가 유스케의 협조를 얻기 위해 벽 신문 담당으로 끌어들였다.

사쓰키는 논리적 관점, 유스케는 오컬트적 관점으로 괴담과 사건에 대해 추리하고, 추리 애호가 미나가 객관적으로 추리를 판단하기로 협의한 뒤 세 사람은 취재와 조사에 나섰다. 그리고 그들은 괴담이 오래 전 마을과 관련된 거대한 비밀, 그리고 '나즈테의 모임'이라는 조직에 대해 폭로한다는걸 알아내는데...

하무라-겐자키 컴비가 활약하는 특수설정 미스터리로 유명한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최신작입니다. 괴담, 호러 및 오컬트와 추리를 엮고 있는 점에서 미쓰다 신조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리커시블"도 유사하다고 느껴졌고요. 몰락해가는 시골 마을, 마을에 전해지는 전설과 현재의 사건이 엮이는 전개, 어린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요. 

하여튼, 무슨 작품을 떠올렸건 이 작품만의 확실한 장점, 차이점은 명확합니다. 마리코 언니가 남긴 '6개의 불가사의' 이야기마다 숨겨진 진상을 알아내면, 마지막에 '일곱 번 째 불가사의'인 마을에 얽힌 비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6개의 불가사의 각각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오쿠사토정 ‘6개의 불가사의’

첫 번째 불가사의 - S 터널의 동승자 :
내용 : 산 중턱 S터널에 놀러간 학생들 중 터널 끝까지 걸어간 세 명을 제외한 한 명이 차 안에서 죽고 말았다.
숨겨진 진상 : S터널은 일찍부터 '소몬' 터널로 알려져 있었는데, 소몬 터널은 휘어져 있어서 터널 끝에서 차가 보이지 않는다. 즉, S터널은 소몬 터널이 아니라 쭉 뻗은 사쿠라즈카 터널이었다. 이야기는 마리코 언니가 죽기 전날 사쿠라즈카 터널 안 멈춰있는 차에서 급사한 진케이 대학 교수 사건을 의미한다.

두 번째 불가사의 - 영원한 생명 연구소 :
내용 : 폐허가 된 신흥 종교 시설을 방문했던 학생들이 차례대로 무언가에 씌워져 죽고 말았다.
숨겨진 진상 : 영원한 생명 연구소는 종교 단체 시설로 사용하기 전에는 반도 정신 병원 건물이었다.

세 번째 불가사의 - 미시사 고개의 목이 달린 지장보살 :
내용 : K가 저주받은 목이 잘린 지장보살을 본 뒤, 누군가 K의 집을 찾아왔고 그는 죽고 말았다.
숨겨진 진상 : '누군가'가 정사무소, 병원, 도서관, '나즈테'에서 왔다고 소개하는 말에서 '나즈테의 모임'과 그들이 근무하는 직장을 알려준다. 또한 이 이야기는 K의 시점과 '그림자 괴물'의 시점이 교차되는 서술 트릭물이기도 하다. 

네 번째 불가사의 - 자살 댐의 아이 :
F는 면허를 따자마자 자살의 명소인 댐 수문 전망대로 향했다. 그곳 전화부스 전화기에 적혀있던 번호에 장난삼아 전화를 걸자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숨겨진 진상 : 916-7O62라는 전화 번호의 의미. 숫자 0이 아니라 영문 대문자 O라는게 핵심이다. 다섯 번째 불가사의와 연결하면, 이건 책의 분류번호와 페이지이다.

다섯 번째 불가사의 - 산할머니 마을 :
내용 : 시어머니를 산에 버려 죽게 만든 며느리 가족은 장례식에서 이상한 아이를 본 뒤, 한 명씩 차례대로 죽었다. 결국 의식을 주관하던 절의 주지스님까지 죽고 말았다.
숨겨진 진상 : 할머니가 쓴 관용구 - 날개 돋치다,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등을 지다 - 를 통해 '책'을 주목하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과거 계획을 무시했던 채굴 때문에 수십 명이 죽은 광산 사고가 있었고, 광산 마을에서도 연이어 사람이 죽거나 정신 이상이 생기는 비극이 있었다는게 드러난다.

여섯 번째 불가사의 - 우물이 있는 집 :
내용 : 오래 전, 후카자와무라라는 마을은 집마다 있는 우물을 통해 이상한 돌림병이 돌았다. 우물에서 무언가를 본 정사무소 직원에 의해 마을은 댐이 생긴 뒤 수몰당했다.
숨겨진 진상 : 정사무소 직원은 '열 가지 약속 중 단 한 가지'를 지키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를 '녹스의 십계'에 빗대면, 화자인 정사무소 직원이 범인이거나 오컬트적 존재인 신이 실존한다는걸 알려준다. 


이렇게 괴담들 진상을 풀어내면서 점점 스케일이 커져가는 전개도 흥미롭고, 단순히 증언의 오류를 찾아내는 수준을 넘어 서술 트릭이나 리들 스토리 형태, 심지어 녹스의 십계까지 활용하는 추리적 장치가 돋보입니다. 덕분에 추리물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어서 500페이지가 넘는 대장편임에도 쉽게 읽힙니다.

괴담의 진상뿐 아니라 마리코가 왜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설득력 있었습니다. 괴이가 사람들의 찬미를 통해 힘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그녀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축제를 연기했다는건데, 앞부분에서 교수가 목공소에서 축제 용품을 부쉈던 장면, 시바타 할아버지가 북이 이상했다고 했던 말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단서로 공정하게 제시됩니다.

유스케의 시점으로 보여지는 오컬트적인 묘사 역시 인상적이며, ‘나즈테의 모임’이 은근히 아이들을 협박하고, 더 이상 진상 조사를 이어갈 수 없도록 만드는 장면은 꽤 섬뜩했습니다. 이야기 전반에 은근한 공포를 깔고가는게 꽤 매력적이었어요. 아이들 시점의 묘사들, 성장기로 보아도 흐뭇한 설정과 전개도 마음에 들고요. 아이들이라서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 - 늦은 시간까지 멀리 돌아다닐 수 없음, 자유롭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음 등 - 도 적절히 활용됩니다.

하지만 일찍이 '괴이'가 후카자와무라 사람들을 희생시켜 힘을 모았고, 이에 맞서기 위해 마을의 신관 가문 출신 무녀, 정사무소 직원 등이 힘을 합쳐 '나즈테의 모임'을 결성했다, 조력자인줄 알았던 사쿠마가 괴이였다는 진상과 사쿠마와의 대결이 펼쳐지는 결말은 아쉽습니다. 정통 본격 추리물에서 이형 호러 괴담으로의 방향 전환이 급작스럽고,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괴이가 초등학생들을 포함한 인간들에게 패배한다는건 설득력이 떨어지니까요.
왜 유튜버와 시바타 할아버지를 죽였는지 모르겠고, 인간의 모습으로 다녀야 한다는 제약 조건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에 비하면 무게감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미쓰다 신조 쪽이 훨씬 더 무섭고, 그 존재에 대한 설명 역시 더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미쓰다 신조 작품에서 괴이의 존재는 여운을 남기지만 핵심은 아닙니다. 오히려 등장하는 모든 기묘한 사건을 괴이와 무관하게 어떻게든 설명하지요. 이 작품처럼 명백하게 괴이가 등장해서 모든걸 정리하지는 않아요.  

그리고 '나즈테의 모임'이 초등학생들을 방관하는 설정도 이상했습니다. 어느 정도 알아냈다면 바로 진상을 알려주었어야 합니다. 그걸 못해서 모두가 다 죽을 뻔 했잖아요? 초등학생들을 방관해서 죽은 사람이 정장, 도서관 직원에 유튜버 두 명, 시바타 할아버지까지 모두 네 명인데(유튜버 댓글에 사쿠마를 만났다고 쓴 두 명도 포함하면 일곱 명), 불필요한 희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 괴담 풀이까지는 좋았지만 모든 진상과 반전이 드러나는 절정부와 결말이 아쉬움을 남깁니다. 직전에 읽었던 두 편의 추리 소설이 소설로의 기본적인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졸작이라서 읽는 내내 즐거웠지만, 단점도 없지 않아 감점합니다. 그래도 평균 이상의 재미는 전해주는 만큼, 추리와 호러 장르 애호가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2022/08/15

헌책방 스탭의 추천 - 정말로 재미있는 미스터리 소설 50선

"'정말 아까운 (못타이나이)' 책방" 이라는 이름의 일본 중고 서점에서 선정한 랭킹입니다. 직원이 선정했다고 하네요. 일본 서점 직원이 갖추고 있는 책에 대한 지식은 상당하다는게 이런저런 컨텐츠에서 언급되어왔는데, 이 랭킹만 보면 조금 미묘합니다. 유명한 작품을 많이 꼽지 않은건 좋아요. 저도 읽어보지 못한 작품이 제법 될 정도니까요. 하지만 유명하지 않은건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제가 읽어보았던 몇 작품은 과연 랭킹에 언급될 정도인지? 에 대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며, 특정 작가 (키타야마 다케쿠니, 오네자와 호노부, 미치오 슈스케 등)에 대한 편애도 눈에 띕니다. 그래도 보석같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몇몇 작품들도 선정되어 있는 만큼, 일본 서점 직원의 실력을 믿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몇 작품은 구해볼 생각입니다. 과연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요.

트릭이 뛰어난 미스터리 소설

  1. "모든 것이 F가 된다" 모리 히로시
  2. "앨리스 - 미러 성 살인 사건" 키타야마 다케쿠니 (국내 미출간)
  3.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4. "조커 게임" 야나기 코지
  5. "악마의 공놀이 노래" 요코미조 세이시
반전이 놀라운 작품 5선
  1. "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
  2. "가위남" 슈노 마사유키
  3. "신의 로직 인간의 매직" 니시자와 야스히코
  4. "이 어둠과 빛" 핫토리 마유미 (국내 미출간)
  5. "이니시에이션 러브" 이누이 쿠루미
학창 시절 특유의 감각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학원 미스터리 5선
  1.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츠지무라 미즈키
  2.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온다 리쿠
  3. "빙과" 요네자와 호노부
  4. "죽은 자의 학원제" 아카가와 지로 (국내 미출간)
  5. "신님 게임" 마야 유타카 (국내 미출간)
뒷맛이 상쾌한, 한모금의 청량제같이 읽고나서 상쾌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작
  1.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2. "슬로하이츠의 신" 츠지무라 미즈키
  3.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4. "언제나 아침에" 이마무라 아이 (국내 미출간)
  5. "퇴출 게임" 하츠노 세이 (국내 미출간)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읽기 쉬운 단편집 5선.
  1. "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2. "우리들이 성좌를 훔친 이유" 기타야마 다케쿠니 (국내 미출간)
  3. "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4. "GOTH" 오츠 이치
  5. "외침과 기도" 시자키 유
상급자에게 권하는, 독서 후에 싫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이야미스 (싫은 미스터리) 5선.
  1. "고백" 미나토 가나에
  2.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3. "보틀넥" 요네자와 호노부
  4. "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5. "악의 교전" 기시 유스케
SF와 미스터리가 융합한 신감각 5선.
  1.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2. "여왕의 백년밀실" 모리 히로시 (국내 미출간)
  3. "인격전이의 살인" 니시자와 야스히코
  4. "클라인의 항아리" 오카지마 후타리
  5. "화성 다크 발라드" 우에다 사유리 (국내 미출간)
왠지모르게 분위기와 세계관에 끌리는 다섯 작품
  1. "열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나가와 히로코
  2. "성스러운 검은 밤" 시바타 요시키
  3. "클락성 살인사건" 기타야마 다케쿠니
  4. "백야행" 히가시노 게이고
  5. "광골의 꿈" 교고쿠 나츠히코
명작만 모았다! 추천 해외 미스터리 소설 10선 (* 해외는 일본 기준)
  1.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2. "바람의 그림자"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3. "레베카" 다프네 뒤 모리에
  4.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5. "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6. "소피" 거이 버트 (국내 미출간)
  7. "모르그 가의 살인" 에드거 앨런 포
  8. "라스트 차일드" 존 하트
  9. "사자의 서" 조너선 캐롤 (국내 미출간)
  10. "닫힌 책" 길버트 아데어 (국내 미출간)

2022/07/23

[2022년 버젼] 미스터리 소설 추천 35선. 신간부터 인기 고전 명작까지 랭킹으로 소개! from SAKIDORI

화제가 되는 여러가지들을 알기 쉽게 소개해준다는 일본의 웹 매거진 SAKIDORI에서 선정한 순위입니다.

개인적 평가로는, 초보자용과 반전계 랭킹은 나름 괜찮습니다. 초보자용은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제작되어 '친숙하고 읽기 쉬운' 측면을 많이 고려한게 분명해 보였습니다. 딱히 대단한 걸작이라고 보기 힘든히가시가와 도쿠야 작품 순위가 높은 점에서 추측해보자면 말이지요. 이 중 "푸른 불꽃"과 "거울 속 외딴성"은 저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2022.10.08에 읽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반전계는 "까마귀의 엄지" 빼고는 다 읽어본 셈인데 ("가위남"은 영화로), 순위는 모르겠지만 선정 자체는 적절해 보입니다(*"까마귀의 엄지"도 2023.06.23에 읽었습니다). 일본판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표지의 치명적인 귀여움은 인상적이에요.

그러나 해외 미스터리 추천 랭킹은 좀 불만스럽습니다. 우선 비극 시리즈의 최고 걸작은 "Y의 비극"이라는건 정론입니다. "X의 비극"이 아니라요. "오페라의 괴인"이 미스터리에 속하는지도 의문이며, 잘 모르는 작품이 무려 세 편이나 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수많은 걸작들을 제치고 애거서 크리스티, 코난 도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걸까요? 이는 찬찬히 읽어보고 평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보자용 미스터리 추천 랭킹 

반전계 미스터리 소설 추천 랭킹

해외 미스터리 소설 추천 랭킹 

2020/07/17

젤리피시는 얼어붙지 않는다 - 이치카와 유토 / 김은모 : 별점 1.5점

젤리피시는 얼어붙지 않는다 - 4점 이치카와 유토 지음, 김은모 옮김/엘릭시르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U국에서 개발한 소형 신예 기낭식 비행정 젤리피시의 보급이 확대되던 어느날, 젤리 피시 개발 주역인 UFA사의 기술개발부 멤버 6명 전원이 탑승한 신규 시험용 기체가 추락하여 불타버렸다. 기술 개발부 멤버도 모두 불에 탄 사체로 발견되었는데, 그들 모두 불에 타기 전 살해당했다는 검시 결과가 드러났다. 독으로 죽은 두 명은 누군가 시체를 단정하게 놓았으며, 총에 맞은 사체는 남은 흔적이 근거리에서 맞은게 아니었다. 칼에 찔려 죽은 사체는 칼이 뽑혀 있었고 뒷통수를 둔기로 타격당해 죽은 사체는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이었다. 그리고마지막 사체는 머리 등이 토막나 있는 상태였다..

형사 마리아와 렌 컴비는 신규 젤리 피시 개발을 의뢰한 공군과 함께 범인을 쫓기 시작하는데....

세상에는 참 많은 상이 있습니다. 추리 문학계도 예외는 아니죠.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상도 많습니다. 아유카와 데쓰야 상은 많은 신인상 중 하나입니다. 신인상 중에서는 최초로 본격 미스터리에 중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1989년 시작되어 2020년 30회 째 수상작이 발표되었는데, 역대 수상작 중 제가 읽어본건 가노 도모코"일곱가지 이야기", 곤도 후미에"얼어붙은 섬", 아오사키 유고"체육관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입니다. 작품들 면면을 보면 추리적으로는 볼만한 작품들입니다. 본격 미스터리에 중점을 두었다는게 허언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26회 (2016년) 수상작인 이 작품 역시 본격 추리물 애호가로서 큰 기대를 품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기대대로 추리적으로는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악천후로 접근, 탈출이 어려운 등산로도 없는 설산 구석에 6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젤리피시가 추락하였는데, 6명 모두 타살 사체로 발견되었다. 범인은 누구이며 어떻게 탈출했나?'가 핵심 수수께끼인데, 이를 '젤리피시는 원래 2대였다!'라는 대담하고 스케일이 큰 아이디어로 풀어내고 있는 덕분입니다. 멤버들은 공군의 요청 사항을 검증하기 위한 비교 대조 실험을 핑계로 3명씩 나누어 젤리 피시에 탑승했으며, 범인이 모두를 죽이고 한 척을 불태운 뒤, 남은 한 척을 타고 탈출했던 것이지요.

사고가 일어나고, 한 명씩 살해되는 과정과 함께 사건 발생 이후 현재의 수사 과정이 병렬로 배치되어 있는데, 사고 당시 승무원들 시점의 묘사가 이루어짐에도 이들이 함께 한 배에 타고 있는게 아니라 나누어 타고 있다는걸 교묘하게 숨기는 전개도 제법입니다. 서로 만나는 경우는 정박지에 한하고, 운항 중에는 같은 젤리 피시에 탑승한 사람들끼리만 마주치며, 통신은 무전기로 하고 있는 식으로 독자가 트릭을 쉽게 눈치채지 못하게 서술하고 있거든요. 이러한 전개는 일종의 서술 트릭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여섯 명의 탑승자 중 마지막 인물이 줄곧 이야기에 등장하던 에드워드 멕도웰이 아니라 다른 기술개발부 멤버인 사이먼 애트우드라는게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도 역시 서술 트릭에 가깝습니다. 범인인 에드워드가 미리 토막낸 사이먼의 시체를 집에 넣어 몰래 숨긴 뒤, 자신은 탈출하고 시체를 남겨놓은 건데, 마지막까지 이를 잘 숨겨서 충격을 배가시키는 솜씨는 일품이에요. "십각관의 살인"에서 모리스의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과 비슷한데, 그만큼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젤리피시 제조에 쓰이는 화학식을 이용한, 13년 전 리베카 자살 위장 사건 트릭도 괜찮습니다. 문을 틀어막은 플라스틱 조각은 밖에서 넣을 수 없었다는 상황을, 밖에서 부드러운 상태로 밀어넣은 뒤 화학 반응을 일으켜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건데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좋은 아이디어였어요. 이렇게 여러가지 트릭들이 등장하고, 잘 설명되고 있어서 추리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다른 수상작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만화적인 인물들로 만화적으로 가볍게 써내려간 탓입니다. 주인공이자 탐정역인 마리아와 렌 컴비가 대표적입니다. 거유의 몸매 좋고, 어딘가 칠칠맞은 마리아와 딱 부러지고 냉정침착한 렌의 조합부터 지극히 만화적이고 평면적이에요. 수사 과정에서 빚는 갈등, 티격태격도 모두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요. 갓 대학에 입학한 리베카가 천재라서 젤리피시를 만드는 공식을 완성했다는 설정도 만화적이기는 마찬가지이며 젤리 피시 내에서의 연쇄 살인 사건 묘사도 캐릭터들이 평면적이라 천편일률적이고 지루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 이 작품 속 캐릭터 중 자신만의 매력을 갖춘 캐릭터는 전무합니다. 80년대, 비행선이 날아다는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는건 괜찮아요. 젤리 피시의 제조 방법과 그 존재가 트릭의 핵심이니만큼, 이런 기계가 떠다니는 무대가 필요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묘사도 모두 유치합니다.

추리적으로도, 비행정이 2대였다는 핵심 트릭은 좋지만 범행 자체의 설득력은 낮습니다. 모두 악당이기는 하지만, 자살로 보이는 사체를 옮겨 완벽한 자살로 위장하고, 연구 성과를 독차지한게 과연 죽어 마땅한 범죄일까요? 연구 성과가 그들의 것이 아니라는걸 리베카의 노트로 밝혀낼 수 있다면 더더욱 죽일 이유는 없습니다. 살아서 사회적인 매장을 지켜보는게 더 큰 복수일테니까요. 최소한 복수를 한다 해도 사회적으로 매장시켜 그들의 영향력이 바닥에 떨어진 뒤 하는게 더 현실적일겁니다.
그리고 6명 중 유일하게 죽어 마땅한건 리베카를 능욕하고 살해한 윌리엄 뿐입니다만, 에드워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일단 멤버들을 죽이고 시작하니 이래서야 누가 악당인지도 모를 지경이에요. 목숨을 걸고 6명이나 살해한 이유가, 13년 전 몇 번 말을 나눈 뒤 사랑에 빠져서 그랬다는 동기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묘사가 유치해서 에드워드의 마음이 전혀 와 닿지도 않았고요.

트릭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헛점 투성이입니다. 사건에 사용된 젤리피시는 새로 만든 것과 첫 개발자 (로 알려진) 교수가 소유하고 있던 영호기를 개조한 것 두 대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젤리피시는 거의 백만 달러에 이르는 상당히 비싼 물건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경찰과 주변 인물들이 그 존재를 아예 모른다는건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거의 집 한채 크기의 비행정이 2대가 비행하는데 사람들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도 석연치는 않고요. 시간차를 두고 비행했더라도, 분명 눈에 띄었을텐데 말이지요.

증거도 빈약합니다. 마리아가 증거라고 이야기한, 젤리피시의 잔해가 눈보라를 조금이라도 더 견딜 수 있는 암벽 밑이 아닌 남쪽에 치우쳐져 발견되었다는게 대표적입니다. 이건 증거가 될 수 없어요. 사고 후 눈사태가 일어났다는 설명도 있고, 크고 무거운 기체가 비상 착륙했다면 그게 어디건 착륙 위치에 머물러야지 암벽 밑에 옮기지 못하는건 당연하니까요.

사이먼의 시체와 5명이 비행한게 아니라, 비행정에는 6명이 탑승했다는 증거가 정박한 체크포인트 다섯군데에서 일용품을 산 행위라는 것도 어설픕니다. 물건을 산 사람이 전부 다른 사람이라는게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되지도 않았고 교수가 물건을 사러 내리지 않았다는 것도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또 설령 술에 절어 있는 교수를 제외한 서로 다른 5명이 번갈아 물건을 샀다고 한 들, 그들 중 한 명이 사이먼 애트우드가 아니라 에드워드 맥도웰이라는게 증명되는 것도 아니고요.

죽은 여섯 명이 모두 살해당했다는걸 곧이 곧대로 믿는 것도 억지스럽습니다. 먼 거리에서 총이 발사되도록 한다던가, 뒷통수를 둔기로 맞게 만든다던가, 죽은 뒤 칼이 뽑히던가 하는 식의 트릭은 많잖아요? 현장이 불에 탔다면 이런 트릭을 위한 흔적을 지우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겁니다. 솔직히 말해 범인 에드워드가 누군가가 다 죽이고 자살한 것처럼 현장을 조작하지 않아서 사건을 미궁에 빠트린 이유도 잘 모르겠습니다. 5명이나 (정확하게는 4명) 죽인 살인범이 사건을 일부러 미궁에 빠트릴 이유는 없어요.

범행을 위한 전개도 엉망입니다. 비교대조 실험을 핑계로 2척이 비행에 나서지 않았다면, 그리고 사이먼이 비행에 빠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네빌이 사이먼을 살해하지 않았다면 어쩔 셈이었을까요? 에드워드의 계획이 성공하려면 이 모든 준비가 갖추어져야 했는데 말이죠. 에드워드가 정말로 살인을 계획했다면 직접 사이먼을 살해하고 그가 도주한 것처럼 꾸민 뒤, 핵심 멤버로 비교대조 실험을 내걸어 2대의 운항을 끌어내는 게 타당했습니다. 사이먼을 죽인 뒤 진정한 복수귀로 거듭났다는 식으로 진행되는 식으로 말이지요.

살인 계획도 스케일은 크지만 운에 의지하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젤리 피시 2척의 자동 항행 프로그램등을 건드려 악천후 속에서 설산에 착륙하게 만든다는 계획부터 그러합니다. '천운'이 따른 덕분에 두 척 모두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고 범인이 직접 이야기할 정도거든요. 네빌을 독살시킨, 컵에 독을 넣는 방법도 운에 의지한건 마찬가지고요. 크리스가 몰래 가지고 온 총의 존재를 몰라 위기를 맞는다는 돌발 상황이야 있을 수 있다 쳐도, 위기를 넘기는 것도 순전히 운이고.... 마지막 생존자인 윌리엄에게 칼과 총이라는 무기를 모두 넘겨주고 습격한다는 마지막 살인도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최소한 총은 넘겨줄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장점보다 단점이 많아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폐쇄된 공간에서 한 명의 응징자에게 여러명이 차례로 살해된다는 이야기를 보시려먼 차라리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나 "십각관의 살인"을 추천드립니다. 같은 아유카와 데쓰야 상 수상작이라도 "얼어붙은 섬"이나 "시인장의 살인"역시 폐쇄된 공간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는 클로즈드 서클 계열인데 이 작품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이 작품은 지나칠정도로 만화적이니만큼, 만화화되면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덧붙이자면, 만화적이라는 점에서는 아유카와 데쓰야 상이 아니라, 메피스토 상 수상작이었다면 차라리 납득이 되었을 듯 합니다. 메피스토 상은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는 만화적이고 가벼운 설정의 작품에 수여되곤 했으니까요.

2024/10/12

세상 끝의 살인 - 아라키 아카네 / 이규원 : 별점 1.5점

세상 끝의 살인 - 4점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북스피어
"아래 리뷰에는 진범 및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24년 9월 7일,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는 뉴스가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충돌 날짜는 정확히 반년 뒤인 2025년 3월 7일이었다. 그 뒤 각지에서 폭동이 일어나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하루의 가족도 뿔뿔이 흩어졌다. 어머니는 도망갔고, 아버지는 자살했기 때문이었다. 남동생 세이고는 뉴스 전부터 중학교 때 학교 폭력을 저지른 탓에 히키코모리가 되어 있었다. 매일을 운전 면허 교습을 받으며 소일하고 있던 하루는 고속도로 실습날인 12월 31일에 운전학원 실습차 트렁크에서 칼에 찔려 죽은 여성 사체를 발견했다. 
전직 형사였던 운전학원 강사 이사가와와 함께 얼떨결에 사건 수사에 나선 하루는, 동일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피해자들이 있는 하카타와 이토시마에서 펼친 끈질긴 수사로 사건에 NARU라는 인물이 관련되어 있다는걸 알아냈다. 그런데 NARU는 하루의 동생 세이고였다. 모든건 세이고가 중학생 때 다른 친구들과 나카노 이쓰키라는 동급생을 심하게 이지메하고 괴롭혔던 과거와 관련되어 있었다.

제 68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얼마 뒤 지구는 멸망하는데 운전학원에 다니는 여자와 운전을 가르치는 여자 교관이 차 트렁크에서 시체를 발견한 뒤, 연쇄 살인 사건 수사에 나선다는 기발한 설정이 돋보입니다.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난 상황도 그럴듯합니다. 세이고는 유이치, 준야와 함께 지구 멸망 전, 자기가 괴롭혔던 이쓰키에게 사과하려고 변호사 히츠미의 도움으로 그를 불러냈던 겁니다. 그런데 마침 불러낸 현장이 폭주 택시 연쇄 살인마인 경찰 이치무라가 시체를 버리던 초등학교였지요. 범행이 들통났다고 여긴 이치무라는 우선 세이고를 현장에서 살해했고, 도주한 유이치, 준야, 히쓰미를 차례대로 살해했던 겁니다. 이 때 세이고의 차를 유이치가 타고 달아나서 범인의 동선이 기묘해졌던 것이고요. 
피해자들이 방심한 상황 - 왜 차 안에서 창문을 열어서 범인이 손쉽게 찌를 수 있게 했는지 - 을 통해 범인이 경찰이라는걸 은근히 드러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정의감이 너무 넘치는 탓에 범죄자들을 극도로 혐오하는 이사가와 강사 캐릭터도 강렬합니다. 그외 멸망을 앞둔 상황의 다양한 인간 군상들도 다채롭고요.
하지만 추리 소설이라고 부르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히쓰미의 신원을 알아내어 사건 파일을 입수하고, 피해자 준야를 처음 발견했다는 료도 형제와 우연찮게 만나게 되어 이야기를 듣고 동행하고, 세이고의 '마지막 사과'와 그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현장에 있었던 이쓰키가 하루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알려주고, 이치무라가 직접 나타나서 하루 등을 납치하지만 료도 형제와 중간에 만났던 소녀 나나코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나서 생명을 구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정해진 순서대로 흘러가는 탓입니다. 이 과정에서 추리가 개입될 여지는 전무합니다. 이사가와 강사의 추리력이 번득이는 장면이 없지는 않지만, 본 사건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리고 범인이 경찰 이치무라라는건 떠올리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경찰차 범퍼에 가해진 손상이 비중있게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폭주 택시'가 경찰차라는걸 목격자들이 놓쳤다는게 더 말이 안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높은 가드레일 탓에 경찰차 특유의 도장을 확인할 수 없었던 탓이라고 설명되는데, 지극히 운과 우연에 기반하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이치무라의 동기가 작품의 핵심인 '지구가 곧 멸망하는데 사람들을 죽이는 까닭이 뭔지?'를 잘 설명하고 있지 못한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무대 설정만 기발할 뿐, 결국 뻔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극과 다를게 없는 탓입니다. 특수 설정 미스터리라면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작품처럼 그 설정이 추리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다른 후보작이 어땠기에 이 작품이 만장일치 수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란포상 수상작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망작이었습니다. 추리물도 아니고, 특수 설정도 이야기에 잘 녹여내지 못해서 좋은 점수를 도저히 줄 수 없네요. 그래서 별점은 1점에 가까운 1.5점입니다.

2021/10/15

미스테리아 34호 - 미스테리아 편집부 : 별점 2점

미스테리아 34호 - 4점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엘릭시르

미스테리아는 주제가 흥미로울때만 가끔 읽곤 합니다. 34호는 일본 본격 추리 소설이 특집이라서 읽게 되었습니다. 나름 고전 본격물의 팬을 자부하고 있으니까요. 표지부터 마음에 들어요. "니가 범인이야!" 라는 느낌이니까요. 강렬합니다.

특집은 일본 본격물의 역사에서 시작합니다. 본격과 변격이라는 말의 유래, 그리고 본격이라는 말의 정의, 최초의 본격물에서 신본격, 그리고 근래 라이트 노벨류까지 이어지는 역사와 대표작, 대표 작가들이 소개되지요. 큰 흐름으로는 본격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고가 사부로에서 시작하여 에도가와 란포"D언덕의 살인사건", 하마오 시로의 "그 남자가 죽였을까", 요코미조 세이시"혼진 살인사건", 그리고 마쓰모토 세이초사회파 미스터리의 대 유행에 이은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 아야쓰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 아리스가와 아리스"월광 게임 - Y의 비극 '88", 니시자와 야스히코"일곱 번 죽은 남자", 모리 히로시"모든 것이 F가 된다"신본격 전국 시대를 넘어 우타노 쇼고"벛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시인장의 살인"으로 이어진다는 식입니다. 

뒤로는 본격물이 일본에 받아들여진 당시 일본 추리 문단에 대한 상세 설명, 여러가지 유명 작품 속 트릭에 대한 소개, 점점 캐쥬얼화 되어가는 신본격 장르물에 대한 기사가 이어집니다. 자료 조사도 탄탄하고, 담고 있는 내용도 풍성한 편이었어요.

두 번째 특집 기사 '체인질링'은 인간의 아이와 바꿔치기된 요정 아이에 관련된 민담을 분석하는데, 중세 유럽에서 왜 아이가 바뀐 것에 대한 전설이 만들어졌는지를 당시 역사적 배경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기형일 수도 있고, 아이가 죽는 일이 다반사였던 탓이라는데 아주 그럴듯했어요. 관련된 다른 전설, 우리 나라의 예도 들어서 설명해 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홍한별 번역가와 곽재식 작가의 옛 사건 탐구도 흥미로왔어요. 특히 명동 한복판에 일제 강점기 시절 빼돌리지 못했던 보물이 묻혀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나 소설로 만들어도 손색없어 보였습니다. 레이철 쿠시너의 "마스 룸" 속 등장하는 요리들을 소개한 컬럼은 '추리 소설과 요리'에 대한 글을 써 온 저로서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내용이었고요. 요리들도 아주 신기하더군요.

그런데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우선 본격물 관련 특집은, 이미 대충 알고 있던 내용들로 새로운 건 없었습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저도 쓸 수 있었을 기사였달까요? 물론 캐쥬얼화 되어가는 최근의 흐름은 잘 몰랐던 내용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쪽 작품들 찾아 읽을 정도로 좋아하지 않아서 몰랐던거에요. 구태여 구해 읽을 필요가 있었던 기사는 아니었습니다. 

유성호 법의학자의 아동 학대 흔적에 대한 컬럼, 이은의 변호사의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속 법적 대응 방법 등 다른 기사, 컬럼들은 볼륨이 대체로 빈약합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와 별다를게 없는 수준이에요. 반대로 정성일 평론가의 영화 "포제서" 평론은 볼륭은 풍성했지만 글의 가독성이 너무 낮아서 지루했고요.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평론만 봐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어요. 이렇게 가독성이 낮은 글은 이외에도 많아서, 쉽게 읽히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짤막한 리뷰들 하나하나까지 모두요.

마지막에 수록된 3편의 단편들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관심있는 특집이더라도 더 이상은 구매할 생각이 없습니다. 정은지, 홍한별, 곽재식의 컬럼과 논픽션 기사나 추후 단행본이 출간되면 구입해 볼 생각입니다.

수록 단편에 대한 짤막한 소개로 리뷰를 마칩니다.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포함되어 있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콩알이를 지켜라!" 

자신이 창조해 낸 인기 동화책 콩알이가 인생의 전부인 일러스트레이터 지혜정의 남편 김진석 교수가 살해되었다. 범인은 제자 최은비였다. 진석이 그녀를 강간하려 해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었다. 혜정은 은비를 꼬드겨 시체를 강원도 의천에 있는 별장에 유기하러 출발했다. 콩알이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별장에는 진석의 변태 친구 한동철이 머무르고 있었고, 혜정은 동철마저 살해한 뒤 시체 두 구를 함께 유기해 버렸다.

듀나범죄 스릴러 단편인데 이야기할 가치가 없는 졸작입니다. 

우선 범죄에 대한 설득력이 너무 낮습니다. 아무리 남편이 쓰레기였다 한들, 피해자 아내가 남편을 죽인 살인자와 함께 시체 유기를 한다는걸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못한 탓입니다. '콩알이'의 존재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그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부족해서, 그다지 절박한 이유로 보이지 않았거든요. 혜정이 처음부터 한동철을 죽이려 했고, 이를 위해 앞서 시체 유기를 일부러 훤히 드러나게 시도했다는 식으로 범죄 계획을 정교하게 세우기라도 했다면, 범죄물로 볼 만한 여지가 있었을텐데 그렇지도 않고요.

전개도 혼란스럽습니다. 진석이 제자의 고백을 녹화하여 한동철과 공유하고, 성적인 대상으로 삼았다는 진상이 드러나는건 뜬금없었고, 이 때문에 한동철을 죽였다는 것도 급작스러워서 이해가 힘들었습니다. 애초에 진석은 여태 은비의 고백을 녹화해서 잘 쓰다가, 왜 갑자기 강간을 저지르려고 한걸까요? 문학하는 남자들을 모두 성범죄자로 단정짓는 설정도 황당하기 그지 없더군요.

듀나의 특기이자 장점인 기발한 설정이 빠져버리니, 뭐 하나 건질게 없네요. 별점은 1점입니다.

"웃는 탐정" 

초월탐정 김재건과 미소년 조수 마곤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집주인 여사와 김재건 사이에 택배로 인해 발생한 트러블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엉망진창이에요. 마곤이 초능력자로 일종의 투명 인간이 되어 집주인 여사가 가지고 있던 김재건의 택배를 훔쳐내는게 이야기의 거의 전부인데, 마곤이 이 택배를 왜 훔쳐내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초월탐정 어쩌구하는 김재건의 능력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경박하고 유치찬란한 김재건 묘사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초월 탐정' 이 뭘 뜻하는 별명인지 감도 오지 않지만, 별로 궁금하지도 않는군요. 서두의 시점을 가지고 독자와 장난치는 부분은, '메타 미스터리' 운운했던 앤솔로지 "Y의 비극"에서 니카이도 레이토가 썼던 단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작품도 엄청난 졸작이었지요.

마곤이 할머니와 김재건 사이에 있었던 일을 추리하는 일상계 추리스러운 부분은 괜찮았지만, 다른 부분은 그저 그랬어요. 앞으로도 이 시리즈를 읽을 일은 없을 듯 합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죽음의 세트장" 

배우 잭 하터가 영화 촬영용 세트장에서 살해당했다. 사건 당시 21번 방음 세트장 안에는 현장 제작자 조 캐츠키와 감독 샘 매스터퍼드 등 모두 열 세 명의 사람이 있었다.

1930년대를 무대로 하고 있는 단편인데 옛스러운 영화 촬영장 분위기를 상세하게 그려낸 묘사는 아주 좋았습니다. 잭 하터와 마리 플레밍, 두 주연 배우 간에 사랑의 불길이 타오르게 되는 마지막 촬영 장면 묘사가 특히 그럴싸 했어요. 이 부분은 여배우를 연모하고 있었던 감독 샘의 살인 동기가 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기도 했는데, 잘 그려냈습니다.

'스크립터'가 탐정역을 소화한다는 설정도, 과연 영화를 잘 아는 사람이 썼구나! 싶더군요. 스크립터는 씬마다 있는 오류를 잡아내기 위한 사람으로, 당연히 관찰력이 남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요. 

관찰력을 바탕으로, 일종의 닫힌 공간인 촬영 스튜디오에서 소거법으로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 과정도 설득력이 높습니다. 거의 대부분 목격 증언으로 소거되는 덕분이에요. 결국 조 캐츠키와 샘 매스터퍼드만 남는데, 발소리를 듣지 못해서 샘이 범인이라는게 드러납니다. 조 캐츠키의 발소리는 독특했고, 샘은 고무 장화를 신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서가 별다르게 제공되는건 없어서 본격물로 보기 힘들며, 추리도 일사천리라 의외성은 없습니다. 사실 샘이 범인이라는 스크립터의 추리는 증거가 명확하다고 볼 수 없어서, 경찰 수사가 추가로 필요한 부분이었다 생각되네요. 그래도 다른 단편들에 비하면, 최소한 읽을만한 수준의 추리물이기는 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23/06/04

아유카와 테츠야 상과 국내 출간된 작품들 소개 (2023년 6월 기준)


아유카와 테츠야 상 국내 출간작 완독 기념 포스팅입니다.

아유카와 테츠야 상(鮎川哲也賞)은 도쿄 소겐샤(東京創元社)가 주최하는, 신인 대상으로 공모하여 뽑는 문학상입니다. '독창성과 열정이 넘치는 강렬한 추리 장편'을 모집한다고 하지요. 1988년 도쿄 소겐샤가 총 13권으로 구성된 추리소설 시리즈 '아유카와 테츠야와 열세 개의 수수께끼'를 출간할 당시 마지막 권을 '열세 번째 의자'라는 제목으로 일반 공모했었는데, 그 다음 해 기획을 발전시킨 형태로 창설된게 아유카와 테츠야상입니다. 상은 코난 도일의 동상을 수여하며, 상금으로 인세 전액을 주고 있습니다. 수상작은 매년 10월 전후에 도쿄 소겐샤에서 출판되고요.
다른 미스터리 문학상과의 차이점이라면 본격적인 추리물을 지향하는 작품이 많다는 점입니다. 2022년까지의 수상작 27편 중 국내 출간된 작품은 모두 6편으로, 일상계 추리물 (<<일곱 가지 이야기>>,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 두 편을 제외하고 나머지 4편은 모두 밀실 중심의 불가능 범죄트릭이 등장하며, 이를 풀어내는 정통 본격 추리물이거든요. 일상계 두 편도 일정 수준 이상의 추리를 보여주고요.

이렇게 요새 보기드문 본격 추리물을 지향한다는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신인의 데뷰작인 탓인지 소설적인 완성도가 떨어지고, 비현실적인 설정이 난무하는 등의 단점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목록을 보면 수상 이후 철저하게 잊혀진 작가가 많다는걸 알 수 있는데, 일생일대의 트릭을 사용한 첫 작품 발표 뒤 바로 벽에 부딪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역시 본격물은 어려운 법이지요. 덕분에 국내 출간도 요원해 보입니다. 작가가 계속 작품을 발표하면서 지명도를 얻어나가야 그 유명세가 조금이나마 전해져야 판매에 도움이 될 텐데, 데뷰작 수상 후 잊혀진다면 소개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그나마 <<체육관의 살인>> 처럼 나름의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면 모르겠지만.... 작가도 잊혀지고 작품도 그리 유명하지 않은 <<젤리피시는 얼어붙지 않는다>>가 국내 출간된건 기적에 가깝습니다. 잘 팔리지는 않았을테지만요.

그동안의 수상작은 아래와 같습니다. 국내 출간된 작품은 옆에 표기하였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국내 출간작만 놓고 보면 <<얼어붙은 섬>>이 최고였고, <<젤리피시는 얼어붙지 않는다>>는 평균 이하 수준의 최악으로 꼽습니다.

  • 1회 (1990년) : 이시베 타쿠, <<살인 희극의 13인>>
  • 2회 (1991년) : 石川真介, <<不連続線>>
  • 3회 (1992년) : 가노 도모코, <<일곱 가지 이야기>> (국내출간)
  • 4회 (1993년) : 곤도 후미에, <<얼어붙은 섬>> (국내출간)
  • 5회 (1994년) : 愛川晶, <<化身>>
  • 6회 (1995년) : 기타모리 고, <<광란사계절>>
  • 7회 (1996년) : 満坂太郎, <<海賊丸漂着異聞>>
  • 8회 (1997년) : 谺健二, <<未明の悪夢>>
  • 9회 (1998년) : 飛鳥部勝則, <<殉教カテリナ車輪>>
  • 10회 (1999년) : 수상작 없음
  • 11회 (2001년) : 門前典之, <<人を喰らう建物>>
  • 12회 (2002년) : 後藤均, <<スクリプトリウムの迷宮>>
  • 13회 (2003년) : 森谷明子, <<異本・源氏藤式部の書き侍りける物語>>
  • 14회 (2004년) : 神津慶次朗, <<月夜が丘>>
  • 15회 (2005년) : 수상작 없음
  • 16회 (2006년) : 麻見和史, <<ヴェサリウスの柩>>
  • 17회 (2007년) : 山口芳宏, <<雲上都市の怪事件>>
  • 18회 (2008년) : 나나카와 카난, <<일곱 바다를 비추는 별>> (국내출간)
  • 19회 (2009년) : 아이자와 사코, <<오전 0시의 상드리용>> (국내출간)
  • 20회 (2010년) : 安萬純一, <<ボディ・メタ>>
  • 21회 (2011년) : 山田彩人, <<眼鏡屋は消えた>>
  • 22회 (2012년) : 아오사키 유고, <<체육관의 살인>> (국내출간)
  • 23회 (2013년) : 市川哲也, <<名探偵 The Detective>>
  • 24회 (2014년) : 内山純, Bハナブサへようこそ>>
  • 25회 (2015년) : 수상작 없음
  • 26회 (2016년) : 이치카와 유토, <<젤리피시는 얼어붙지 않는다>> (국내출간)
  • 27회 (2017년) : 이마무라 마사히로, <<시인장의 살인>> (국내출간)
  • 28회 (2018년) : 川澄浩平, <<学校に行かない探偵>>
  • 29회 (2019년) : 方丈貴恵, <<時空旅行者の砂時計>>
  • 30회 (2020년) : 千田理緒, <<誤認五色>>
  • 31회 (2021년) : 수상작 없음
  • 32회 (2022년) : 수상작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