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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1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Avengers: Age of Ultron) (2015) - 조스 웨던 : 별점 2.5점

제가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마블 슈퍼히어로 무비, "어벤져스" 2탄입니다. 이미 올해 초 개봉하여 폭풍 흥행한 작품이죠. "킹스맨"과 마찬가지로 뒤늦게 감상하게 되었네요. 다들 아시는 영화일 터라 줄거리는 생략합니다.

일단 러닝타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영화치고는, 그것도 액션 블록버스터치고는 정말 길었기 때문입니다. 약 2시간 30분 정도인데 체감상 3시간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1, 2부로 나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어요. 덕분에 본전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질보다 양 아니겠습니까?

허나 늘어난 분량만큼 재미가 있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습니다. "아이언맨 3",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같은 최근 흥행작들과 비교해 보면 이야기와 캐릭터 모두 허술하고 문제가 많았습니다. 긴 러닝타임 동안 쉴 새 없이 액션이 이어지긴 하지만 지루함이 앞서더군요.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를 엮어가는 과정의 부실함입니다. 울트론이 토니 스타크에게 반감을 가지고 기계들의 세상을 꿈꾼다는 설정은 더 깊게 다듬었어야 했습니다. 호크아이의 가정사, 블랙위도우와 헐크의 썸, 급작스러운 비전의 탄생 등 곁가지 이야기들도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고요. 신 캐릭터인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도 등장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퀵 실버의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한 퇴장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어요. 결국 이 모든건 마블의 다음 작품들을 위한 포석에 불과한 느낌입니다. 지나치게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도 별로였고요.

또한 울트론이 악역으로서 강력함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로키는 최소한 신이었는데, 울트론은 그저 깡통 느낌이거든요.

그래도 마지막 소코비아 결전은 약간의 유머가 살아 있었고, 어벤져스가 액션보다 시민 구호에 치중하는 모습은 현실적인 묘사로 인상 깊었습니다. 그동안 슈퍼히어로 영화가 간과했던 부분을 잘 짚어낸 장면이었지요. 대작 블록버스터다운 화려한 화면 구성도 볼거리는 확실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장대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작품인 탓에 완성도 면에서는 감점할 수밖에 없지만, 어벤져스 히어로들이 한 화면에서 함께 활약하는 모습만으로도 즐거웠기에 아예 폄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저냥 즐길 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추후 시리즈가 완성된다면 중간에 건너뛰어도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퍼스트 어벤져", "아이언맨 2"처럼 말이죠.

2004/02/22

태극기 휘날리며 - 강제규 : 별점 3점


드디어 봤습니다. 정말 대단한 흥행을 하고 있어서 3주동안 계속 예매까지 매진이라 보지도 못했는데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종인이형 덕분에 보게 되었습니다. (종인이형 고마워!)

다들 알고계실 스토리는 생략하고요, 일단 이 영화는 고생해서, 돈들여서 찍은 티가 팍팍나는 영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때깔에 어울리게 6.25 라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좌-우 어느쪽에도 걸치지 않고, 단순히 이념 때문에 죽어나가며 광기어린 살인마로 돌변하는 주인공들과 그 희생양들을 그린 각본도 굉장히 좋습니다, 한마디로 “Well-Made”영화입니다.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중에서 이만한 각본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은 처음인 것 같네요. 역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강제규 감독 답습니다.
캐스팅도 완벽합니다. 요새 “연기파” 배우로 변해가는 장동건의 연기야 기본은 먹어준다고 해도 원빈의 연기가 의외로 뛰어나더군요. 더군다나 둘다 “꽃미남” 계보라서 그런지 형제라는 설정도 별로 어설프지 않고요. 조연들 (기억나는 건 공형진 뿐이지만…)의 연기도 평균이상은 다들 해 주고 있습니다. 우정출연이라는 최민식, 김수로도 기억에 남고요.
특히 감동과 눈물의 폭풍! 마지막의 감동의 도가니탕(^^)에서는 저도 눈물을 찔끔 흘렸을 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늙은 진석의 모습과 진석이 형의 유골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좀 사족이라 생각되었고 몇몇 CG가 튀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별로 흠 잡을데 없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런 블록버스터가 나와주는군요. 한마디로 흥행할 만한 영화가 흥행한다는 생각입니다.

딴지일보의 모 기자는 이 영화에 중간점수를 주며 기존의 전쟁영화의 룰을 답습하며 기존 헐리우드 영화와 비스무레 하다고 했는데 저는 6.25의 특수성, 즉 같은 동포들끼리 별다른 이유없이 살육하는 비참함과 이념의 허무함을 잘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꽤 많은 스크린으로 개봉한다는 뉴스를 어디선가 보았는데 히트쳤으면 좋겠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요사이 “빨갱이”운운 하는 보수 우익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더군요. 저도 중학교때까지 “때려잡자 공산당” 포스터를 그리고 표어를 만들었던 세대인데(평화의 댐 성금까지 냈답니다. 젠장…) 결국 우리는 다 형제 아니겠습니까….

2016/05/24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2016) - 루소 형제 : 별점 3점

5월 6일 금요일에 본 작품입니다. 리뷰가 늦었네요. 아이 유치원이 놀랍게도 휴원을 하지 않아 유치원을 보낸 뒤, 정말 오랫만에 와이프와 데이트를 즐기며 감상하였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세계관 작품입니다. "어벤져스" 시리즈답게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지녔다는 미덕은 여전하고요. 거대 블록버스터답게 액션을 꽉꽉 채워 허전한 느낌을 주지 않으며, 액션이 이야기 전개와 적절히 어우러지는 각본과 분배도 좋습니다. 

  1. 나이지리아에서의 럼로우와 벌이는 일전 : 소코비아 협정을 둘러싼 어벤져스 멤버들 간의 내분의 시작
  2. 와칸다 국왕을 사망케 한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버키 체포 작전 : 소코비아 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멤버들의 구금 등 압박 수위가 높아짐
  3. 제모에 의해 각성한 버키의 탈출 : 소코비아 협정 찬성파가 반대파인 캡틴을 추격하며 두 세력 모두 조력자를 모음
  4. 시빌 워 : 캡틴과 버키는 제모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동료들의 희생을 등에 지고 시베리아로. 워 머신은 중상.
  5. 캡틴과 윈터 솔져, 아이언맨의 승부 : 테러는 제모의 작전임을 토니 스타크도 알게 되지만 제모의 진짜 음모로 어벤져스는 분열함.

이런 식으로 긴 호흡의 이야기를 5개 정도의 대형 액션 시퀀스로 묶어서 설명해주니 이해도 쉬운데다가 재미도 놓치지 않아서 아주 좋았습니다. 신 캐릭터인 블랙 팬서를 위화감 없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엮는 솜씨도 놀라왔고요. 그것도 그냥 등장하는 게 아니라 캡틴과 버키, 아이언맨 다음의 비중을 보여주면서 멋지게 묘사되어 향후 시리즈를 기대케 만듭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액션씬의 완성도도 빼어납니다. 그중에서도 누구나 입을 모아 말하듯 공항에서의 "시빌 워"는 정말 압권이에요. 액션에서 각 캐릭터들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파워 밸런스도 잘 맞춰서 누구 하나 빠지지 않게 액션을 선보이거든요. 특히나 신캐릭터 스파이더맨" 통통 튀는 매력과 앤트맨이 자이언트맨으로 변하는 깜짝 액션이 아주 볼만했습니다.

빌런인 제모의 동기와 목적이 명확하고 계획 역시 치밀하게 그려진다는 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슈퍼 악당이 아닌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제모를 통해 블랙 팬서가 한 단계 성장한다는 일종의 에필로그도 나쁘지 않았어요.

허나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캐릭터들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예요. 대표적인 것이 버키를 지나칠 정도로 애지중지하는 캡틴에 대한 설득력 부족입니다. 누군가에게 조종을 받았건 말건, 토니의 부모님을 잔혹하게 살해한게 버키가 맞다면 캡틴이 쉴드를 쳐 주는건 말도 안됩니다.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용서를 해 줄 수 있는건 토니이지 캡틴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찬성파와 반대파의 의견 대립도 딱히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찬성파 의견이 옳기 때문입니다. 슈퍼 히어로들 때문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정의를 위해서라지만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자연재해와 다름없는 존재들이니만큼, 엄격하게 관리되는 게 당연합니다. 핵무기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과 다를게 없어요. 이래저래 캡틴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불과해 보여서 영 별로였습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등장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너무 어리게 묘사된 듯 합니다. 물론 첫 등장은 고등학생이니 아주 잘못된 설정은 아닙니다. 그러나 작중에서는 고등학생보다 어린, 그냥 동네 꼬마로밖에는 보이지 않은 탓입니다.

이렇듯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만한 세계관의 블록버스터에서 더 바라면 안 되겠죠. 돈 쓴 느낌은 충분하고 볼거리도 많으며 재미도 놓치지 않은, 괜찮은 흥행작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10/05/11

전우치 (2009) - 최동훈 : 별점은 2점. 차라리 머털도사가 더 낫겠다.

조선시대의 망나니 도사 전우치가 요괴를 불러내는 피리를 노리는 화담의 음모로 그림족자에 봉인된 500년 후, 요괴가 다시 출몰하고 신선들은 전우치의 봉인을 풀어 요괴를 잡으려 한다라는 줄거리로 "범죄의 재구성""타짜"로 2연타석 홈런을 날린 최동훈 감독의 작품입니다. 작년 아바타와 격돌해서 흥행하기도 한, 세번째 홈런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영화는 전작들에 비하면 들인 돈의 규모는 훨씬 큰데, 이야기의 얼개는 훨씬 허술했습니다. 괜찮은 작가가 블록버스터 영화를 찍으면서 볼거리에 치중해버린 끝에 다른 장점들을 모두 날려버린 영화의 전형 중 하나랄까요. 한마디로 이 영화는 기대했던 "최동훈"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유사한 설정인 "머털도사와 108요괴" 와 비교한다면 7만배는 후진,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일 뿐입니다. 이유는 감독 특유의 꽉 짜여진 시나리오, 디테일한 인물 묘사가 거의 없는 탓입니다. 모든 인물들은 과장되고, 평면적이며 단순합니다. 게다가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본듯한 설정도 너무 많았어요. 이야기 진행도 별다른 음모나 치밀한 계획 역시 존재하지 않은채 대부분 CG로 떡칠한 화면발에 의존할 뿐이었고요. 그나마 건질만했던 것은 "거문고 옆을 쏴라"라는 다이잉메시지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우겨넣은 탓에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별거 없는 스토리임에도 의문점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일단 요괴가 대체 뭘 잘못한다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인간의 탈을 뒤집어 쓰고 잘 살고 있었을 뿐인데 말이죠. 게다가 수많은 요괴가 풀려났다는 초반 설정과는 다르게, 등장하는 요괴는 쥐와 토끼라는 설치류 2마리 뿐이라 긴장감도 떨어집니다. 또 왜 화담이 피리를 노리는지도 설명이 부족합니다. 요괴가 피리를 불면 더 강해진다는 설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피리를 가진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그 외에도 청동검과 거울은 뭐고, 과부는 왜 죽어야 하는 것인지, 임수정의 정체가 그래서 뭔지 등 세세한 곳에서 대충대충 넘기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500년 뒤 현재의 서울을 무대로 한 액션 활극으로의 변신은 "비지터"류의 문화적 충격을 보여주는 약간의 개그 요소 이외에는 왜 등장했는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괜히 이야기만 복잡해졌잖아요. 그냥 5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겁니다. "볼거리" 측면에서도 그래픽이 전반적으로 별로였습니다. 요괴들의 3D 게임틱한 비쥬얼이야 그렇다쳐도, 어설픈 합성과 액션 연출은 일본 특촬물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 정도도 예전에 비하면 굉장히 많이 발전한 것일테고, 일부 비쥬얼의 경우는 굉장히 뛰어났지만 단점이 더 눈에 많이 보이네요.

감독의 전작에 때문에 기대가 컸던 탓일까요? 2시간동안 머리를 비우고 보기에 적당한 판타지 액션물이라는 측면에서는 합격점입니다만, 위와같은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왔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혹 속편이 나온다면 좀더 짧고 깔끔하게 마무리되기를 바랍니다. 아니면 그냥 머털도사를 영화화하던가.

2004/11/23

반 헬싱 - 스티브 소머즈 (2004) : 별점 3점



로마 교황청 소속의 특수 요원 "반 헬싱"은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스스로 선택하여 싸움에 뛰어든 전사로 그의 새로운 임무는 트랜실배니아의 드라큘라 백작을 해치우고 정통 왕위 계승자들을 보호하는 것.
하지만 이미 왕자는 늑대인간에게 습격당해 늑대인간이 되어 버린 상태이며 안나 공주의 목숨도 계속 위협받고 있었다. 늑대인간이 된 오빠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공주가 위험에 처하게 되고 반 헬싱의 활약으로 겨우겨우 탈출에 겨우 성공하지만 지하에서 우연히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와 만나게 되고 드라큘라가 자신의 새끼들을 부화시키기 위해 몬스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결국 납치된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를 구하고 드라큘라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 드라큘라 성의 비밀입구를 찾아내어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되는데.... 

올 여름을 강타했던 블록버스터 화제작. 드라큘라 소설의 설정만 살짝 가져와서 헐리우드 식으로 각색하여 액션영화를 만들어 내었다는 것에 보고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의외로 보고나니 흥행에 성공할 만 하더군요. 

일단 느낌은 그야말로 "블레이드+007"이라는 생각입니다. 주인공이 뱀파이어에서 늑대인간으로 설정이 바뀌었고, 007의 영국 첩보부가 로마 교황청으로 바뀌었을 뿐 두 영화에서 이미 친숙한 모든 요소들을 동원하여 영화를 끌어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흥행에서 이미 검증된 요소들만 모아 놨달까요? 더군다나 원래 특수효과가 짬뽕된 과장된 액션을 잘 뽑아내는 감독의 영화답게 액션 장면은 과장되었지만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연출되어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각종 고딕 호러의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초반에 잠깐 등장한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하이드를 비롯하여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 드라큘라와 그의 3미녀등의 캐릭터들은 설정도 확실하고 원작을 잘 구현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듭니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가 잘 표현되어 있더군요. 반 헬싱역의 휴 잭맨이나 수도사 칼 역의 데이빗 웬험, 공주역의 케이트 베킨세일, 그리고 드라큘라 역의 리처드 록스버그 모두 캐릭터에 딱 맞는 호연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의 최강 보스격인 드라큘라 백작과의 사투가 생각보다 무척 시시하다는 점과 몇몇 사소한 점의 의문을 제외한다면 킬링타임용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물로는 합격점을 충분히 줄 만 합니다. 그야말로 단순화끈 액션물로는 더말할나위 없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PS : 의문점이 몇개 생겼습니다. 중요하진 않지만..... 
  1. 늑대인간만이 드라큘라를 처치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다른 늑대인간들은 맘대로 조종할 수 있는 드라큘라가 왜 반 헬싱만 조종할 수 없었을까요? 
  2. 마지막 사투에서 드라큘라는 그냥 밖으로 날아서 도망가 버리면 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새끼들을 전부 부르던지... 
  3. 그럼 반 헬싱이 원래 대천사 가브리엘이었다는 이야기인가요?
  4. 마지막에 그 드라큘라의 소굴에서 어떻게 빠져나왔을까요?

2012/03/18

화성의 존 카터 - 버로우즈 작 / 최인학 역 : 별점 2점

존 카터 청년이 애리조나의 산골짝에서 금광을 찾고 있을 때의 일. 이상한 일이 일어나서, 카터의 몸은 어찌 된 셈인지 우주를 날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화성에 착륙하고 있었습니다.

자, 그럼 화성은 어떤 세계였을까요? 카터는 말 같은 8개의 발을 가진 괴물 짐승을 탔으며, 4개의 손을 가진 거인의 일행도 만났습니다. 그들은 녹색인이었습니다. 그밖에 붉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붉은 사람은 지구의 사람과 흡사했습니다. 여기는 싸움을 잘하는 자가 뽐내고, 항상 싸우는 것이 일인 무서운 곳이었습니다.

카터는 쾌남자였습니다. 정의를 존중하는 사나이였으며, 칼싸움의 명수로서 무서움을 모릅니다. 녹색인에게 포로가 된 붉은 사람의 아름다운 왕녀를 지키며 놀라운 활약을 거듭합니다. 여러분, 통쾌한 카터 청년을 응원해 주십시오. <책 소개에서 발췌>

최근 개봉한 블록버스터 무비 "존 카터: 바슘 전쟁의 서막"의 원작으로 유명한 작품. 영화 덕분에 정식 완역본도 출간되었지만 저는 직지 프로젝트의 아이디어 회관 문고본으로 읽었습니다. 아동 대상의 번역일 뿐 아니라 굉장히 요약되어 있어서 읽기는 좀 불편했지만(솔직히 번역은 아이디어 회관 문고본 최악 1, 2위를 다툴 듯), 뭐 일단 읽었다는 데 의미를 둘까 합니다.

내용은 다른 곳에서 접했던 대로 굉장히 전형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아니 판타지더군요. 무대만 살짝 바꿔놓으면 전형적 이세계 판타지 군웅물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해당 장르의 전형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세계로 소환된(?) 주인공과 이세계에서 가지는 특수한 능력. 그리고 이세계 종족 간의 거대한 전쟁에 휩쓸리고 그곳의 공주를 돕게 된다는 설정. 이세계의 기이한 애완동물. 음...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신비의 세계 엘하자드 TV ver."?

이러한 판타지적 전형성에 더하여 역시나 전형적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복수"를 사크족의 타르가스 대장 캐릭터를 통해 구현해 놓은 등, 흥행이 될 만한 요소는 다 들어가 있더군요. 이 정도면 히트를 치지 못하는 게 이상한 일이었겠죠.

그러나 아쉽습니다. 사실 이 작품이 출간된 시기를 감안한다면 이러한 전형의 원조라 해도 무방할 터이나, 그동안 국내에는 정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오히려 이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후대 작품들 때문에 이 작품의 참신함이나 신선함이 훼손되어 버렸으니까요. 무려 백여 년이 지난 뒤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예산의 블록버스터로 재탄생했다는 데 위안을 삼아야 하려나요? 문제는 영화 역시도 너무 늦게 제작되어 참신함이나 신선함이 없다... 라는 이유 탓에 흥행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겠지만요.

사실 정식 번역된 결과물은 훨씬 재미있고 뛰어날 테지만 저 역시도 같은 이유, 즉 새로운 부분이 거의 없을 것이기에 구태여 원전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아바타" 전에는 소개되었어야 할 것 같은데, 너무 늦은 게 아쉬울 뿐이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전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의외로 SF라는 말에 어울리는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것에서 조금 놀랐습니다. 에테르 세계관과 라듐엔진 등의 몇몇 과학장치들 등이 그러한데, 특히나 중립을 지키는 공기 정화 시스템의 아이디어는 확실히 괜찮았어요. 이 역시도 "토탈 리콜"의 원전격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2021/10/24

호러스토어 - 그래디 헨드릭스 / 신윤경 : 별점 2점

호러스토어 - 4점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신윤경 옮김/문학수첩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하이오주 쿠야호가 카운티에 위치한 대형 가구 판매점 오르스크에서 밤마다 상품의 손실 및 훼손이 일어났다. 보안 카메라로도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부지점장 베이즐은 매장 직원 에이미와 루스 앤에게 함께 밤샘 경비를 하자고 요청했다. 에이미는 추가 수당 등의 유혹에, 루스 앤은 애사심으로 밤샘 근무를 수락했고, 둘은 순찰 도중 유령을 찍기 위해 매장에 잠입해 있었던 직원 맷과 트리니티, 매장을 임시 숙소로 쓰고 있던 노숙자 칼을 만났다. 그리고 트리니티가 주도하여 촬영용 교령회를 시도했던 그들 앞에 지옥이 열리고 마는데...

끔찍했던 과거가 있었던 곳에서, 모종의 이유로 과거 사건에 연루되었던 원혼들이 되살아난다는 '저주받은 집' 계열의 호러 소설입니다. 

오르스크 매장은 과거 요시아 워스가 교도소장이었던 교도소였습니다. 요시아 워스는 '노동은 인간의 마음속 병을 깨끗하게 없어준다'며 죄수들에게 가혹한 노역을 시켰었고요. 그러다가 궁지에 몰린 뒤, 수문의 물을 끌어들여 죄수들을 수장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슬금슬금 부활의 조짐이 보이다가, 트리니티가 주도했던 교령회 덕분에 완전히 깨어나서 매장을 다시 자기가 지배하는 교도소로 만들고, 그 곳에 있었던 오르스크 매장 직원들에게 '치료'라는 명목의 고통을 준 겁니다. 다행히 에이미의 활약으로 에이미와 베이즐은 탈출하는데 성공하고요. 

이런 이야기가 별다른 은유, 상징없이 에이미 시점으로 날 것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는건 큰 장점이었습니다. 실제 눈으로 보이는 공간과 카메라로 찍는 화면이 다르다는 것에서 시작해서, 교령회 이후 칼의 몸에 빙의한 교도소장이 끔찍한 자해 후 각성하고, 매장 소품으로 꾸미기 위해 만들어 놓았지만 열릴리가 없는 문이 열려 과거 교도소 감방으로 통하게 되어 수많은 원혼들이 매장으로 몰려오는 식으로 공포를 서서히 , 그리고 화끈하게 업그레이드 시키는 전개도 몰입과 이해를 돕습니다. 

머릿 속으로 상상하기 쉽게끔 그려진 묘사들도 좋습니다. 지하 감방 쇠살문에 허연 벌레같은게 꿈틀꿈틀 기어 나오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 보니 사람 손가락이었다는 묘사처럼요. 이렇게 쉽고, 화끈하며 상상하기 쉽다는 점에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흔해빠진 좀비물이 아니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런데 책 소개에서는 직장인들의 분노와 자조, 블랙 유머를 담고 있다는데, 그런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직장인들의 분노와 자조라고 해 봤자, 본인에게도 문제가 많은 에이미 시점의 이야기 밖에는 없어요. 하지만 그녀가 낮은 박봉에 해고를 걱정하는 처지가 된 건, 80%나 합격한다는 파트장 시험에 떨어질 정도로 본인 노력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블랙 유머 역시 마찬가지고요. 에이미 시점 묘사로 경쾌하지는 한데, 웃긴다고 하기는 힘들어요. 죄수들에게 잡혀가던 루스 앤이 스스로의 눈을 뽑는 등의 고어한 묘사가 더 눈에 띄었으니까요.

또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 포장하고 있는, '이케아 매장' 패러디도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부족했습니다. 극중 소품들을 이케아 팜플렛처럼 각 챕터 서두에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고, 등장인물들 직원 평가서를 삽입하는 식으로 현실감을 살리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은 모두 전개와는 별로 상관이 없어요. 매장 점원이라는게 전개에 영향을 미치는건, '리리피프' 옷장에 갇혔던 에이미가 육각형 나사못을 조립할 때 쓰는 '마법 도구'를 사용하여 탈출하는 장면 뿐이었습니다. 애초에 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유령들이 옷장에 가두거나 의자에 묶는 등의 애매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유도 이해는 잘 안 됩니다.

아울러 매사 불평만하고 패배주의에 찌든 에이미 캐릭터도 식상했으며, 그녀가 동료들을 위해 일어선다는 전개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나마 베이즐은 그녀를 한 번 구해주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루스앤은 그녀가 해고된다고 착각했을 때 안아주었던게 전부, 트리니티와 맷은 그 정도 관계도 없는 남입니다. 목숨을 걸 이유는 전혀 없어요. 오히려 짜증나는 상사로 보였지만, 매장 매뉴얼처럼 동료와 직원을 아끼고, 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사명감에 불타는 부지점장 베이즐이 훨씬 매력적이었습니다. 불우했던 가정이었지만 본인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배경 설정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완벽한 서민 영웅인 셈이니까요. 오르스크의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벤과 트리니티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나선다는 에필로그는 정말 멋졌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쉽게 읽히는 킬링타임용 소설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딱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느낌입니다.

2014/10/21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 - 더그 라이먼 : 별점 3점

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이했다. 인류는 이에 맞서 전 세계 군대가 연합한 연합방위군(United Defence Force, UDF)을 창설했다. 그러나 방위군은 정훈장교였던 육군 소령 빌 케이지(톰 크루즈 분)는 장군의 명령으로, 훈련이나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전투에 투입되었다. 결국 미믹의 함정으로 인해 군대는 전멸하고 케이지 역시 전사했지만, 죽기 직전 자신이 죽인 미믹의 피를 뒤집어쓴 그는 작전 시작 직전으로 되돌아가게 되는데…

출장 중 비행기에서 꽤 많은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며칠간은 영화 리뷰가 쭉 이어질 것 같네요. 첫 번째작품은 가장 먼저 본 "엣지 오브 투모로우"입니다. 

 이 영화는 널리 알려진 대로 일본 라이트노벨 "All You Need Is Kill"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SF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동일한 삶을 반복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사랑의 블랙홀"과도 유사  타임 루프물입니다. 차이점이라면 "사랑의 블랙홀"은 잠들거나 하루가 지나면 리셋되는 반면, 이 작품은 죽음에 의해 리셋되는 구조이고, 나름 과학적인 설명도 덧붙여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설득력이 높다고 하기는 어렵지만요.

이렇게 삶이 리셋된다는 독특한 설정과 더불어, 전투 장면의 육중함과 리얼함도 돋보입니다. 죽음을 반복하면서 점점 자신을 단련시키는 과정도 설득력 있게 그려진 덕분입니다.
절망적인 전투 외에 도망이라는 선택지를 탐색해가는 과정의 짜임새도 좋아요. 여러가지 디테일들 덕분인데, 대표적인 예는 여주인공 리타와 함께 헬기가 있는 곳에 도착한 장면에서 "설탕은 세 개 넣지?"라는 대사를 통해 루프의 누적이 얼마나 길었는지를 실감케 만드는 장면을 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메가의 피를 뒤집어쓴 케이지가 더 과거의 시점으로 점프하여 여주인공과 다시 만나게 되는 해피엔딩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톰 크루즈의 상큼한 미소도 오랜만에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오메가라는 존재는 다소 유치하게 느껴졌고, 마지막 작전의 전개는 비약이 심했습니다. 오메가의 위치를 파악한 시점에서는 더 이상 도망칠 이유가 없었고, 리타가 오메가를 쏘는 편이 더 합리적이었을 테니까요. 게다가 오메가를 죽인 뒤 다시 리셋되었을 때,   이미 오메가가 죽은 세계가 펼쳐진다는 결말은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이전의 규칙대로라면 리셋은 되더라도 오메가가 죽은 시점이 유지되는 건 말이 안 되고, 만약 그렇게 바뀌었다면 케이지가 깨어나는 지점도 변경되어야 했겠지요.

이렇게 불만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웰메이드 SF 활극임은 분명합니다. 톰 크루즈라는 이름은 이제 톰 행크스나 브래드 피트처럼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것 같네요. 물론 가끔 실패는 하지만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2014/07/16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 앤소니 & 조 루소 : 별점 3.5점

[블루레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8점
앤소니 & 조 루소 감독, 스칼렛 요한슨 외 출연/월트디즈니

쉴드의 비밀 계획 진행 중에 닉 퓨리가 암살자에 의해 저격당해 사망했고, 캡틴 아메리카와 블랙 위도우는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이 모든 것이 하이드라의 음모라는 것을 알게 된 캡틴과 일행은 음모를 저지하기 위한 마지막 싸움에 나섰지만, 캡틴의 앞을 옛 전우 버키가 "윈터솔져"라는 이름의 암살자로 돌아와 가로막는데...

출장 비행기에서 감상한 영화입니다. 마블 히어로 무비는 거의 전편을 빼놓지 않고 찾아볼 만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통 영화 볼 시간이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네요. "아이언맨3"는 아쉽게 보지 못했지만...

여튼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어벤져스 예고편에 가까웠던 전편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잘 만든 오락 영화입니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것이 이해가 될 정도로 볼거리와 내용이 풍성했어요.

특히 단순히 선-악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조금 심도 깊은 음모가 펼쳐진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약간 스파이물 느낌도 날 정도로요. 또 로버트 레드포드라는 배우가 선보인 알렉산더 피어스라는 인물 역시 1편의 레드 스컬보다 복잡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악역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사도우미를 쏴버리는 씬은 정말 압권이었네요.

아울러 "슈퍼 히어로"라고 부르기는 조금 미흡한 능력의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윈터솔져 버키와 팰콘의 활약이 적절하게 선보인다는 점도 돋보였어요. 캡틴의 방패를 활용한 액션도 전편보다 훨씬 멋지게 구현되어 있을 뿐더러, 블랙 위도우도 마지막 승부의 순간에서 보여주는 멋진 활약이 아주 인상적이었고 윈터솔져가 펼쳐 보이는 무쌍난무도 명불허전이었거든요. 무엇보다도 최고는 팰콘! 슈트가 원작과는 다른 군용 장비라는 설정인데, 굉장히 설득력 있으면서도 화려한 액션이 아주 놀라웠어요.

물론 세세한 부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없잖아 있기는 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팰콘이 갑자기 목숨을 건 모험에 뛰어든다는 것이 잘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의 목숨을 캡틴이 구해줬었다... 정도의 설정 정도는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또 피어스 역시 로버트 레드포드라는 대배우가 맡은 역 치고는 결말이 너무 많이 시시했고, 윈터솔져를 하이드라가 정확하게 어떻게, 왜 활용했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윈터솔져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던 저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약간 재미가 반감되는 측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허나 터미네이터에게서 감정 연기를 기대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이런 영화에서 이런 세세한 부분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겠죠. 마블 히어로물의 팬이 아니더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한, 충분히 잘 만든 액션 블록버스터임에는 분명합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2025/12/12

전지적 독자 시점 (2025) - 김병우 : 별점 2점

"나 혼자만 레벨업"과 쌍벽의 인기를 누리는 판타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한국 블록버스터 판타지 영화입니다. 세계가 갑자기 '성좌'들의 관전용 무대인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이라는 소설 속 현실로 탈바꿈한 상황에서, 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가 소설 속 내용을 미리 알고 있다는 설정의 작품이지요. 미래를 미리 알고 있는 기존 회귀물, 전생물과는 약간 차별화되면서 독특한 재미를 준 설정입니다. 지난 주에 넷플릭스에 업데이트 되었길래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만 놓고 보면 그런대로 재미있습니다. 액션 판타지 장르로서 킬링 타임용으로는 무난한 편이에요. 안효섭(김독자 역), 이민호(유중혁 역) 두 주연 배우의 캐스팅도 잘 어울립니다. 두 사람의 호흡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잘 알겠더라고요. 단점이 뚜렷하게 느껴졌거든요. 우선 CG가 전반적으로 부족합니다. 게임 동영상이나 철지난 중국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해서 몰입을 방해하는데, 그 중에서도 절정부인 최종 화룡과의 결전 장면이 가장 실망스럽습니다. 몬스터들의 디자인 역시 현실감 없이 게임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라 위협감도, 설득력도 떨어지고요.
액션도 특별히 합이 잘 맞는다던가, 서로의 특성을 살려 위기를 극복하는 식으로 그려져 있지 못합니다. 유중호의 이기어검술(?) 등 여러 스킬들은 모두 중국 무협 영화 그대로라서 새로움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야기 구성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야기 전개는 퀘스트를 수행하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단순한 게임 스타일로, 이를 극복하면서 나오는 반전이나 복선은 거의 없습니다. 김독자가 소설 내용을 알고 있다는게 별로 효과적으로 사용되지도 않고요. 오히려 금호역에서 천인호를 쫓다가 결계에 갇혀 죽기 직전, 갑자기 난입한 이지혜가 구해주는 식으로 우연과 운에 의지한 전개를 보이는 설정 구멍만 더 크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화룡과의 결전에서 유중호가 죽는 장면도 뜬금없습니다. 유중호가 죽은 것 외에는 김독자의 작전대로 흘러간 건데, 마치 세상이 무너진 듯 실망하고 감정선을 무겁게 끌고 가는 건 납득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 추가 아이템을 얻어 칼을 완성해서 화룡을 물리치는데, 그럼 그 전의 작전은 어쩔 셈이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여러모로 이야기의 완성도가 부족합니다.

부족한건 이야기 완성도 뿐만이 아닙니다.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현재 상황이 어떤 구조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설명이 부족합니다. '성좌'의 무대라는 전제는 나오지만, 코인, 아이템, 스킬 같은 기본 설정조차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익숙한 게임적인 설정이라서 그냥 넘어갔다면, 이 영화를 과연 대중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원작과 다른 설정도 문제입니다. 특히 김독자와 작가가 일종의 '게임'을 하는 듯한 설정은 최악입니다. 작가가 이야기에 개입할 수 있다면, 김독자의 전능한 예지 능력도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절대로 손을 대서는 안되는 부분이었어요. 여성 캐릭터들도 제대로 묘사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여성 인물들이 캐릭터성을 갖지 못한 뻔한 설정인데다가, 이지혜는 왜 등장했는지조차 불분명할 정도입니다. 연기도 어색한 부분이 많고요.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출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길영이가 코피를 쏟으며 사마귀를 조종하고, 그 장면을 본 이현성이 각성하는 장면은 지나치게 전형적이고 유치합니다. 

결론적으로 킬링 타임용으로는 그럭저럭 볼 만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원작의 팬이라면 실망할 수 있고, 원작을 모른다면 초반 설정부터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CG 퀄리티, 각색 방향, 연출 등 여러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추천하기는 어렵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2010/07/26

A-특공대 (2010) - 조 카나한 : 별점 2점


간만에 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입니다. 이글루스에서는 "재미있는데 흥행이 시원치 않아 아쉽다"는 의견이 많아서 꽤 기대하고 봤습니다. 과거 TV 시리즈 원작의 팬이기도 했고 말이죠.

그런데 세간의 평과는 다르게 저는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판 제작자들이 원작의 매력 포인트를 잘못 이해한 것 같아요. 작전을 총괄하는 브레인 리더 한니발과 얼굴과 말빨을 담당하는 뺀찔뺀질한 멋쟁이, 파워를 담당하는 BA, 그리고 개그메이커 정신병자 머독이라는 원작 시리즈는 하나의 팀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파티 조합을 선보였는데, 영화에서는 각자의 특성과 매력도 부족하고 각색도 심한 탓입니다. 멋쟁이가 팀의 차세대 리더로 부각되며 브레인은 물론 액션까지 담당한다던가, BA가 별로 강해보이지 않는다던가, 머독이 별로 미친것 같지 않고 특유의 BA 조롱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던가 하는 부분 모두가 감점 요소였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는 A 특공대가 아니라 '멋쟁이와 멋진 친구들' 같아 보였달까요? 이래서야 파티 플레이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각자 솔플하면 되지....

그나마 액션이라도 화려하고 멋있었다면 몰랐겠짐나, 스케일은 분명 큰데 그다지 눈이 즐겁지도 않았습니다. 마지막 멋쟁이의 허술해 빠진 작전 역시 많은 시간을 할애할만큼 정교하지 않아서 실망이 컸습니다.

워낙 어린 시절에 원작을 보았고 때문에 기억속에서 미화가 많이 되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작과 비교한다면 덩치만 큰 뻔하디 뻔한 헐리우드 액션물이었어요. 이래서야 흥행에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것도 당연하겠죠. 별점은 2점입니다.

2015/07/21

쥬라기 월드 - 콜린 트레보로우 : 별점 2.5점

딸아이 유치원에서 여름 캠프를 한다기에 정말 오랫만에 낮에 시간이 남아 와이프하고 둘이서 감상한 영화. 둘이서 데이트 할 때 추억을 떠올리며 보았습니다. 본지는 2주도 넘었는데 리뷰가 늦어졌네요.

영화는 뭐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크리처물 속성이지만, 테마 파크를 덮치는 일종의 자연재해라는 점에서 재난 영화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여튼, 숨쉴 틈 없이 위기가 연속되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전작을 많이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 1편을 인상깊게 감상했던 90년대 학번으로 더욱 즐길거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허나 이야기 전개가 깔끔하거나 합리적인 건 아닙니다. 아무리 조카들을 구해야만 한다고 해도 여성 행정요원이 공룡 공원으로 뛰어들어간다는 것부터 말이 안되니까요. 그 와중에 죽어가는 공룡을 보고 측은지심을 발동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고, 악당놈은 렉터를 풀어서 뭘 어쩌려 했는지도 모르겠고, 주인공 꼬마 가족의 이혼 이야기는 완전 곁가지고요. 무엇보다도 마지막 장면, 티라노가 적 공룡을 제압하고 얌전히 돌아간다는 건 황당무계의 극치였습니다. 이럴 거면 진작에 풀어서 괴수 대결전을 성사시키는 게 훨씬 피해가 적었을 거잖아요. 사장도 안 죽었을 테고.

그래도 여름의 킬링타임 무비로는 손색없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런 영화에서 스토리의 합리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겠죠. 큰 화면으로 생생한 공룡을 즐긴 것으로도 본전은 충분히 뽑은 느낌이에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그런대로 착한 포지션인 인도인 재벌 총수가 직접 헬기를 몰고 나갔다가 죽는 장면과 상황실 주요 요원이 인도인이라는 점에서 노골적인 인도 시장 노림수가 느껴졌습니다. 대단하다 인도!

2013/07/16

멸종 - 로버트 J.소여 / 김상훈 : 별점 2.5점

멸종 - 6점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오멜라스(웅진)

서기 2013년, 물리학자 칭-메이 황이 타임머신 개발에 성공했다. 두 명의 캐나다인 고생물학자 브랜디와 클릭스는 타임머신을 타고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로 떠났다. 공룡 멸종의 이유를 찾기 위해서였다. 타임머신은 목표했던 시기에 안전하게 도착했고, 브랜디와 클릭스는 지구의 중력이 현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 공룡의 몸집이 그토록 거대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가벼운 중력 덕분이었다.

이후 그들은 점액질과 같은 기이한 생명체와 조우하고, 일련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의 정체가 화성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니다. 클릭스는 예기된 멸종에 대비하여 이들을 현재로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브랜디는 조사 도중 화성인들이 사실은 호전적인 바이러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목격하여 이에 반대하는데....

로버트 J. 소여의 SF 소설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 멸망 시기로 이동한 두 명의 고생물학자가, 화성에서 온 바이러스 형태의 지적 생명체와 조우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요. 긍정적인 평이 많았기에 기대를 품고 읽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아쉬웠습니다. 기본 설정부터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졌고, 이야기 전개도 전형적인 일본 망가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분위기였던 탓입니다.

가령, 거의 달 착륙에 맞먹는 수준의 프로젝트임에도 예산 문제 등으로 너무 소규모로 묘사되는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단 두 명의 시간 여행자가 모두 고생물학자이며, 그것도 서로 연적 관계라는 설정부터 설득력이 부족했습니다. 당연히 군인이나 생존 전문가, 엔지니어 같은 인물 한 명쯤은 포함됐어야 했습니다.

화성 바이러스들이 중력을 조절하여 자신들이 살아가기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공룡을 병기로 진화시켰다는 설정도 그다지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클리셰였어요.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들이 군체 형태로 하나의 생명체처럼 행동한다는 설정 역시 참신하다고 보기 어려웠고요.

무엇보다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정말 어처구니없었습니다. 생체병기임이 분명한 중력 조절 위성에, 미래의 지구산 무전기를 통해 해제 코드를 보내 위성을 추락시킨다? 솔직히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외계인 비행체를 지구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감염시킨다는 설정 수준의 유치하고 안이한 전개였습니다. 그걸 실행하는 장치가 도시바 팜탑이라는 묘사 부분에 이르르면, 일본 SF 만화의 영향력이 짙게 느껴져 더더욱 몰입하기 힘들어졌고요.

또한, 또 다른 미래의 브랜든 섀커리가 등장해 기묘한 일기를 통해 타임 패러독스를 정리하려다가, 이 모든 것이 절대자(창조주)의 의지로 귀결되는 결말도 SF적인 매력을 반감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나비효과"보다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생각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룡 멸종 원인에 대해 대담한 가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 하나 만큼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공룡의 거대한 체격과 그에 비해 다공질의 뼈 구조, 익룡이 빈약한 날개를 가졌음에도 비행이 가능했던 이유 모두가 당시 지구의 중력이 지금보다 작았기 때문이라는 가정은 매우 흥미롭고 설득력 있었던 덕분입니다. 디테일한 설명에서도 작가가 공룡에 대해 상당한 연구를 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위기 순간, 중력 조절 위성이 기능을 멈춘 뒤 공룡들이 중력에 눌려 하나둘씩 쓰러지는 장면은 상당히 강렬했고, 영상으로 표현되었다면 굉장한 장면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SF 영화 같은 구성으로, 소개만큼의 걸작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영화였다면 훨씬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야기의 흥미나 속도감은 충분하기에, 더운 여름날 가볍게 읽을 만한 오락용 SF 소설로는 추천드릴 만합니다.

2014/10/24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2014) - 마이클 베이 : 별점 3점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정부의 한 조직에서 오토봇과 디셉티콘 구분 없이 모든 외계 로봇을 말살하려는 작전을 시작했다. 작전에 휘말려 큰 상처를 입은 옵티머스 프라임은 고물차로 변장해 몸을 숨겼고, 우연히 이 고물차를 구입한 가난뱅이 발명가 케이드 예거는 딸, 친구 등과 함께 정부와 또 다른 외계 로봇 락다운, 오토봇, 그리고 지구인이 개발한 트랜스포머 갈바트론과 스팅어 군단의 거대한 전투에 휩쓸리는데...

역시나 출장 때 본 영화입니다. 이전에 봤던 것들은 전부 갈 때고 이제부터 소개하는 영화들은 모두 올 때 봤습니다.

사실 이전 시리즈가 갈수록 별로여서 큰 기대는 없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대박이더군요! SF 액션 블록버스터로는 그야말로 왕도격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전개는 딱히 대단하진 않지만, 오토봇도 디셉티콘처럼 외계인이니 말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부 관료가 악당이라는 아이디어는 꽤 괜찮았습니다. 외계인의 사체(?)를 가지고 자체 제작 로봇을 만들려는 기업인 조슈아 조이스가 엮이는 등의 복잡한 이야기를 길지만 한 편의 영화로 밀도 있게 녹여낸 솜씨도 전성기 시절의 마이클 베이를 떠오르게 만들었고요.

무엇보다도 액션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입니다. 로봇들의 격투는 물론, 주인공 일행도 예비사위의 카 체이스, 마크 월버그의 맨손 격투 및 최종전에서의 난입 활약 등으로 로봇들에 못지않은 비중으로 다양한 액션을 소화해 주어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마크 월버그가 나와서 뭘 하려나 했는데 이렇게까지 활약해 줄지는 정말 몰랐네요.
제목에 걸맞게 드리프트, 하운드 등의 새로운 로봇들도 볼거리인데, 단지 눈요기에 그치지 않고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며 마지막에 옵티머스가 깨우는 다이노봇들은 정말 압권이에요.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멋진 장면들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단점이라면 외계인 협력자인 락다운의 역할이 무엇인지 좀 애매하다는 점, 그리고 조슈아가 너무 쉽게 개과천선한다는 점이 있는데 작품에 큰 흠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조슈아가 우리 편으로 돌아선 뒤에 보여주는 깨알 같은 유머와 잔재미를 생각한다면 점수를 더 줄 수도 있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 A급 오락영화로 스트레스와 짜증을 날려버리는 오락영화 기존의 가치에 충실한, 그야말로 마이클 베이다운 영화입니다.

2009/05/31

페르마의 밀실 (Permat’s Room, 2007) - 루이스 피에드라이타, 로드리고 소페나 : 별점 2점

수열에 대한 수수께끼를 맞추라는 도전적인 편지를 받은 주인공이 수수께끼를 풀자, 페르마라 자칭하는 인물이 초대장을 보내왔다. 주인공 파스칼을 비롯해서 올리바, 힐버트, 갈루아라는 수학자들 이름의 닉네임을 사용하는 네 명이 초대받았다. 그러나 주최자인 페르마는 급한 일로 자리를 비우고, 4명의 손님들은 곧이어 자신들이 머무는 방안에 "감금" 되었다는 것과, 방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방의 움직임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PDA로 전해져오는 문제를 시간내에 푸는 방법 뿐...

스페인산 추리-스릴러 영화입니다. 일련의 인물들이 방에 갇힌채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이야기는 "큐브"에서 이미 써먹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비한다면 "큐브"는 액션 SF 블록버스터로 보일 정도입니다. 등장인물도 줄거리처럼 주인공급 4명과 페르마라는 인물 5명, 세트도 갇혀있는 방 하나 뿐인, 그야말로 소품 중의 소품이기 때문입니다. 분량도 1시간 30여분이 안될 정도로 짤막하고요.

이야기는 수수께끼 문제들을 푸는 과정, 그리고 페르마라는 인물이 왜 우리들 (수학자들)을 여기에 가두었는가? 를 추리하는게 핵심으로, 가장 중요한 수수께끼 문제 풀이는 모두 7개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문제들이 수학자들을 불러모아 목숨을 건 내기를 하는 것 치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간단한 논리 퍼즐이라 썩 흥미를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인터넷을 뒤지면 문제와 해답이 다 나오니 두가지만 적을께요)

불투명 상자 3개에는 안에 사탕이 들어있다. 한개는 박하 사탕, 또 한개는 아니스 사탕, 마지막 상자는 두개를 섞은 혼합상자.
상자에는 각각 라벨이 붙어있는데 내용물과 동일한 라벨이 붙어있는 상자는 하나도 없다.
상자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 몇번 확인해 봐야 하나?

 

영화 초반에 나오는 수학자들을 가려 뽑는 수열 관련 문제.
아래 수열은 어떤 원리로 이루어진 수열인가?
4 - 5 - 2 - 3 - 9 - 8 - 6 - 7 - 1

(이건 제 나름대로 '로컬라이징' 한 것입니다^^)

문제의 수준을 떠나, 더 큰 단점은 이 문제들이 당쵀 영화와 맞물리는 점이 없어서 "전개가 긴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졸립기까지 할 정도로 말이죠. 문제를 풀어나가도 별다른 단계의 변화가 없다는 점 - 단지 방을 작게 만드는 벽의 이동이 멈출 뿐입니다 - 탓입니다. 큐브처럼 공간의 이동(방의 이동) 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기껏 문제를 풀어봤자 바뀌는게 하나도 없으니, 문제는 그냥 문제로서만 존재할 뿐입니다. 최소한 탈출 방법에 대한 실마리라도 던져줘야 이야기가 진행이 될거 아닙니까. 이럴러면 차라리 퀴즈모음집을 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수학자들의 탈출을 위한 발버둥 역시 중반부에 이미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스릴과 서스펜스도 느끼기 어렵습니다. 죽을게 예상됨에도 허튼소리나 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이게 유럽식인가.... 하는 의문마저 생길 정도로 지루했고요.

그나마 막판에 급박하게 전개되는 "페르마"의 정체는? 목적은? 이라는 이야기가 그런대로 재미있어서 다행이기는 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 역시 올리바나 갈루아 같은 등장인물들의 고백을 통해 급작스럽게 추리가 시작된다는 등의 전개상의 문제와 더불어, 애시당초 등장인물이 너무 극소수라 썩 잘 만든 미스터리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나마도 없었더라면 도저히 지루함을 참을 수 없었을 겁니다.

장점은 소소할 뿐 , 지루하고 큰 재미도 없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2014/10/28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2014) - 마크 웹 : 별점 2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 초회 한정판 (2disc) - 4점
마크 웹 감독, 제이미 폭스 외 출연/소니픽쳐스

출장 중 본 영화의 마지막 리뷰. 샘 레이미의 3부작 "스파이더맨"에서 리부트 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리부트 1탄인 전작을 감상하지 않았었는데, 이 작품을 보니 저는 영화의 대상 연령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일단 주인공들이 지나치게 어리게 설정되어 감정이입이 어려웠습니다. 단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틴에이저처럼 묘사되는데, "스파이더맨"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청춘 영화를 감상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캐릭터 형성이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덕분에 성격 묘사가 너무 피상적인 것은 아쉬웠습니다. 영웅으로서의 스파이더맨과 궁상덩어리인 자신과의 괴리감에 몸부림치던 피터 파커의 모습이 잘 그려졌던 샘 레이미 시리즈에 비하면, 이번 작품 속 캐릭터들은 애들에 불과해 보인 탓입니다. 피터 파커와 그웬 스테이시는 사랑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전형적인 10대의 모습이고, 해리 오스본은 왕따 기분을 느끼는 철부지, 심지어는 악역이자 '어른'인 일렉트로마저도 누군가 관심만 가져주면 좋은 관심병 환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배우들도 스파이더맨에 잘 어울린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피터 파커와 그웬 스테이시는 너무나도 상큼한 청춘이라 고민 하나 없을 것 같은 비주얼을 뽐내며, 해리 오스본은 전성기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에드워드 펄롱을 연상케 하는 꽃미남이라 심각한 몸 상태나 고민 따위는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스파이더맨"이 아니라 "비버리 힐즈 90210"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일렉트로가 흑인이라는 것도 도발적인 캐스팅에 비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 얻은 게 많지 않아 보였고요.

전개도 별로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일렉트로 정도만 등장했더라면 깔끔했을 텐데, 해리 오스본(그린 고블린 2)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시니스터 식스를 등장시키기 위한 제작사의 장삿속 말고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였습니다. 또, 일견 강력해 보였던 일렉트로의 최후도 어처구니없더군요. 전기를 왜 받아들이고만 있죠? 쏠 줄도 아는데 들어오는 대로 내뱉으면 그만이지요... 해리가 그웬을 죽인다는 마지막 장면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애들 투정의 정점이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여러분의 친구 스파이더맨"의 유쾌함은 잘 살아 있고, 헐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로서의 볼거리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취향이나 분위기가 너무 어린 탓에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가 최고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궁상맨 스파이더 캐릭터라든가 친구였지만 원수가 되는 피터–해리의 관계는 훨씬 잘 그려내었다고 생각되네요. 배우들도 더 나았던 것 같고요. 흥행에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데, 사람들 생각은 역시 다 비슷한가 봅니다.

2006/10/30

블루 타워 - 이시다 이라 / 권남희 : 별점 1.5점

블루 타워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문이당

21세기 신주쿠에 살고 있는 말기 암 환자 '세노 슈지'는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이 극심해진 어느 날, 자신이 200년 후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황마"로 인해 인류의 90퍼센트가 사망한 23세기의 '세노 슈'라는 인물이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23세기의 그 땅은 살아남은 10퍼센트의 사람들이 지상에서 도망쳐 거대한 '블루 타워' 안에 모여 사는 세계였다. 세노 슈는 타워의 지도층으로 그는 자신이 빙의(?)한 몸의 권력을 이용하여 타워의 차별철폐와 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제법 유명한 작가인 것 같은데 읽은 적은 처음인 이시다 이라의 2004년 작품입니다. SF 스타일이긴 하지만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고 비논리적인 부분이 많아 환타지 성향에 가까운 작품이더군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솔직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바이러스에 의해 세상이 피폐해지고 여러 게릴라와 세력이 기득권을 놓고 싸우는 전개는 "에덴", 타워의 층에 의해 신분이 결정되어지고 땅에 사는 인간들이 가장 하위층이라는 개념은 "총몽", 멸망한 미래에서 거대 타워가 하나의 도시가 된다는 개념은 "강철도시"나 "불새" 등으로 이미 잘 알려진 것들로 신선함이 떨어지는 것들 뿐인 탓입니다.

때문에 전개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전개 역시 만화와 다름 없이 뻔하고 식상해서 전혀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일단 어린 나이의 해방동맹 전사나 하층 계급이지만 주인공을 도와주는 여성 캐릭터, 전설의 용병으로 주인공의 보디가드를 맡은 캐릭터 등 모든 등장인물부터가 너무 뻔합니다. 그나마 주인공이 일종의 빙의(?)를 통해 두개의 세계를 오간다는 설정만 약간 특이하지만 이 중요한 설정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전무해서 단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너무 글을 쉽게 쓴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에요. 물론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이라는 설명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말도 안돼는 이유죠. 그나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설명만 나름의 자료조사가 바탕이 된 듯 그런대로 치밀할 뿐입니다.
정통 SF를 표방한 작품은 아니기에 이러한 비방이 옳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소설가라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전개는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옮긴이의 말을 인용하자면 "SF소설이라고는 하지만, '황당무계한 공상 과학'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소설...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이다." 라는데 저에게는 "황당무계한 공상 과학"의 전형이었고 한 편의 유사한 만화를 읽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니 차라리 만화 되었더라면 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지 모르겠네요. 소설로 읽기에는 싼티가 물씬 나는 애매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말미의 어설픈 해피엔딩도 불만스러웠고요.

저도 일본 추리 계열 작품은 좋아하지만 왠지 전체적으로 가볍다.. 라고 느껴지는 편이었는데 다른 쟝르물을 읽으니 그러한 느낌이 더더욱 커지네요. 작가의 팬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 하겠지만 저에게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덴" 쪽이 비스무레한 세계관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보여집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2010/09/01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 마이크 뉴웰 : 별점 2점


페르시아의 왕자 다스탄은 알라무트 왕국을 점령하는데 큰 공을 세웠지만, 왕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되었다. 알라무트의 공주 타미나와 함께 도주하던 다스탄은 타미나를 통해 '시간의 모래'에 대해 듣고, 알라무트 정복에서 시작된 모든 사건의 진실을 깨닫는데...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의 실사 영화입니다. 무려 1억불이 넘는 제작비를 들였다고 하죠. 그러나 한마디로 별로더군요. 흥행도 실패해서 제작비도 못 건졌다고 하니 저만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보네요.

일단 허술한 이야기가 너무 거슬립니다. 연기파 배우 벤 킹슬리가 맡은 악역 니잠은 다스탄과 대적할만한 무예도 갖추고 있지 못하고, 대단한 지략을 보이거나 부하가 많은 것도 아닌, 우리나라 사극의 간사한 노인 악역 정도밖에는 안되는 인물이라 별로 긴장감을 가져다 주지 못합니다.
게다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의 모래'를 이용한 니잠의 왕위 찬탈 작전은 니잠 스스로가 왕과 왕자를 모두 죽여버리기 때문에 필요가 없어져 버립니다. 이래서야 이야기가 성립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마지막의 너무나 뜬금없는 해피엔딩은 최근 본 영화 중에서도 최악이었어요. 작가가 시나리오를 발로 쓴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말이죠. 차라리 세계가 멸망하는 걸로 끝내던가.

그리고 초반부의 전쟁 장면 잠깐을 제외하면 막대한 제작비를 어디다 썼는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일부 세트를 제외하면 대단한 CG나 방대한 규모의 인원이 동원된 것도 아닌데 돈을 어디다 쓴걸까요? "실미도" 이후 제작비 지출ㅍ내역이 궁금한 영화는 정말이지 오랫만이네요. 감독부터가 블록버스터에 별 소질이 없어보이는 마이크 뉴웰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겠지만요...
게임의 팬으로서 기대가 컸던 아크로바틱 액션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마이크 뉴웰 감독의 장기라 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러브라인의 표현 말고는 건질게 없었어요.

그래서 별점은 2점. 작품 자체만 놓고 본다면 적절한 수준의 오락거리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별로였습니다.

2013/10/25

화이트아웃 - 와카마츠 세츠로 (2000) : 별점 2점

화이트아웃(1disc) - 4점
/에스엠픽쳐스(비트윈)

하기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 최대인 오쿠도와 댐의 안전관리요원 토가시는 조난자 구조 중 죽은 동료 요시오카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런데 요시오카의 약혼녀 치아키가 댐을 방문한 날, 테러조직 아카이츠키 (赤月)가 댐을 점거했다. 직원들을 인질로 잡은 조직은 50억 엔의 돈을 요구했다. 우연히 외부로 나갔던 덕분에 홀로 인질이 되지 않은 토가시는 눈보라로 인하여 댐으로의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테러조직과 맞서는데...

심포 유이치의 대히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 2000년 작품으로 그간 읽었던 작가의 소품 느낌의 작품과는 전혀 다른, 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스릴러물입니다.

이 작품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테러리스트들과 맞선다는 내용은 "다이하드"로 익숙한, 굉장히 많이 반복된 주제입니다. 때문에 뻔한 설정을 다르게 포장해야 하는데 보통 무대 배경과 주인공 설정에 변화를 주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대는 "눈으로 둘러싸인 요새와 같은 일본 최대의 댐"이며 주인공 토가시는 눈 덮인 산에서의 등산 및 구조 활동으로 단련된 산사나이이자 댐 관리요원으로, 댐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하게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현직 경찰이나 그린베레 출신의 요리사보다 현실적이고, 단지 특이한 포장용 설정도 아닙니다. 토가시의 능력은 중반까지 꽤 효과적으로 사용되거든요. 특히나 토가시가 테러리스트들이 댐을 폐쇄하자, 파이프의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이용하여 탈출을 감행하는 장면이 백미입니다. 파이프 수위가 낮아지는 것을 간파한 지식과 더불어 댐 곳곳에 숨겨진 아이템 (산소마스크, 탈출 후 불을 붙여 동사를 방지하려는 목적의 폐지와 라이터)을 이용하는 모습이 굉장히 설득력 있고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테러범과 맞서며 처음으로 총을 쏠 때의 어설프고 겁에 질린 모습도 그럴듯했고 말이죠.

서장이 댐이 방류하는 물소리가 나지 않는 부분에서 범인의 작전을 깨닫는 장면, 범인인 우츠미의 트릭, 즉 댐 안에 있는 테러조직과 멀리 떨어진 경찰 사이를 아무도 모르게 제3의 장소에 숨어서 중계하며 완벽하게 조종하고 탈출구까지 마련해 놓는다는 트릭도 아주 괜찮았습니다. 대히트 소설을 원작으로 한 풍모가 느껴졌달까요? 마지막에 밝혀지는, 요시오카가 죽어가면서까지 구한 조난자가 테러범이었다는 깜짝 반전도 좋은 아이디어였다습니다.

그러나 기발했던 토가시의 1차 탈출 이후에는 급격히 망가지는 단점이 너무 큽니다. 일단은 토가시가 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실패한 탓이 큽니다. 친구의 죽음 때문에 자책하고 "꼭 돌아가기로 약속했다" 하더라도 죽을 가능성이 높은 사지에 별다른 준비 없이 돌아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테러리스트 몇 명 죽였다고 슈퍼 히어로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덧붙이자면 토가시가 돌아갈 결심을 하는 장면의 신파조 넘치는 연출은 손발이 오글거릴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면 괜찮았을 텐데 마지막 장면은 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 황당합니다. 스노우모빌 한 대가 터졌다고 눈사태가 딱 맞게 일어나는 것도 우습지만, 눈에 뒤덮여 추락한 헬기에서 테러조직의 리더 우츠키가 살아남아 토가시와 1:1 맨손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제가 본 영화 역대 워스트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외에도 테러 조직의 일원 한 명의 복잡한 과거사와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는 경찰들의 모습도 내용과 별로 어울리지 않았으며, 고작 10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낡은 감을 주는 것도 옥의 티입니다. 영상과 음악, 테러리스트 두목은 낮은 목소리로 음침하게 웃고, 테러리스트들은 짧은 대사를 독특한 억양의 하이톤으로 말하는 식의 진부한 연기도 짜증나는 점이었고요. 그리고 마츠시마 나나코가 연기한 히로인은 예쁘기는 했지만, 도대체 왜 등장했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최종 별점은 2점. 잘 만든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이래저래 애매한 부분이 많이 보이기에 감점합니다.

덧붙이자면 작가인 신포 유이치가 직접 각본을 썼다고 하는데 좀 더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집중하였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영화에 어울리는 장면이니까 이런 건 꼭 넣어야지! 라고 생각했겠지만 쓸데없는 전투와 액션으로 러닝타임이 소모된 감이 너무 큽니다. 훨씬 잘 만들 수 있는 영화로 보이는데 이래저래 아쉽군요. 원작이나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2024/03/13

아쿠아맨 (2018) - 제임스 완 : 별점 2.5점

얼마전 개봉했던 2편이 아닌 5년 전 개봉했던 1편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했습니다.

시간 떼우기에는 좋더군요. 왜 메라가 옴의 계획을 반대하며 아서를 찾아와서 그를 왕으로 만들려고 하는지, 왜 옴이 지상을 적대시하며 오션 마스터가 되려 하는지 등 상세한 설명보다는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에 집중한 덕분입니다.
액션도 합이 잘 맞추어져 있으면서도, 아쿠아맨의 강함과 메라의 능력이 잘 조화되어 있습니다. 시실리에서 블랙 만타 일당과 벌이는 거리 액션이 특히 눈에 들어왔어요. 환한 햇살 아래 펼쳐지는 슈퍼 히어로 무쌍을 보는건 정말 오랫만이지 싶더라고요. 해저에서 펼쳐지는 액션도 꽤 신선했어요.
배우들도 적역이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제이슨 모모아는 비쥬얼부터가 강함, 능력을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었고, 마초적이면서도 아주 가끔은 영리하고 섬세한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엠버 허드의 메라는 비쥬얼로는 완벽에 가까왔고요. 덕분에 없던 설명(메라가 아서를 돕는 이유 등)도 왠지 설득되어 버리는 마법이 생기네요. 니콜 키드먼, 윌리엄 데포우, 돌프 룬드그렌! 등 유명 배우들의 출연도 반가왔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스토리의 개연성, 설명은 지극히 부족하지만, 블랙 만타의 탄생과 아쿠아맨에게 원한을 품는 과정도 꽤 설득력있게 그려져서 긴장감을 안겨줍니다. '아틀란의 삼지창'을 찾는 과정에서 '병 속에 지도가 있다'라는 말을 활용한 암호 트릭은 꽤 재미있는 설정이었고요.

한마디로 돈을 제대로 써서 만든, 킬링타임용 슈피 히어로 블록버스터의 교과서같은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이 영화를 보니 "블랙 아담"이 더 아깝네요. 이상한 설정을 집어넣지 말고 블랙 아담의 강함과 파괴에 집중했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