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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2

태극기 휘날리며 - 강제규

 


드디어 봤습니다. 정말 대단한 흥행을 하고 있어서 3주동안 계속 예매까지 매진이라 보지도 못했는데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종인이형 덕분에 보게 되었습니다. (종인이형 고마워!)

다들 알고계실 스토리는 생략하고요, 일단 이 영화는 고생해서, 돈들여서 찍은 티가 팍팍나는 영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때깔에 어울리게 6.25 라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좌-우 어느쪽에도 걸치지 않고, 단순히 이념 때문에 죽어나가며 광기어린 살인마로 돌변하는 주인공들과 그 희생양들을 그린 각본도 굉장히 좋습니다, 한마디로 “Well-Made”영화입니다.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중에서 이만한 각본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은 처음인 것 같네요. 역시 시나리오 작가 출신인 강제규 감독 답습니다.

캐스팅도 완벽합니다. 요새 “연기파” 배우로 변해가는 장동건의 연기야 기본은 먹어준다고 해도 원빈의 연기가 의외로 뛰어나더군요. 더군다나 둘다 “꽃미남” 계보라서 그런지 형제라는 설정도 별로 어설프지 않고요. 조연들 (기억나는 건 공형진 뿐이지만…)의 연기도 평균이상은 다들 해 주고 있습니다. 우정출연이라는 최민식, 김수로도 기억에 남고요.

특히 감동과 눈물의 폭풍! 마지막의 감동의 도가니탕(^^)에서는 저도 눈물을 찔끔 흘렸을 만큼 감동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늙은 진석의 모습과 진석이 형의 유골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은 좀 사족이라 생각되었고 몇몇 CG가 튀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별로 흠 잡을데 없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이런 블록버스터가 나와주는군요. 한마디로 흥행할 만한 영화가 흥행한다는 생각입니다.

딴지일보의 모 기자는 이 영화에 중간점수를 주며 기존의 전쟁영화의 룰을 답습하며 기존 헐리우드 영화와 비스무레 하다고 했는데 저는 6.25의 특수성, 즉 같은 동포들끼리 별다른 이유없이 살육하는 비참함과 이념의 허무함을 잘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도 꽤 많은 스크린으로 개봉한다는 뉴스를 어디선가 보았는데 히트쳤으면 좋겠네요.

요사이 “빨갱이”운운 하는 보수 우익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더군요. 저도 중학교때까지 “때려잡자 공산당” 포스터를 그리고 표어를 만들었던 세대인데 (평화의 댐 성금까지 냈답니다. 젠장…) 결국 우리는 다 형제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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