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의 맛있는 유혹 - 루트 봄보쉬 지음, 안영란 옮김/디자인하우스 |
18세기의 법학 박사이자, 종교 철학자이자, 사제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프리메이슨 결사 단원이자, 연극배우였고 사기꾼이면서도 도박꾼이었고, 사업가였으며 비밀 외교관이었던 희대의 바람둥이 지아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 슈발리에 드 생갈의 일대기입니다.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18개의 토막으로 쪼개어서 그의 족적과 활동을 설명하고 있는데 특이한 점이라면, 각 단락의 말미에 그 단락에서의 주요한 소재로 쓰였던 요리 설명과 레시피를 수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무한한 정력(6번?)을 과시해야 만 했던 한 시기를 서술한 단락 말미에는 최음제의 용도로 쓰인 계란샐러드의 조리법을, 카사노바가 베니스의 감옥에서 탈옥하는 편에서는 탈출을 위해 도구를 숨겼었다는 마카로니의 조리법을 수록하고 있는 식이죠. 이렇게 요리들이 이야기속에서 억지스럽게 등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초 같은 역할을 수행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사노바라는, 바람둥이로만 알고 있었던 인물의 숨겨진,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보는 재미와 더불어 200여년 전 당시의 유럽의 사회환경에 대한 부연 설명, 물론 아름다운 여인들의 묘사와 사랑이야기도 재미 면에서는 빠지지 않고요.
아울러 상세한 자료조사에 따른 당시 요리들의 설명과 레시피들도 상당한 볼거리이며, 디자인 하우스에서 출간된 책 답게 실려있는 도판들의 수준도 우수하며 (비록 흑백이지만요) 디자인도 깔끔합니다. 200여 페이지의 부담없는 분량으로 쉬엄쉬엄 읽기에 적합한 것도 큰 장점이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딱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요리들이 조리 가능한 레시피를 실어 놓았다고는 하지만 집에서 하기에는 약간 부담스러운 것 정도? 최음제라는 계란 샐러드는 무리일지라도 “사랑”을 위한 연회에 적합하다는 샴페인 펀치 정도는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조리법 : 재료는 럼 1/2 병, 뜨거운 물 1리터, 레몬 2개, 설탕 1컵, 샴페인 1병을 준비하여 레몬은 즙을 내고 커다란 통에 다른 모든 재료를 섞어 함께 넣는다. 단 샴페인은 맨 나중에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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