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 딕 프란시스 지음/미래향문화 |
일본에서 근무했던 영국 대사관 피터 다윈은 본국으로 발령을 받아 귀국하던 와중에 재회한 옛 친구를 통해 노부부 비키와 그렉을 소개받고, 이런저런 인연으로 영국의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비키의 딸 결혼식을 위한 귀향에 동행하게 된다. 사실 글로스터셔라는 이 시골마을은 사실 피터의 고향이라 휴가겸 해서 따라 나선 것.
글로스터셔에서 비키의 딸인 벨린다와 약혼자 켄을 만나는데, 유능한 수의사인 켄이 돌보던 말이 연달아 죽고 급기야는 병원까지 불에 타는 등의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피터는 사건들이 과거 자신이 알고 있는 인물들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 사건에 뛰어들게 되는데...
경마소재 추리소설로 일가를 이룬 딕 프란시스의 장편.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은 외교관이지만 수의사가 돌보던 경주마와 경마를 둘러싼 사건이 벌어지는 전형적인 "경마" 추리소설입니다. 초반부에 우연찮게 만난 노부부와 엮이게 되는 부분부터, 연관성 없어 보이는 여러 사건들이 결국 하나의 큰 줄기로 흘러가는 이야기 전개는 탁월한 이야기꾼으로써의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특유의 경마 관련 전문 지식에 더하여 수의학적인 지식까지 디테일하게 등장하는데, 정말로 방대한 자료조사와 그 내용의 깊이에는 놀랄 뿐이고요. 아울러 그간 작가의 작품에서 보기 힘들었던 조금은 엽기적인 살인이 등장하는 것도 새로워서 읽는 재미를 더해주네요.
하지만 억지스러운 범인과 결말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번역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건도 명확하게 해결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요. 페이지를 늘리더라도 조금 더 치밀하고 짜임새 있는 사건의 전개를 보여주었더라면 더욱 좋았을텐데 아쉽더군요. 여러모로 전에 읽었던 "오른손"이나 "표적"과 비교해 볼 때 조금 처지는 느낌이에요.
또 출판사에게도 조금 아쉬운 것이, 워낙 인간관계가 복잡한 작품인 탓에 예전의 추리소설 문고본처럼 추리소설 맨 앞에 등장인물을 정리하는게 좋았겠다 싶습니다. 뒤에가서 헛갈리면 바로 확인할 수 있게끔 말이죠. 이런 건 기본적인 배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여튼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약간의 단점은 있지만 읽는 재미 하나만큼은 역시 대단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명불허전이랄까요?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너무나 복잡한 인간관계가 엮이는 만큼 개인적으로 등장인물들의 간략한 표를 만들어 놓았으니 혹 읽으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저도 표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피터 다윈 : 주인공, 외교관. "찰스 다윈"의 후손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전혀 관계없는 인물 | 폴 페리 : 피터의 친부 | 아나벨 : 피터의 연인이 되는 주교의 딸
그렉과 비키 : 피터가 도와준 노부부. 레스토랑 가수 | 벨린다 :비키의 딸, 수의사.
켄 맥클루어 : 벨린다의 약혼자. 수의사 | 조세핀 맥클루어 : 켄의 어머니 | 케니 맥클루어 : 켄의 아버지. 아주 예전에 자살함
케리 휴엣 : 켄이 일하는 가축 병원의 No1 (조합형태로 운영되는 병원임) | 올리버 퀸시 : 같은 병원 수의사, No2로 이기적인 인물 | 스코트 : 병원 마취사 | 루시 암허스트 / 제이 자딘 / 이본 플로이드 : 역시 병원 수의사
업존과 트라버스 : 과거 보험회사의 동업자들 | 로니 업존 : 경마장 간부로 보험회사 업존의 아들, 켄에게 헐값에 넘긴 말이 우승하자 켄을 미워한다 | 테오 트라버스 : 보험회사 트라버스의 아들.
윈 리스 : 마주, 과거에는 소문난 악당이자 불한당, 켄의 치료 중 죽은 말의 마주 | 이글우드 : 켄의 치료 중 죽은 말의 마주 | 매킨토시 : 켄의 치료 중 죽은 말의 마주, 조교사 | 나그렙 : 켄의 치료중 죽은 말의 마주
램지 경부 : 사건 담당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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