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마블 슈퍼히어로 무비, "어벤져스" 2탄입니다. 이미 올해 초 개봉하여 폭풍 흥행한 작품이죠. "킹스맨"과 마찬가지로 뒤늦게 감상하게 되었네요. 다들 아시는 영화일 터라 줄거리는 생략합니다.
일단 러닝타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영화치고는, 그것도 액션 블록버스터치고는 정말 길었기 때문입니다. 약 2시간 30분 정도인데 체감상 3시간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1, 2부로 나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어요. 덕분에 본전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질보다 양 아니겠습니까?
허나 늘어난 분량만큼 재미가 있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습니다. "아이언맨 3", "캡틴 아메리카 : 윈터솔져" 같은 최근 흥행작들과 비교해 보면 이야기와 캐릭터 모두 허술하고 문제가 많았습니다. 긴 러닝타임 동안 쉴 새 없이 액션이 이어지긴 하지만 지루함이 앞서더군요.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를 엮어가는 과정의 부실함입니다. 울트론이 토니 스타크에게 반감을 가지고 기계들의 세상을 꿈꾼다는 설정은 더 깊게 다듬었어야 했습니다. 호크아이의 가정사, 블랙위도우와 헐크의 썸, 급작스러운 비전의 탄생 등 곁가지 이야기들도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고요. 신 캐릭터인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도 등장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퀵 실버의 어이없을 정도로 허무한 퇴장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어요. 결국 이 모든건 마블의 다음 작품들을 위한 포석에 불과한 느낌입니다. 지나치게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도 별로였고요.
또한 울트론이 악역으로서 강력함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로키는 최소한 신이었는데, 울트론은 그저 깡통 느낌이거든요.
그래도 마지막 소코비아 결전은 약간의 유머가 살아 있었고, 어벤져스가 액션보다 시민 구호에 치중하는 모습은 현실적인 묘사로 인상 깊었습니다. 그동안 슈퍼히어로 영화가 간과했던 부분을 잘 짚어낸 장면이었지요. 대작 블록버스터다운 화려한 화면 구성도 볼거리는 확실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장대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작품인 탓에 완성도 면에서는 감점할 수밖에 없지만, 어벤져스 히어로들이 한 화면에서 함께 활약하는 모습만으로도 즐거웠기에 아예 폄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저냥 즐길 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추후 시리즈가 완성된다면 중간에 건너뛰어도 괜찮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퍼스트 어벤져", "아이언맨 2"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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