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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8

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 - 다이나 프라이드 / 박대진 : 별점 2점

문학의 맛, 소설 속 요리들 - 4점 다이나 프라이드 지음, 박대진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과거 제 블로그에 "추리소설과 요리"에 대한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일단 비공개 상태이기는 한데... 여튼, 이 책도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궁금하여 구입하게 되었네요.

그러나 결과물은 영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위에 연결된 인터넷 서점 책 소개 페이지에서 보이는 샘플들 그대로 소설에 등장한 요리를 재현하여 해당 문장과 사진을 배치한 것에 불과하거든요.

물론 사진은 예쁘게 잘 찍긴 했습니다. 재현도도 높고요.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혹은 있어보이는 카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는 아주 괜찮아요.
그러나 원래 디자인 학교에 재학 중이던 저자의 프로젝트로 시작된 것이라 그런 걸까요? 요리와 사진, 즉 보이는 비쥬얼에 공을 들이기는 했지만 그 외의 내용은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  원전인 책에 대한 비중이 낮을 뿐더러 소개된 요리들도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게 가장 문제에요. 등장하는 작품을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읽어보았던 작품 속 해당 음식은 기억에 남지도 않을 만큼 그냥 디테일에 지나지 않았더랬죠. 그나마 몇몇 아동용 소설과 동화 속 요리들, 그리고 <변신>에서 벌레가 되어버린 주인공을 강하게 드러내는 썩은 음식 정도만이 작품과 연결고리가 있어보입니다만 50개나 되는 꼭지 중 고작 이정도라면 많이 약해요. 요리도 그냥 재현일 뿐 요리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나 레시피조차 실려있지도 않고요.
한마디로 저자가 문학과 요리, 양쪽 모두 잘 모르는 것 같아 보이는데, 문학 직품 속 요리를 재현한다는 거창한 목표에는 영 어울리지 않는 듯 싶어요. 최소한 요리가 주가 되는 작품을 찾는 노력이라도 했어야죠. 추리소설이라면 <요리사가 너무 많다>, 영화라면 <바베트의 만찬> 같은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독자가 얻을 수 있는 알맹이는 사진 외에는 찾기 어려운, 독자가 아니라 작가의 자기 만족을 위한 결과물에 불과해 보이는 책입니다. 예쁘기는 하나 건질것 없고 얄팍한 내용과 만원을 넘는 가격을 고려한다면 음식, 요리에 관심이 있으시더라도 구태여 찾아 읽으실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슷한 스타일이라면 소개되는 요리는 훨씬 적지만 원전과 요리에 대해 깊이있게 소개해주는 <라블레의 아이들>이 훨씬 제 취향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예전에 한두개씩 쓰던 "추리소설과 요리" 관련 글도 뭔가 책이 한권 나올 수 있을것 같다는 용기를 주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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