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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2

퍼스트 어벤져 - 조 존스톤 : 별점 2점


작년에 개봉했던 마블 히어로 영화. 감상 직후 써 놓았던 리뷰가 날아가버린 줄 알고 잊어먹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백업본을 찾아내어 늦게나마 올려봅니다. 줄거리 요약은 필요 없으시겠죠?

이 영화의 두시간여 러닝타임은 크게 세개의 단락으로 쪼갤 수 있습니다. 허약하지만 애국심은 넘치는 크리스 에반스가 신기술의 힘으로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과정을 그리는 초반부, 군 홍보모델에서 벗어나 전쟁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중반부, 레드스컬과의 최후의 결전을 그리는 후반부로 말이죠.

일단 초반부는 제법 그럴듯 합니다. 한민관이 연상되는 허약한, 그러나 애국심 하나는 투철하고 머리도 제법 돌아가는 크리스 에반스라는 캐릭터를 몇개의 에피소드로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의외로 유머도 적절히 삽입되어 재미있게 볼 수 있거든요.
그러나 초반부 이외의 단락은 심각할 정도로 함량미달이었습니다. 레드스컬의 세계 폭격 계획으로 대표되는 지구의 위기가 전혀 와닿지 않아서 긴장감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다는 문제가 크며, 캡틴의 친구 버키와 덤덤 더간으로 대표되는 용감한 양키병사들만 있다면 캡틴이 그닥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악당인 히드라 군단의 전력이 형편없다는 문제 역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뭔가 대단해 보였던 코스믹 큐브와 그에 관련된 신무기가 별 쓸데도 없고 그나마의 신무기를 들고도 미군에게 처발리는 히드라군단을 보면 대관절 뭘 믿고 레드스컬이 히틀러에게까지 반기를 들고 세계정복을 꿈꿨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물론 스토리가 별로여도 액션으로 어필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불만은 어떻게보면 필요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레드스컬이 명배우건 뭐건 액션만 멋지면 되죠. 그러나 기대했던 캡틴의 활약이 별로라 액션 역시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냥 싸움 좀 잘하는 병사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특유의 방패 던지기 장면 몇개만 볼만했을 뿐 조금 힘이 세고 높이, 멀리 뛴다 정도의 활약일 뿐이라서 쿵푸고수들이 실제 밀리터리 드라마를 펼쳤던 이십여년전 홍콩영화 <동방독응> 등의 작품과 비교해도 더 나은 점을 찾기 힘드네요. 즉 캡틴과 액션의 수준이 우리가 익히 십수년전에 봤었던 아는 홍금보, 원표 형님 수준이라는거죠.
게다가 마지막 레드스컬과 캡틴 둘만의 결투는 정말이지... 휴고 위빙만 아깝게 소모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낭비될 캐릭터는 절대 아닌데 말이죠.

밀리터리물과 슈퍼히어로 물을 결합하려한 의도는 좋았으나 전쟁장면도 별로고 액션장면도 별로이며 슈퍼히어로 물이라는 속성에 있어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초반부 3점, 중반부 1.5점, 후반부 1점의 평균입니다)
다른분들 평대로 그냥 거대한 어벤져스 예고편에 가까운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조 존스톤 감독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물인 <로케티어>의 감독이기에 비록 2000년대 들어와서 폭망하긴 했지만 나름 기대했는데 참 한심할 따름입니다. 어떻게 본전은 건진 모양인데 어벤져스와는 무관한 독립적인 전개로 속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보지 않는게 좋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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