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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1

페르마의 밀실 (Permat’s Room, 2007) - 루이스 피에드라이타, 로드리고 소페나 : 별점 2점

수학자들에게 한 수열에 대한 수수께끼를 맞추라는 도전적인 편지가 전달된다. 수수께끼를 푼 주인공은 페르마라 자칭하는 인물에게서 초대장을 받는다. 초대받은 사람은 모두 4명으로 주인공은 파스칼, 그 외의 인물들은 올리바 - 힐버트 - 갈루아 라는 수학자들의 닉네임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주최자인 페르마는 급한 일로 자리를 비우고, 4명의 손님들은 곧이어 자신들이 머무는 방안에 "감금" 되었다는 것과, 방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방의 움직임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PDA로 전해져오는 문제를 시간내에 푸는 방법 뿐...

스페인산 추리-스릴러 영화입니다. 일련의 인물들이 방에 갇힌채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이야기는 "큐브"에서 이미 써먹은 이야기죠. 하지만 이 영화에 비한다면 "큐브"는 액션 SF 블록버스터로 보일 정도로 등장인물도 줄거리에 나오는 것 처럼 주인공급 4명과 페르마라는 인물 5명에다가 세트도 갇혀있는 방 하나뿐인 그야말로 소품 중의 소품이더군요... 어쨌건, 1시간 30여분이 안되는 짤막한 분량의 영화로, 수수께끼 문제들을 푸는 과정과 과연 페르마라는 인물이 왜 우리들 (수학자들)을 여기에 가두었는가? 를 추리하는 두가지 이야기 축으로 영화는 전개됩니다.

일단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수수께끼 문제 풀이 과정은 7개의 문제가 등장하는데, 문제들이 수학자들을 불러모아 목숨을 건 내기를 하는 것 치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간단한 논리 퍼즐이라 썩 흥미를 느끼기는 어렵더군요. 문제들은 예를 들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인터넷을 뒤지면 문제와 해답이 다 나오니 두가지만 적을께요)

불투명 상자 3개에는 안에 사탕이 들어있다. 한개는 박하 사탕, 또 한개는 아니스 사탕, 마지막 상자는 두개를 섞은 혼합상자.
상자에는 각각 라벨이 붙어있는데 내용물과 동일한 라벨이 붙어있는 상자는 하나도 없다.
상자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 몇번 확인해 봐야 하나?

 

영화 초반에 나오는 수학자들을 가려 뽑는 수열 관련 문제.
아래 수열은 어떤 원리로 이루어진 수열인가?
4 - 5 - 2 - 3 - 9 - 8 - 6 - 7 - 1

(이건 제 나름대로 '로컬라이징'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 수준을 떠나 영화의 더 큰 문제는 이 문제들이 당쵀 영화와 맞물리는 점이 없어서 "전개가 긴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졸립기까지 할 정도로 말이죠. 이유는 문제를 풀어나가도 별다른 단계의 진화가 없다는 점 - 단지 방을 작게 만드는 벽의 이동이 멈출 뿐입니다 - 때문입니다. 큐브처럼 공간의 이동 (방의 이동) 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기껏 문제를 풀어봤자 바뀌는게 하나도 없으니 문제는 그냥 문제로서만 존재할 뿐이죠. 최소한 탈출 방법에 대한 실마리라도 던져줘야 이야기가 진행이 될거 아닙니까. 이럴러면 차라리 퀴즈모음집을 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수학자들의 탈출을 위한 발버둥 역시 중반부에 이미 수포로 돌아가는 등 스릴과 서스펜스와는 담쌓은, 무미건조한 전개에다가 죽을게 예상됨에도 허튼소리나 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이게 유럽식인가.... 하는 의문마저 생길정도로 지루하고 또 지루했습니다.

그나마 막판에 급박하게 전개되는 "페르마"의 정체는? 목적은? 이라는 이야기가 그런대로 재미있어서 다행이었달까요... 물론 이 이야기 역시 올리바나 갈루아 같은 등장인물들의 고백을 통해 급작스럽게 추리가 시작된다던가 하는 전개상의 문제와 더불어, 애시당초 등장인물이 너무 극소수라 썩 잘 만든 미스터리라고 하기는 어렵겠죠. 그래도 이나마도 없었더라면 도저히 지루함을 참을 수 없었을 것 같기에, 그리고 막판 탈출 과정도 상당히 허무한 편이기에 이 영화만 놓고 볼때 "재미"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래도 결론 내리자면 추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개인적 결론입니다. 지루할뿐더러 큰 재미를 느끼기도 어려우니까요.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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