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이했다. 인류는 이에 맞서 전 세계 군대가 연합한 연합방위군(United Defence Force, UDF)을 창설했다. 그러나 방위군은 정훈장교였던 육군 소령 빌 케이지(톰 크루즈 분)는 장군의 명령으로, 훈련이나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전투에 투입되었다. 결국 미믹의 함정으로 인해 군대는 전멸하고 케이지 역시 전사했지만, 죽기 직전 자신이 죽인 미믹의 피를 뒤집어쓴 그는 작전 시작 직전으로 되돌아가게 되는데…
출장 중 비행기에서 꽤 많은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며칠간은 영화 리뷰가 쭉 이어질 것 같네요. 첫 번째작품은 가장 먼저 본 "엣지 오브 투모로우"입니다.
이 영화는 널리 알려진 대로 일본 라이트노벨 "All You Need Is Kill"을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SF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동일한 삶을 반복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사랑의 블랙홀"과도 유사 타임 루프물입니다. 차이점이라면 "사랑의 블랙홀"은 잠들거나 하루가 지나면 리셋되는 반면, 이 작품은 죽음에 의해 리셋되는 구조이고, 나름 과학적인 설명도 덧붙여졌다는 점입니다. 물론 설득력이 높다고 하기는 어렵지만요.
이렇게 삶이 리셋된다는 독특한 설정과 더불어, 전투 장면의 육중함과 리얼함도 돋보입니다.
죽음을 반복하면서 점점 자신을 단련시키는 과정도 설득력 있게 그려진 덕분입니다.
절망적인 전투 외에 도망이라는 선택지를 탐색해가는 과정의 짜임새도 좋아요. 여러가지 디테일들 덕분인데, 대표적인 예는 여주인공 리타와 함께 헬기가 있는 곳에 도착한 장면에서 "설탕은 세 개 넣지?"라는 대사를 통해 루프의 누적이 얼마나 길었는지를 실감케 만드는 장면을 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메가의 피를 뒤집어쓴 케이지가
더 과거의 시점으로 점프하여 여주인공과 다시 만나게 되는 해피엔딩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톰 크루즈의 상큼한 미소도 오랜만에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고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오메가라는 존재는 다소 유치하게 느껴졌고, 마지막 작전의 전개는 비약이 심했습니다. 오메가의 위치를 파악한 시점에서는 더 이상 도망칠 이유가 없었고, 리타가 오메가를 쏘는 편이 더 합리적이었을 테니까요. 게다가 오메가를 죽인 뒤 다시 리셋되었을 때, 이미 오메가가 죽은 세계가 펼쳐진다는 결말은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이전의 규칙대로라면 리셋은 되더라도 오메가가 죽은 시점이 유지되는 건 말이 안 되고, 만약 그렇게 바뀌었다면 케이지가 깨어나는 지점도 변경되어야 했겠지요.
이렇게 불만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웰메이드 SF 활극임은 분명합니다. 톰 크루즈라는 이름은 이제 톰 행크스나 브래드 피트처럼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것 같네요. 물론 가끔 실패는 하지만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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