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유치원에서 여름 캠프를 한다기에 정말 오랫만에 낮에 시간이 남아 와이프하고 둘이서 감상한 영화. 둘이서 데이트 할 때 추억을 떠올리며 보았습니다. 본지는 2주도 넘었는데 리뷰가 늦어졌네요.
영화는 뭐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입니다. 기본적으로는 크리처물 속성이지만, 테마 파크를 덮치는 일종의 자연재해라는 점에서 재난 영화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여튼, 숨쉴 틈 없이 위기가 연속되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전작을 많이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 1편을 인상깊게 감상했던 90년대 학번으로 더욱 즐길거리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허나 이야기 전개가 깔끔하거나 합리적인 건 아닙니다. 아무리 조카들을 구해야만 한다고 해도 여성 행정요원이 공룡 공원으로 뛰어들어간다는 것부터 말이 안되니까요. 그 와중에 죽어가는 공룡을 보고 측은지심을 발동하는 것도 어처구니 없고, 악당놈은 렉터를 풀어서 뭘 어쩌려 했는지도 모르겠고, 주인공 꼬마 가족의 이혼 이야기는 완전 곁가지고요. 무엇보다도 마지막 장면, 티라노가 적 공룡을 제압하고 얌전히 돌아간다는 건 황당무계의 극치였습니다. 이럴 거면 진작에 풀어서 괴수 대결전을 성사시키는 게 훨씬 피해가 적었을 거잖아요. 사장도 안 죽었을 테고.
그래도 여름의 킬링타임 무비로는 손색없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런 영화에서 스토리의 합리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겠죠. 큰 화면으로 생생한 공룡을 즐긴 것으로도 본전은 충분히 뽑은 느낌이에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그런대로 착한 포지션인 인도인 재벌 총수가 직접 헬기를 몰고 나갔다가 죽는 장면과 상황실 주요 요원이 인도인이라는 점에서 노골적인 인도 시장 노림수가 느껴졌습니다. 대단하다 인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