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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6

멸종 - 로버트 J.소여 / 김상훈 : 별점 2.5점

멸종 - 6점 로버트 J. 소여 지음, 김상훈 옮김, 이부록 그림/오멜라스(웅진)
서기 2013년, 물리학자 칭-메이 황이 타임머신 개발에 성공하고, 공룡 멸종의 이유를 찾기 위해 두명의 캐나다인 고생물학자 브랜디와 클릭스는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로 떠난다. 타임머신은 목표했던 시기에 안전하게 도착하고, 브랜디와 클릭스는 지구의 중력이 현재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란다. 공룡의 몸집이 그토록 거대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중력 덕분이었던 것.
이후 그들은 점액질과 같은 기이한 생명체와 만나고 일련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의 정체가 화성인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클릭스는 예기된 멸종에 대비하여 화성인들을 현재로 데려가야 한다고 주장하나 브랜디는 조사활동 중 화성인들이 호전적인 바이러스에 불과하다는 것을 목격하고 그것을 반대하는데...

타임머신으로 공룡 멸망 시기로 이동한 두명의 고생물학자가 화성에서 온 바이러스 형태의 지적 생명체와 조우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로버트 J 소여의 SF 소설. 꽤나 좋은 평을 많이 접해서 기대가 컸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에는 아쉬움이 많네요. 설정에서부터 말이 안되는 것 투성이에다가 이야기가 진행되면 전형적인 일본 망가나 헐리우드 영화에 불과한 전개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설정 부분의 예를 들자면 거의 달착륙에 버금가는 빅 이벤트임에도 예산 문제 등을 들먹이며 프로젝트 자체의 스케일이 어설프게 싼티가 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딱 두명 선발된 시간여행자가 모두 고생물학자에 서로 연적관계라는 것부터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당연히 군인 (?) 이나 엔지니어, 아니면 생존 전문가라도 한명 투입되었어야 했을텐데 말이죠.
또 바이러스가 살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인공 중력 조절장치는 비교적 참신했으나 바이러스들이 그에 따른 부산물인 공룡을 가지고 병기로 삼기 위해 진화시킨다는 설정은 만화나 영화에서 익히 보았던 것이기도 해서 그닥 와 닿지 않았습니다. 바이러스들이 일종의 군체로 각각이 거대한 하나라는 개념도 어디서 많이 본 것이고요.
무엇보다도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분명 생체병기일 것이 분명한 중력 조절 위성에 미래의 지구 제품인 무전기로 해제 코드를 보내 위성을 떨군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될까요? <인디펜던스데이>에서의 외계인 비행체를 지구의 컴퓨터 바이러스로 감염시킨다는 발상 수준이잖아요. 또 이를 실행하는게 도시바 팜탑이라는 것은 일본 SF만화의 영향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여서 더더욱 별로였어요.

 아울러 또다른 미래의 브랜든 섀커리가 등장하여 기묘한 일기를 통해 타임 패러독스를 어떻게든 풀어나가다가 이 모든 것이 절대자 (창조주)의 의지라고 매듭지어지는 결말은 SF스럽지 않은 불필요한 사족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나비효과보다도 뒤떨어진 발상으로 생각되네요.

물론 공룡 멸망에 대해서 대담한 가설 - 공룡의 거대한 덩치와 그에 어울리지 않는 뼈의 속성 (다공질), 익룡이 빈약한 날개 구조를 가졌음에도 날 수 있었던 이유 등은 지구의 중력이 지금보다 더 작았기 때문 - 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 하나만큼은 대단하긴 합니다. 다른 유사 콘텐트에서 보기 힘든 참신한 설정일 뿐 아니라 공룡에 대한 많이 연구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디테일하며 설득력도 높으니까요.
 마지막 위기일발의 순간에 중력 조절 위성이 기능을 정지한 뒤 공룡들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씩 쓰러지는 장면은 정말 대단했고요.

허나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전형적인 헐리우드 SF 영화를 본 느낌으로 소개만큼의 걸작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영화였다면 훨씬 나았을 것 같아요. 그래도 재미 하나만큼은 충분하니 더운 여름날 읽을거리를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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