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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3

고블린 숲의 집 - 존 딕슨 카 : 별점 2.5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브와 빌 커플은 헨리 경을 피크닉에 초대했다. 장소는 이브의 사촌 비키가 어린 시절 깜쪽같이 사라졌던 사건으로 유명한 고블린 숲에 있는 별장이었다. 그런데 이번 피크닉에서도 비키가 깜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브와 헨리 경이 별장 정문을 바라보고 있었고, 뒷문과 창문은 모두 잠겨있었으며 별장 안에는 다른 숨을 곳도 없었다...

존 딕슨 카의 명탐정 중 한 명인 헨리 메리베일 경이 등장하는 단편입니다. 이전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에서 "고블린 숲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언급된 작품이지요. 원서를 구해 읽었습니다.

"밀실 대도감"에서 언급할 만큼 밀실 트릭이 핵심인 작품입니다. 사건의 수수께끼는 별장 안에 있던 비키가 사라진 겁니다. 정문은 헨리 경과 이브가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비키는 그쪽으로는 나갈 수 없었습니다. 뒷문과 창문은 모두 잠겨 있었고, 별장 안을 수색해도 비키는 발견되지 않았지요.

의사인 빌이 비키를 살해한 뒤, 욕실에서 시신을 해체하고 유포에 싸서 바느질한 다음 세 개의 큰 피크닉 바구니에 나누어 담았다는게 진상입니다. 이후 빌은 뒷문으로 빠져나갔고, 나중에 헨리 경 앞에서 둘을 찾는다며 정문으로 들어온 이브가 뒷문을 잠그면서 처음부터 잠겨 있었던 것처럼 꾸몄고요.

트릭도 괜찮지만, 핵심 단서인 유포 조각과 세 개의 피크닉 바구니도 미리 제시된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공정함 측면에서는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어요.

반면 작품 전체의 완성도는 다소 아쉽습니다. 가장 이상한 건 빌과 이브가 헨리 경을 목격자로 초대한다는 설정입니다. 살인을 저지르고, 그걸 실종으로 위장하려는 범인이 굳이 유명한 명탐정을 현장에 불러들일 이유가 있을까요? 

범행의 현실성에서도 다소 문제가 있습니다. 작중에서는 범행에 헨리 경이 시가 세 대를 피울 정도의 시간이 흐른걸로 묘사됩니다. 대략 두세 시간 정도로 볼 수 있는데, 그 시간 안에 성인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해체한 뒤 유포에 싸서 바느질하고, 바구니에 나누어 담은 후 현장 정리까지 끝냈다는건 비현실적입니다.

이브와 비키의 목소리가 같다는 정보가 후반에 공개되는 점도 공정성 측면에서는 아쉽습니다. 그리고 이게 필요했던 정보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구태여 비키가 신비로운 공간에서 살아있다는 척을 할 필요는 없었으니까요. 실종 신고 후 유산을 받으려면 오히려 하면 안되는 행동이 아니었나 싶네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2026/01/30

세계사 만물 사전 - 헤이본샤 편집부 / 남지연 : 별점 1.5점

AK Trivia Book 시리즈의 한 권입니다. 도감형 사전이지요. 제목 그대로 세계사와 관련된 각종 사물과 개념을 짧은 설명과 도판으로 소개해 줍니다. 

하나의 주제를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매우 짧은 항목들이 이어지는 구성이라 부담 없이 넘겨보기 좋습니다. 한 항목이 대개 도판 하나와 그에 덧붙여진 설명 정도로 끝나는 덕분입니다.
다른 사전이나 도감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소재들이 제법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특히 바다와 선박 관련 정보가 비교적 풍부한 편으로, 범선의 구조를 보여주는 도판이나 돛을 포함한 요트의 상세한 구성 설명은 꽤 볼만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만화 “해왕기”를 볼 때 참고삼아 보아도 좋겠더라고요.
말과 수레, 썰매에 대한 설명도 충실합니다. 특히 썰매를 도판과 함께 체계적으로 소개한게 눈에 띕니다. 여기에 더해 자물쇠와 열쇠, 촛대, 샹들리에처럼 일상적인 소품들의 상세한 설명도 좋고요. 특정 시기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분명 유용한 정보일 테지요.

그러나 단점도 명확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깊이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항목이 도판 하나에 짧은 설명으로 끝나며, 배경이나 역사적 맥락 없이 현상만 나열하는 경우가 많은 탓입니다. 무엇을 왜 그렇게 쓰게 되었는지, 어떤 흐름 속에서 발전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목차 구성도 아쉽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분류했는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국가와 전쟁에서 바다, 범선, 기선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구와 항공기, 말과 수레, 썰매로의 흐름은 그나마 이해가 되는데 이후에 등장하는 농업과 농민, 의상, 민족, 속옷, 우산, 신발 등은 맥락도 불분명하고 주제 간 레벨 차이도 큽니다. 한 책 안에서 무엇을 중심으로 보고 있는지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건축과 유적, 신화와 신을 다룬 부분은 도판이 특별히 뛰어나지도 않고, 설명 역시 관련 전문 서적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단순해서 실망스럽습니다. 굳이 이 책에서 다뤄야 했을 영역이 아니에요. 무기들도 마찬가지고요. 

도판도 수가 많고 성의가 느껴지며 하나의 일관된 일러스트로 제공된다는건 좋은데, 인쇄 문제인지 전체적으로 품질이 썩 좋지 못합니다. 이는 도감이라는 책의 정체성을 미루어 볼 때, 최악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AK Trivia Book 중에서도 최악 중 하나에요. 추천할만한 책은 아닙니다. 

2025/10/18

책방도감 - 건축지식 편집부 / 정지영 : 별점 2.5점

일본의 작은 서점 40곳을 직접 취재해서 만든 책입니다. 그런데 단순한 서점 소개는 아닙니다. 서점 운영에 필요한 실용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지요. 특히 서점 창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우선, 서점 내부 구조에 대한 꼼꼼한 설명이 그러합니다. 계산대 위치, 책장 배치, 조명, 테이블 크기 같은 디테일이엄청나거든요. 복합 매장의 경우 카페 좌석 크기나 소품 배치까지도 알려줄정도로요. '건축지식 편집부'라는 월간지에서 만든 책 답게 도면, 실제 치수라던가 사용된 재료 등의 정보도 상세합니다. 

책장과 책 전시 방법을 알려주는 부분에서의 책 표지를 전면으로 보여주는 진열 방법이나, 저렴한 자재로 품격 있게 책장을 꾸미는 팁도 유용했습니다. 나중에 이사를 하면, 저도 책장의 일부를 그렇게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간만 다룬 게 아닙니다. 서점 운영에 필요한 자금, 월세, 고정비용, 책 구입처, 운영 방식 같은 정보도자세히히 나옵니다. 덕분에 막연한 꿈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창업하기 위한 방법을 어느정도 알 수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도 한 때 서점 사장을 꿈꿨기 때문입니다.

소개된 서점 중에는 인상적인 곳도 많았습니다. 도쿄 세타가야에 있는 "캣츠 먀우 북스"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책만 판매한다는데 고양이 점원도 있다고 해서, 딸아이와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책장을 빌려서 운영하는 '책장 대여 서점'도 신선했습니다. 이런 공간이 우리나라에도 생긴다면 좋겠네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도감이라는 제목답게 도판은 많은데, 사진이 기대에 못 미칩니다. 평면도와 사진이 잘 어울리지 않았고, 사진의 질도 그다지 좋지 않았던 탓입니다. 차라리 일러스트로 표현했으면 더 보기 좋았을 것 같아요. 취재한 서점들도 맨 뒤에 지도로 위치를 정확하게 소개해주는게 좋았을테고요.

그리고 뒤로 갈수록 서점 운영 실무에 관한 내용이 많아집니다. 처음에는 서점 공간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본말이 전도된 듯 하여 뒷 부분은 집중해서 읽기는 힘들었어요.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서점이라는 공간이나 관련된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께는 추천드립니다.

2025/05/16

초콜릿어 사전 - Dolcerica 가가와 리카코 / 이지은 : 별점 1.5점

초콜릿어 사전 - 4점
Dolcerica 가가와 리카코 지음, 이지은 옮김, 센주 마리코 감수/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초콜릿에 얽힌 다양한 단어와 정보를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하고 있는 그림 사전 형식의 책입니다. ‘미식 관련 도감’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가끔 눈에 뜨이면 집어드는 AK Trivia Book 시리즈 중 한 권입니다. 초콜릿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거나 혹은 연상되는 단어들을 수집하여 ㄱㄴ순으로 보여주는데, 각 단어에 대한 짧은 설명과 간결한 일러스트가 함께 실려 있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함께 전해줍니다.

170여개에 달하는 단어를 설명해 주고 있어서 처음 접했던 정보가 많다는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예를 들어 단무지(다쿠앙)에 초콜릿을 씌워 만들었다는 ‘다쿠앙 초코’라는 기상천외한 조합(괴식일 줄 알았는데 다행히 진짜 단무지는 아니고 '설탕에 절인 무"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두 도시 이야기" 속에서 초콜릿을 대접하는 데 하인 네 명이 필요하다 - 한 명은 초콜릿을 따를 기구를 가지고 오고, 한 명은 초콜릿을 섞으며, 세 번째는 냅킨을 내밀고, 네번째는 초콜릿을 따른 사람 - 는 대사 등이 그러합니다. ‘페레로 로쉐’의 ‘로쉐’가 바위라는 뜻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한 정보였으며, 판 초콜릿이 뚝뚝 부러지는 모습에서 커터 나이프가 발명되었다는 이야기도 신선했어요.

하지만 대부분 단편적인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어 맥락 없는 지식의 나열에 그칩니다. 일본 현지 중심의 소재가 많아 국내 독자에게는 와닿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무엇보다도 수록 단어의 기준이 모호하다는게 가장 큰 단점입니다. ‘리큐르’와 같이 단순히 함께 마시면 좋다는 식으로 설명하는게 대표적입니다. 왜 함께 마시면 좋은지 설명을 해 주어야죠. 이렇게 아무런 근거없이 마음대로라면, 초콜릿과 잘 어울리는 과자, 와인, 자동차 등 끝도 없이 소재를 댈 수 있으니까요. '선물', '의리초코'는 수록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단어와 내용이었고요.

일본 여성 교육 선구자로 1871년 미국과 유럽 각국을 돌았던 쓰다 유메코가 일본 소녀로는 최초로 해외에서 초콜릿을 먹어 보았을거라는 근거없는 추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책에 수록되려면, 오쿠보 도시미치나 이와쿠라 도모미처럼 해외에서 먹었던 근거가 명확했어야 합니다. 이런 점들이 이 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립니다. 

도판, 그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일러스트도 제 취향은 아닌데다가, 대부분의 도판이 작아서 제대로 된 정보를 확인하는게 어려운 탓입니다. 유명 산업 디자이너 레이먼드 로위가 1962년 일본 후지야의 루크 초콜릿 로고와 패키지를 디자인했다는 정보는 제법 관심이 갔는데, 도판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1.5점입니다. 엉뚱하고 흥미로운 정보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방향성과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많아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2025/03/02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 바운드 / 전경아 : 별점 2점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 4점
바운드 지음, 전경아 옮김, 미츠다 타카시 감수/이다미디어

남자라면 누구나 "삼국지" 팬이겠지요. 저도 무척 좋아해서 원전은 물론, 관련된 책들도 많이 읽어왔습니다. 

이 책도 그러한 삼국지 관련 책 중 하나로, 삼국지의 역사를 '지도'로 정리한 도감 형식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역사 서술이 아니라, 전투의 전개 과정과 국가 간 역학 관계를 모두 지도를 통해 보여줍니다. 이러한 지도 중심의 접근은, 삼국 시대의 복잡한 전쟁과 외교 관계를 시각화하여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당시 이민족의 위치, 작은 난이 일어났던 지역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주요 전투도 전황과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요.

또한, 184년 황건적의 난부터 280년 오나라의 멸망까지 약 100년간의 전개를 연대별로 다루며,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서술되었기 때문에 소설 "삼국지연의"와의 차이점을 확인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지도'에 너무 집착한건 단점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흐름을 정리하는 것보다, 지도로 보여줄 수 있는 주요 전투와 판도 변화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삼국 시대의 정치적·사회적 변화나 인물 간의 관계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탓입니다. 전투들도 배경이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기보다는, "이곳에서 이런 전투가 있었다"는 식이 대부분이고요. '지도'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만든 책같아요.

지도의 완성도도 별로입니다. 특히 전투가 벌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작은 지도들은 가독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큰 지도에서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방식이었어야 했는데, 현재 구성으로는 각 전투가 어디에서 벌어졌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표기된 전투의 진행 순서도 더 잘 보이게 만들어졌어야 했어요.
모든 전투를 지도로 설명하는 방식도 좋다고 할 수 없어요. 단순히 전투의 순서만 알 수 있을 뿐, 정확한 세력의 판세나 승패를 알아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관도 대전이나 적벽 대전 같은 중요한 전투조차 다른 소규모 전투와 비슷한 비중인 것도 단점이에요. 핵심적인 전환점 정도는 보다 상세하게 알 수 있도록 해 주었어야 했습니다.

오나라의 멸망까지 다룬 것은 삼국 시대를 끝까지 정리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지나치게 지루하기는 했습니다. 앞서의 큰 전환점도 없이 소소한 전투들로만 이어지는 탓입니다. 차라리 잘 몰랐던 진나라 이후 5호 16국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도와 함께 짧게라도 설명해주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독립적인 책이라기보다는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을 위한 유용한 참고서에 가깝습니다. 이런 류의 책이라면 십년도 훨씬 전에 읽었던 "전쟁으로 읽는 삼국지"가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2024/01/27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을 위한 뷔페 -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 권도희 : 별점 2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을 위한 뷔페 - 4점
크리스티아나 브랜드 지음, 권도희 옮김/엘릭시르

"녹색은 위험", "제제벨의 죽음"으로 유명한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단편집. 5부 구성으로 모두 1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정통 본격물, 범죄물, 심리 서스펜스 스릴러 등으로 수록작 장르도 다양합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기대했던 정통 본격물의 비중은 무척 적은 탓입니다. 트릭도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추리도 억지스러워서 추리적으로는 점수를 주기 어려운 작품들이 많아요. '기묘한 맛' 장르 느낌으로 마지막 한 줄, 한 문단으로 반전의 매력을 전해주려고 노력한 티는 역력하지만 이 역시 모두 성공한건 아니고요. 그래서 제 별점은 2점입니다.

덧붙이자면, 5부 구성도 1부 코크릴 칵테일을 코크릴 경감 시리즈로만 모아 놓았다는 것 외에는 어떤 의도로 분류하여 구성되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예를 들어 "살인 게임"은 앙트레로 묶기 어려운, 이 단편집 최고의 메인 요리라 생각되거든요. 오히려 앙트레 선택에 5부 블랙 커피에 수록된 심리물들을 포함시키고, 범죄물을 메인 요리로 묶어 구성하는게 더 일목요연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범죄물도 심리 묘사가 중심이거나 조금 가벼운 이야기와 묵직한 본격물을 구분하여 배치하고요. 제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부 아페리티프(식전주) : 코크릴 칵테일
"사건이 막을 내린 뒤에"
"피를 나눈 형제"
* 기존 구성에서 코크릴 경감의 등장을 알리는 작품 한 편, 그리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선정.

2부 앙트레 선택
"이 집에 축복을"
"수군거림"
"발코니에서"
"더이상 5월 축제는 없다......"
* 심리 묘사 중심의 작품들로 구성.

3부 르 푸아송 (생선 요리)
"말벌집"
"너무나 괜찮은 사람"
"신의 힘"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 말벌집은 '굴'이 사용되어서 생선 요리로 분류했고 다른 작품들은 심리 중심의 범죄물들.

4부 리플렛 프로스펠 (메인 요리)
"살인 게임"
"희생양"
"여기 잠들다"
"회전 목마"
정통 본격 추리 범죄물들.

5부 데세르 (디저트)
"스코틀랜드에서 온 조카딸"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

6부 블랙 커피
"잔 속에 든 독"
도서 추리물로 '커피'가 핵심 소재라는 점에서 블랙 커피로 분류.


마지막으로 수록작들의 간략한 리뷰는 아래에 요약하였습니다.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점, 읽으시기 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부 코크릴 칵테일.
코크릴 경감이 활약하는, 늙은 형사의 회고담인 "사건이 막을 내린 뒤에", 뺑소니 살인과 정부 살인 사건을 저지른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인 "피를 나눈 형제", 성질 고약한 부자 노인이 후처를 맞은 결혼식 날 독살당한다는 "말벌집", 남편의 정부라고 주장하는 여자를 독살한 아내 시점의 도서 추리 소설 "잔 속에 든 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두 범인의 조작을 코크릴 경감이 간파한다는 작품들로 "사건이 막을 내린 뒤에"에서는 유명 극단의 톱 스타 주연 배우 제임스 드래건의 아내가 살해당했는데, 극단 배우들이 모두 나서 경찰 앞에서 연극을 펼칩니다. 이를 통해 제임스 드래건이 경찰에 연행되지만, 알고보니 범인이 제임스가 아니라 그의 아버지 아서 드래건이었다는게 밝혀집니다.
"피를 나눈 형제"에서는 쌍둥이 형제 둘 중의 한 명이 범인이고, 한 명은 알리바이가 확실히 있었다면 누구를 체포해야 하는지?에 대한 딜레마가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둘 다 자기가 알리바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밝혀내는건 쉽지 않아 보였거든요. 쌍둥이 형제가 서로 상대방의 옷에 증거를 남겼다는 반전도 기발했고, 결국 진흙탕 속으로 서로를 밀어넣어 파멸하는 결말도 깔끔했습니다.
"말벌집"은 1부 수록작 중에서는 제일 처집니다. 1966년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이 후원한 영국추리작가 협회 회원 대상 단편소설 경연대회 1등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말이죠. 이유는 범인 엘레자베스를 체포할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훈제 연어를 준비하는게 어려웠다'는 말이 그렇게 큰 증거가 된다는건 믿기 힘듭니다. 엘리자베스가 사건을 연출했다는 것도 정황 증거에 불과하며 굴 안에 청산가리 캡슐을 숨겨 먹였다는 트릭도 억지스러웠고요.
"잔 속에 든 독"은 범인 스텔라가 범인으로 몰리자, 임기 응변으로 남편 등을 범인으로 지목한다는 내용으로 도서 추리 소설과 심리 스릴러를 잘 결합한 좋은 작품입니다. 완벽하게 처리한 줄 알았던 독이 든 커피잔이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마지막 한 마디도 좋았고요. 1부 수록작 중에서는 제일 괜찮았어요.

2부 앙트레 선택.
유명한 밀실 트릭이 등장하는 "살인 게임", 일종의 시간차 알리바이 트릭이 등장하는 "희생양", 거짓 증언으로 선량한 히피가 파멸에 이른다는 "더이상 5월 축제는 없다......"의 세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살인 게임"은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에서도 소개되었던 단편이지요. 이전에 다른 단편집을 통해 읽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범인이 경찰로 변장한 뒤 밀실이었던 현장에 숨어있다가, 밀실 문을 부수고 들어온 경찰 중 한 명으로 위장했다는 트릭이 기발합니다. 마지막에 이야기를 듣던 노인의 한 마디로 그의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도 서늘했고요. 다만 범죄자의 혈통은 유전된다는 주장이 강하게 녹아들어 있다는건 현재 시점에서 보기에는 낡은 사고방식이라 아쉽네요. 그래도 2부에서는 최고작입니다.
"희생양"은 13년 전, 유명 마술사 미스테리오소가 저격당해 충직한 하인 톰이 대신 죽었던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이야기입니다. 저격용 총의 방아쇠에 묶인 끈에 사과 봉투를 위에서 떨어트린 장치 트릭인 것 처럼 풀어나가지만, 일종의 시간차 트릭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트릭이 너무 별로라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범인이었던 경찰이 사과 봉투를 터트려 총소리를 위장한 뒤 진짜 저격은 나중에 벌였다는데, 사과 봉투를 터트려 먼 곳에 있는 사람들까지 총 소리로 착각하게 만들었다는 것 부터가 비현실적입니다. 두 번째 총소리는 어떻게 숨겼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요. 마지막에 소년이 미스테리오소를 살해한다는 결말은 이게 뭔가 싶더군요. 마지막에 반전 요소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강박같은게 있었던걸까요? 2부, 아니 수록작 전체를 통틀어서 최악의 작품이었습니다.
"더이상 5월 축제는 없다......"는 웨일스를 무대로, 아이들이 자신들의 일탈이 드러나지 않기 위해 했던 거짓말에서 시작된 거짓말의 연쇄가 진범의 알리바이를 굳건하게 만들며 선량한 히피 무리의 리더 크리스토가 누명을 쓰고 마는 과정이 숨이 턱턱 막히도록 묘사됩니다. 셜리 잭슨이나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를 방불케할 정도에요. 정통 추리물은 아니지만 볼만한 범죄 심리 스릴러였습니다.

3부 입가심
"스코틀랜드에서 온 조카딸" 한 편이 소개됩니다. 블란쳇 부인의 진주 목걸이를 훔치려는 컴퍼트 양과 스네이스 씨의 작전, 그리고 이들을 농락하는 진짜 '스코틀랜드에서 온 조카딸' 호지 양이 얽힌 재미난 범죄극이 펼쳐집니다. 진짜 도둑은 하녀 글래디스였다는 마지막 반전도 일품이고요. 그야말로 '입가심'에 적절한 유쾌하면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쾌작입니다.

4부 프티 푸르
'프티 푸르'는 한 입 디저트라고 하는데, 수록작들 대부분이 완전범죄 계획 살인물입니다. 한 입에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들이네요.
하여튼, "여기 잠들다"는 아내를 사고사처럼 위장하여 죽이려는 제럴드의 치밀한 계획을 그립니다. 아내가 수영을 좋아해서 익사시킨다는 계획은 나쁘지 않았어요. 실제로도 거의 성공했고요. 하지만 알리바이를 위해 고용했던 타이피스트 부처 부인이 제럴드를 죽인다는 반전은 뜬금없었습니다. 부처 부인의 외모라던가 성격 묘사를 덧붙여주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네요.
"회전 목마"는 자신을 협박하던 빈들 씨를 살해한 하틀리 부인의 이야기입니다. 범죄물로도 좋은 수준이지만, 빈들 씨와 하틀리 부인의 꼬마 아이들이 범죄에 대해 모든걸 알고 서로의 속내를 감춘채 진상을 이야기하는 묘사도 서늘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까"는 악당 호러호러 족장을 살해한 이야기인데, 계획에 따른 완전범죄는 아니었습니다. 범인이 풀려났던건 목격자였던 존스 부인이 유리창 반사로 일으켰던 착각 탓이었지요.
"발코니에서"는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이웃 때문에 히스테리를 일으킨 제닝스 부인이 남편을 살해하기에 이른다는 내용의 심리 스릴러 범죄물입니다. 히치콕의 "이창"을 뒤집어 놓은 설정과 제닝스 부인을 바라보는 이웃 시점의 묘사를 곳곳에 삽입하다가, 이웃들이 실존하지 않았다는게 마지막 반전으로 드러나는 결말이 독특했습니다.

5부 블랙 커피
수록작 네 편 중 세 편은 여자의 심리 중심의 이야기입니다. "이 집에 축복을"은 자신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를 예수라고 믿는 여자의 심리를, "너무나 괜찮은 사람"은 그야말로 딱 한가지만 제외하고는 너무나 괜찮았던 남자를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심리를, "수군거림"은 자신의 실수로 거짓말을 지어내서 사촌과 아빠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여자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작품 "신의 힘"은 완전 범죄물입니다. 범인 에반스 경관의 범행 계획은 그냥저냥이지만, 딸과 손녀를 죽게만든 범인 젤링크스를 옭아맨 설정은 일품이었습니다. 에반스 경관의 거짓 증언으로 젤링크스는 반박하지 못하고 무죄를 받아들인 뒤 협박받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는건 충분히 설득력있는 이야기였습니다.

2024/01/12

일본 현지 아이스크림 대백과 - 아이스맨 후쿠토메 / 김정원 : 별점 1.5점

일본 현지 아이스크림 대백과 - 4점
아이스맨 후쿠토메 지음, 김정원 옮김/클

일본의 대형 제과사의 시판 제품이 아닌, 현지 밀착형 아이스크림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도감. 사진 중심이며 동일 제품의 다양한 변주를 함께 묶어 소개하는 구성 등 모든 점에서 같은 시리즈인 "일본 현지 빵 대백과"(이하 "빵 대백과")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빵 대백과" 보다는 별로였습니다. 소개되는 아이스크림들에 대해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게 가장 큽니다. 빵은 우리나라에서는 접하기 힘들고, 맛이 궁금한 빵들이 많았는데 여기 소개된 아이스크림들은 대체로 맛이 예상이 되었던 탓도 큽니다. 예를 들어 아래 나가사키의 카스텔라와 아이스크림을 결합한 카스텔라 아이스크림은 분명 맛있겠지만, 그 맛은 충분히 짐작이 되거든요. 저렴한 카스텔라와 투게더 아이스크림으로 비스무레하게 만들 수도 있을테고요.


상당한 분량으로 소개되는 아이스모나카는 '싸만코' 맛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빙수들도 마찬가지고요. 맛이 쉽게 연상되지 않는건 아래의 철 아이스 정도입니다만, 그리 먹고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또 "빵 대백과"는 삼각 샌드위치를 대각선 45도로 컷팅한 이유 등 여러가지 빵들의 탄생 비화와 같은 역사와 정보도 여러가지 알려주었던 반면, 이 책은 단순히 지역 특산품 소개에 그칩니다. 기대했던 정보는 말차가 들어간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원조가 아래 스이교쿠엔의 '그린소프트'라는 것 정도 뿐이었습니다

소개되는 가게와 아이스크림들이 일본 지방에 특화되어 있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가고 싶어도 가기 힘든 곳들이 대부분이니까요. "빵 대백과"처럼 도쿄 중심의 가게도 몇 군데 소개해주는게 훨씬 좋았을겁니다.
 
그래서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도감임에도 불구하고, 제공하는 정보가 별로 매력적이지 못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그래도 휴양지 오키나와라면 한 번 가 볼 만하다 싶은데, 언젠가 가게되면 아래의 히가시 식당, 후지야는 꼭 들려볼 생각입니다. 마리야 유업 제품도 먹어보고요. 그게 과연 언제가 될지.....

2023/08/26

명탐정의 제물 - 시라이 도모유키 / 구수영 : 별점 2.5점

명탐정의 제물 - 6점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내친구의서재

<<아래 리뷰에는 트릭, 진상 그리고 진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탐정 오토야 다카시의 조수 리리코는 민박집에서 일어났던 밀실 사건을 멋지게 해결한 뒤, 학회에 참석해야 한다며 사무실을 떠났다. 귀국 예정일이 지나도 리리코가 돌아오지 않자, 그녀를 구하기 위해 오토야는 가이아나의 조든 타운으로 향했다. 알고보니 리리코는 짐 조든이 이끄는 종교의 광신도들이 모여 만들어진 마을 조든 타운을 조사하기 위해 찰스 클라크가 조직한 조사단의 일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도착 직후 오토야와 동행했던 저널리스트 노기가 타운의 보안군에게 총살당했고, 뒤이어 클라크 조사단원들이 한 명씩 차례대로 불가능 상황에서 살해된채 발견되었다. 리리코는 오토야와 함께 조사를 펼친 끝에 미국 하원의원 라일랜드가 조든 타운을 방문한 날, 모든 사람들 앞에서 사건들은 모두 사고였고 불가능 상황이 된 건 신도들의 의지였다는 추리를 밝혔다.
그러나 라일랜드 일행을 타운 보안군이 사살하고 리리코마저 살해당한 날, 오토야는 대규모 자살쇼를 앞둔 조든과 신도들 앞에서 숨겨져 있었던 진상을 폭로하기 시작하는데....

최근 추리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 있는 일본 본격 추리물. 2023년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을 비롯하여 '고노미스',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등 유명 미스터리 어워드 상위권을 휩쓴 작품이지요.

유치해보이는 표지와 부제 탓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화려한 수상 이력이 증명하듯 '본격 추리물'로의 가치가 높다는게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조든 타운에서 벌어진 무려 4건의 불가능 범죄를 비롯하여, 도입부의 요코야부 요스케 밀실 살인 사건 등 사건도 풍성하고, 사건에 관련되어 있는 단서가 독자들에게 공정하게 제공되며, 오토야와 리리코를 통해 각 사건마다 여러가지 추리가 펼쳐지는 덕분입니다. 리리코가 왜 오토야에게 가짜 서명이 되어 있는 <<탐정 교과서>>를 가져왔었는지 등 사소하지만 디테일한 추리들도 잘 짜여져 있고요.
특히 핵심이 되는 조든 타운에서 벌어진 불가능 범죄에 대한 트릭과 추리가 기발해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사건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은데요.
  1. 전 FBI 조사관으로 인민교회 간부로 위장한 알프레드 덴트가 밀실인 자기 방에서 칼에 찔려 죽음.
  2. 조든 타운 요리반 멤버들과 티 타임을 갖던 사이비 과학 탐정 조디 랜디가 청산가리 중독으로 죽었는데, 차는 함께 했던 요리반 멤버들 모두가 같이 마셨음.
  3. 한국인 이하준이 상, 하반신이 토막난 사체로 발견되었는데, 이하준은 가방에 갇혀서 오토야와 리리코의 눈을 피해 빠져나갈 수 없었음.
  4. 묘지에서 리리코를 살해한건 아이였는데, 묘지 관리인 크리스티나는 아이는 누구도 묘지에 절대 들어오지 않았다고 단언함.
여기서 진상은 '조든 타운의 광신도들은 스스로 아무도 질병이나 몸의 이상이 없으며, 사람들을 이상이 없는 완전한 모습으로 바라보지만 외부인들은 그들의 모습을 현재 그대로 바라본다'는, 오토야의 표현을 빌자면 '외부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추리를 통해 밝혀지게 됩니다.
첫 번째 사건에서, 덴트는 이미 칼에 수차례 찔린 채로 방에 들어간 뒤 문을 닫고 밀실을 만든 뒤 죽었습니다. 그러나 방에 가던 덴트를 목격했던 Q는 덴트의 치명상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조든 타운의 신도가 몸에 상처가 있을리 없기에, 기억에 왜곡을 일으켰던 겁니다.
두 번째 사건에서 조디 랜디는 오른 손으로 차를 마시는 사람의 입이 닿는 부분에 묻혀진 독을 먹고 죽었습니다. 함께 했던 요리반 멤버 중 크리스티나는 오른 손이 없었고, 블랑카는 왼손잡이였으며 레이첼은 오른 손가락이 골절되어 오른 손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서 오른 손으로 차를 마셨기 때문이지요. 이를 위해 범인은 사전에 레이첼의 오른 손가락을 부러뜨렸지만, 레이첼은 아픔을 느끼지 못했고 주위 사람들도 레이첼이 다쳤다는걸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 사건에서 범인은 감방에서 이하준을 살해한 뒤, 상하체를 토막내어 각각을 간수 프랭클린을 이용해 밖으로 옮겼습니다. 프랭클린은 자신의 다리가 있다고 믿었기에, 휠체어 하반신 쪽에 설치(?)된 사체 토막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시체를 옮길 때 마다 범인에 의해 기절했던 것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고요. 
네 번째의 리리코 사건은 범인 레이 모튼이 어른이지만 하이랜더 증후군을 앓던 탓에 아이같은 외모를 가졌던게 이유였습니다. 오토야는 실제 그대로 어린아이를 목격했지만, 묘지 관리인 크리스티나의 눈에 레이 모튼은 정상적인 성인이었기에 상반된 증언에 의한 불가능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지요.

이렇게 광신자 집단의 잘못된 믿음같은 일종의 대규모 집단 최면은 다른 작품에서도 등장하기는 했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작품 중에서는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신의 로직, 인간의 매직>>이 대표적이지요. 특정 집단 전체에 걸려있는 일종의 최면으로 정보 자체가 왜곡된다는건 동일합니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에서 소개된 <<다카마가하라의 범죄>>는 '현인신은 신이라서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 무녀가 조서를 들고 2층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 보초 눈에 보이지 않았다'라는, 종교 단체의 신앙으로 비롯된 현실 왜곡이 사용되었다는 점에서는 아예 똑같은 발상일테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런 비현실적인 상황과 트릭을 꽤 현실적으로, 설득력있게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있었던, 정신병자 교주가 주도하여 신도들이 집단 자살했던 가이아나 존스 타운 사건 (인민 사원 사건)을 사건의 바탕으로 삼고있는 덕분입니다. 실제 사건을 본격물로 풀어내어 다채로운 트릭을 선보인 것도 높이 평가하고 싶네요. 다소 팩션같은 느낌을 전해주는게 좋더라고요.

하지만 이 '외부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추리 외의 추리들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문제는 큽니다. 리리코의 추리부터 살펴보자면, 그녀는 사건들은 모두 사고였다고 - 덴트는 밀실에서 실수로 칼에 찔려 죽었고, 조디 랜디는 지병인 협심증으로 사망했으며, 이하준은 간수 프랭클린으로 변장하여 휠체어를 타고 급경사에서 고속으로 도주하다가 와이어에 걸려 토막이 났다 - 생각했습니다. 이를 발견한 조든 타운의 신도들이 '질병도 없고, 사고도 없는 조든 타운'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현장을 조작했다고 추리했고요. 
그런데 협심증이야 그렇다쳐도, 밀실에서 칼이 튀어 등에 찔려 죽었다? 고속 휠체어 이동으로 몸이 토막났다? 솔직히 어이없는 발상입니다. 이런 추리에 수긍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였습니다.

물론 이는 사건을 대충 수습해서 무마하기 위해 억지로 풀어낸 추리였다는 전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 오토야의 '신앙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추리는 더 한심했습니다.
오토야는 덴트의 방을 밀실로 착각하게 만든 열쇠와 조디 랜디에게 다과회 시점에 녹아내리도록 독이 든 캡슐을 낮은 온도에서 녹는 저융점 합금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융점 합금은 별다른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조든 타운에서도 어떻게든 가공할 수 있는 소재였을 수는 있어요. 문제는 이 합금이 그렇게 흔하지도 않았을테고, 원하는 모양으로 딱 맞춰 만들기도 쉽지 않았을 뿐더러, 때 맞춰 녹아내리도록 한다는건 더 말도 안된다는 겁니다. 이건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사용될 수준의 트릭이었어요. 그나마 3일 전 사망했던 오토야의 지인 노기의 사체를 토막내어 이하준 사체로 위장한 뒤 발견되도록 만든 다음에 이하준을 살해했다는 추리 정도만 괜찮았습니다. 이후 이하준 사체를 토막내서 공동묘지 관리 오두막의 노기 사체와 바꿔치기 했다는 것이죠.
'신앙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추리의 끝이 짐 조든이 범인이라는건 설득력이 더욱 약했습니다. 저융점 합금을 사용할 수 있고, 이하준의 사체를 빼돌리기 위해 1감옥에 갇혀 있던 오토야와 리리코를 석방시킬 수 있었던건 짐 조든 밖에 없었다는게 근거인데, 애초에 저융점 합금을 사용했다는게 말도 안될 뿐더러, 짐 조든은 앞서 맹인에 가까울 정도로 시력이 낮다는게 이미 언급되기에 일고의 가치도 없습니다. 조든이 카리스마와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신의 천벌같은 불가능 범죄를 저질렀을거라는 동기도 미흡하기 짝이 없고요. 설령 조든이 그런 생각을 했다 한들, 직접 범행을 저지를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수족같은 간부나 광신자를 이용하겠지요. 맨슨 패밀리의 찰스 맨슨이나, 오움 진리교의 이시하라 쇼코가 직접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애초에 '명탐정' 들이 다수 등장하는 설정부터가 별로에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괴사건 해결 전문 명탐정을 실체 있었던 사건과 결합하여 풀어나가니 괴리감만 크게 느껴집니다. 오토야와 리리코를 사이비 종교 전문가로 설정해서 조든 타운으로 향하게 만드는게 훨씬 좋았을거에요.
정보도 공정하게 제공되기는 하나, 너무 과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느낌도 들게 만듭니다. 대표적인게 덴트 방 옷장의 혈흔입니다. 등에 칼을 찔렸다고 혈흔이 저렇게나 튄다는건 납득하기 어려웠어요. 문이 어떻게 열리든 그게 별로 중요해 보이지도 않았고요.

도입부의 밀실 살인 사건도 그닥입니다. 밀실 안에서 죽은 사람은 유명탐정 요코야부 유스케였고 사체에 남겨진 탄환 감식 결과, 그를 쏜 건 10여년 전 권총을 훔친 뒤 11명을 사살했던 108호 사건의 범인이었다는 사건이지요. 오토야는 추운 날씨인데도 요코야부가 얆은 옷에 난방도 켜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합니다. 이는 범인이 요코야부의 겉옷을 벗겨갔으며, 그 이유는 겉옷에 총을 쏜 흔적을 숨기기 위해서였고, 따라서 요코야부는 자살했다, 이유는 요코야부가 108호였기 때문으로, 실수로 권총이 오발된 뒤 정체를 숨기기 위해 창 밖 바다에 총과 겉옷을 버렸고, 그 때 그걸 목격한 거리의 떠돌이 소년을 쏴 죽였으며, 문만 열어두면 침입한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고 여겨졌겠지만 힘이 다해 문을 열기 전에 죽고 말았다는 추리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리리코는 요코야부의 겉옷을 벗겨간 건 자기보다 큰 재킷을 입고 있었던 거리의 떠돌이 소년이며, 그가 바로 108호였다는 추리를 내 놓습니다. 요코야부에게 원한을 품은 108호는 요코야부에게 총을 쏜 뒤 오토야의 추리처럼 그를 108호로 몰기 위해 총을 객실에 두고 나왔는데, 기력이 남아있던 요코야부가 창 밖의 108호를 쏴 죽인 뒤 108호로 오인받지 않으려고 권총을 던져버렸다면서요. 108호는 10년 전에도 10대 중반의 소년이었는데 지금도 어린 소년으로 보이는 이유는, 성인이 되지 못하는 선천성 질환인 하이랜더 증후군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리하는데, 이는 경찰 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게 됩니다.
오토야와 리리코의 추리는 괜찮습니다. 추운 날씨인데도 켜지 않는 나방과 입지 않은 외투, 안에서 보기에 열릴 것 처럼 보이지 않는 바다로 향한 창, 다른 객실 투숙객이 들은 물 튀기는 소리 등 단서도 잘 제공되고 있거든요. 
하지만 총을 훔쳐 11명이나 죽였던 범인이 알고보니 성장하지 못하는 병을 앓고 있었다는게 너무 억지스러워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며, 무엇보다도 이 사건이 오토야가 조든 타운 신도들을 모두 독살한 진범이었다는 마지막 진상으로 이어진다는건 해도 너무했습니다. 명탐정 리리코가 고작 세 명을 살해한 잡범에게 살해당했다는걸 인정할 수 없어서 - 요코야부는 11명을 죽인 108호에게 죽었는데! - 수백명을 참살하도록 만들었다는데, 정말 가관이었어요. 일본식 명탐정 허세의 극을 달리는, 정신줄 놓게 만드는 황당한 동기였습니다. "탐정은 때로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며 탐정의 역할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도 옥의 티이고요. <<유리탑의 살인>>도 그렇고, 왜 이렇게 명탐정이라는 존재에 목숨을 거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동기야 어쨌건 오토야가 독을 탔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루이스의 유서는 이 사실을 증명하기에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어요. 신도 중 생존자였던 Q가 루이스가 이상했지만, 당시 조든 타운 신도였기에 이를 몰랐다는 주장을 펴는 것 역시 입증할 증거는 전무하고요. 오토야가 범행을 순순히 인정하고 체포되어 수감될 이유가 도저히 보이지 않네요.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 실제 있었던 끔찍한 사건을 추리와 결합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솜씨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만화같은 불필요한 설정, 그리고 추리에 사족이 많았기에 감점합니다. 그래도 본격 추리물로는 충분한 재미를 선사하는건 분명하니, 추리 애호가분들이시라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2023/08/19

일본 현지 빵 대백과 - 타쓰미출판 편집부 / 수키 : 별점 3점

일본 현지 빵 대백과 - 6점
타쓰미출판 편집부 지음, 수키 옮김/클

제목 그대로 일본 전국 각지에 있는 여러 빵집들의 대표 빵과 특징적인 빵들을 모아 놓은 빵 사진 도감. 모두 264종의 빵이 소개됩니다. 맛있는 빵들이 가득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목차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됩니다. 특정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울빵', 똑같은 빵이지만 지역별로 변주가 이루어진 빵들,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동네 빵집과 대표 빵, 전국 어디에나 있는 일본의 대표빵으로요.

인상적이었던 건 일본의 크림 빵들은 크림이 정말 가득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식빵을 쓰는 크림빵들도 테두리까지 크림이 발라져 있던데, 이런건 많이 부러웠습니다.
여러가지 빵들의 탄생 비화 (?) 등 빵들의 역사가 소개되는 부분도 재미있었어요. 모리오카 시의 후쿠다 빵집에서는 50여가지의 크림을 가지고 주문을 받으면 바로 콧페빵에 발라 팔았는데, 어느날 따로 주문이 들어왔던 앙금과 버터를 실수로 함께 바른데서 탄생하게 유명한 '앙버터 빵' 이었다는게 대표적입니다. 야키소바 빵의 유래도 비슷한데, 1950년대에 야키소바와 콧페빵을 동시에 팔던 도쿄의 한 빵집에서 손님이 '번거로우니까 안에 넣어달라'고 한 데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카레빵은 도쿄 메이카도(현 카토레이)의 2대 점주가 1927년 실용신안등록한 양식빵이 원조로 추정된다는데, 이는 일본 카레빵 협회(별 협회가 다있네요)의 공식의견이라는군요. 그리고 내용물이 잘 보이도록 비닐에 넣은 삼각 샌드위치의 원조는 1967년의 산케이입니다. 대각선 45도로 컷팅했던 이유는 단면이 가장 길게 보이고, 양쪽 끝은 예각으로 먹기 편하며, 가운데 내용물을 듬뿍 넣을 수 있기 때문이라네요. 이게 이유가 붙을 정도로 획기적인 아이디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컬럼버스의 달걀같은걸 수도 있겠지요.

일본의 3대 간식빵도 상세하게 소개됩니다. 단팥빵, 잼빵, 크림빵인데 이 중 단팥빵과 원조인 긴자 기무라야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접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초창기 긴자렌가 거리에 있던 점포 사진 등 도판이 충실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잼빵도 기무라야에서 처음 만들었는데, 초창기에는 딸기가 귀해서 살구잼을 넣었고, 원형의 단팥빵과 구별하기 위해 타원형으로 만든게 지금 모든 잼빵의 원형이 되었다는군요. 크림빵은 신주쿠 나카무라야에서 처음 만들었는데, 창업자 부부가 슈크림을 먹고 그 맛에 감동하여 커스타드 크림을 빵에 넣은게 대성공을 거둔 것에서 시작되었고요.
그 외에 메론빵의 원조는 쇼와시대 초기 고베 빵집 긴세이도의 빵이었다는 등 다양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당연히 먹어보고 싶어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먹기 힘들 뿐더러 일본 여행을 간다해도 일본 전역에 걸친 빵집이 소개된 탓에 찾아보기 쉽지 않지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부분을 할애하여 '도쿄'에 위치한 빵집만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도쿄는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편이니까요. 소개된 빵집 중 아다치구 기타센쥬에 있는 '마루기쿠 베이커리'가 가장 땡겼습니다. 쇼와시대 레트로 빵 백화점 느낌이라는 말에 꽂혔거든요. <<맛의 달인>>에서 처음 접했던 시베리아(카스텔라 사이에 앙금을 샌드한 과자빵),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단팥빵이 끌리네요. 앞서 말씀드렸던 카레빵의 원조 카토레아의 카레빵도 놓칠 수 없고요. 여기까지 왔다면, 당연히 긴자 기무라야와 신주쿠 나카무라야에도 가 봐야겠지요.

그런데 읽다보니 이전에 읽었던 <<오이시이 빵>>에 나온 빵들이 많은 것 같아서 찾아보니 실제로 그러했습니다. 비교해보니 재미가 더 쏠쏠했어요. 출판사도 다르고, 책 성격도 좀 다르지만 두 책을 합쳐서 정보를 좀 더 보강하고, 목차를 빵 종류 중심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용어도 통일하고요. (같은 빵을 쿠페 빵 / 콧페빵으로 각각 소개함)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도감답게 딱히 남는건 없지만, 보기만 해도 즐거운 책입니다. 빵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2023/07/22

던전밥 월드 가이드 모험자 바이블 - 쿠이 료코 / 김민재 : 별점 2점

[고화질] 던전밥 월드 가이드 모험자 바이블 - 4점
쿠이 료코 지음, 김민재 옮김/㈜소미미디어

<<던전밥>>은 1권 출간 당시부터 관심있게 보아왔던 판타지 만화입니다. 판타지와 먹부림을 결합한 신선한 아이디어가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덕분에 쿠이 료코의 팬이 되어 여러가지 단편집들을 구입하기도 했었지요. 지금은 <<이세계 식당>>이나 <<이세계 주점>>과 같은 작품들이 많이 나와서 그 신선함이 퇴색해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원조로서의 품격은 잘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유사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세계 전생같은 개념이 아닌 판타지 세계관 내에서만 이야기가 이루어지고 '미궁의 주인' 자리를 놓고 벌이는 긴 호흡의 이야기를 잘 마무리 해 나가고 있다는 장점은 여전합니다.

이 책은 <<던전밥>>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마물들, 그리고 세계관 설정에 대해 알려주고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부록 만화들이 수록되어 있는, 일종의 팬 서비스용 도감입니다.

주요 인물별로 아래와 같이 상세 설정 및 이야기 속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해주는게 좋았습니다. BMI 지수까지 알려줄 정도이며, 심지어 '첫 사망'이 언제였는지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만화책을 열심히 보았다면 구태여 구해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인물별 설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가는건 나름의 재미가 있더군요. 인물별 특징을 잘 보여주는 만화를 수록해 준 것도 고마운 부분이고요.


인물 설정 뿐 아니라 거주하는 곳 까지 소개해주는 등의 디테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화로 읽을 때는 잘 모르고 지나갔던 디테일한 설정들도 볼거리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작 중 최고 인기 연애 소설인 <<다르티안의 일족>> 소개였습니다. 아~ 왠지 뻔하지만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라이오스 파티 이외 인물들 설명은 그만큼 자세하지는 않습니다. 몬스터들은 더 간략해서 일러스트와 간단한 설명 뿐이고요. 그리고 이야기가 완결되기 전에 출간된 탓에, 전체 이야기를 완전하게 담지 못하고 있다는 단점도 큽니다. 이 책만 읽으면 여러모로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어요. 완결 이후에 이야기 모두가 정리된 버젼으로 출간되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무엇보다도 실망한건 작품의 핵심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요리' 관련 내용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여러가지 몬스터로 만든 요리와 그 레시피에 대해 더 상세하게 소개해 주리라 기대했거든요. 끝까지 읽었는데 요리 관련 이야기가 없어서 무척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 <<던전밥>> 팬이라면 보시면 좋을 책이지만, 제 기준으로는 단점이 명확했습니다. 풀 컬러이기는 하지만 컬러가 사용된 부분이 많지 않은데 20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에 비하면 가격도 비싼 편이에요. 

2023/06/03

요괴 대도감 - 미즈키 시게루 / 김건 : 별점 2점

요괴 대도감 - 4점
미즈키 시게루 지음, 김건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아주 오래전, 거의 40년도 더 전에 소년 잡지 부록으로 세계 각지의 몬스터들, 유명한 악마들을 상세한 그림과 함께 소개해주는 도감을 주었던 적이 있습니다. 불법 복제된 해적판이고, 작가가 일본 사람이라는 생각은 당연히 하지 못했었지만, 엄청나게 세밀하면서도 독특한 그림만큼은 기억에 깊이 남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미즈키 시게루라는건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그 책을 다시 구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미즈키 시게루의 대표작인 <<게게게의 귀타로>> 만화책과 함께 <<요괴 대도감>>이 우리나라에 정식 출간된다고 해서 기쁜 마음에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실망스러웠습니다. 오래전 추억 속 그 책과 다른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추억 속 책은 <<세계 요괴 대백과>>였더라고요. 이 책에는 잘 알지 못하는 일본 요괴만 실려 있는데다가, 요괴들도 출처가 불분명한게 많고, 갓파나 너구리는 각각 수십여종 소개되는 등 다소 지루해서 내용면에서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작화만큼은 대단하기는 했습니다. 그야말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업의 폭도 넓습니다. 아래와 같이 사실적인 그림체도 있고, 일본 우키요에 느낌이 드는 일본화풍 그림도 있고, 전형적인 만화체도 있거든요. 덕분에 여러모로 풍성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그림들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제 별점은 2점입니다. <<세계 요괴 대백과>나 발간되었으면 합니다.

2022/07/10

킹은 죽었다 - 엘러리 퀸 / 이희재 : 별점 1.5점

 

킹은 죽었다 - 4점
엘러리 퀸 지음, 이희재 옮김/검은숲

<<아래 리뷰에는 진범과 트릭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택에서 아침을 준비하던 퀸 부자는 여러 명의 남자들에게 습격당했다. 알고보니 군수 산업계의 거물 킹 케인 벤디고의 부하들로, 케인의 동생 아벨이 형의 살해 협박에 대한 도움 요청을 하기 위함이었다. 방법은 마땅치 않았지만 '워싱턴'의 지시도 있어서, 퀸 부자는 아벨과 함께 킹이 지배하는 섬으로 향했다. 그곳은 그야말로 작은 도시였고, 킹은 그 섬의 독재자였다.
엘러리의 조사로 킹에게 보내진 협박장은 킹의 둘째 동생 유다의 짓이라는게 드러났다. 유다는 발각된 뒤에도 반드시 형을 예정된 시각에 죽이겠다고 말했기에, 퀸 부자는 완벽한 밀실 안에서 일하는 킹과 자기 방에 갖혀 있는 유다를 각각 범행 시각까지 직접 감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예정된 자정 12:00, 자기 방에서 유다는 빈 총을 밀실을 겨냥해 쏘았고, 곧이어 킹이 밀실 안에서 총에 맞은채 발견되고 마는데...


엘러리 퀸의 장편 추리 소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에 소개되었던 작품. 여름 더위를 잊어볼까 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대를 놓아버린 '국명 시리즈'와는 다르게, 그래도 읽을만했던 '라이츠빌 시리즈' 와 이어지는 작품이기도 했고, <<밀실 대도감>>에서 소개된 불가능 범죄 상황이 정말로 호기심을 자아냈던 탓입니다. 밖에서 빈 총을 쐈는데, 밀실 안의 사람이 총에 맞는다니!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만화라 해도 설득력이 없어보일 설정들입니다. 군수 산업계의 거물로 전 세계적인 위세를 떨치는 킹 케인 벤디고와 그가 머무는, 아무도 알지 못하는 섬에 있다는 어마어마한 제국에 대한 묘사는 황당함이 지나치다 못해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어요. 일개 군수업자가 순양함과 잠수함 여러 척을 포함하여 육,해, 공군을 갖추고 있고, 비밀 섬은 아무도 그 위치를 모르지만 최소 몇 천~ 몇 만 명 정도의 인구가 거주하는 대도시 같다니까요. 후대 007 시리즈의 악당들 비밀 기지 정도는 애저녁에 능가해버리지요. 킹이 알고보니 남미 혁명과 2차 대전을 일으키게끔 획책했다는 뒷부분 설명도 어이가 없는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설정이 작품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긴 것도 문제고요.
왜 이런 설정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어쨌건 킹이 밀실에서 살해당할 뻔한 트릭이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곁가지에 지나지 않는데, 과장이 지나치다보니 정통 본격 추리물과는 어울리지도 못하니까요. 007의 닥터 노 같은 빌런을 상상해서 이야기를 썼나 싶어 조사해보니 오히려 <<닥터 노>> 보다도 빨리 발표되었던데, 영문을 알 수가 없군요.

기대했던 밀실 트릭 역시 별볼일 없었습니다. "완벽한 밀실에서 한 남자가 총에 맞았는데 총은 밀실 안을 아무리 뒤져도 발견되지 않았다." 라는 상황인데, 정작 트릭은 "총을 잘 숨겨 두었었다!" 가 전부거든요. 즉, 엘러리 퀸과 퀸 경감의 수색이 실패했을 뿐입니다.
물론 유다 말고도 충신으로 보였던 아벨, 그리고 킹의 아내 칼라 모두가 공범이었다는 진상은 나쁘지는 않았어요. 총을 숨겼던 장치가 술병이라는 것도 유다가 섬 곳곳에 술병을 숨겨두었다는걸 사전에 잔뜩 설명함으로써 독자에게 잘 숨기고 있고요. 이 술병이 유일하게 밀실 밖으로 나간 물건이었다는 것 역시 독자에게 공정하게 설명합니다. 즉, '공정함' 측면에서는 나무랄데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대로, 탐정의 실수에 기반하고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워낙 커서 좋은 트릭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킹과 유다, 아벨 형제의 고향이었던 라이츠빌에서의 여러 증언을 수집하여 알아내는 동기도 괜찮은 편이지만, 지나치게 장황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단지 '수영을 잘해서 동생 아벨을 구해주었다는건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한 곁다리 이야기가 너무 많았어요. 또 앞 부분에서 킹이 수영을 못한다는걸 크게 강조한 탓에 독자들도 뭔가 이상하다는건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술병'처럼 정교하게 존재를 숨기는데 실패한 셈이지요.
그리고 킹이 과거 거짓말을 했다 한들, 그게 아벨의 살의에 불을 붙인 이유가 되는지는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차라리 유다처럼 킹이 악당이라서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는게 더 말이 될 것 같아요. 두 형제와 칼라가 손을 잡은 이유 역시 설명되지 않고요. 그녀가 킹을 두려워했다는 묘사는 있지만, 살인은 다른 이야기잖아요?

게다가 아벨과 유다, 칼라가 다시 킹을 자살로 위장하여 살해하고 (이는 퀸 경감에 의해 바로 들통납니다), 섬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떠난 뒤 섬을 날려버리는게 결말은 제가 읽어왔던 작품 중 수위를 다툴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이렇게 쉽게 자살로 위장해 죽일 수 있었는데, 왜 퀸 부자를 강제로 데려와서 기묘한 밀실극을 펼쳤을까요? 일부러 자기들 범행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아니었을텐데 말이지요. 이 결말 탓에 밀실 트릭의 존재 이유도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그나마 딱 한 가지, 유다가 범행 예고 시각에 자기 방에서 빈 총을 쏘고, 그 시간에 킹이 아내 칼라에게 총을 맞는 장면의 묘사만큼은 아주 대단했습니다. 유다를 감시하는 엘러리의 시점에서, 유다의 행동이 굉장히 광기어리게 묘사되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이외수 작가의 <<꿈꾸는 식물>>에서 정신분열자인 둘째 형이 벽을 통과하려고 시도하는 장면이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단점이 워낙 많았기에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책을 읽고 굉장히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전반적으로 아쉬움과 부족함이 더 많이 느껴지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유일하게 기대해 봄직했던 트릭마저도 시원치 않았으니 점수를 줄 수가 없네요.

2022/05/28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중국 건축 이야기 - 자오광차오, 마젠충 / 이명화 : 별점 2.5점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중국 건축 이야기 - 6점
자오광차오.마젠충 지음, 이명화 옮김, 한동수 감수/다빈치

제목만 보면 중국 건축에 대한 미시사, 건축사 책으로 여겨지지만 실상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건축의 기초가 되는 석재, 벽 등을 만드는 흙, 기둥과 지붕을 받치는 나무, 사람이 집을 짓는 타와 그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여백이 많은 그림과 글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채지충의 그림이 떠오르는 가벼운 선 중심인데, 디테일을 알려주는 부분은 정교하고 컬러도 깔끔하면서 동양적으로 채색되어 있어서 하나하나가 빼어난 일러스트 작품으로 손색이 없거든요.

아래의 백석 난간에 대한 설명처럼 그림으로 건축 구조를 설명해주는 도감같은 구성이 없는건 아니며, 이런 부분의 완성도도 높은걸 보면 저자의 도감식 구성 작품을 한 번 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나 아무래도 중국 건축물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고, '작업노트'라는, 재미와 가치가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 뒷부분에 30여 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수록된건 감점 요소입니다. 가격에 비하면 17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도 아쉬웠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선뜻 권해드리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여백이 많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 장르를 좋아하시면 한 번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2021/12/31

2021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열 여덟번째 블로그 리뷰 총 결산입니다. 블로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나이라니 감개무량합니다. 다 컸으니 이제 돈을 좀 벌어 와야 할 텐데 말이지요.

하여튼,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사태 장기화 탓에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작년보다는 줄었어요. 작년에는 133권을 읽었는데, 올해는 추리 / 호러 장르문학 57 (77)권, 기타 장르문학 3 (4)권, 역사서 17 (9)권, 디자인 or 스터디 1 (4), Food 및 구루메 관련 도서 15 (25)권, 기타 도서 24 (14)권으로 다 합쳐서 117권을 읽었으니까요. 이유는 백신 접종과 위드코로나 정책 덕분에 다른 활동으로 보낸 여가 시간이 늘었던 탓입니다. 올림픽도 열심히 관전했고요. 거기에 더해 작년에는 '추리 소설 1,000권 읽기'라는 개인적인 큰 목표 달성을 위해 더 열심히 달리기도 했었지요. 여러모로 작년이 역대급이었던 셈으로, 당분간은 작년처럼 책을 많이 읽는 해는 오지 않을거라 생각되네요. 그래도 최소한의 목표인 100권은 훌쩍 넘겼으니 만족합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각 항목별 베스트 - 워스트를 소개해드립니다.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올해 발표된 작품 기준이 아니라 제가 올 한해 보고 읽은 것들 기준입니다.

2021년 베스트 추리소설 :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별점 4.5점! 20세기 미국 범죄 소설, 그 중에서도 하드보일드 장르의 흐름을 미국 역사 흐름과 비교하여 분석하는 문학사 서적. 상세 리뷰는 링크 참고하시길.

"나는 언제나 옳다
별점 4점! 복잡한 복합 장르 구성을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 단편 분량인 만큼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2021년 워스트 추리소설 :

"ON 온"
올해의 워스트 후보작은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서술트릭의 모든 것",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가면병동", "최후의 일격, "범죄 캘린더"와"On 온"의 7편이나 됩니다. 모두 별점 1.5점짜리였지요. 거장 엘러리 퀸의 작품이 두 편이나 포함되어 있는게 놀라운데, 한 편은 나이 탓에, 또 한 편은 양산 모드로 쓰여졌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결과물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최후의 일격"은 괜찮은 발상의 트릭이 사용되기는 했고, 단편집 "범죄 캘린더"는 별점 2~2.5점짜리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서 워스트 급은 아닙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은 책 자체 내용 문제보다는 다른 문제로 인한 감점 요인이 더 컸고요. 단편집 "서술트릭의 모든 것"은 "범죄 캘린더"와 같은 이유로 제외하면, 진짜 워스트 후보작은 "그녀는 증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와 "가면병동", "On 온"의 세 편이 남습니다. 

이 중 올해의 워스트로는 "On 온"을 꼽습니다. 유치한 설정, 합리적이지 못한 전개, 스테레오 타입의 뻔한 주인공들이 어우러진 싸구려 스릴러니까요. 다른 두 편은 약간이나마 추리적인 요소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그나마 "On 온"보다는 조금 나았습니다. 물론 도긴개긴입니다만....

2021년 베스트 / 워스트 기타 장르문학 : 

올해 기타 장르문학도 3권 밖에 읽지 않아서 뽑기가 어렵네요. 재미만큼은 확실했던 별점 3점의 "사라진 세계"가 베스트였어요. 워스트는 따로 뽑지 않겠습니다.

2021년 베스트 역사 도서 :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별점 5점! 역사 바로 세우기 측면에서 모든 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와 "영어 조선을 깨우다 1"도 별점 4점을 받은 좋은 책이었는데, 아쉽게도 탈락했네요.

2021년 워스트 역사 도서 : 

"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별점 1점. 편협한 개인 의견을 잔뜩 투입해서 불쾌하기 짝이 없었던, 그냥 '나쁜' 책입니다.

2021년 베스트 / 워스트 디자인 or Study :

딱 한 권 밖에 읽지 않아서, 올해는 평가할게 없네요. 공부가 부족했던 한해네요....

2021년 베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올해 이 쪽 분야 책들은 다 고만고만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카레로 보는 인도 문화", "경양식집에서",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 "음식으로 읽는 중국사", "가스트로노미"의 5권이 별점 3점을 받았습니다. 이 중 재미와 자료적인 가치, 책의 완성도 등 모든 면을 고려하여 "홍차 애호가의 보물상자"를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1부만 한정하면 별점 4점 이상도 충분했던 책이니까요.

2021년 워스트 Food / 구루메 도서 : 

올해는 2점 이하의 별점이 없어서, 워스트는 따로 뽑지 않습니다.

2021년 베스트 기타 도서 :

"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
별점 4점을 받은 책은 "1달러의 세계 경제 여행", "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 "n분의 1의 함정"의 세 권이었습니다. 다 좋은 책이었지만, 이 중 재미에 더해 제 전공 분야인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작용에 대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 "이상한 나라의 언어 씨 이야기"를 올해의 베스트로 꼽습니다.

2021년 워스트 기타 도서 :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별점 1.5점을 받은 올해의 워스트 후보작은 "재미있는 식물 산책 도감",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만화로 보는 99가지 발명품 이야기"의 3권입니다. 이 중 사람 열받게 만드는 가소로운 자기 주장을 담고 있는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가 올해의 워스트입니다.

2021년 베스트 Movie : 

"나이브스 아웃"
훌륭하게 현대에 되살린 본격 추리물! 별점 3점.

2021년 워스트 Movie : 

"철권을 가진 사나이"
황당무계하고 유치했던, 심지어 액션마저 별 볼일 없었던 '가짜' 무협 영화.

2021년 베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전체적인 별점은 고만고만해서 베스트랄건 없네요. 에피소드 기준으로는 "Q.E.D iff 증명종료 14" 수록작 "1억엔과 여행하는 남자"가 오랫만에 별점 4점짜리 에피소드였습니다.

2021년 워스트 Comic - 추리 or 호러 : 

"Q.E.D iff 증명종료 16"
수록작 3편 중 2편이 별점 1.5점, 1편이 별점 1점을 받은 워스트 오브 워스트. 그 외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43"의 "앙숙"도 별점 1점짜리 망작이었습니다. 별점 1.5점 짜리 에피소드들은 언급하기도 힘들만큼 숱하게 있었고요. 추리 만화 분야는 영 실망스러웠던 한해였네요.

2021년 베스트 Comic - 기타 : 

"그리고, 또 그리고 1~5"
별점 4점짜리 책은 이 책 외에도 "피너츠 완전판 19 : 1987~1988"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베스트로 꼽은 이유는 재미와 감동에 더해 미대 졸업생인 저에게 많은걸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고요. 하여간, 극히 일부의 예외는 있지만 만화가가 그린 자기 이야기는 무조건 최고에요.

2020년 워스트 Comic - 기타 : 

최저 별점이 2점이라서, 워스트는 따로 꼽지 않겠습니다.

결산평 : 

이상으로 2021년 블로그 결산을 마칩니다. 올 한해는 저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는 한해였어요. 인생의 큰 목표 중 하나였던 '추리 소설 1,000권 읽고 리뷰 쓰기'를 완료했기 때문이거든요. 저도 하루하루, 한달한달, 한해한해가 더욱 소중한 나이가 되었는데, 2022년에도 저 개인적으로 내세울 수 있고 자부심을 가질만한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의미있고 가치있는 2022년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했고, 또 감사드립니다!

2020 내 블로그 리뷰 총 결산

2021/11/19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 아리스가와 아리스 / 김효진 : 별점 1.5점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 대도감 - 4점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이소다 가즈이치 그림, 김효진 옮김/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추리작가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선정한 밀실 트릭 걸작 40편을 일러스트레이터 이소다 가즈이치의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 책입니다. 

몰랐던 작품에 대해 알게 된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어떤 트릭이 사용되었을지? 생각하게 만드는 글솜씨와 저는 별로였던 작품에 대해 호평하는 이유 등 아리스가와 아리스만의 시각도 볼 만 했고요. 저는 폄하했던 작품에 대해 높이 평가한 글들은 저 역시 리뷰어로서 많은 공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다른 점들은 거의 모두 기대 이하였습니다. 이런 리뷰 모음인 줄은 몰랐던 탓입니다. 밀실 트릭에 대한 분류와 대표작 소개 등, 이론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구입했는데 예상과 너무 다르더군요. 

게다가 소개된 트릭의 비밀을 완벽하게 숨기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서두에서 이 책은 일종의 '초대장' 임을 분명히 밝히며 앞으로 이 작품을 읽어보라는 취지의 리뷰이니 이렇게 쓴 건 당연합니다만... 절반에 가까운 작품이 국내 출간되지 않은게 문제지요. 국내에는 서양 미스터리 20선 중에서 11편 - 빅 보우 미스터리, 13호 독방의 문제, 노란 방의 비밀, 급행열차 안의 수수께끼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1"에 수록), 시계 종이 여덟 번 울릴 때, 개의 계시, 세 개의 관, 모자에서 튀어나온 죽음, 킹은 죽었다, 벌거벗은 태양, 투표 부스의 수수께끼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수록) -, 일본 미스터리 20 + 1 중에서도 11편 - D 언덕의 살인사건, 거미, 완전 범죄, 등대귀, 혼진 살인 사건, 문신 살인 사건, 호로보의 신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에 수록), 천외소실 사건, 인형은 텐트에서 추리한다, 녹색 문은 위험, 모든 것이 F가 된다 - 이 출간되어 있습니다(2021년 11월 기준). 41편 중 무려 19편이 미출간된 상황이에요. 이래서야 거의 절반 가까이는 정답을 알래야 알 수 없는 퀴즈집을 읽은 셈이라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소개된 작품들이 선정된 이유도 여러가지를 대고 있지만, 결국 트릭만 멋지면 다른건 다 간과하는 듯한 리뷰도 불만스럽습니다. "녹색문은 위험" 같은 작품을 선정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이 작품 속 트릭은 기발하기만 할 뿐 현실성은 전혀 없거든요. 하긴, 밀실 자체가 범인이 일부러 만들 이유가 없다는 점을 너무 대충 넘어가는 것 부터가 이상해요. 애초에 밀실 '살인'은 말이 안됩니다. 밀실에서 죽었다면 자살이어야죠.

수록 일러스트들도 실망스럽습니다. "거미" 속 거미 연구소처럼 몇몇 작품 속 건물에 대한 일러스트는 나름 반가왔지만 대체로 간단한 평면도와 밀실이 있는 건물의 간략한 스케치 수준에 불과해서, 예쁘기만할 뿐 가치는 없습니다. 책도 꼼꼼히 읽고, 관련 자료도 열심히 수집했다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설명이 무의미하게 여겨질 정도로요. 이왕 밀실 트릭 해설을 위한 그림을 싣는다면, 트릭을 설명하는 용도가 훨씬 좋았을거에요. "급행열차 안의 수수께끼"의 복잡한, 기차 내부 장치들을 활용하여 만든 장치 트릭을 그려 주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게 '밀실 대도감' 취지에도 더 잘 맞았을테고요. 이런 문제에 더해 3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도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내용을 떠나 분량, 완성도 등 모든 면에서 이 가격을 받을 책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입니다. 조금 조사해봤더니 저와 같은 이유 - 단순한 리뷰 모음, 트릭 설명 없음, 무의미한 그림들 - 로 이 책에 실망하신 분들이 많더군요. 저도 좀 조사해보고 구입할걸 그랬습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궁금했던 나머지 인터넷을 뒤져 알아낸,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작품들 트릭을 몇 개 찾아서 소개드립니다. 당연히 스포일러입니다. 혹시라도 국내 출간에 기대를 걸고 계시다면, 절대 읽지 마세요.

"밀실의 수행자" 비록 국내 소개된 작품은 아니지만 트릭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의 명탐정 50인"에 소개된 적이 있기 때문이지요. "소년탐정 김전일"의 "이진관촌 살인사건"에서도 살짝 비틀어 사용되기도 했고요. 진상은 인도인 하인들이 위의 창을 통해 침대를 천장까지 끌어올렸던 겁니다. 백작은 고소공포증이 있던 탓에 침대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굶어 죽게 된 거지요.

"엔젤 가의 살인" 엘리베이터 천장 창문을 통해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면 칼이 떨어진다는 장치 트릭. 작품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칼을 3층 천정쪽에 묶은 끈으로 엘리베이터 천정에 매달아 놓으면,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면서 끈이 끊어지고, 칼이 떨어져 아래 사람에게 꽂힌다는 걸까요?

"고블린 숲의 비밀" 뒷문 쪽에 있던 사촌이 잽싸게 집에 들어가 비키를 죽이고, 방수 시트 위에서 잽싸게 시체를 해체해서 짐 속에 나누어 넣었다. 그리고 뒤따라 온 사촌이 비키를 찾는 척 정문으로 들어간 뒤 뒷문을 잠근 것. 그리고 짐을 차에 싣고 돌아간게 진상이었다.

"지미니 크리켓 사건"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일즈가 범인이었다. 그는 경찰복을 입고 큰아버지를 살해한 후 방 안에 숨어있다가, 루퍼트가 들어온 뒤에 경찰들과 함께 들어온 것처럼 속였던 것. 납치했던 경찰관을 죽였던건 경찰복을 돌려주기 위해서였다. 루팡 3세 애니메이션에도 사용된 트릭이라지요. 조금 조사해보니, 자일즈와 노인의 관계에 대한 반전도 인상적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51번째 밀실" 범인이 지붕을 떼어내고 탈출하는 트릭. 그림만 봐서는 잘 모르겠네요. 범행을 저지른 동기 쪽이 더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죽음의 종이 울렸다" 조각상 밑에 쐐기를 꽂아 놓아 쓰러지기 쉽게 해 놓은 뒤, 창 밖에서 푸코의 진자를 움직이면, 진자가 조각상에 맞아 쓰러지게 만든 것. 설명만 읽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트릭의 작동 원리를 그려 주었어야죠!

"보이지 않는 그린" 살해 장소인 화장실의 작은 환기구로 고무 보트를 들여놓은 뒤, 좁은 화장실 안에서 고무보트를 부풀려 심장 빌작을 일으킨 것.

"다카마가하라의 범죄" 현인신은 신이라서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 무녀가 조서를 들고 2층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 보초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 찾아본 결과로는 이러하던데, 이게 말이 되나요?

"구혼의 밀실" 어린 아이가 범인. 피해자와 범인이 협력하여, 피해자 어깨 위로 범인이 올라가서 3미터 이상 높이였던 천장 채광창으로 탈출한 것.

"로웰성의 밀실" 만화책 37페이지에 있던 엘로라를 맞은편 36페이지에 있던 홀리가 손을 뻗어 살해한 것. 3차원의 인물이 2차원에서 저지른 사건으로, 이소다 씨의 일러스트가 나름 힌트가 되기는 하네요. 이걸 트릭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밀실대도감

2021/09/18

재미있는 식물 산책 도감 - 하나후쿠 코자루 / 이태용 : 별점 1.5점

재미있는 식물 산책 도감 - 4점
하나후쿠 코자루 지음, 이태용 옮김/성안북스

'산책길에 만나는 풀꽃과 나무의 재미있고 비밀스런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계절마다 길에서 흔히 보는 꽃과 나무들 100종을 간단한 만화 한 페이지와 사진과 짤막한 소갯글 한 페이지로 알려주는 책.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만 보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구입했습니다. 도감류는 원래 좋아했고, 만화도 재미있어 보였으니까요.

일본의 들꽃이지만 민들래, 냉이, 강아지풀, 싸리, 억새, 칡 및 대부분의 나무들은 우리 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자가 남편과 꽃가게를 하는 프로 원예가인 덕분에 전해주는 괜찮은 정보도 제법 많고, '석산'은 교배로는 번식을 못 해서 모두 같은 유전자를 지녔다던가, 마타리 뿌리에서 장 썩은 냄새가 나고, 때죽나무의 덜 익은 열매에는 에고사포닌이라는 유독 성분이 있다는 등의 내용은 흥미로왔었고요. 우리나라에는 흔치 않지만, "녹나무의 파수꾼"으로 친숙해진 녹나무 소개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부분은 극소수일 뿐입니다. 우선 도감 측면에서 영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 큽니다. '도감' 이라면 모름지기 그림으로 해당 주제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어야 할 텐데, 만화로 그려낸 그림은 도감으로 보기에는 부실했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은 절반 정도는 설명하는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도감'이라는 명칭을 붙인건 사기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깊이있는 정보를 알기도 불가능합니다. 사진을 빼면 반 페이지 정도에 불과한 분량으로 깊이있는 설명을 하는건 애시당초 무리니까요. 그나마의 설명글도 인터넷 사전 등에 있는 정보를 반복하는 내용 외 특별한 저자만의 정보도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화도 영 별로에요. 꽃과 나무에 관련된 일상툰같은 이야기가 많았더라면 재미라도 있었을텐데 말이지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도감과 만화 양 쪽 모두 점수를 줄 여지가 없습니다.

2021/08/15

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 유성운 : 별점 1점

지도로 읽는다 리스타트 한국사 도감 - 4점
유성운 지음/이다미디어

총 6장 구성으로, 이런저런 한국의 역사적 상황이 현재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걸 알려주는 역사서입니다. 신라 4대왕 석탈해의 다파나국은 캄차카반도인가?, 고대 남부 한반도 왜의 위치는 한반도 남부를 포함할 수 있다, 처용은 페르시아 왕자일 수 있다, 金을 왜 금이 아니라 김이라고 읽게 되었나?, 왕건의 호남 차별론은 사실인가? 등 목차만 보아도 흥미로우며, 재미있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다양한 사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구성도 좋았고요. 도판들도 빼어나며 특히 제목처럼 지도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소개하자면, 金을 김이라고 읽게 된 이유입니다. 원래는 조선 왕가와 관련된 음양오행설 때문이라는 설이 있었는데, 최근 설은 수, 당 시대만 해도 '금'에 가깝던 발음이 5대 10국을 거치며 '김'에 가까운 발음으로 변했기 때문이라는군요. 고려는 원의 부마국이고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특히 몽골 상류층 이름에 金이 많아서 발음 변화가 퍼졌다는 설인데 꽤 그럴싸했어요. 

왜 중국의 왕조들이 한반도를 완전히 정복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이른바 '실용적인 외교'를 잘 했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인 예로 서희가 거란과 강동 6주를 얻어낸 담판을 들고 있습니다. 고려와 거란의 국교를 위해서는 여진이 머무는 압록강 일대 확보가 필요하니, 그걸 달라는 요청이었다면서요.

하지만 당시 고려군은 이미 두 번의 승리를 거두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냥 말 만으로, 외교만으로 평화와 땅을 얻어낸건 아니지요. 이게 적합한 예인지는 아리송합니다. 이 보다는 항복하러 몽골로 향하던 고려 태자 왕전이, 몽케 칸이 급작스럽게 죽자 후계자 후보 중 쿠빌라이에게 미래를 걸었던 행동이 더 좋은 예라 생각됩니다. 아무리 자료와 소문을 수집했다 하더라도 이건 순전히 '감' 이었다고 생각은 됩니다만... 

고려 말, 토지 개혁을 외치며 건국했던 건국 공신들이 결국은 자기들 잇속을 챙겼다는 이야기는 씁쓸했습니다. 공신 조준이 받은 표지는 현재 기준으로 약 124만 7,300평이나 된다니까요. 고려에서도 최고의 권문세족 가문이었던 조준이 혁명에 동참했던건 다 이런 이유가 있던 거지요. 왠지 청렴한 학자일 것 같은 퇴계 이황도 무려 36만평이 넘는 땅부자였다고 하니, 돈이 없으면 성공 못하는 세상인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것 같네요.

이외에도 17세기, 전 세계를 강타했던 소빙기 한파로 조선이 입었던 피해를 상세하게 알려주는 부분이라던가, 조선에서도 서울 주택 가격은 100년 동안 10배 가량 뛰었다는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큽니다. 가장 큰 단점은 지나치게 본인 생각이 많이 담겨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게 임진왜란 당시 끌려간 도공 이야기를 하면서, 이들이 일본에 남은건 비극이 아닐 수도 있다, 이들이 조선에 남았더라면 이런 이름을 남기지 못했을 것이라는 시각이에요. 당시 끌려간 포로 일부는 조선 귀환을 거부했다는 사료를 토대로, 조선이 문제였다고 마무리하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로 삼았기 때문에 조선이 빨리 발전할 수 있었다는 논리하고 똑같죠. 애초에 왜 끌려갔는지를 망각한 망발입니다.

이러한 친일적 시각은 왜의 위치에 대해 분석하며, 그들이 실제로 가야와 신라 이남 지역을 차지하고 있었으리라 보는 내용 등에도 진하게 묻어 나옵니다. 아울러 역사적 상황이 현재와 별로 다르지 않다며 추가한 저자의 개인 의견들도 마찬가지에요. 한국사 도감에 이런 내용이 들어갈 이유도 없고, 그나마도 한 쪽에 치우쳐진 개인적인 시각이라 불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신진 사대부를 강남 좌파에 비유하는 정도에서 그쳤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이런 내용이 포함된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알았다면 절대로 읽어보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별점은 1점입니다. 제대로 된 역사서로 볼 수 없습니다. 개인의 잡문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