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도로 읽는다 삼국지 100년 도감 - ![]() 바운드 지음, 전경아 옮김, 미츠다 타카시 감수/이다미디어 |
남자라면 누구나 "삼국지" 팬이겠지요. 저도 무척 좋아해서 원전은 물론, 관련된 책들도 많이 읽어왔습니다.
이 책도 그러한 삼국지 관련 책 중 하나로, 삼국지의 역사를 '지도'로 정리한 도감 형식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역사 서술이 아니라, 전투의 전개 과정과 국가 간 역학 관계를 모두 지도를 통해 보여줍니다. 이러한 지도 중심의 접근은, 삼국 시대의 복잡한 전쟁과 외교 관계를 시각화하여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당시 이민족의 위치, 작은 난이 일어났던 지역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주요 전투도 전황과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요.
또한, 184년 황건적의 난부터 280년 오나라의 멸망까지 약 100년간의 전개를 연대별로 다루며,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서술되었기 때문에 소설 "삼국지연의"와의 차이점을 확인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지도'에 너무 집착한건 단점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흐름을 정리하는 것보다, 지도로 보여줄 수 있는 주요 전투와 판도 변화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삼국 시대의 정치적·사회적 변화나 인물 간의 관계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한 탓입니다. 전투들도 배경이나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기보다는, "이곳에서 이런 전투가 있었다"는 식이 대부분이고요. '지도'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만든 책같아요.
지도의 완성도도 별로입니다. 특히 전투가 벌어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작은 지도들은 가독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큰 지도에서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방식이었어야 했는데, 현재 구성으로는 각 전투가 어디에서 벌어졌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표기된 전투의 진행 순서도 더 잘 보이게 만들어졌어야 했어요.
모든 전투를 지도로 설명하는 방식도 좋다고 할 수 없어요. 단순히 전투의 순서만 알 수 있을 뿐, 정확한 세력의 판세나 승패를 알아보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관도 대전이나 적벽 대전 같은 중요한 전투조차 다른 소규모 전투와 비슷한 비중인 것도 단점이에요. 핵심적인 전환점 정도는 보다 상세하게 알 수 있도록 해 주었어야 했습니다.
오나라의 멸망까지 다룬 것은 삼국 시대를 끝까지 정리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지만, 지나치게 지루하기는 했습니다. 앞서의 큰 전환점도 없이 소소한 전투들로만 이어지는 탓입니다. 차라리 잘 몰랐던 진나라 이후 5호 16국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도와 함께 짧게라도 설명해주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독립적인 책이라기보다는 "삼국지"를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을 위한 유용한 참고서에 가깝습니다. 이런 류의 책이라면 십년도 훨씬 전에 읽었던 "전쟁으로 읽는 삼국지"가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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