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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우먼 인 윈도"에서 소개된 애나 폭스의 영화들

"우먼 인 윈도" 속에서 소개된 애나 폭스의 영화들 목록입니다. 책 뒤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10월 24일 일요일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The Man Who Knew Too Much)
1956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도리스 데이 주연, 히치콕 감독이 자신이 1934년 만든 동명의 영화(영국) 를 리메이크한 작품, 휴가를 보내던 가족이 암살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으로, 극중에서 도리스 데이가 부른 'Que Sera, Sera'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길다(Gilda)
1946년. 미국. 찰스 비도르 감독, 리타 헤이워스, 글렌 포드 주연, 도박꾼 조니는 카지노 사장의 심복이 된다. 사장의 집에 초대받아간 조니는 사장의 부인이 된 전 애인 길다를 만난다. 두 사람은 강하게 이끌리고 선을 넘는다. 리타 헤이워스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이다.

10월 27일 수요일
과거로부터 (out of the Past)

1947년, 미국, 자크 투르뇌 감독. 로버트 미첨, 제인 그리어 주연, 왕년의 사설탐정으로, 지금은 은퇴하고 주유소에서 일하는 제프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조용히 살아가려던 그의 앞날에 과거의 위험한 사랑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에어플레인(Airplane)
1980년. 미국. 데이비드 주커, 제리 주커 공동 감독 및 주연, 택시 기사인 테드 스트라이커는 공군 조종사로 참전한 기억 때문에 비행공포증을 앓는다. 어느 날, 비행 승무원인 여자친구 일레인이 결별을 선언하자 테드는 엉겁결에 그녀를 따라 비행기에 오른다. 그런데 식중독으로 기장이 정신을 잃고, 테드가 조종간을 잡게 된다.

10월 29일 금요일
디아볼릭(Les Diaboliques)

1955년, 프랑스,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 시몬 시뇨레, 베라 클루조 주연, 폭력적인 남편인 미셸 때문에 괴로워하는 크리스티나에게 미셸의 정부인 니콜이 찾아와 함께 그를 죽이자고 제안한다.두 사람은 성공적으로 미셸을 죽이고 시체를 수영장에 던지지만, 그의 시체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몰락한 우상(The Fallen Idol)
1948년, 영국, 캐럴 리드 감독. 랠프 리처드슨, 미셸 모건 주연, 런던의 프랑스 대사관, 대사관 집사의 아내가 죽고, 유일한 목격자는 어린 소년 필립이다. 유럽 심리 스릴러의 고전.

공포의 내각(Ministry of Fear)
1944년, 미국, 프리츠 랑 감독, 레이 밀랜드, 마조리 레이놀즈 주연, 제2차 세계대전 중 출소한 닐이 뜻하지 않게 첩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10월 30일 토요일
39 계단(The 39 Steps)

1935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로버트 도넷, 매들린 캐럴 주연, 리처드는 자신이 첩보원이라고 주장하는 애너벨라를 돕는다. 다음 날 새벽, 애너벨라가 공격을 받아 죽고, 살인 혐의를 뒤집어쓴 리처드는 도망자가 된다.

이중배상(Double Indemnity)
1944년, 미국 빌리 와일더 감독, 프레드 맥머레이, 바버라 스탠윅 주연, 보험회사 직원인 월터는 고개인 디트리히슨의 집에 방문 했다가 그의 아내 필리스의 유혹에 넘어간다. 두 사람은 디트리히 슨을 죽이는 데 성공하지만, 보험사는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수사에 들어간다.

가스등(Gaslight)
1944년, 미국. 조지 큐커 감독. 샤를르 보와이에, 잉그리드 버그먼, 조셉 코튼 주연. 폴라는 잘생긴 그레고리와 결혼해 상속받은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그레고리는 폴라의 외출을 막고, 그녀를 정신이상자로 몰고 간다. 가스라이팅 (gaslighting)'이라는 심리학 용어와 관련이 있다.

파괴공작원(Saboteur)
1942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프리실라 레인, 로버트 커밍스 주연, 공장에서 일하던 배리는 화재로 친한 친구를 잃고 방화범으로 몰린다. 배리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고, 방화의 배후에 있는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려 한다.

빅 클락(The Big Clock)
1948년, 미국, 존 패로 감독, 레이 밀랜드, 찰스 로튼 주연, 어떤 이를 살해한 언론 재벌 얼은 무고한 남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한다. 남자는 자신의 결백을 밝히려 한다.

그림자 없는 남자(The Thin Man) 시리즈
1934~1947년, 미국. 윌리엄 파월, 머나 로이 주연, 은퇴한 경찰인 닉 찰스와 그의 아내 노라 찰스가 사건을 풀어가는 코미디 탐정물, 은퇴한 형사인 닉 찰스는 부유한 집안의 딸 노라와 결혼한다. 닉은 느긋하게 은퇴 생활을 누리고 싶어하지만 스릴을 원하는 노라 때문에 이런저런 사건에 뛰어든다. 대실 해밋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시리즈로, 모두 6편이 있다.

도살자(The Butcher, Le Boucher)
1969년, 프랑스, 이탈리아. 클로드 샤브롤 감독, 스테파니 오드런, 장 얀느, 안토니오 파살리아 주연, 시골 학교에 부임한 교사 엘렌은 푸줏간 주인 포폴을 만난다. 포폴은 엘렌에게 반해 사랑을 고백하지만 엘렌은 거부한다. 한편 마을은 연쇄 강간, 살해 사건으로 흉흉해지고 엘렌은 포폴을 의심한다. 히치콕을 모방했으면서도 히치콕보다 더 히치콕답다는 평을 받았다.

다크패시지(Dark Passage)
1947년, 미국, 델머 데이브즈 감독, 험프리 보가트, 로런 바콜 주연, 빈센트는 아내를 살해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가까스로 감옥에서 탈옥한 빈센트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려 하고 그런 그를 아이린이라는 여자가 돕는다.

나이아가라(Niagara)
1953년, 미국, 헨리 해서웨이 감독. 마릴린 먼로, 조셉 코튼, 진피터스 주연. 나이아가라 폭포로 여행 온 신혼 부부가 다른 투숙객 부부의 갈등에 휘말린다.

샤레이드(Charade)
1963년, 미국. 스탠리 도넌 감독. 오드리 헵번, 캐리 그랜트 주연, 남편의 재산을 노리는 남자들에게 쫓기는 여자 레지나와 이를 돕겠다고 나선 조슈아가 파리에서 겪는 일을 다룬다.

서든 피어(Sudden Fear)
1952년, 미국. 데이비드 밀러 감독, 조안 크로포드, 잭 팰런스 주연, 상속녀이자 극작가인 마이라는 배우인 레스터를 만나 결혼한다. 그러나 레스터에게는 아이린이라는 정부가 있었다. 레스터는 아이린과 함께 마이라를 죽이고 그녀의 재산을 가로채려 한다.

어두워질 때까지(Wait Until Dark)
1967년, 미국, 테렌스 영 감독, 오드리 헵번, 알란 아킨 주연, 수지는 최근에 시력을 잃었다. 그녀의 남편은 비행기에서 인형을 잠시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인형 속에는 밀수된 마약이 있었고, 악당들은 수지에게 접근해 인형이 숨겨진 곳을 알아내려 한다.

배니싱(The Vanishing)
1988년, 프랑스, 네덜란드, 조지 슬루이저 감독. 버나드 피에르 도나디우, 기니 베르보에츠 주연, 연인인 렉스와 사스키아는 여행을 떠난다.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사스키아가 실종되고 렉스는 그녀를 찾아 주변을 뒤진다. 그리고 삼 년 후, 렉스에게 한 남자가 접근한다. 그는 평범한 교사로 보이지만 실은 정신병자였다.

실종자(Frantic)
1988년, 미국. 로만 폴란스키 감독. 해리슨 포드, 베티 버클리 주연, 파리로 여행을 온 부부, 리처드가 샤워를 하는 사이 호텔방에서 부인이 사라진다. 리처드는 아내의 실종이 바뀐 가방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s).
2013년, 미국,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루니 마라, 채닝 테이텀, 주드 로 주연, 우울증 환자 에밀리는 의사인 뱅크스가 처방해준 신약을 복용하고 증세가 호전된다. 하지만 몽유병 증세가 나타나면서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모든 것이 약의 부작용 때문이라 믿는다.

카사블랑카(Cassablanca)
1942년, 미국, 마이클 커티스 감독, 험프리 보가트, 잉그리드 버그먼 주연, 모로코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릭은 우연히 옛 사랑인 일자를 만난다.

밤 그리고 도시(Night and the City)
1950년, 미국, 영국. 줄스 다신 감독, 리처드 워드마크, 진 티어니 주연, 런던의 밤거리를 헤매는 해리는 은퇴한 세계적인 레슬링 선수를 만나고, 생각지도 못한 음모에 휘말린다.

소용돌이(Whirlpool)
1949년, 미국, 오토 프레밍거 감독, 진 티어니, 리처드 콘트 주연. 마비 증상으로 고통받는 여자가 최면요법을 시도한다. 하지만, 최면에서 깨어난 그녀는 기억에 없는 살인 현장에서 발견되고, 용의자가 된다.

안녕, 내사랑 (Murder, My Sweet)
1944년, 미국, 에드워드 드미트릭 감독. 디 포웰, 클레어 트레버, 앤 셜리 주연, 전직 사기꾼의 여자친구를 찾는 일에 고용된 필립은 거미줄처럼 얽힌 복잡한 미스터리에 빠진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나이트 머스트 폴(Night Must Fall)
1937년. 미국, 리처드 소프 감독. 로버트 몽고메리, 로사린드 러셀 주연, 브람슨 부인은 고립된 저택에 사는 자산가이다. 그녀는 저택을 돌봐달라며 대니를 고용한다. 그녀의 조카 올리비아는 그에게 끌리면서도 그를 의심한다.

로라(Laura)
1944년, 미국. 오토 프레밍거 감독. 진 티어니, 데이나 앤드루스 주연, 광고회사 디자이너인 로라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되고, 한 남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10월 31일 일요일
현기증(Vertigo)
1958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킴 노박 주연, 고소공포증 때문에 은퇴한 경찰 스코티는 사립탐정이 된다.그는 사건을 맡았다가 마들레인이라는 여인에게 연정을 느끼고, 마들레인이 자살한 이후 그녀를 너무나 닮은 주디라는 여인에게 강박적으로 매달린다.

제3의 사나이(The Third Man)
1949년, 영국, 캐럴 리드 감독, 조셉 코튼, 알리다 발리 주연,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삼류 소설가 마틴스가 친구에게 일자리를 얻으려고 비엔나를 방문하지만, 친구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것을 알게 된다.

리피피 (Du Rififi Chez Lex Hommes)
1955년, 프랑스, 이탈리아. 줄스 다신 감독, 진 세바이스, 칼 모너 주연,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 토니는 여전히 충성스러운 부하 조를 다시 만난다. 조는 토니에게 보석상을 털자고 제안한다. 이 마지막 한탕을 끝으로 은퇴하자고 말이다.

11월 2일 화요일
스펠바운드(Spellbound)
1945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잉그리드 버그먼, 그레고리 펙 주연, 정신병원의 의사로 근무하는 콘스탄스는 새로 부임한 의사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사실 에드워드가 아니었고, 죽은 친구의 이름임이 밝혀진다. 남자는 기억하지 못하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경찰의 추적을 받는다.

죽음의 항해 (Dead Calm)
1989년, 오스트레일리아. 필립 노이스 감독, 니콜 키드먼, 샘 닐주연,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부가 요트 여행을 떠난다. 조용할 줄만 알았던 여행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만난 한 남자로 인해 흔들린다.

레베카(Rebecca)
1940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로런스 올리비에, 주디스 앤더슨, 조앤 폰테인 주연, 수줍은 여자가 부인과 사별한 남자를 만나 결혼해 대저택에 들어가지만, 남자는 아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1월 3일 수요일
열차 안의 낯선 자들(Strangers on a Train)
1951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팔리 그레인저, 루스 로먼 주연, 프로 테니스 선수 가이는 아내를 두고 외도를 즐기며 이혼을 바라고 있다. 어느 날 가이는 기차 안에서 브루노를 만나고, 브루노는 그에게 교환살인을 제안한다. 영화 마지막에 빠르게 돌아가는 회전목마 장면이 등장한다.

위커 맨(The Wicker Man)
2006년, 미국, 닐 라부티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고속도로 사고로 죽어가던 모자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경찰관 에드워드는 실종된 딸을 찾아달라는 옛 연인의 편지를 받는다.

로프(Rope)
1948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주연, 두대학생이 재미삼아 동급생을 밧줄로 목 졸라 죽인 후 그의 시체를 아파트에 숨긴다. 이들은 완전범죄를 위해 친구와 가족을 초대해 파티를 연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North by Northwest)
1959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캐리 그랜트, 에바 마리 세인트 주연, 뉴욕의 광고업자가 외국첩보기관에 의해 정부요원으로 오해받아 살해될 위기에 처한다.

숙녀 사라지다(The Lady Vanishes)
1938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마가렛 락우드, 마이클 레드그레이브 주연, 여행 중인 젊은 여성이 기차에서 한 부인의 도움을 받는다. 두통으로 잠이 들었던 여성은 깨어난 뒤 그 부인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찾아 나선다. "반드리카 초특급"이라는 제목 으로도 알려졌다.

11월 4일 목요일
아담스 패밀리(The Adams Family)
1991년, 미국, 베리 소넨필드 감독, 안젤리카 휴스턴, 라울 줄리 아, 크리스토퍼 로이드 주연, 아담스 가에 이십오 년간 행방불명이던 친척이 찾아온다. 1964년 TV 시리즈로 방영된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으로, 개봉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스터 에드(Mister Ed)
1961~1966년, 미국, 저스터스 아디스 외(外) 감독. 앨런 영, 코니 하인즈 출연, 미국 C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TV 시리즈. 말하는 말인 에드와 그 주인의 좌충우돌을 다루었다. 이 소설에서 애나가 올리비아에게 언급한 물론(Of course)이라는 말이 주제가에서 말장난으로 반복된다.

11월 5일 금요일
무법자(The Outlaw)
1943년, 미국, 하워드 휴즈, 하워드 혹스 감독. 잭 부텔, 제인 러셀 주연, 서부의 무법자들이 리오 맥도날드라는 여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좌충우돌한다. 제인 러셀이 전형적인 핀업걸 이미지로 등장하는 포스터로 유명하다.

열정(Hot Blood)
1956년, 미국, 니콜라스 레이 감독, 제인 러셀, 코넬 와일드 주연, 열정적인 여성 애니와 정략결혼으로 얽힌 형제 이야기, 집시 스커트를 입고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제인 러셀을 담은 포스터로 유명하다.

11월 7일 일요일
의혹의 그림자(Shadow Of A Doubt)
1943년, 스릴러,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테레사 라이트, 조셉 코튼 주연, 미국 소도시에 사는 찰리의 단조로운 삶은 이름이 같은 찰리 삼촌이 찾아오면서 활기를 띤다. 그러나 찰리는 삼촌이 연쇄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가진다.

이창(Rear Window)
1954년, 미국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그레이스 켈리 주연, 다리를 다친 사진작가가 이웃들을 엿보는 것으로 소일하던 중 한 이웃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확신한다.

11월 8일 월요일
싸인(Sign)
2002년, 미국, 나이트 샤말란 감독. 멜 깁슨, 호아킨 피닉스 주연. 미국의 시골 마을에서 옥수수 농장을 운영하는 그레이엄은 어느날 원과 선으로 만들어진 복잡하면서도 거대한 미스터리 서클을 발견한다.

로즈메리의 아기 (Rosemary's Baby)
1968년, 미국, 로만 폴란스키 감독. 미아 패로 주연, 새로운 아파 트로 이사 온 젊은 부부가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되고, 부인이 임신한 후에 더욱 심각해진다.

침실의 표적(Body Double)
1984년, 미국.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크레그 워슨, 멜라니 그리피스 주연, 단역배우 제이크는 폐소공포증 때문에 배역을 잃는다. 애인에게서도 버림받은 제이크는 다른 사람의 집을 관리해주기로 하고, 그 집에서 이웃 여자를 훔쳐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끔찍한 일에 휘말린다.

욕망(Blow-up)
1966년, 영국, 이탈리아.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세러 마일스 주연, 런던의 사진작가가 황량한 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던 중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한다.

2018/11/04

악몽을 파는 가게 2 - 스티븐 킹 / 이은선 : 별점 2.5점

악몽을 파는 가게 2 - 6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황금가지

스티븐 킹의 최신 단편집 2편입니다. 원초적인 공포보다 순문학 쪽으로 이동하는 느낌을 물씬 풍기던 최근 작풍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편보다는 수록작들 수준이 높습니다. 전권에서는 "우르"라는 기대 이하의 졸작도 수록되어 있었지만, 이번에는 수록작 대부분 완성도가 평균 이상이에요. 과거와 같이 화끈하지는 않더라도, 일정 경지에 오른 거장이 맘먹고 쓴 쉼표같은 작품들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한마디로 스티븐 킹의 현재를 보여주는 좋은 단편집입니다. 전체 평균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만 뛰어난 작품이 많아요. 작품 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합니다.

"허먼 워크는 여전히 건재하다"

도망친 여러 남자들 사이에서 얻은 각각 4명, 3명의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 재스민과 브렌다의 이야기로 암담한 아줌마 버젼의 "델마와 루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둘의 암담함과 자기 파괴로 이어지는 심리 묘사 외에 별다른 내용은 없습니다. 오히려 연로한 두 시인의 등장은 뜬금없습니다. 허먼 위크가 아직 건재한 것도 딱히 상관이 없고요.

하지만 두 아줌마들의 암담함에 대한 묘사가 그야말로 압권이라 그 둘이 순식간에 사로잡히는 자기 파괴적 생각에 동의하게 만드는 수작입니다. 이제는 스티븐 킹을 호러의 제왕이 아니라 암담함의 제왕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아요. 같은 암담함이라도 "1922"는 픽션 느낌이 좀 있었는데, 이 작품은 너무 현실적이라 더 와 닿고 무섭습니다. 작품을 쓰게 된 발단이 되었다는 기묘한 교통 사고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컨디션 난조"

아내 엘렌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죽음을 인정하지 않고 시체를 집 안에 방치해 놓은 광고쟁이 프랭클린의 이야기입니다. 

이전의 킹이었다면 프랭클린이 아내를 죽였거나, 아내의 시체가 모종의 이유로 되살아났거나, 아니면 시체 냄새를 맡은 아파트 주민들이 좀비같이 변해 거대한 학살을 불러 일으키는 식으로 전개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프랭클린은 아내를 사랑하는 평범한 인물이며, 그의 행동은 "사랑" 때문으로 묘사됩니다. 결말도 그냥 아내 시체 옆에 머물 뿐이고요.

이렇게 대단한 드라마는 없지만, 킹이 쓴 순애보라는 점 만큼은 독특합니다. 오지 오스본의 발라드같은 느낌이랄까요? 과거의 킹 스타일도 좋지만 이런 이야기도 나쁘지는 않네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철벽 빌리"

전 메이저리그 관계자 조지 그래섬이 스티븐 킹에게 1957년 뛰었던 '철벽 빌리' 라는 선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의 작품입니다.

제목이기도 한 "철벽 빌리" 캐릭터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인터넷 용어로 따지면 "야모순바(야구밖에 모르는 순진한 바보)" 그 자체인데, 그래서 무섭거든요. 야구를 하고 싶은 소년에게서 야구를 빼앗으려 하자 모든걸 없애버리고, 친구의 승리가 빼앗겼다고 느끼자 심판을 살해해 버리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압도적인 캐릭터가 존재함에도 빌리와 그의 잔혹한 행각의 비중보다는 1957년 당시 야생적이었던 메이저리그와 선수들, 시합 장면에 대한 묘사 비중이 높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도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고요. 또 이는 직접 살해 현장을 목격하지는 않은 조지 그래섬 1인칭 시점인 덕분도 큽니다. 조지 그래섬의 입을 빌어 실제 존재했던 팀과 선수들에 대해 조금씩 풀어가며 설득력을 높이는 솜씨도 일품입니다.

딱 한가지 아쉬움이라면 빌리의 사연을 너무 대충 넘긴 부분입니다. 빌리 블레이클리와 그 가족을 살해한 원래의 유진 캣서니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탓에, 다른 평범한 싸이코 살인마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유진 캣서니스 시기의 암담함을 특유의 묘사로 풀어내었더라면 "1922" 수준의 수작 중편이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미스터 여미"

노인 요양원에서 '미스터 여미'라고 불리우는 존재를 목격하면 죽을 날이 머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내용의 단편입니다.

노인들이 아직 젊었을 때 빛나던 존재를 목격하고 얼마나 설레었는지, 그리고 노인들이 죽기 전 젊었을 때의 설레임을 잠시나마 느끼게 된다는 묘사는 킹도 늙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한마디로 죽을 날이 머지 않은 킹의 바람(?)을 그린 소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토미"

조금 독특한 운문(?) 형태의 짤막한 작품. 그런데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 1960년대를 추억하기 위해 쓴 개인적인 습작이 아닐까 싶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초록색 악귀"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돈이 많은 뉴섬은 비행기 사고를 당한 뒤, 지속적인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그 바닥에서 잘 알려진 목사 라이드아웃을 초빙했다. 전속 물리치료사인 캣(캐서린)은 그가 사기꾼이라고 확신하는데... 

사기꾼으로 알았던 라이드아웃의 캐릭터가 돋보입니다. 실제로 몸 속에 존재하는, 통증을 불러일으키는 악귀를 끄집어 내어 잡을 수 있는 능력자라는게 밝혀지는 전개도 좋았고요.

하지만 악귀를 끄집어내는 과정까지의 전개가 너무 길고, 악귀와의 사투도 심심하며 결말도 그냥저냥이라 아쉬움이 더 큽니다. 정전 상태에서 캣의 손으로 무언가 스물스물 올라온다는 정도로는 약합니다. 결국 라이드아웃의 용기에 담지 못한 초록색 통증 악귀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여러모로 보았을 때, 이 작품만큼은 과거의 크리쳐물 형태로 썼더라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저 버스는 다른 세상이었다"

뉴욕의 러쉬 아워에 갇힌 광고쟁이 월슨이 우연하게 나란히 선 옆 버스에서 한 여성이 살해당하는걸 목격했지만, 중요한 프리젠테이션 생각에 그 사건을 무시해 버린다는 내용입니다.

윌슨에게 연이어 닥치는 불행에 대한 묘사는 재미있는데 그 외에는 딱히 건질게 없네요. 윌슨이 프리젠테이션에 늦지 않을까?라는 드라마가 살인 사건보다도 비중이 클 정도로 사건이 건조하게 묘사되는 탓입니다. 한마디로 대단한 드라마가 없는거지요. 주위 사람들에게 무심한 현대인들, 돈이 더 중요한 현 세태를 풍자한다고 보기에는 풍자 요소도 많지 않고요.

한마디로 평범 이하 수준의 범작입니다. 창작 의도는 알겠지만 제대로 구현되었다고 보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부고"

인터넷 뉴스 매체에서 부고 기사를 쓰는 찐따 마이크에게 가짜 부고를 실제로 만드는 힘이 있다는게 밝혀지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2016년 에드가상 단편 부문 수상작이지요. 

작가가 의도치않게 쓴 글이 현실로 벌어진다는 설정 자체는 평범합니다. 오래전 킹 스스로도 "신들의 워드프로세서"라는 비슷한 작품을 쓰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 작품은 부고를 쓴 인물 뿐 아니라 근처에 사는 같은, 혹은 비슷한 이름의 인물들이 함께 죽어나간다는 차별화되는 설정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가 오지 와이오밍의 라라미에서 숨어 산다는 결말도 괜찮습니다. 마이크는 (꿈자리는 사납지만) 꽤 괜찮은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는 듯 하고, 그의 능력으로 도움을 준 몇몇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이 생겼다는 해피엔딩인데 나쁘지 않아요. 최소한 모두 파멸해 버리는 뻔한 결말은 아니었으니까요. 인터넷 매체 '네온 서커스'와 거기 실리는 기사들, 소속 기자들에 대한 정신나간 묘사들도 최신 트렌드 느낌으로 잘 그리고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작품들 중에서 돋보이냐 하면 그 정도는 아닙니다. 에드가상을 수상할만한 작품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이름의 사람들이 죽는다는 설정을 잘 살리지 못한 탓이 큽니다. 그 사실을 알고 그냥 도망친다? 이야기를 너무 쉽게 마무리한 느낌이에요. 솔직히 부고를 쓴 후 그것을 기자가 실제로 만든다는 다른 단편들쪽이 더 오싹하죠.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덧붙이자면, 예전에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라는 고전 서부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라라미가 정말 미국에서도 유명한 깡촌인가 보네요. 라라미로 도망치면 아무도 그를 찾지 못하고 사건이 해결될 정도라니...

"취중 폭죽놀이"

호수 산장에 사는 올던과 어머니가 호수 건너편 대저택에 사는 마시모 가족과 매년 7월 4일, 폭죽 놀이 배틀을 벌인다는 흥겨운 이야기. 결국 올던이 마지막에 구입한 2000달러 짜리 폭죽 "제 4종과의 조우"가 마시모 가족 저택을 홀랑 태우는 결말까지 한 치의 방심도 할 수 없이 유쾌하게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전작에서도 그렇고 킹이 여러 작가의 작풍을 모방하는 취미가 생긴 듯 한데, 이 작품은 어디로 보나 마크 트웨인이 떠오르더군요. 전편에 걸쳐 흐르는 유머도 그렇고, 마지막에 두 가족 모두 집을 태워먹고 화해한다는 결말까지 말이죠.

올슨과 어머니가 알콜중독이었다는 등의 불필요한 설정은 조금 거슬리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단편집 수록작 중에서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킹 작품 중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흔쾌히 권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에요. 별점은 3.5점입니다.

"여름 천둥"

핵전쟁 이후 후유증으로 죽어가는 로빈슨이 유일한 친구 팀린과 애견 간달프마저 죽자 할레이 데이비슨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는 소품입니다. 

특징은 죽어가는 생존자들이 보이는 인간미가 돋보인다는 점입니다. 킹의 예전 작품이라면 이들이 사는 마을에 지옥도가 펼쳐졌을텐데 말이지요.

하지만 지옥도 대비해서 화끈한 재미가 부족하다는건 단점입니다. "카페 알파"도 나쁘지야 않지만 "세기말 구세주 전설"이 아무래도 더 화끈한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제 별점은 2점입니다.

2016/07/22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 - 노리즈키 린타로 / 최고은 : 별점 1.5점

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 - 4점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엘릭시르

신본격의 기수 중 한 명인 노리즈키 린타로 단편집입니다. 최초의 단편집이며, 데뷔작을 비롯해 "요리코를 위해"와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작품들까지 비교적 작가의 초기작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품들은 역시나 초기작답습니다. 완성도에 문제가 많거든요. 신본격 작가다운 트릭, 특유의 논리는 여전하지만 이러한 추리적 요소들이 설득력 있게 사용되지 못한 탓입니다. 억지스럽고 작위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에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데뷔작인 "월광게임"도 아주 별로였었는데, 당시(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는 이 정도 수준으로도 데뷔하고 작가가 될 수 있었던게 놀랍네요. 문학계도 버블이 만연했었나 봅니다.

물론 지금의 노리즈키 린타로는 거장입니다. 몇몇 장편들은 아주 좋았고, 단편 역시 "녹스 머신"은 제 취향이 아니었지만 예전에 읽었던 "이콜 Y의 비극"의 경우 직접 번역하여 소개드릴 만큼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 수록작들은 거장의 편린조차 느끼기 어려운 평균 이하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작가의 팬이 아니시라면 굳이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사형수 퍼즐"

사형수 아리아케 쇼지가 교수대에 선 직후, 고통을 호소하며 사망했다. 검시 결과 니코틴 중독사였다. 교도소장은 참관 검사의 동의를 받아 극비리에 노리즈키 부자에게 사형수가 사형 직전 독살당한 해괴한 사건의 해결을 부탁하는데...

전형적인 불가능 범죄 설정이 흥미를 자아냅니다. 이전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에서 읽었던 단편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교수대에서 사라진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하지만 추리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듭니다. 트릭이 없는 우발적 범행에 불과한 탓입니다. 만약 아리아케가 담배를 피웠다면 이 범행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테고, 차를 아리아케가 마신다는 것 역시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작위적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용의자들이 형장에 있었던 사람들로 좁혀진 상태에서 경찰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미화원 나카미네가 본인이 아니라는 건 바로 들통났을 테니 사건이라 부르기도 어려울 지경입니다.

작가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전개도 매끄럽지 못합니다. 불필요한 장황한 설명은 지루했으며, 고장 난 소각로와 파쇄기의 존재가 용의자를 좁히는 데 큰 도움을 줄거라는게 뻔히 보이는 것 역시 별로였습니다. 이에 바탕을 둔 노리즈키 린타로의 추리는 괜찮지만, 불필요한 요소였어요.

무엇보다도 아버지를 아들이 죽일 수도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한 절망적 노력의 결과였다는 동기는 최악입니다. 어찌 되었건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제일 바람직했을 테니까요. 설령 아들이 사형을 집행하는 본인이 된다 하더라도 무덤까지 비밀을 가져가면 되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범죄를 저질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 이야기를 끼워 맞춘 것도 억지로밖에 보이지 않았고요. 차라리 영화 "모범 시민"처럼 피해자 중 누군가의 가족이 편안한 죽음을 맞지 않게 하기 위해 복수한다는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높아 보입니다.

한마디로 참신한 설정 외에는 건질 게 없는 작품. 별점은 1.5점입니다.

"상복의 집"

도마 가문을 지배하는 어머니 사요에게 장남 야스노리는 꼼짝도 못하지만, 차남 가쓰키는 반항하여 집을 찾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10여 년 후,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족이 다시 모였으나 큰 싸움 끝에 가쓰키는 “어머니가 죽기 전에는 가족과 함께 찾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얼마 후, 도마 사요가 독살되고 가문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노리즈키 총경이 수사에 참여하는데...

노리즈키의 친척 가문에서 일어난 독살 사건을 다룬 작품입니다. 작가의 데뷔작이라는데 마음에 들었습니다. 추리 매니아의 첫 작품다운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덕분입니다. 특히 상식을 깨는 "반전"의 매력과 그것을 설명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동기, 두 가지가 잘 맞물려 있는게 좋습니다.

반전부터 설명하자면, 범인은 초등학교 5학년생인 도마 스미오일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서 진범을 찾기 위한 추리를 펼치지만, 사실은 스미오가 범인이 맞다는 겁니다. 발표 시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앞서간 아이디어였습니다. 이에 더해 스미오가 범행을 저지른 동기도 완벽합니다. 한눈에 반해버린 사촌누나 마리를 다시 보려면 가쓰키가 집에 돌아와야 하고, 그러려면 할머니가 죽어야 한다는 인과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드러내기 위해 적절하게 삽입한 복선 — 스미오의 멍한 상태와 시험 점수 등 — 도 탁월했고요.

한마디로 데뷔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구나 싶었습니다. 수록작 중 최고작으로 꼽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카니발리즘 소론"

화자 ‘나’에게 노리즈키 린타로가 찾아왔다. 둘 모두의 지인인 오쿠보 마코토가 동거녀 미사와 요시코를 죽이고 요리해 먹은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서였다.

공부하는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가 펼치는 고금동서에 걸친 식인론(論) 덕분에 현학적인 재미만큼은 충분합니다. 그녀를 먹은 것이 변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라는, 일종의 극단적인 복수라는 진상도 나쁘지는 않았고요.

그러나 두 사람의 토론이 전부라 소설적 재미가 부족하며, 진상에 대한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화자인 ‘나’가 사실은 오쿠보 마코토이며, 그가 정신이상자였다는 반전은 무리수에 불과했고요. 앞부분 몇 가지 묘사를 통한 복선을 깔아 놓기는 했지만 그렇게 필요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아울러 이 작품을 추리 소설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오쿠보 마코토의 식인 행위를 놓고 화자와 린타로가 그가 왜 그랬는지를 분석하는 내용이 전부인데 말이지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만, 신선한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작가가 지금 시점에 이 아이디어를 다시 풀어낸다면,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도서관의 잭 더 리퍼"

그보다 더 나쁜 놈들은 추리 작가가 피를 토하는 노력 끝에 고안한 트릭을 쏙 빼다가 미스터리 가이드북이라는 이름으로 팔아먹는 녀석들이지. 이쯤 되면 기생충 수준이야. — 추리소설에 대한 스포일러를 용서받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하며 노리즈키 린타로가 하는 말.

노리즈키 린타로는 호감을 가지고 있는 도서관 사서 호나미로부터 추리소설의 표제지를 잘라내는 기묘한 범행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노리즈키 린타로가 구립 도서관 사서 사와다 호나미에게 반해 그녀에게 수작을 걸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가 사건에 빠져든다는, ‘도서관 탐정’ 시리즈입니다. 강력범죄가 등장하지 않는 잔잔한 일상계인데, 작중 제공되는 정보로 진상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다는게 마음에 듭니다. 실제로 있을 수 있는 현실적 이야기라는 것도 좋았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유주얼 서스펙트" 영화 포스터로 스포일러 테러를 당한 적이 있기에 남 일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마쓰우라가 범인을 알고 있다면 왜 다른 직원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는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시설관리과 직원이 범인이라서 고발이 의미 없다고 생각한 건 말이 안 되죠. 다른 직원들도 많은데요.

그래도 나쁘지 않았으며 보기 드문 노리즈키 린타로의 일상계이기도 하니 팬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노리즈키와 호나미의 밀당도 볼거리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녹색 문은 위험"

호나미에게 데이트를 신청한 린타로는 그녀와 함께 도서관에 개인 장서를 기증하려는 사람의 미망인을 만나게 되었다. 기증자 스가타 구니아키는 환상문학 매니아이며 사후 도서관에 장서를 기증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는데, 미망인이 거부하고 있는 중이었다.

‘도서관 탐정’ 두 번째 작품으로, 전작의 잔잔함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본격 밀실 트릭물입니다. 밀실 안에서 목을 맨 채로 발견되어 자살로 알려진 스가타 구니아키는 사실 살해되었으며, 시체가 발견된 장소에 열리지 않는 녹색 문이 있다는 설정입니다. 

일단 본격물답게 가장 중요한 단서는 독자에게 공정하게 제공됩니다. 피해자 스가타 구니아키의 ‘내가 죽으면 녹색 문이 열릴 것이다’라는 예언, 그리고 호나미의 한마디 말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트릭 자체는 낙제점에 가깝습니다. 장서의 무게로 인해 문이 열리지 않았다는 현상 자체는 충분히 말이 되지만, 밀실을 만들기 위해 수천 권의 장서를 하룻밤에 옮기기를 반복한다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사람 한 명을 죽이기에는 너무 품이 많이 들고 위험하기도 하니까요. 주변 사람 눈에 띌 수도 있으며 짐을 나른 사람들 입막음도 문제입니다.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괜찮은 부분은 있지만 딱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확실히 신인의 작품이구나 싶었습니다.

"토요일의 책"

노리즈키 린타로는 [아이카와 데쓰야와 13의 수수께끼]라는 작가 경연 기획에 초대받았다. 작가 마타카케 나나미 여사의 실제 체험이 바탕이 된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하는 기획으로, 수수께끼는 여사가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했을 때 토요일 저녁마다 한 중년 남자가 오십 엔짜리 동전 스무 닢을 천 엔짜리 지폐로 바꾸어 달라고 한 이유에 대한 것이었다.
린타로는 사와다 호나미에게 의견을 구하는데, 마침 "도서관의 잭 더 리퍼" 사건으로 알게 된 추리 매니아 마쓰우라의 동창생 구라모리 우타코에게 동일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정은 재미있지만 사건은 대단치 않습니다. 구라모리 우타코에게 동전을 바꾸러 온 남자를 미행하는 것이 전부라 추리의 여지도 전무하고요. 동전 스무 닢을 천 엔짜리 지폐로 바꾼 이유는 린타로의 추리 형태로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 동전 수수께끼보다 중요한 내용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타무라 가오루를 연상케 하는 복면작가 도키무라 가오루의 정체에 대한 것이죠. 이를 위해 일본 추리소설 애호가라면 반가울 작가와 작품들이 약간 이름이 수정되어 등장합니다.

그러나 별점은 1.5점입니다. 재미있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추리와 트릭도 없고 추리 소설가에 대한 팬픽에 가까운 탓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지난 날의 장미는"

혼마 시오리는 매일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반납하기를 반복 중이었다. 그녀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밝혀달라는 호나미의 부탁을 받은 린타로는, 그녀가 책을 읽지도 않고 책머리만 보고 고르며 다른 도서관에서도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평범한 일상계로 보이지만 진상은 의외로 묵직했던 작품입니다. 혼마 시오리가 불륜으로 임신한 딸을 제대권락(태아가 탯줄에 감겨 사망한 것)으로 잃은 뒤, 갸름끈이 있는 책만 골라 끈을 잘라내고 그 대신 책갈피를 꽂아 넣었다는게 진상이거든요.

하지만 추리의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실독증의 원인이 아이를 잃었기 때문이라면 책을 빌린 이유 역시 그 때문일 테고, 그렇다면 아이를 잃은 것과 책을 연결시키면 바로 답이 나오는 탓입니다. 물론 도서관과 책이라는 소재를 잘 활용하기는 했습니다. 문제는 소재와 엮기 위한 동기 부분이 작위적이라는 겁니다. 책과 관련된 일상계는 "명탐정 홈즈걸" 쪽이 훨씬 낫네요.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 보다 설득력 있는 동기를 부여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2015/09/08

면세구역 - 이영수 (듀나) : 별점 2.5점

면세구역 - 6점 이영수(듀나) 지음/북스토리

얼마 전 소개해드린 알라딘의 "끝내주는 책"에서 소개되었던 책입니다. 읽지 않은 작품이 많았지만 그중 가장 눈길이 가기에 구해 읽었습니다. 방대하고 깊이 있는 리뷰로 존경해 마지않는 게렉터 블로그의 주인이시기도 한 SF 소설가 곽재식 님의 소갯글이 너무나 멋졌기 때문이지요. 제가 읽은 책은 2000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입니다. 모두 1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고요. 듀나의 평론은 많이 읽어봤지만 소설은 처음이네요. "판타스틱"에서 단편을 하나 읽어본 적은 있습니다만.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이유는 드라마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은 이야기 배경이 되는 설정이나 소재에 휩쓸리거나 적응할 뿐, 맞서 싸우거나 극복하려는 시도와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또 몇몇 작품은 재미는 있지만 단편으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펜타곤 계획"이 대표적입니다. 작가 스스로 제시한 떡밥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했고,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설득력이 부족하더군요. 보다 상세하게 설정과 배경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물론 아이디어와 발상 자체는 대단합니다. 10년도 더 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지금 읽어도 낡았다거나 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입니다. 아이디어를 하나의 작품으로 풀어내는 힘이 부족한 점이 아쉽습니다. 작가적인 실력이 성숙해진 최신작을, 가능하면 장편으로 찾아 읽어볼 생각입니다. 추천작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작품별 간단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면세구역"

사고로 죽은 동생이 찍은 몇 장의 사진에는 서울임이 분명하지만 어디로도 들어갈 수 없는 골목이 찍혀 있었다. 그곳은 어디일까?

앞서 말한 ‘드라마가 거의 없다’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죽은 동생의 사진 속 비밀 공간을 찾아내려는 과정까지는 상당히 재미있고, 면세구역이라는 아이디어도 좋습니다. 그런데 찾아낸 다음에는? 그냥 그런 곳이 있더라.. 고 끝납니다. 이래서는 한 편의 이야기라고 보긴 어렵죠. 별점은 2점입니다.

"스핑크스 아래서"

인터넷으로 장난삼아 "스핑크스 아래서"라는 가상의 영화를 등록했는데, 실제로 그런 영화가 존재했다는 식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입니다. 중간까지는 인터넷 루머가 어떻게 확대 재생산되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은유로 보여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결말은 영화가 존재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짤막하게 끝나 버립니다. 올리비아 에번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궁금한데 설명이 턱없이 부족해 아쉬워요. 별점은 2점입니다.

"나비전쟁"

모든 사물의 인과관계를 꿰뚫고 조작할 수 있는 초능력자가 등장합니다. 이 단편집에서 드물게 주인공이 적극적인 투쟁을 벌이는 작품이지요. 바닥에 물을 뿌리는 것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식의 인과관계 조작 설정은 정말 뛰어납니다. 적도 많은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인물로 묘사되는데 "와치맨"의 오지맨디아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딸에게 남긴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설정에 비해 턱없이 짧다는게 좀 아쉽네요. 전설의 요약본 같은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사라지는 사람들"

사람들이 서로를 인식할 수 없게 된다는 내용인데, 주인공의 수동적인 태도와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결말 때문에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낡은 꿈의 잔해들"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이 구체화되어 인격체가 되었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도플갱어물입니다. 어떤 영화 예고편을 보고 떠올렸다는 창작 배경은 독특했고, 내가 허구이며 닮았다고 생각한 그 누군가가 진짜 나였다는 진상만큼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너무 직선적으로 드러내어 반전의 맛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단편의 한계일 수 있지만, 보다 깊이 있는 묘사로 결말의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오발행동"

무언가 지구로 다가오고, 그 영향으로 지구인들이 성적 흥분에 가까운 트랜스 상태에 빠져 신을 영접하기를 기다린다는 내용입니다.

예전 휴거 사태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데, 지구로 다가온 존재가 지구와 짝짓기를 원하는 정체불명의 거대 생물이었다는 결말이 흥미롭습니다. 주인공들이 부르던 노래가 흰긴수염고래의 구애가와 비슷했다는 설정도 좋고요.

다만 주인공이 수동적인 관찰자에 머무르는 점은 단점입니다. 특히 이 작품만큼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3인칭 시점으로 바라봤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타인의 눈"

태어날 때부터 시각 장애를 가진 손녀가 시공간을 초월해 에드 버크먼이라는 남자와 연결되어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SF입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화자가 손녀의 할아버지라는 점입니다. 에드 버크먼에게 일어난 변화와 죽음까지의 과정이 이야기의 핵심인데, 이를 제3자가 전해 듣고 전달하는 방식은 몰입을 떨어뜨립니다. 에드 버크먼 시점으로 교차 편집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설정 역시 그다지 신선하지 않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펜타곤 계획"

사고에서 살아남은 5명은 뇌사자의 몸으로 부활한 정보요원인데, 그 중 한 명인 구엔 투 레가 병원에서 탈출해 모두를 죽이려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초반에 5인의 설정을 풀어가는 전개와, 구엔 투 레의 의도를 추리하는 구성이 좋습니다. 특히 그들 모두가 한 사람의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5개의 뇌로 나뉘어 부활했다는 진상은 인상적입니다. 설정과 진상만으로도 압도적인 재미를 전해줍니다.

다만 이 훌륭한 설정을 살리기에는 작품이 너무 짧습니다. 원래 육체를 부활시킨 이유나 각 인물의 비밀 같은 떡밥이 회수되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워낙 재미있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기녀기담"

송나라 시대, 기술자 공수반이 모욕을 당한 뒤 기계 인간을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이 배경이라는 점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인간보다 우월한 기계가 나타났을 때의 이야기는 이미 아이작 아시모프를 비롯한 많은 작품에서 다루었기에 참신함도 부족하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집행자"

호전적인 지성체가 사는 행성에 조난당한 지구 개척단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호전적인 이유가 설득력 있게 설정되어 있고, 이를 존속살인 사건과 연결하는 전개도 뛰어납니다. 우두머리의 아들을 누가 죽였는지 추리하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생존을 위해 아들에게 존속살인을 저지르게 한다는 설정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긴박한 위기가 없는데도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부족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그 크고 검은 눈"

거대한 생명체가 분신들을 우주 각지로 보내 지식을 습득한다는 설정의 SF입니다.

화자인 페를리니의 과거 모험담으로서도 흥미롭고, 괴생명체에 대한 추리적 접근이 돋보입니다. 기형 생명체의 디테일한 묘사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빛납니다.

그러나 과거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결말이 시시합니다. 주인공이 거대 생명체를 찾기 위해 장거리 우주 여행자를 찾는다는 결말은 예상 가능하고 긴장감이 없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비잔티움"

비잔티움 행성에 찾아간 상속녀와 후견인이 마주한 행성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로, 행성이 인공 생명체를 키우기 위한 인큐베이터였다는 설정은 빼어납니다. 

그러나 행성의 소유자 에오닌-드-레다가 예술품에 집착한 이유가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집착이 강했다면 별과 함께 파괴되는 길을 택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 부분이 설명되지 않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로렐라이"

전투정 비행사가 자신이 죽인 적에 대한 죄책감으로, 적의 노랫소리가 머릿속에 맴돈다는 내용입니다. 그는 이를 없애려 적의 우주선을 찾아가지만 진짜 위기에 휘말리게 되지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심령 호러물이라 할 수 있는데, 분량이 짧고 반전도 없어서 별로 언급할게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숲의 제단"

우주의 황제가 출생지인 별을 방문했다가 숲에 삼켜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숲을 숭배하는 무속신앙 같은 설정은 "미사고의 숲"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반전 없이 예상 가능한 결말로 마무리되어서 특기할 점이 없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떠난다"

"숲의 제단"과 비슷하게, 별에 방문한 이주민들이 별에 삼켜져 하나가 된다는 내용으로 너무 짧아 아쉽습니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설화를 변주하는 식으로 구성했더라면 더 드라마틱했을 것입니다. 이주민과 원주민의 이후에 대한 언급이 없어 떡밥 회수도 부족하고요. 별점은 1.5점입니다.

2013/10/01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 공유드립니다.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다운 이벤트군요. 아이디어가 참 괜찮은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이벤트에 포함된 절판도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적색은 저도 소장한 작품들입니다)

정말 희귀한 작품도 있지만 고려원과 해문쪽 추리걸작선은 아직 구하려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증명 시리즈나 스카페타 시리즈같이 재간된 책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 <비밀일기>와 같이 전체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 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추첨에 참여해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아보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제가 앞으로 출판사를 하게 된다면 꼭 따라해보고 싶은 이벤트네요. 저만의 절판본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한번 관리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탐나는 작품은 아서 클라크의 "환상특급"과 P.D 제임스 시리즈이며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라면 "챔피언 시저의 죽음"과 "레이디킬러"를 꼽겠습니다.

  • 챔피언 시저의 죽음/ 렉스 스타우트/ 이춘열 옮김/ 시공사/ 1995.
  • 신들의 사회/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4.
  • 낙원의 샘/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9.
  • 순간의 적/ 로스 맥도널드/ 김연남 옮김/ 홍원/ 1994.
  • 코스믹 러브/ 로저 젤라즈니 외/ 박상준 엮음/ 사울창작/ 1994.
  • 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유명우 옮김/ 1994.
  • 앰버 연대기(1, 2, 3, 4, 5)/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예문/ 1999.
  • 에드가상수상작품집Ⅱ/ 엘러리 퀸 외/ 정태원 옮김/ 명지사/ 1998.
  • 두동강이 난 남과여/ 히가시노 게이고 외/ 봉성기획/ 1999.
  • 세계 심령 미스터리 사이키/ 로버트 실버버그 외/ 박상준 역음/ 서울창작/ 1994.
  • 숏컷/ 레이먼드 카버/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집사재/ 1996.
  •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 하라 료 외/ 추리작가협회/ 고려원미디어/ 1993.
  • 환상특급/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4.
  • 디바/ 델라코르타/ 안선덕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스노우 크래쉬(1, 2) 닐 스티븐슨/ 김장환 옮김/ 새와물고기/1996.
  • 플레치/ 그레고리 맥도널드/ 정철호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어서 지킨 약속/ 러브 크래프트 외/ 한경희 편역/ 문학사/ 1994.
  • 인형의 눈(상, 하)/ 베리 우드/ 정영목 옮김/ 동아출판사/ 1994.
  • 천재들의 게임/ F. 폴 윌슨/ 고영휘 옮김/ 십일월출판사/ 1994.
  • 히치콕 서스펜스 걸작선/ 엘리너 설리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4.
  • 결혼해 주세요/ 존 업다이크/ 폴임 옮김/ 밝은세상/ 1993.
  • 죽음의 열립방정식/ 모리무라 세이치/ 정성호 옮김/ 모음사/ 1984.
  • 남아 있는 모든 것/ 패트리샤 콘웰/ 이정환 옮김/ 시공사/ 1994.
  • 두 얼굴의 여자/ 수 크라프튼/ 나채성 옮김/ 큰나무/ 1994.
  • 잔혹한 사랑/ 패트리샤 콘웰/ 정한솔 옮김/ 시공사/ 1993.
  • 검은 휘파람/ 로버트 러들럼/ 홍석연 옮김/ 문지사/ 1998.
  • 호텔 Q의 25시/ 모리무라 세이치/ 정태원 옮김/ 글사랑/ 1995.
  • 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정성호 옮김/ 한겨레/ 2001.
  • 강철군화/ 잭 런던/ 차미례 옮김/ 1989.
  • 영원의 아이(상중하)/ 덴도 아라타/ 김난주 옮김/1999.
  •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김소연 옮김/ 2005.
  • 인간 쓰레기/ 아이작 싱어/ 박원현 옮김/ 고려원/ 1992.
  • 인생을 훔친 여자/ 미야베 미유키/ 박영난 옮김/ 2000.
  • 재앙의 거리/ 엘러리 퀸/ 정태원 옮김/ 1994.
  • 호러 사일런스/ J. G. 발라드 외/ 김성화 옮김/ 1994.
  • 악마 다리/ 코난 도일/ 조용만 옮김/ 학원출판공사/ 1993.
  • 금요일 옷 벗는 도둑/ 마쓰모토 세이초 외/ 정태원 옮김/ 비전/ 1994.
  • 중국 오렌지의 비밀/ 엘러리 퀸/ 이원두 옮김/ 시공사/ 1994.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4.
  • 스나크 사냥/ 루이스 캐럴/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7.
  • 두개골의 서/ 로버트 실버버그/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6.
  • 비밀일기/ 스우 타운센드/ 배현나 옮김/ 김영사/ 1986.
  • 야수는 죽어야 한다/ 오오야부 하루히코/ 박영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비밀의 문/ 김내성/ 명지사/ 1994.
  • 트리스트란과 별공주 이베인/ 닐 게이먼/ 김명렬 옮김/ 2000.
  •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마루야마 겐지/ 김춘미 옮김/ 하늘연못/ 200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별을 쫓는 자/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8.
  • 유년기의 끝/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2001.
  • 유령의 집/ 헨리 제임스/ 이채윤 옮김/ 데미안/ 2003.
  •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서 클라크/ 김종원 옮김/ 한양출판/ 1994.
  •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로버트 하인라인/ 임창성 옮김/ 잎새/ 1992.
  • 울게 될 거야/ 야마모토 후미오/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 야수들의 밤/ 오시이 마모루/ 황상훈 옮김/ 황금가지/ 2002.
  • 어두컴컴한 물밑에서/ 스즈키 코지/ 윤덕주 옮김/ 씨엔씨미디어/ 1999.
  • 맥널리의 모험/ 로렌스 샌더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 1993.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리더스 다이제스트 걸작추리모음 3/ 존딕슨카 외/ 동아출판사/ 1993.
  • 사이코/ 딘 쿤츠/ 신영희 옮김/ 한뜻/ 1997.
  • 발렌타인의 유산/ 스탠리 엘린/ 고경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태양의 유산(1, 2)/ 아사다 지로/ 한은미 옮김/ 시아/ 2000.
  • 언젠가 바다 깊은 곳으로(1, 2)/ 마루야마 겐지/ 박은주 옮김/ 책세상/ 2000.
  • A2Z/ 야마다 에이미/ 이유정 옮김/ 태동 출판사/ 2004.
  • 보이 A/ 조나단 트리겔/ 이주혜 옮김/ 이레/ 2009.
  • 프로페셔널 킬러/ 토마스 페리/ 최인석 옮김/ 모음사/ 1984.
  • 미드나이트 시즌/ 스티븐 킹/ 공경희 옮김/ 대산/ 1999.
  • 나를 기억하라/ 메리 히긴스 클라크/ 임지현 옮김/ 문학사상사/ 1995.`
  • 흔적/ 패트리샤 콘웰/ 조성은 옮김/ 시공사/ 1996.
  • 마지막 대본/ 미키 스필레인/ 정다빈 옮김/ 홍원/ 1993.
  •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김훈/ 문학동네/ 1995.
  • 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홍은주 옮김/ 북하우드/ 2006.
  • 메두사/ 이노우에 유케히토/ 송영인 옮김/ 시공사/ 1998.
  •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백민석/ 문학동네/ 2001.
  • 플레이보이 SF걸작선[1]/ 필립 K. 딕 외/ 황금가지/ 2003.
  • 워터멜론 슈가에서/ 리차드 브라우티건/ 최승자 옮김/ 도서출판 민/ 1995.
  • 무서운 사람들/ 얼 스탠리 가드너/ 강성열 옮김/ 세진출판사/ 1991.
  • 파프리카/ 쓰쓰이 야스타카/ 최경희 옮김/ 영림카디털/ 1994.
  • 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정탄 옮김/ 끌림/ 2008.
  • 고독의 노랫소리/ 덴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5.
  • 소돔의 성자/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3.
  • 아이스바운드/ 딘 쿤츠/ 안정희 옮김/ 한뜻/ 1996.
  • 불야성/ 하세 세이슈/ 김은아 옮김/ 대원/ 1999.
  • 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 이승진 옮김/ 향연/ 2004.
  • 아내가 마법을 쓴다/ 프리츠 라이버/ 송경아 옮김/ 웅진/ 2007.
  • 어둠(1, 2)/ 제임스 허버트/ 김석희 옮김/ 정신세계사/ 1995.
  • 아웃(1, 2, 3)/ 기리노 나쓰오/ 홍영의 옮김/ 다리미디어/ 1999.
  • 대망(1~10)/ 야마오카 소하치/ 박재희 옮김/ 동서문화사/ 1975.
  • 속삭이는 사람들/ 마가리트 밀러/ 현재훈 옮김/해문/1983.
  • 디미트리오스의 관/ 에릭 앰블러/ 이가형 옮김/ 해문/1986.
  • 판사와 형리/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차경아 옮김/ 문예출판사/ 1988.
  • 부머랭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신용태 옮김/ 해문/ 1988.
  • 서재의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 설영환 옮김/ 해문/ 1989.
  • 연성결(상,하)/ 김용/ 박영창 옮김/ 중원문화사/ 1989.
  • 갈색 옷을 입은 사나이/ 애거서 크리스티/ 김석환 옮김/ 해문/ 1989.
  • 중국 황금 살인 사건/ 로베르트 반 훌릭/ 이동진 옮김/ 삼신각/ 1990.
  • 내가 죽인 소녀/ 료 하라/ 박영 옮김/ 청림출판/ 1990.
  • 녹정기(1~11)/ 김용/ 박영창 옮김/중원문화사/1990.
  • 부자연스러운 주검/ P. D. 제임스/ 차근호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1.
  • 피부 밑의 두개골(1,2)/ P. D. 제임스/ 이명성 옮김/ 일시서적출판사/ 1992.
  • 인간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찌/ 이원두 옮김/ 한길사/ 1991.
  • 제3의 사나이/ 그레엄 그린/ 안흥규 옮김/ 문예출판사/ 1991.
  • 여자에게 맞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박종원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타인의 목/ 조르쥬 심농/ 김수연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열쇠 없는 집/ 얼 비거스/ 유명우 옮김/ 한길사/ 1992.
  • 타이태닉 호의 음모/ 도널드 A. 스탠우드/ 이인복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은 자와의 결혼/ 윌리엄 아이리시/ 김석환 옮김/ 해문출판사/ 1992.
  • 미드나이트/ 딘 R. 쿤츠/ 조석진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벌거벗은 얼굴/ 시드니 셀던/ 한번웅 옮김/ 신원문화사/ 1993.
  • 컴퓨터의 몸값/ 미요시 도오루/ 권자인 옮김/ 수목출판사/ 1993.
  • 마지막 모험/ 엘모어 레오나드/ 김명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한국 서스펜스 걸작선/ 이상우 외/ 고려원미디어/ 1993.
  •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귄/ 윤소영 옮김/ 웅진출판/ 1993.
  • 여형사 K/ 수 그라프톤/ 정한솔 옮김/ 큰나무/ 1994.
  • 쇠못 세 개의 비밀/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4.
  • 경마장의 비밀/ 딕 프랜시스/ 이종인 옮김/ 고려원미디어/1994.
  • 레이디 킬러/ 도가와 마사꼬/ 김갑수 옮김/ 추리문학사/ 1994.
  •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미스터리 걸작선 추리특급/ 엘러리 퀸 엮음/ 정성호 옮김/ 제삼기획/ 1994.
  • 종소리를 삼킨 여자/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5.
  • SF 시네피아/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5.
  • 죽음의 편지/ 보브 랜들/ 김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6.
  • 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카인의 아들/ 패트리샤 콘웰/ 이창식 옮김/ 시공사/ 1996.
  • 시귀(1,2,3)/ 오노 후유미/ 임희선 옮김/ 들녘/ 1999.
  • 자본론 범죄/ 칼 마르크스/ 이승은 옮김/ 생각의나무/ 2004.
  • 월간 판타스틱 2008/08 Vol.18/ 페이퍼하우스/ 2008.
  •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박유하 옮김/ 고려원/ 2000.
  • 위대한 세월/ 오에 겐자부로/ 김난주 옮김/ 고려원/ 1995.
  • 핀치러너 조서/ 오에 겐자부로/ 허호 옮김/ 고려원/ 1996.
  • 펠리컨브리프/ 존 그리샴/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4.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정계춘 옮김/ 자유문학사/ 1993.
  • 마지막 파티/ 윌리엄 캐츠/ 정태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복수법정/ 헨리 덴커/ 이상곤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아이라 레빈/ 이일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죽음의 세레나데/ 유우제/ 고려원미디어/ 1994.
  • 맨해턴 특급을 찾아라/ 클라이브 커슬러/ 이원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독수리는 날아오르다/ 잭 히긴스/ 박주동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라마(6,7)/ 아서 클라크 & 젠트리 리/ 안정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4.
  • 맥널리의 행운/ 로렌스 샌더스/ 이순주 옮김/ 고려원/ 1992.
  • 맥널리의 비밀/ 로렌스 샌더스/ 이일수 옮김/ 고려원/ 1992.
  • 어둠을 울리는 우울한 종소리/앤드루 박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석양에 빛나는 감(1,2)/ 다카무라 가오루/ 홍영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5.
  • 무죄추정/ 스코트 터로우/ 최승자 옮김/ 대흥/ 1991.
  • 내가 심판한다/ 미키 스필레인/ 황해선 옮김/ 해문/ 1990
  • 거짓 예언자/ 숀 플레네리/ 김갑수 옮김/ 남도/ 1989.
  • 가족사냥/ 텐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3.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메인 스트리트/ 트리베니안/ 정태원 옮김/ 진음/ 1994.
  • 트럼프 살인사건/ 엘러리 퀸/ 이제중 옮김/ 시공사/ 1995.
  • 어둠의 목소리, 사나이의 목/ 이든 필포츠/ 조르주 심농/ 이가형 옮김/ 하서/ 1981.
  • 두 아내를 가진 남자/ 패트릭 퀜틴/ 심상곤 옮김/ 해문/ 1990.

2012/09/17

부러진 용골 - 요네자와 호노부 / 최고은 : 별점 3점

부러진 용골 - 6점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북홀릭(bookholic)

사자왕 리처드의 시대, 영국령 북해 솔론제도 영주의 딸 아미나는 동방에서 온 기사 팔크와 그의 종사 니콜라를 만나 암살기사가 영주의 목숨을 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영주 로렌트는 바로 그날 살해되고 마는데...

요네자와 호노부의 가상 역사 판타지 추리소설입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인데 흡입력이 상당해서 길이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더군요. 한마디로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시대 배경과 마술이라는 요소가 잘 결합되어 있으면서도, 추리적으로도 거의 완벽하다는 장점이 돋보입니다. 독자를 위해 공정한 정보 제공을 하는 것은 물론, 마지막에는 나름대로 "독자에의 도전장"도 삽입되어 있을 정도거든요. 더군다나 추리의 과정이 모두 이치에 합당해서 설득력도 높습니다.

다양한 용병 캐릭터의 소개, 마지막 "불사의 데인인"과의 전투 등 그냥 판타지 소설로도 볼거리가 상당히 많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기존 작품에서 보였던 "작위적이다"라는 단점이 워낙에 작위적인 설정 덕분에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것도 좋았고요.

물론 실제 있었던 사자왕 리처드의 시대가 무대이지만 세세한 고증 없이 일본 판타지스럽게 구성했다는 점, 진부한 캐릭터들은 조금 아쉽습니다. 팔크가 에드릭과 한판 승부를 벌였다는 중요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점, 로렌트가 과거 데인인과의 전투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데인인의 우두머리에 대한 정보도 공유해 주지 않은 점은 납득하기 어려웠고요. 무엇보다도 뭔가 있어 보이는 "부러진 용골"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별다른게 없다는게 가장 실망스러웠습니다. 좀 더 작품과 어울리는 제목을 붙이는 게 좋았을 것 같네요.

그래도 단점은 굉장히 약간일 뿐, 재미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도 뛰어납니다. 중세 영국을 무대로 공식적으로 "마술"이 통용되는 시대라는 점에서는 "다아시경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의 데인인과의 대전투 등 볼거리가 많으며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군요. 이런저런 매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당연하다 싶을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읽었던 요네자와 호노부 작품 중에서는 최고작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10/11/25

뉴욕을 털어라 -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 이원열 : 별점 3점

뉴욕을 털어라 - 6점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지음, 이원열 옮김/시작

도트문더는 출소 직후 옛 친구이자 친적인 켈프로부터 '큰 건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신성시하는 에메랄드를 훔쳐내는 것. 도트문더는 이를 위해 운전수, 장비 담당, 자물쇠 담당을 추가하여 5인 팀을 구성하여 에메랄드를 훔쳐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순간의 실수로 장비 담당인 그린버그가 보석과 함께 체포되고 말았다. 이후 에메랄드를 되찾기 위해 교도소, 경찰서, 정신병원, 은행 지하금고를 차례로 털게 되는데...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대표작 중 한 편으로, 국내에서 이 작가의 작품을 접하기 어려웠던 만큼 더욱 반가웠습니다.

이 작품의 테마는 '보석 절도'로, '케이퍼 소설'이라는 장르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 4"에 수록된 작가의 단편 "도둑들"과 주제와 분위기 모두가 비슷한데, 계속해서 꼬여만 가는 사건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주인공들의 모험, 마지막에 악당에게 한방 먹이는 반전에 이르는 과정이 유쾌하고 통쾌해서 읽는 내내 무척 즐거웠습니다. 또한, 계획이 계속 변경되며 업그레이드되는 덕분에 여러 편의 소설을 한 번에 읽는 듯한 풍성함도 느낄 수 있었고요. 비슷한 설정의 일본 작품 "황금을 안고 튀어라"가 시종일관 무겁고 진지한 전개였던 반면, 이 작품은 경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양국 작가들의 특성이 명확히 드러나는 것같아 흥미로웠습니다.

주인공이자 절도 팀을 이끄는 리더 도트문더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치밀한 계획, 과감한 실행력과 더불어, 세탁기에서 잔돈을 훔치고 슈퍼마켓에서 음식물을 훔치는 등 소시민적인 면모까지 갖춘 독특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계획이 꼬이는 과정과 이후 진행되는 과정에서 운과 우연의 개입이 많고, 작위적인 설정이 잦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완벽한 범죄 계획'이라는 테마에 비하면 밀도가 많이 낮아 보였어요. 첫 번째 계획이 실패하고 그린버그가 체포되는 원인이 '유리 케이스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정부터 어설펐고, 변호사 프로스커가 보석을 빼돌린 과정이나 정신병원에 자발적으로 들어간 이유가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것도 아쉬웠습니다. 

그 외에도, 헬기를 동원한 경찰서 습격이라는 대형 사건을 일으켰지만 별 탈 없이 작전을 완료한다는 지나치게 유쾌한 설정과 '최면술'을 이용하는 부분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앞부분의 치밀했던 계획과 비교하면 다소 허술하게 진행되는 느낌이에요.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로 유쾌하게 읽히는, 스트레스 해소용 화끈한 범죄 모험 소설임에는 분명합니다. '케이퍼 무비'를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아울러 책 옆날개에서 소개된 영화가 궁금해 찾아보았더니, 예고편도 바로 확인할 수 있더군요. 확실히 영화화하기 좋은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0/08/14

스몰 플레인스의 성녀 - 낸시 피커드 / 한정은 : 별점 2.5점

스몰 플레인스의 성녀 - 6점
낸시 피커드 지음, 한정은 옮김/영림카디널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 있습니다!

1987년 1월 23일, 미국 캔자스 주의 작은 시골 마을 스몰 플레인스에서 보안관 네이슨과 그의 아들 렉스, 패트릭이 얼어죽은 10대 소녀의 사체를 발견했다. 네이슨은 절친이자 의사인 쿠엔틴 레이놀즈에게 사체를 가져갔지만, 쿠엔틴은 신원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사체를 훼손했다.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 판사 톰의 아들 미치 뉴퀴스트가 이 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리자, 오히려 그는 부모에 의해 쫓기듯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되었다.

결국 마을 공동묘지에 묻힌 신원불명의 여자 사체는 어느새 소원을 성취시켜주는 ‘기적의 동정녀’로 추앙받았는데,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04년. 미치가 마을로 돌아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기 위해 행동을 개시한다....

애거서상과 매커비티상을 동시에 수상한 여성 추리작가 낸시 피커드의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에드가상만 아깝게 놓쳤다고 하네요. 이러한 상을 탄 작품은 보통 기본은 해 주기에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유명한 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작품 자체의 흡입력은 대단해서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한번에 읽게 만드는 힘은 있습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제프 뉴퀴스트의 정체와 같은 반전도 꽤 효과적이었고요. 미국 정통 장편 추리소설의 큰 뿌리 중 하나인, '소도시의 인간관계에서 촉발되는 사건'이라는 테마를 잘 살렸다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물론 이 작품은 협소한 인간 관계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 탓에, 반칙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다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그러나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건의 동기와 전개에서의 합리성이 부족한 탓입니다.
우선 사건의 원인이 되는 17년 전 사건에서는 판사의 아내 나딘이 새러를 눈보라치는 밖으로 내보내어 죽게 만든 것부터 문제입니다. 죽인 다음에 파 묻던가, 자신들 방공호?속에 감추던가 했으면 후환이 없었을 겁니다. 괜히 밖으로 내쫓아서 보안관 네이슨이 시체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래서 사건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지요. 네이슨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시체를 발견했다면 어떻게 하려 했는지도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고요. 

의도하지 않게 알아서 긴 친구들의 행동 역시 합리적이지 못한건 마찬가집니다.게다가 아무리 연고없는 처녀라고 해도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아는 아가씨가 사라졌는데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가 없네요.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유야무야 넘길 일은 아니었을겁니다. 한마디로 운이 좋아서 사건이 미궁에 빠진 것이라서 추리적으로 잘 짜여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판사의 변태 성욕에 대한 묘사가 막판까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도 반칙이고요.

그 이후, 17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의 전개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어차피 미치가 돌아와서 사건을 들쑤시게 되면 진상은 밝혀졌을 겁니다. 미치가 본 증거가 너무나 확실하고, 그 상황에서 의사 쿠엔틴이 사건을 계속 은폐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니까요.
판사 톰이 의사와 보안관을 다 쏴버렸다면 모를까, 관계자가 모두 생존해 있고 유력한 증인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왔다는 것 역시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그 외에도 죽은 새러가 '성녀'로 추앙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라던가 갑작스러운 토네이도의 습격같은 작품과 무관한 부분이 너무나 많으며, 뜬금없는 판사의 폭주에 의한 마무리와 할리퀸 로맨스같은 결말도 너무 황당하고 오버스러웠고요.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과거의 범죄와 현재의 살인 사건이 있기는 하지만, 추리보다는 시골 마을의 사람 사는 이야기 느낌이 더 강합니다.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범죄 스릴러가 가미된 드라마에 가까와요. 때문에 추리 소설 애호가분께 추천드리기는 어렵습니다.

2010/03/25

심문 - 토마스 H 쿡 / 김시현 : 별점 2.5점

심문 - 6점
토머스 H. 쿡 지음, 김시현 옮김/시작

8세 소녀 캐시 레이크가 살해되고 근처에 살던 부랑자 제이 스몰스가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앞으로 12시간 뒤에는 결국 풀려날 예정으로 경찰청장 프랜시스와 부하 버크 반장은 마지막 실마리라도 잡아보기 위해 12시간 동안의 최후의 심문을 준비한다. 심문을 맡은 형사는 앞서 어려운 사건을 심문으로 해결해 온 노먼 코언과 잭 피어스 형사 컴비였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된 에드가상 수상작가 토마스 H 쿡의 장편입니다. 이야기는 12시간 동안 한 소녀의 죽음을 둘러싼 강력계 형사들의 심문과 수사, 그리고 다른 인물들의 교차된 묘사로 전개됩니다.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각 등장인물별로 시간에 따라 세밀하게, 다양하게 교차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조는 일견 흥미롭지만 사실 교차없이 등장인물별 이야기만 따로 모아서 읽는다면 정말로 별게 없습니다. 단지 복잡하게 만드려는 의도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저만해도 다 읽고나서 심문실 부분만 따로 다시 읽어보았는데 훨씬 이야기가 명료하게 전개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또한 복잡한 이야기들 중 몇개의 이야기가 흘러가며 하나의 줄기로 합쳐지기는 하는데 벌려놓은 것에 비해 해결되지 않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스몰스가 도대체 과거에 무슨 일을 저질렀으며 아이들 그림은 왜 그리는지, 버크반장의 아들 스코티는 뭘 파묻었는지, 스팃이 그 애를 쫓아가서 어떻게 했다는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으며 마지막 스몰스의 자살 역시 그 이유가 석연치 않거든요. 때문에 이야기는 복잡하게 벌려놓았음에도 깔끔하게 마무리 되지 않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추리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죠. 복잡해지기만 했을 뿐 결국 심문 과정에서의 스몰스의 증언이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전달해 주기 때문입니다. 범인의 정체에 대해서는 약간의 트릭이 있긴 하지만 추리소설 초창기부터 반복되어 왔던 트릭의 일종이기에 (일종의 투명인간 트릭입니다) 그닥 새롭지도 않을 뿐 아니라 애시당초 스몰스가 범인에 대해서 제대로 증언하지 못하는 이유가 등장하지 않아서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어차피 쓰레기 청소부 에디 이야기가 초반부부터 주구장창 많이 나와서 뭔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12시간이라는 시간 제한이 있는 그럴듯한 상황 설정과 굉장히 디테일한 심리 묘사와 함께 수사 과정도 합리적이면서도 세밀하게,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묘사력은 작가의 내공의 깊이를 느끼게는 해 줍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추리소설적인 가치가 높아 보이지는 않아서 별점은 2.5점입니다. 한마디로, 평범하고 무난한 평작이라 생각되네요.

2007/08/19

부패의 풍경 - 데이비드 리스 / 남명성 : 별점 4점

부패의 풍경
데이비드 리스 지음, 남명성 옮김/대교베텔스만주식회사(베텔스만)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선 해결사 벤자민 위버. 그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유죄 판결을 받는다. 그리고 더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감옥으로 끌려가던 위버 앞에 한 매혹적인 여성이 나타나 자물쇠를 풀 수 있는 도구를 건네준 것. 위버는 적어도 두 가지를 확실하게 알 게 된다. 누군가는 위버가 교수형을 당하길 바라고, 다른 누군가는 그가 자유의 몸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교도소를 말 그대로 죽을힘을 다해 탈출한 위버. 그는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친구 엘리아스의 아이디어로 자마이카에서 돌아온 돈 많은 상인 행세를 하며 지저분한 정치판에 끼어들고,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일이 선거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잘 모르는 작가이긴 한데 간만에 본가에 갔을때 형이 권해줘서 읽게 되었습니다. 읽다보니 에드가상을 수상했던 전작을 비롯, 세번째에 위치하는 시리즈물이더군요. 이거 한편으로도 이야기는 완벽하게 전개되고 마무리되니 큰 상관은 없지만...
여튼, 두께가 범상치 않아 읽기 좀 힘들겠다.. 싶었는데 왠걸! 의외로 재미있어서 쑥쑥 쉽게 며칠만에 읽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보통 출퇴근때 읽어서 며칠 걸린 것이지 맘 잡고 읽으면 하루에 다 뗄 수 있을 정도로 재미를 갖춘 책이더라고요.

내용은 18세기 영국, 특히 런던을 중심으로 토리당과 휘그당의 격렬한 선거전 와중에 펼쳐지는 암투와 음모 와중에 주인공이 누명을 벗기 위해 싸워 나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솔직히 주인공 벤자민 위버가 걸려들은 덫은 치밀하거나 깊은 의미가 있지는 않으나 맨 처음에 밝혀낸 것이 진실이었다는 복선이 재미를 더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설정인 토리당과 휘그당, 그리고 재커바이트간의 치밀한 세력 싸움이 잘 묘사되었다는 점과 이러한 세력 싸움이 벤자민 위버가 얽힌 사건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제대로라 참 잘 만든 이야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합니다.
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들이 강렬하다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특히 주인공인 벤자민 위버는 정말 참 잘 만든 캐릭터더군요! 친구 엘리아스의 비중이 너무 적었다는 것은 좀 아쉽지만요.
아울러 정치인들은 고금동서를 통틀어 똑같다.. 라는 진리 역시 충실히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부패의 풍경" 그 자체니까 말이죠.
추리적으로 크게 특기할 만한 점은 없으나 당시의 고증을 잘 살리면서도 수사과정을 제대로 묘사하고 있어서 어느정도 추리적인 재미도 느끼게 해 주면서 크게 위화감이 들지 않는 설득력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는 것도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자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사건 특성 상 벤자민 위버가 자신에게 뒤집어 쓰여진 죄를 벗어나는 것이 너무 쉽게 그려지지 않았나 싶기는 한데, 또 이 부분은 악당 캐릭터의 강력함 때문에 더 어설퍼 보이기도 합니다만 벤자민 위버가 워낙 작품 내내 고생만 한 만큼 이 정도는 봐 줘야겠죠.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4점! 전편이 읽어보고 싶어질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와 스토리로 가득찬 역사 추리 소설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번역도 마음에 들고요. "장미의 이름" 같이 추리의 탈을 뒤집어 쓴 역사 소설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구태여 비교하자면 캐드펠 시리즈와 좀 유사한데 캐드펠 시리즈 최고작들과 비슷한 수준의 재미를 선사해 주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전작을 꼭 읽어봐야 겠네요.

2007/01/05

베이커가의 살인 - 코난 도일 외 / 정태원 : 별점 2.5점

베이커가의 살인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태원 옮김/자음과모음

홈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셜록 홈즈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후대 작가들이 쓴 단편 소설들을 모아놓은 앤솔러지. 홈즈의 팬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에 서슴없이 구입했습니다. 후배 작가들이 존경을 나타내기 위한 책의 컨셉은 앨리스 피터스 추모 단편 앤솔러지 "독살에의 초대"와 유사하나 이 책은 전 작품이 모두 "홈즈"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컨셉뿐인 팬 서비스용 기획 도서가 아니라 내용도 풍성합니다. 일단 앞부분에는 유명한 셜로키언이라는 대니얼 스타샤워의 서문과 홈즈의 아버지인 코난 도일이 직접 쓴 "셜록 홈즈에 대해 말하다"라는 에세이가 실려있고 추리 단편도 11편이나 실려있습니다. 책의 뒷부분에는 셜록 홈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두개의 짤막한 에세이가 이어지고요.

일단 서문과 코난 도일의 에세이, 기타 에세이들은 재미도 재미지만 자료적 가치가 꽤 높은 글들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단편은 작품들이 너무 천차만별이라 수준이 좀 고르지 못합니다. 물론 좋은 작품은 상당한 수준이라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솔직히 기대 이하인 작품도 몇개 있더군요. 단편을 쓴 11명의 작가들 중에서 제가 아는 작가는 에드워드 D 호크밖에는 없지만, 작가 소개를 보니 다들 한가닥 하는 작가들이라 나름 기대를 갖게 했는데 좀 예상외였어요.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홈즈 시리즈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는 점인데 현대 작가들이 그러한 분위기를 살리는 것은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아쉽더군요. 캐릭터들은 원본 그대로를 거의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데 전개나 분위기가 별로 유사하지 않아서 왠지 이질감이 조금 느껴졌거든요.
그래도 역시 명불허전이랄까... 추리물로서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트릭이나 전개는 깔끔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홈즈 시리즈 원작이 추리적으로는 좀 실망스러운 작품이 많은데 이 단편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네요. 저의 베스트는 "주 경계의 민들레 사건"과 "놀라운 벌레" 였는데 나머지 작품들도 대부분 추리물로서는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정태원 선생님의 번역도 이번에는 뭔가 좀 이상하고 작품들 수준 편차도 있는 편이라 선뜻 권하기가 망설여지긴 하지만 홈즈 팬인 저는 즐겁게 읽은 편이며, 홈즈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을만한 좋은 작품들이긴 합니다. 자료적 가치도 있고요. 뭐니뭐니해도 등장한지 한세기를 넘기는 늙은 명탐정이 후대 작가들에게도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다음 번에는 설홍주도 이러한 작품집의 말석이나마 차지한다면 참 좋겠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케이프타운에서 온 남자 : 스튜어트 M. 카밍스키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서 앨프레드 도나베리라는 인물이 홈즈를 찾아오기로 한 날은 태풍이 몰아치던 날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그의 이혼한 전처가 찾아와 자기의 새 남편 존과 그가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는 부탁을 홈즈에게 하고, 도나베리와의 만남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존이 도나베리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저자는 일찌기 에드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작가네요. 그러나 이 작품은 홈즈의 추리법을 흉내만 내었을 뿐, 그다지 좋은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홈즈 시리즈의 특징도 잘 잡아내지 못했을 뿐더러 추리적 요소들도 적절히 사용되지 못한 범작입니다.

주 경계의 민들레 사건 : 하워드 엥겔
왓슨은 홈즈의 요청으로 같이 슈르즈버리행 기차를 탄다. 이유는 곧 교수형 당할 운명인 전 육군원수 윌리엄 경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것. 사건은 윌리엄 경이 아내를 독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것으로 홈즈는 슈르즈버리에 도착하자마자 왕성한 활동을 벌여 진상을 밝혀내게 된다.
홈즈와 왓슨의 여행, 당시의 판결제도와 교수형 집행인의 등장 등 볼거리가 풍부한 작품으로 사건 전개도 깔끔하고 트릭도 괜찮았습니다. 결말과 범인이 코난 도일스럽지 않다는 것과 홈즈가 범인을 밝혀내는 마지막 장면이 "깜짝쇼"에 의존하고 있다는 단점은 있지만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특히 제목과 사건과의 연관성이 참 마음에 드네요.

세넨 코브의 사이렌 : 피터 트레메인
요양차 콘월 반도의 폴두 베이 근처의 오두막에 왓슨과 머물던 홈즈는 고대 콘월어 연구를 취미삼아 논문을 집필하던 중 젤바트 트레보소 경이라는 인물의 방문을 받게 된다. 그는 근처 암초에서 사이렌에 이끌려 3척의 배가 좌초한 사건의 해결을 의뢰하며 홈즈는 곧바로 왓슨과 함께 트리벤스로 향한다.
정말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묘사한 작품으로 상당히 진기한 트릭이 등장하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켈트 역사학자이기 때문인지 쓰잘데 없는 묘사가 너무 많은 것이 단점이네요. 코난 도일 경이었다면 똑같은 이야기를 보다 깔끔하고 함축적으로 썼을 것 같거든요. 그래도 트릭 덕에 기본 이상은 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피 묻지 않은 양말 : 앤 페리
왓슨은 친구 헌트의 초대를 받는다. 그러나 도착한 직후 헌트의 딸 제니가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유괴의 뒤에 모리어티 교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자 왓슨은 홈즈를 부르게 된다.
모리어티 교수가 등장한다는 것 이외에는 큰 사건은 없는 작품입니다. 트릭도 괜찮긴 한데 현실성이 좀 떨어져 보이고요. 제목대로 피묻은 양말 자체는 그런데로 괜찮았지만 단지 그 정도일 뿐이었습니다. 너무 긴듯한 느낌에 내용 전개도 깔끔하지 않은 것이 전통적인 홈즈 스타일에서 약간 빗겨난 듯해서 그냥저냥한 범작이라 생각되네요.

익명 작가 : 에드워드 D 호크
어느날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인이 한 익명작가를 찾아줄 것을 의뢰하러 찾아온다. 홈즈는 곧바로 그 작가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나 그 뒤 그 작가의 집 근처에서 타살된 시체가 발견된 것을 알게된다.
단편의 명수라 할 수 있는 에드워드 D 호크의 작품입니다. 이 작가의 홈즈물은 아주 짧은 꽁트를 한편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작품은 제대로 된 단편이네요. 전통적 홈즈물의 분위기를 초중반에는 물씬 풍기는 것이 제대로 된 홈즈팬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끔 하는데 후반부에 약간 어설퍼져서 아쉽습니다. 제대로 멜로드라마를 구성했다면 정말 전통에 가까운 작품이 되었을 텐데 흐지부지, 너무 서둘러 끝나는 경향이 있다 보여지거든요. 덕분에 애매한 결과물이 되어 버려 조금 아쉽습니다.

흡혈귀에 물린 자국 : 빌 크라이더
연극계의 거물 헨리 어빙경의 비서로 일하는 스토커라는 인물이 홈즈에게 무서운 사건을 의뢰한다. 여배우 릴리의 아들 로빈이 흡혈귀에 물린 것 같다는 것. 홈즈는 왓슨과 함께 서리주의 별장으로 찾아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브램 스토커가 사건 의뢰인으로 등장하는 이색작입니다. 또한 서두의 홈즈의 추리쇼에서 시작해서 영국의 전원풍경, 괴상한 사건, 기발한 트릭이 어우러진 전형적 홈즈물의 적자라 할 수 있는 재미난 작품이기도 하고요. 트릭은 억지성이 있고 어딘가에서 본 듯한 기억이 있는게 단점이긴 한데 워낙 작품이 재미나고 전통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홈즈를 태운 마차 : 길리언 린스콧
홈즈를 우연히 태우고 셀러딘 스퀘어로 향한 마부는 사실 악당 조직에게서 런던 제일의 쥐잡는 개를 도박을 위해 훔쳐서 가지고 가고 있던 중으로 셀러딘 스퀘어에서 벌어진 대 소동의 한가운데에 말려 들어가게 되는데...
홈즈나 왓슨이 아닌 한 마부를 주인공으로 한 색다른 작품입니다. 마부의 성격 묘사나 심리 묘사가 디테일하고 대사들이 톡톡 튀는 재미를 전해주기는 하는데 덕분에 홈즈물이 아닌 전혀 다른 패러디 작품으로 보이더군요. 추리적으로도 크게 눈여겨 볼 점은 없었습니다. 주인공 마부 캐릭터 덕에 보는 내내 즐겁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다지 알맹이는 없네요.

아라비아 기사의 모험 : 로렌 D 에슬먼
유명한 탐험가 리쳐드경이 찾아와 투탄카멘의 묘에 대해 적혀있는 중요한 양피지 사본을 찾아줄 것을 의뢰한다. 범인은 패터슨이라는 조수일 것이라는 심증이 강하지만 증거가 없는 상태.
"천일야화"를 쓴 리쳐드 프랜시스 버튼경이 사건의 의뢰인이고 투탄카멘의 묘에 대한 사본이 등장하는 등 역사 미스터리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작품입니다. 뭐 역사적인 사건이야 이 작품에서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재미는 있더군요. 초반부 리쳐드 경의 변장이 좀 뜬금없어서 억지스러운 것이 좀 거슬리고 트릭 역시 별로 대단치는 않을 뿐더러 솔직히 헛점이 너무 많지만 당시 시대상황을 잘 묘사하여 그럴듯한 역사 미스터리물로 창조해 내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체셔 치즈 사건 : 존 L 브린
체셔 치즈라는 런던의 전통적인 술집. 한 미국인이 죽어가는 영국인 친구가 남긴 헌시를 가지고 체셔 치즈 안에서 모이는 "포틴 클럽" 에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한 뒤 홈즈를 찾아와 이유를 묻게 되는데....
순전히 죽어가는 영국인이 남긴 "헌시" 자체를 가지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입니다. 각 행마다 숨겨져 있는 단서와 정보를 모으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무척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지만 아쉽게도 가장 중요한 트릭이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함으로 인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쉽더군요. 그래도 상당한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암흑의 황금 : L.B 그린우드
셜록 홈즈는 황금을 놓고 악한 탐험가 바커가 노리고 있는 피그미 족의 보호를 위해 애슐리 경의 콩고 여행에 보디가드로 동참하기로 결정하고 왓슨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왓슨은 자신도 변장을 하고 뒤따라갈 결심을 하게 되는데...
단연코 이 앤솔러지 최악의 작품입니다! 홈즈 시리즈의 특징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캐릭터만 잠시 빌어온 아프리카 여행기 수준의 글입니다. 기껏 아프리카까지 갔는데도 불구하고 모험이라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고 페미니즘 성격이 강한 이상한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게다가 추리적 요소도 전무하고 이야기도 맥락이 없어요. 솔직히 이 책에서 아예 빼 버리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놀라운 벌레 : 캐럴라인 휘트
마담 타소 밀랍인형 전시관에서 홈즈 인형을 만들고 싶다는 의뢰가 들어온다. 왓슨과 방문한 그 전시관에서 웨스트오버라는 인물의 인형을 보고 잠깐 대화를 나누는데, 그 뒤 신문에서 웨스트오버의 돌연사를 접하게 된다. 그러나 살인혐의는 없어 잊고 살던 중 웨스트오버 가문의 한 하녀가 찾아오는데...
시골 부자의 독살사건에 더불어 마담 타소 밀랍인형관에 실제로 전시된 홈즈와 왓슨 인형에 대한 진짜같은 이야기가 잘 조합된 수작입니다. 동기가 확실한 살인이라는 측면에서 정통 추리물의 궤도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사건의 전개와 해결 모두 깔끔하고 홈즈스러움이 팍팍 느껴지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독약 분석 같은 것은 너무 현대적이라 조금 이질감이 느껴지긴 하더군요. 그래도 충분한 재미는 안겨다 줍니다.

2005/11/25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 4 - 정태원 / 신재원 편역 : 별점 2점

에드가상 수상작품집 4 정태원 옮김/명지사

1,2,3권은 이런저런 경로로 예전에 구입했었지만 4권만 이빨이 빠져있던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을 드디어 완비하게 되었습니다. 우연찮게 반디앤루니스에 들렸는데 이 시리즈가 재간되어 있더군요! 덕분에 구입하게 되었네요.

가격이 무려 15,000원이나 했지만 목차만 봤을 때에는 괜찮다 싶었습니다. 1985년도부터 1993년 까지의 수상작품을 싣고 있는데 작가들이 "빌 크렌쇼"나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로렌스 블럭" 등 유명작가라 화려하고 다양해 보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3권에서부터 느꼈지만, 정통 추리물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작품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제 취향과 기대와는 많이 달랐어요. 단편만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추리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을 기대했는데 이상하게 꼬아놓았다던가, 내용이 애매모호한 것이 많았거든요.

읽고 나니 15,000원이라는 가격에 조금 화가 날 정도였는데 에드가상 수상 목록이 쫙 실려있는 부록이 좋고 어차피 수집하던 것이니 만큼 자기 만족 차원에서 납득해 버리기로 했습니다...만 별점은 2점입니다. 아무래도 현대적인 소재와 내용의 단편들은 정통 추리물과는 안 맞는 것 같네요.

그래도 개인적인 베스트를 꼽아보자면,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도둑들"과 단편의 맛이 살아있는 웬디 혼스비의 "아홉명의 아들", 나름대로 논리 정연하며 전개가 명쾌한 벤 슐츠의 "메리, 메리, 문을 닫아라" 입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존 러츠 "번개를 타라"
살인강도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애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한 여인의 의뢰라는 내용.
뻔한 설정에다가 주인공 탐정의 캐릭터도 너무나 뻔하고 진부했던 작품. 하지만 전개와 결말은 깔끔하며 반전도 나름 괜찮더군요.

로버트 샘프슨 "핀톤군의 비"
그야말로 고전적인 범죄소설을 현대화 시켰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하나의 사건에서 계속 죽음이 파생되는 전개와 정의로운 인물이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 설정은 정말 고전 하드보일드의 풍모가 엿보이거든요. 하지만 하나의 단편에 담기에는 좀 무리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할란 엘리슨 "소프트 몽키"
흑인 여자 거지가 목격한 갱들의 살인사건때문에 쫓기는 신세가 된 것을 여자 시점에서, 그리고 "소프트 몽키"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서술한 독특한 작품입니다. 묘사는 독창적이고 전개도 꽤 박진감 있기는 하지만 왜 "소프트 몽키"라는 소재를 이용했는지는 모르겠고, 정말이지 결말이 너무 싱거워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빌 크렌쇼 "공포영화"
심야 공포 영화관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는 단서를 쫓는 것이 아니고 잠복만 할 뿐이며, 범행 역시 단순한 싸이코 연쇄 살인이라 동기조차 없기에 추리적으로는 별볼일 없더군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도둑들"
땅굴을 파고 잠입한 은행강도가 은행이 이미 무장강도들에게 점령된 사실을 알게 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믹 범죄물. 추리적 요소는 크지 않지만 전개가 시원시원, 유쾌하고 범행에 대한 타당성이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어서 베스트로 꼽을만 합니다. 결말도 멋져요!

린 배러트 "엘비스는 살아있다"
엘비스 재현 쇼단의 일원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데 드라마성이 무척 강합니다. 단 한번 벌어지는 범죄 역시 우발적이고 순간적인 행동일 뿐이고요. 한마디로 글은 꽤 잘 쓴 편이에요. 제 취향은 아니지만요. 문제는 왜  에드가상을 탔는지는 잘 모르겠다는거....

웬디 혼스비 "아홉명의 아들"
북부지방 초원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추억을 회상하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단편.
앞부분은 장황한 서술과 묘사로 이루어져 있지만 마지막에 반전의 맛이 잘 살아있는 딱 한 문장으로 짤막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추천할 만 합니다. 그야말로 단편의 교과서같달까요? 왠지 우리네 과거와 그닥 다르지 않은 설정이 더 와 닿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벤자민 M 슈츠 "메리, 메리, 문을 닫아라"
거액의 상속녀와 결혼하려는 남자를 조사하는 사립탐정의 이야기입니다. 설정은 수없이 반복된 바로 그것이지만 전개가 무척 독특하고 결국 뒤에 이루어지는 범죄를 막지 못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고요.
하지만 이 작품 역시 탐정이 등장하고 거액의 상속녀가 등장하는 정통파적인 설정에 비해 추리적 요소는 거의 없는 편이라 아쉬웠습니다.

로렌스 블럭 "켈러의 요법"
한 킬러가 정신과 의사와 치료를 거듭하는 와중에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것을 알게되는 내용인데, 괜찮은 수준의 작품입니다.
그런데 정신과 치료를 하며 나누는 대화가 재미있긴한데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장황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길이에 비한다면 알맹이가 너무 없었어요.

2005/09/27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 2 - 정태원 편역 : 별점 3점

에드가상 수상작품집 2 - 6점
정태원 엮음/명지사

아주 예전에 사긴 했지만 분실한 듯 해서 외근차 광화문에 나갔다가 우연찮게 들린 교보문고에서 발견, 구입한 책입니다. 예전에는 만원 이하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 다시 사니 만 오천원이나 되더라구요? 아까와라....  다시 읽다보니 기억나는 작품이 너무 많아 더 돈이 아까왔습니다...

그러나 책 자체만 놓고보면, 역시나 충실합니다. 다만 트릭보다 드라마와 극적 구조에 더 비중과 가치를 두는 경향이 서서히 보이는, 고전 황금시대와 현대를 잇는 가교역활을 하는 작품들이 많더군요. 저같은 고전 퍼즐 트릭 본격 추리물 팬에게는 약간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그래도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입니다. 이만한 수준의 단편을 한권에 모아놓은 앤솔러지는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간략한 수록작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중 개인적인 베스트로는 거장 로열드 달의 "여주인", 간단하지만 이채로운 에드워드 D 호크의 "직사각형의 방", 단편의 교과서적인 작품인 셜리 잭슨의 "악의 가능성", 역사추리물에 가까운 유머러스한 단편인 워너 로우의 "세계를 속인 남자"의 네 편을 꼽습니다. 모두 별점 4점입니다.



윌리암 오파렐의 "그쪽은 어둠"
오해로 비롯된 비극을 다룬 소품. 그닥 특이한 점은 없지만 서늘한 느낌이 드는 도회적인 분위기가 좋은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

로얄드 달의 "여주인"
아토다 다카시의 "나폴레옹 광"이 연상되는, 로얄드 달 특유의 기묘한 맛이 잘 살아있는 작품. 이런저런 앤솔러지에 많이 수록되어 있는 걸작. 별점은 4점입니다.

존 더람의 "호랑이"
일종의 청소년 범죄극이라 할 수 있는데, 60년대 당시 미국 문화를 잘 대변하고 있는 점 외에는 별로더군요. 추리물로 보기도 좀 어렵고요. 에드가상을 어떻게 수상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에이브람 데이비슨의 "라호아 병영 사건"
과거 라호아 병영에서 있었던 사건을 추억하는 한 노인의 회고담. 좋은 소재에 내용도 흥미진진하나 반전이 예상 가능한 것이라 막판에 힘이 좀 달린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단편으로서의 미덕은 잘 살아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데이빗 엘리의 "요트 클럽"
스텐리 엘린 분위기도 좀 나는 서늘한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른 앤솔러지에도 수록되어 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서늘한 반전을 위한 앞부분의 묘사가 좀 지루한 편입니다. 보다 짧게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별점은 2.5점입니다.

패트릭 퀜틴의 "운없는 남자"
그야말로 "미국적"인 느낌이 가득한, 아내를 죽이고 새 출발을 꿈꾸지만 계속해서 실패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반전도 제법 괜찮습니다.
약간 뻔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유머러스한 맛과 전개는 확실히 고전 시대와 다른 분위기를 전해 줍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로렌스 트리트의 "살인의 H"
정통 경찰 수사 - 형사물로 사건과 전개는 흥미진진한데 사건이 밝혀지는 것이 순전히 우연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치명적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마음에 들었는데 트릭면에서 아쉬움을 주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셜리 잭슨의 "악의 가능성"
좋은 작품입니다.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묘사에 인간의 잔인한 내면을 투영한 캐릭터가 압권으로 이 작품집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 생각되네요. 시골마을이 배경인 잔잔한 소품으로 짧지만 인상적인, 단편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리스 데이브스의 "선택된 것"
일종의 범죄물인데 도저히 무슨 이야기인지... 한 남자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따라가는 과정같은 것은 루스 렌들의 "내눈에 비친 악마"와 비슷한데 내용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편입니다. 시점변화가 많은 독특한 스타일때문이긴 합니다만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에드워드 D 호크의 "직사각형의 방"
불가능 미스테리의 대가 에드워드 D 호크의 불가능 미스테리가 아닌 심리물로 레오폴드 경감 시리즈입니다. 좀 썰렁하긴 하지만 인상적인 반전이 돋보이는 수작이죠. 단편의 대가다운 호흡 조절을 엿볼 수 있는, 짧지만 인상적인 작품으로 별점은 4점입니다.

워너 로우의 "세계를 속인 남자"
가상 역사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고갱과 서머셋 모옴 등 실제 인물들이 등장하여 좌충우돌하는 유머스러움이 잘 살아 있는 유쾌한 작품으로 마지막 반전까지 숨쉴틈 없는 재미를 가져다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읽으니 고갱 작품이 다시 보고 싶어지더군요. 별점은 4점입니다.

조 고어즈의 "잘 있거라 고향아"
드라마로 특이한 맛은 없습니다. 범죄물이긴 한데 에드가상을 탈 만한 이유를 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M.F 브라운의 "리가 숲의 짐승은 더 난폭하다"
"몽환적"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정신사나운 이야기로 심리 묘사와 두서없는 내용이 정신이 하나도 없는 어수선한 작품. 60년대 히피문화의 하나인 "마약"에 의한 의식 흐름을 다룬 작품들과 유사한 스타일로 핵심 뼈대 자체는 날이 잘 서 있긴 합니다만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별점은 1.5점입니다.

2005/08/06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1 - 제프리 디버 엮음 / 홍현숙 : 별점 2점

세계 서스펜스 걸작선 1 엘러리 퀸 외 지음, 제프리 디버 엮음, 홍현숙 옮김/황금가지

여름 맞이 특별 구입한 책 중 첫번째로 읽은 책입니다. 제프리 디버가 직접 선정한 앤솔로지로 총 3권 시리즈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실린 작품은 연대와 장르, 작가별로 꽤 공정한 편이라 마음에 듭니다. 작가도 유명한 작가는 엘러리 퀸 한명 뿐으로 나머지 작가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거나 많은 작품이 번역된 작가들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수록 작품들 모두 국내 초역된 작품이라는 것도 좋았고요. 개인적인 베스트는 리사 스코토라인의 "숨겨 갖고 들어가다"와 얀윌렘 반 드 비터링의 "힐러리 여사" 였습니다. 두 작품 모두 추리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는 외적인 재미와 독특함, 신선함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라 추천할만 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작품의 완성도나 수준은 기대 이하였어요. 기대가 큰 탓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장르와 주제를 가지고 작품들을 선정하다 보니 오히려 한 곳에 집중한 결과물 보다 깊이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이런저런 수상작 모음 앤솔로지, 아니면 특정 작가의 대표작을 모아 놓은 앤솔로지들보다는 뒤떨어지는 기획이었다 생각됩니다.
번역에도 약간 문제가 있어서 쉽게 읽히지 않으며 직역에 가까운 느낌도 드네요. 심각한 오류는 없지만 서문에서 에드워드 D 호크를 "호치"라고 번역한 것 같은 것 같은 작은 실수도 눈에 좀 띄고요.

물론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취지와 가치는 변함이 없고 제프리 디버의 취향이 제 취향이 아니었을 수는 있지만 이러한 이유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아울러 330여 페이지라면 웬만한 장편 한편 분량인데 너무 두꺼운 종이의 선택, 그리고 큼직한 본문의 행간 탓에 다른 책들보다 크고, 두껍고, 무거운 책으로 출간되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정도 두께면 종이만 잘 선택한다면 3권으로 출간될 분량을 2권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에드가상 수상 단편집 시리즈와 비교해 본다면 페이지수는 비슷하지만 에드가상 수상 단편집은 두께는 이 책의 2/3 정도이고 실린 작품은 최소 9편에서 최대 13편까지 실려 있는데 이 작품은 달랑 8편만 실려있을 뿐입니다.
종합적인 면에서 황금가지에서 책을 시리즈로 여러권 출판하려는 얄팍한 상술로 밖에는 보이니 않아 씁쓸합니다.

수록 작품별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황태자 인형의 모험 - 엘러리 퀸
크리스마스 이브, 입슨양의 유언으로 전시하게 된 인형 컬렉션 중 딸려있는 다이아몬드로 인해 제일의 가치를 지니는 황태자 인형을 유명한 도둑 코모스가 훔쳐가겠다는 예고장을 보내온다. 퀸 경감과 엘러리는 코모스를 막기 위해 직접 전시장을 지키지만 전시회가 끝날때 인형이 가짜로 바꿔치기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엘러리 퀸 작품에서 괴도가 나오는 것은 처음 접해본 것 같습니다. 김전일과 괴도신사의 대결 같은 작품이네요. 제목만 본다면 "모험" 시리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뭐 내용은 어떻게 훔쳤는지, 그리고 방법을 밝혀낸 직후 범인이 누구인지까지 알아내는 전개인데 훔치는 방법이 좀 더 기발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읽기에는 약간 시시한 방법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범인을 짐작하기가 쉬웠던 점이 좀 아쉽네요.

사라진 13쪽 - 안나 카타린 그린
저주받은 저택으로 유명한 밴 브루클린 저택에서 중요한 서류가 없어지고 다음날 결혼하게 되는 코넬이라는 인물이 유일한 용의자로 의심받게 된다. 여성 탐정 바이올렛 스트레인져는 서류가 없어지게 된 방법을 알아내고 저택의 저주받은 방을 지나가 서류를 되찾아 오지만 이 과정에서 저주받은 방에서 일어난 과거의 비극적 사건의 진상까지 알아낸다.
추리소설의 어머니라고 불리운다는 안나 카타린 그린의 작품입니다. 국내에 거의 처음 소개되는 작가와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 내용면으로는 그다지 기발하거나 신선한 부분은 없습니다. 전혀 다른 2개의 이야기를 하나의 단편으로 엮어 놓은 시도는 좋았지만 작품이 전반부는 서류 도난 사건, 후반부는 밴 브루클린의 저주에 대한 진상으로 확연히 나뉘고 있어서 하나로 융합되지도 못했고요. 소품에 가까운 작은 사건인 서류 도난 사건보다는 괴담 분위기의 저주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것만 가지고 보다 보강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딕슨 카 스러운 작품이 하나 나왔을텐데...

숨겨갖고 들어가다 - 리사 스코토라인
변호사 톰은 중요한 사건 재판이 있는 날 아내에게서 쌍동이 딸 중 한명인 브리타니를 억지로 떠안게 되고 여러가지 사건이 겹쳐 딸을 몰래 숨긴채로 재판까지 참석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 저의 베스트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와 작품인데 빠르면서도 긴박한 전개에 유머까지 곁들인 센스가 아주 뛰어납니다. 법정 재판 장면에서의 역전극도 통쾌하고요. 읽는 내내 시종일관 웃음을 놓치지 않게 하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배트맨의 협력자들 - 로렌스 블록
매트 스쿠더는 동료들과 함께 시내 불법 노점상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법 복제된 배트맨 상품을 압수하는 일에 투입된다...
매트 스쿠더 (스커더)가 등장하는 로렌스 블록의 단편인데 저는 아무리봐도 추리물로 보이지는 않더군요. 사회 비판 의식이 들어있긴 한데 서스펜스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왜 이 책에 포함되어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주말 여행객 - 제프리 디버
잭과 토스는 드러그 스토어를 강도질 하다가 실수로 총기를 난사해서 경찰을 비롯한 여러명을 죽인 뒤 인질을 한명 잡아 도주하게 된다. 인질은 웰러라는 세일즈 맨으로 토스까지 죽인 잭을 설득시켜 일종의 게임을 제안하는데...
편집자인 제프리 디버의 단편입니다. 납치범 잭의 심리 묘사는 탁월하나 반전이 좀 시시해서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그 여자는 죽었어 - 프레데릭 브라운
부유한 사회학 석사 출신의 하위는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LA에 정착한 상태. 그는 접시닦이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매춘부인 여자친구 빌리와 더불어 나름 행복한 삶을 꾸려나간다. 그러나 빌리의 위층에 사는 메이미라는 여성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프레데릭 브라운의 독특한 작품으로 그간의 작풍과는 무척 달라 보이네요. 대작가답게 단편이지만 캐릭터 설정 및 묘사, 그리고 복선이 확실한 편이며 이야기도 제법 탄탄합니다. 하지만 내용 전개가 우연에 기인하는 것이 많고 정통파 추리작품은 아니라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어요.

원칙의 문제 - 맥스 알런 콜린스
전직 킬러로 지금은 은퇴한 쿼리는 파라다이스 호 주변에서 운둔하며 지내지만 우연히 야식을 사러 갔다가 해리라는 전직 범죄자 친구를 알아보고 그를 미행해서 해리와 루이스 컴비가 시카고 언론 재벌의 상속녀를 유괴한 것을 발견한다.
주인공의 카리스마 있는 묘사가 압권인 단편입니다. 내용은 평이하고 반전은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하지만 주인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네요.

힐러리 여사 -얀윌렘 반 드 비터링
파푸아 뉴기니의 원주민이고 추장인 주인공이 자신의 동생이 강간 살해당한 과거의 사건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파푸아 뉴기니의 추장인 떠벌이 화자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두서없이 떠드는 것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무지하게 독특하고 신선했습니다. 현대 미국을 풍자하는 듯한 묘사도 재미나지만 파푸아 뉴기니에 대해 치밀하게 조사한 것이 묻어나는 현지색깔 넘치는 배경 역시 좋습니다. 그냥 생각없이 떠벌이는 듯한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솜씨가 놀랍네요. 작가는 처음 보는 작가지만 다른 작품도 기대를 갖게 하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베스트로 꼽을 만 합니다.

2005/07/13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 (EQMM) 1,2 : 각권 별점 3점


유명한 단편 추리 전문 잡지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EQMM) 한국판 1, 2호. 우연찮게 헌책방에서 발견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해서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겠죠? 짧게만 소개해 드리자면, 추리작가 엘러리 퀸이 간행하기 시작한 잡지로 유명한 단편 앤솔로지나 단편집, 단편 작가들은 거의 다 여기를 통해서 알려지고 배출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에드가상 단편 부분 수상작으로도 선정된 작품도 많은, 그야말로 단편의 보물창고 같은 잡지죠.

각 권별 전체 평균 별점은 3점. 제가 뽑은 베스트는 1호에서는 "여행중에 생긴 일". 2호에서는 "평생동안의 기다림"과 "클레머티스의 향기" 입니다. 2호보다는 1호가 좀 더 고전파에 가깝다 보이는데 취향에 맞춰 골라보는 재미도 쏠솔하네요. 그러나 한국판은 제가 알기로는 2호가 마지막인듯 싶군요. 좋은 기획인데 역시나 판매부수가 문제였을테죠. 단편 추리물 팬으로서 무척 아쉬운 일입니다. 이 정도 두께와 가격에 이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는 잡지라면 계속 구입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후에도 계속 출간되었으면 합니다만... 힘들겠죠?

수록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1호 수록작
"욕실살인"
나름대로 개인적 인연이 약간 (아주 약간!) 있는 에드워드 D 호크의 작품으로 아무도 없는 욕실 안에서 단검에 찔려 살해된 시체때문에 범인으로 몰리는 백화점 직원 수잔 홀트의 이야기입니다. 수잔 홀트는 수많은 작가의 시리즈 캐릭터 중 한명인 모양이네요. 에드워드 D 호크 특유의 "불가능 범죄"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고 있기는 하나 트릭은 좀 시시한 편입니다. 별점은 2.5점.

"여행중에 생긴 일"
보험 조사원 숀 콜란 (마스터 키튼? ^^)이 우연히 여행 중 사고를 당해 한 농장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농장 여주인 남편의 교통 사고를 알고나서 나름의 호감과 정의감으로 보험금을 받게 해 주려고 애쓰던 중, 이유를 알 수 없는 습격을 받게 된다는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이런저런 앤솔로지에서 몇번 접해보았던 도그 앨린의 작품으로 단편보다는 중편에 가까운 길이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한편의 영화처럼 서스펜스 가득한, 긴박감이 넘치는 묘사가 일품이었기 때문이에요. 마지막 부분에 공격받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 주는 부분도 아주 좋았고요. 그야말로 무릎을 칠 만 했달까요. 별점은 4점!  1호의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여자의 행복조건"
생소한 작가 도날드 올슨의 작품. 유산을 둘러싸고 조카딸의 도박꾼 남편 윌리와 베스타 이모가 대결한다는 일종의 완전범죄물로 도박꾼이자 인간 쓰레기인 윌리라는 인물과의 두뇌싸움이 흥미진진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놀라운 돼지들"
역시나 생소한 작가 조지 체스브로의 작품. 시리즈 캐릭터라고 하는 갈쓰 프레더릭슨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돼지를 둘러싼 소송때문에 갈쓰가 머리를 써서 소송을 낸 사기꾼 어크맨을 속여먹는 부분은 좋았는데 후반부가 황당해서 점수를 다 깎아먹네요. 상상력은 기발한데...글쎄요, 저는 적응이 잘 안되더라고요. 별점은 2점입니다.

"계산 착오"
완전 범죄를 노리는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여성작가 캔디스 앨리엇의 작품으로 '현대 범죄에서 동기는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어지거나 분석되지 않는다'는 뒷부분 작품 해설처럼 동기보다는 완전 범죄를 위한 주인공의 계획에 촛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나름 설득력있는 발상이라고 생각되네요.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 처럼 결국 완전 범죄는 실패로 돌아가는게 문제지만...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다쟁이의 질투"
존 몰티머의 작품으로 원래는 TV용 시나리오였다고 합니다. 짧지만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긴박감있는 법정 장면까지 보여주는 알차고 임팩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어렵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호 수록작
"비상을 꿈꾸며"
클라크 하워드의 작품으로 악당 조직의 두목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인물을 없애기 위해 항공기 관제사 제드의 가족을 인질로 삼는다는 인질극입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서스펜스와 스릴이 확실해서 시종일관 긴장을 늦추지 않게 만드는 전개는 대단하더군요. 허나 마지막이 너무 허무한 편이라 아쉽습니다. 단편의 한계였던 것일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이번엔 진짜 실탄?"
윌리엄 뱅키어의 작품입니다. 30여년만에 고향에 돌아온 조 헉은 보험 사기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현재 도피중인 인물이라는 이야기로 두번의 반전이 돋보입니다. 충격적이거나 놀랍다기 보다는 아기자기한 소품같은 느낌이 좋고, 해피엔딩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악녀의 죽음"
피터 턴블의 드라마에 가까운 소품. 우연하게 순찰경관이 발견한 방치된 차에서 범죄가 드러나는 과정, 그리고 범인의 심리를 밝히는 결말부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정통 추리물은 아니지만 작가가 글을 참 잘 쓴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평생동안의 기다림"
1호에도 실려있는 도날드 올슨의 작품입니다. 이 작가 EQMM과 인연이 깊나 보네요. 두명의 노파가 등장하여 갈등관계를 보여주다가 한 노파가 고향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는 단순한 내용인데 범죄와 드라마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깊이있는 전개가 인상적인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트릭보다는 드라마가 중시되는 현대 추리 단편의 좋은 예라 생각되네요. 별점은 3.5점입니다.

"페트라코브와 고릴라"
러시아에서 망명한 병리학자 일리아 페트라코브 시리즈로 벤 클라인의 작품입니다. 동물농장의 주인이 고릴라 우리에서 굉장한 힘으로 짓이겨져 타이어에 쑤셔넣어져 있는 시체로 발견되고 범인으로 의심받는 고릴라가 사형(?) 당할 위기에 처한다는 이야기로 캐릭터 측면에서는 손다이크 박사가, 수사 측면에서는 CSI 느낌이 많이 나는 단편이었습니다. 괜찮긴한데 시리즈 캐릭터라는 병리학자 일리아의 매력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단점으로 보입니다.별점은 2.5점입니다.

"콜럼버스의 얼굴을 훔친 사나이"
에드워드 D 호크의 괴도 닉 벨벳 시리즈로 거대한 콜럼버스 동상의 11톤이나 되는 머리 부분만 훔쳐내는 이야기입니다. 유명한 시리즈이긴하나 전개와 설정 모두 납득이 잘 가지 않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와 시리즈 명성에 비하면 무척 실망스럽더군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비밀을 털어 놓은 남자"
H.R.F 키팅의 인도 봄베이 경찰국의 가니쉬 고케 경감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시리즈라고 하는군요. 일종의 "윤회"를 테마로 하고 있는 지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단편이었습니다. 추리적으로 별로 눈여겨 볼 것은 없지만 문체와 전개방식이 독특해서 읽는 맛은 좋았어요. 별점은 2점입니다.

"클레머티스의 향기"
미뇽 F 발라드의 작품으로 한 노처녀의 의문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통 추리에 가까운 작품으로 애거서 여사의 단편같은 느낌의, 영국 정통 추리물의 명맥을 잇는 듯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럼 비지니스"
마가렛 요크의 그랜트 교수가 등장하는 시리즈 단편. 내용과 전개방식은 고전적이고 정통 추리물에 가까우나 사건의 해결 방식이 쉽게 납득 되지 않고 그다지 공정한 편은 아니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습니다. 갑자기 마약 밀매로 이야기가 급진전 되는 것도 문제있는 설정으로 보이네요. 그냥저냥한 작품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2005/07/04

Japan 미스터리 걸작선 1 - 한국, 일본 추리작가협회 추천 / 정태원 번역 : 별점 3점

J 미스터리 걸작선 1 - 6점
정태원 옮김/태동출판사

일본 추리 작가 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펴낸 책입니다. 그런데 선정을 한국 추리 작가 협회에서 했다는 점이 특이하네요.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구입했기에 읽고 리뷰 남깁니다.

낯선 작가의 낯선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 눈에 띄는데, 책 뒤의 설명을 보면 다른 단편선 등에서 이미 소개된 작품이 아닌 새로운 작품을 선정하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는 50주년 기념 앤솔로지라는 주제와는 좀 맞지 않는다 생각됩니다. 그동안 소개된 작품들이 일본 추리 문학의 대표작에 더 가까운게 당연하잖아요. 또 이러한 기획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면, 진짜 국내에 초역되는 작품들만 모아 놓았어야 했습니다. 정작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수록된 건 이상해요.
정통 추리나 스릴러가 아닌 환상문학과 호러, 그리고 SF에 가까운 작품까지 실려 있어 기준이 약간 모호하다는 것도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수록된 작품들도 특정 시대나 작가별로 편찬된게 아니라 무작위로 수록되어 있는데, 에드가상 수상작품집처럼 어느 정도는 목차에서도 시대순 같은 기준을 가지고 분류하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그래도 한국 추리문학 협회가 선정한 일본 추리 단편이라는 기획 자체가 그냥 놓치기에는 너무 흥미로울 뿐더러 전체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까지 가져다 주는건 분명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개인적인 베스트로는 "광기의 계보", "정사의 배경" 그리고 "살의" 를 꼽겠습니다.
총 세 권이 발간되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건 이번에 구입한 이 1권 뿐인데, 언젠가는 2, 3권도 발견하여 책장에 추가하고 싶네요.

작품별 상세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아파트의 귀부인 - 아카가와 지로

새로 이사온 옆집의 미모의 귀부인이 하는 요리의 냄새를 알아 맞출 정도로 후각이 민감한 아내를 가지고 있는 구보는 옆집의 부인에게 호감을 느껴 아내가 집에 없는 틈에 옆집에 찾아간다. 

다른 앤솔로지에서도 많이 소개된 아카가와 지로의 단편입니다. 추리 문학이라기 보다는 반전의 맛이 있는 스릴러에 가까운데, 너무 뻔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군요.

2. 나체의 방 - 호시 싱이치

일본 단편의 거장 중 한명인 호시 싱이치(호시 신이치)의 작품입니다. 우연히 여러 남녀들과 복잡한 관계를 가지게 된 남자의 이야기로 상황 설정이 재미있고 여운을 주는 맛도 잘 살아있어서 역시나 단편의 거장이구나! 싶네요. 다만, 추리물은 절대! 아닙니다.

3. 나폴레옹 광 - 아토다 다카시

아토다 다카시의 초 유명 단편이지요. 제가 이전에 "Y의 거리" 소개 때에도 리뷰했기에 패스합니다. 

4. 고양이의 목 - 고마츠 사쿄

고양이를 키우면 죽는 미래의 어느 도시에서 일어나는 짤막한 이야기입니다. 고양이를 워낙 좋아하는 일본이라서 나올 수 있던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반전의 맛도 어느정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추리물도 아니고 호러도 아니고 SF도 아니고... 여러모로 좀 어정쩡한 느낌입니다.

5. 광기의 계보 - 후지이 레이코

초등학교 교사 게이코는 우연히 들춰본 학생 기누코의 일기를 통해 그녀의 계모가 기누코를 광기로 몰고 가고 있는 상황을 알게 된다... 

여성작가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작품으로 일기를 주요 매개체, 단서로 하여 전개된다는 특이함에 더해 극적 반전까지 뛰어납니다. 약간의 호러 분위기가 잘 살아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그런데 왠지 영상물에 더욱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6. 3억엔의 악몽 - 니시무라 교타로

평범한 올드미스 여사원 교코는 어느날 찾아온 변호사에게서 자신이 친절을 베푼 한 노인에게 3억엔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변호사는 자신과 다른 인물을 착각하고 있었고, 교코는 유산을 상속받는 진짜 인물인 아리사와 나미코를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 하는데... 

여정 미스테리의 달인이라는 니시무라 교타로지만 이 작품은 의외로 "지푸라기 여자" 같은 인물 설정을 가진 완전 범죄물입니다. 조금 의외였달까요. 그러나 기발한 발상에 비해 전개가 뻔하고 치밀함이 많이 부족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7.얼굴 - 마츠모토 세이쵸

살인 사건을 저질렀던 배우 이노 료기치는 자신이 주연인 영화가 전국 개봉되기 전에 자신이 저지른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이시오카를 살해하려 하는데... 

"거장" 세이쵸 선생의 작품입니다. 세이쵸 선생 단편은 대표작들에 비해 많이 격이 떨어지는 편인데 이 작품은 꽤 괜찮네요. 특히 범인이 배우이고 영화 개봉 때문에 목격자를 죽이려 한다는 설정은 참신합니다. 하지만 결말이 너무나, 너무나 심하게 아닙니다...

8. 정사의 배경 - 츠츠야 다카오

한 주부가 음독 자살했다. 그녀는 죽기 직전, Y타임즈의 독자 투고란에 과거의 애인에게서 협박받고 있다는 투고를 보내 상담을 의뢰한 상태였다. Y타임즈의 기자 소네는 단순 자살 사건은 아니라는 판단에 독자적인 조사를 개시하는데... 

잘 모르는 작가인데 작품이 굉장히 좋아서 놀랐습니다. 독자 투고와 음독 자살한 여인을 연결시키는 발상도 뛰어나지만 실제 사건의 트릭도 괜찮고 무엇보다 전개가 굉장히 깔끔합니다. 진범과 동기도 납득할 수 있고 단서도 공정한 편이고요. 이 단편집 최고의 단편 중 하나입니다.

9. 조건반사 - 오타니 요타로

여배우 미즈사와 미나코는 연기지도 담당 오모리 세이지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아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며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 후 알콜 중독으로 바닥으로 추락한 세이지를 거추장 스러워한 미나코는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우는데... 

이른바 "조건반사"에 의한 다이잉 메시지가 등장하는 작품인데 여기서처럼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때문에 기발하긴 하지만 현실성은 떨어져 보입니다. 그래도 꽤 재미있었어요.

10. 벽 - 고다카 노부미츠

아내와 그녀의 정부에 의해 벽속에 파묻히게 된 남자의 이야기. 이 한줄이 이 작품의 전부입니다....

11. 살의 - 다카키 아키미츠

옆집의 이마노 부부를 돌봐주던 타누마 변호사는, 이마노의 부인 준코가 질투로 저지른 살인 사건 변호를 맡게 되었다. 타누마는 그녀를 감형시켜 집행유예를 받게 하는데 성공하지만, 어느 날 이마노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되는데... 

거장 다카키 아키미츠의 단편입니다. 

이른바 "살인을 하기 위한 살의의 정도를 법적으로 판단하는 잣대가 어디에 있는가?"가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이 살의를 최소한으로 나타내기 위한 범인의 치밀함, 법의 헛점을 잘 꿰뚫고 저지른 범행이 아주 충격적입니다. 1952년에 발표된 작품이라고는 보이지 않게 세련되고 꽉 짜여진 구성이 놀랍네요.

12. 소라 - 야마무라 마사오

추리물은 아닙니다. 못살던 시대의 불우한 가족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적나라하게 그린 순문학에 가까운 단편입니다.

13. 무서운 선물 - 유키 소지

한 여자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키스했다가 저주(?) 받는 한 바람둥이의 이야기. 전해주는 꽃들의 꽃말로 마음을 나타내는 이야기 전개는 괜찮지만 마지막에 저주니 어쩌니 하며 마무리하는 결말은 납득이 안됩니다...

14. 연습게임 - 후지무라 쇼타

가지키는 아내 구니코의 수다를 겨우겨우 참고 살다가 우연찮게 불륜을 저지른 상대 미와와의 달콤한 미래를 위해 그녀를 살해하려 했다. 하지만 그가 아내와 몰래 만나기로 한 장소에 아내는 오지 않고, 오히려 다른 장소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되어 가지키는 함정에 빠지게 되는데... 

함정에 빠지는 인물이 등장하는 "함정물"인데, 어차피 가지키는 아내 구니코를 죽이려 했으므로 그다지 용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네요. 전혀 관계없는 인물이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면 모를까... 반전의 여운을 남기기는 하지만 좀 약합니다.

15. 우물이 있는 집 - 미나카와 히로코

과거 자신이 유괴당한 집에 신혼여행을 오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전개가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 흘러가는데,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미묘함이 잘 살아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흥미진진한 줄거리에 비해 결말이 시시해서 아쉽습니다.

16. 복안 - 소노 다다오

일본의 손다이크 박사라고 불리운다는 복안전문 범의학자 고이케 고로라는 캐릭터가 나와 두개골 복안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 작품. 캐릭터 이외의 설정과 전개는 평이합니다.

17. 사랑 - 미야자키 준

동물 뇌세포를 집어넣은 육아 로봇이 저지른 아동 살해 사건 이야기. 아시모프 작품과 유사한 분위기지만 반전은 인상적입니다.

18. 산키치의 식욕 - 와타나베 게이스케

어려운 시대, 어렵게 살아가는 고학생 산키치가 우연히 주운 3엔으로 한끼를 해결하는 이야기. 이야기는 꽤 재미있고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순문학 단편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네요. 작가도 그렇고 작품도 그렇고 왜 이 단편선에 실려있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19. 쇼윈도의 연인 - 요코미조 세이시

소설에 빠져드는 기이한 습성이 있는 청년 다마루 소진은 최근 간행된 소설 "쇼윈도의 연인"을 읽은 직후, 한 양품점 쇼윈도의 마케팅을 사랑하게 되는데...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요코미조 세이시의 단편이라는 점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작품도 인상적입니다. 처음에는 다른 외국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성도착적인 애정에 대해 다루는 듯 했는데, 급변하여 놀라운 반전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발표 시대를 감안한다면 정말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라고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거장다운 작품입니다.

20. 범인은 누구인가 - 구사카미 진

쌍동이 중 한명이 범인인 것은 확실한데 누구인지를 몰라 궁지에 몰린 경찰이 사건을 결국 해결한다는 이야기. "음악"을 주요 소재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지만 트릭과 설정은 마음에 들었어요.

21. 계단을 오르는 남자 - 마유무라 다쿠 

세계가 거대 빌딩화되어 엘리베이터가 기차처럼 다니는 세계. 한 남자가 25.000층의 건물을 걸어 올라가기 시작하고 그는 계단을 올라 새로운 층에 도착할 때마다 점차 여행자에서 모험가, 그리고 성자로까지 추앙받게 된다. 그리고 결국 그가 꼭대기 층에 다다르게 되는 날이 오고 군중이 그를 보기 위해 운집한다...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합니다! 엘리베이터가 기차처럼 다니는 초고층 빌딩 사회에서 목적없이 그냥 계단을 오르는 남자가 주변 인물들에 의해 성자로까지 추앙받게 되는 과정이 묘하게 현실감 있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은 너무나 시시해서 아쉽습니다. 좀 더 생각했더라면 정말 마음에 드는 걸작 단편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