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용골 -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북홀릭(bookholic) |
사자왕 리처드의 시대. 영국령 북해 솔론제도 영주의 딸 아미나는 동방에서 온 기사 팔크와 그의 종사 니콜라를 만나 암살기사가 영주의 목숨을 노린다는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그러나 영주 로렌트는 바로 그날 살해되고 마는데....
요네자와 호노부의 가상역사 판타지 추리소설입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장편인데 흡입력이 상당해서 길이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더군요. 한마디로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단 시대 배경과 마술이라는 요소가 잘 결합되어 있으면서도 추리적으로도 거의 완벽하다는 장점이 돋보였어요. 독자를 위해 공정한 정보제공을 하는 것은 물론이요 마지막에 나름대로 "독자에의 도전장"도 삽입되어 있을 정도에요. 더군다나 추리의 과정이 모두 이치에 합당해서 설득력도 높고요.
다양한 용병 캐릭터의 소개와 마지막 "불사의 데인인" 과의 전투 등 볼거리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 그냥 판타지 소설로 보더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 작가의 기존 작품에서 보였던 "작위적이다"라는 단점이 워낙에 작위적인 설정 덕분에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것도 좋았던 부분입니다.
물론 약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 실제 있었던 사자왕 리처드의 시대가 무대이지만 세세한 고증없이 일본 판타지스럽게 구성한 배경과 캐릭터 설정들은 진부했고 팔크가 에드릭과 한판 승부를 벌였다는 중요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점, 로렌트가 과거 데인인과의 전투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데인인의 우두머리에 대한 정보도 공유해 주지 않은 점 등은 쉽게 납득되는 부분은 아니었어요. 무엇보다도 뭔가 있어보이는 <부러진 용골>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별게 없다는건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좀 더 작품과 어울리는 제목을 붙이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그래도 단점은 굉장히 약간일뿐 재미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도 뛰어난 편이라 생각되네요. 중세 영국을 무대로 공식적으로 "마술"이 통용되는 시대라는 점에서는 <다아시경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의 데인인과의 대전투 등 볼거리가 많으며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군요. 이런 저런 매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당연하다 싶을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도 제가 읽었던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는 최고작으로 치고 싶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