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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2

이글 - 가와구치 가이지 : 별점 2점

 

이글 소장판 4 - 4점
가와구치 가이지 지음/대원씨아이(만화)

사생아 죠 다카시는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고향에 내려가나 어머니가 소중하게 생각한 아버지의 사진이 없어진 것을 알고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 직후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자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일본계 미국인 케네스 야마오카에 의해 전속 기자 (?)로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듣고 미국으로 떠난 죠는 케네스 야마오카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간 격조했네요. 지난 한주동안 너무너무너무 바빠서 책을 도저히 읽을 수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우연찮게 회사에서 읽게 된 작품입니다. (이 만화가 대체 왜 회사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클린턴 직후의 선거전을 다루고 있으니 한 십수년 전 전의 이야기랄까요? 그래도 조금 놀라왔던 것은 유색인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는 오바마를 예견한 듯 하고 빌이 아닌 힐러리의 급부상도 꽤나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정치적인 부분은 그 정도일 뿐 케네스 야마오카의 UN군 강화 정책은 <침묵의 함대>와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 사상이라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 외의 정책은 다 뻔한 이야기였을 뿐이라 제대로 된 정치만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차라리 지방의 별 이름없는 호족이 결국 천하통일을 이룬다는, 히로카네 켄시의 <정치 9단>과 별다른 점이 없는 군웅극에 가까운 작품이었어요.
그러나 군웅극으로 보기에는 너무 만사형통이라 큰 재미는 없다는 문제가 큽니다. 케네스 야마오카 혼자만의 매력으로 모든 문제와 위기가 해결되어 버리니 억지가 재미가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어요. 거의 하나님 수준의 도덕적이면서도 책략에도 능한 먼치킨이니 이건 뭐....

외려 화자 역할을 수행하는 죠 다카시의 출생의 비밀과 어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다루는 추리적인 재미가 후반부에 쏠쏠한 편인데 흑막이 너무 뜬금없어서 역시나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애초에 케네스 야마오카가 죠를 불러서 전속 기자로 삼은 이유부터가 말이 안될 뿐더러 (뭐하러 폭탄을 껴안는지?) 무엇보다도 어머니를 죽였다면 죠도 함께 처리하는 편이 훨씬 깔끔했을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전혀 설명되지 않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정치물로 보기에는 정책 이야기가 보잘것 없고, 군웅극으로 보기에는 드라마가 부족하며, 추리물로 보기에는 과정이 구멍투성이라 설득력이 없는, 모든 면에서 애매한 작품이었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너무 스케일을 벌이지 말고 케네스 야마오카의 정치적 야망이 실현되는 결과까지가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혀내는 부분까지만 설득력있게 다루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덧붙이자면, 일본계 미국인이 대통령이 자신의 능력만으로 대통령이 된다는 점에서 한국인은 공감하기 어려운, 일본인들을 위한 판타지이기에 공정한 평가 자체가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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