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함정 - 금태섭 지음/한겨레출판 |
최근 안철수씨 관련 뉴스로 잘 알려진 금태섭 변호사의 법과 정의에 대한 컬럼 모음집. 이전에 읽었던 "디케의 눈"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생각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자신만의 철학을 강요하듯 쓴 건 아닙니다. 주제별로 실제 있었던 사건이나 본인이 접한 다른 콘텐츠들을 통해 비교적 합리적, 논리적으로 전달하려고 하거든요. 이런 모습은 무척 좋았어요. 자신의 생각이 옳고 틀리고를 떠나, 우선 남을 설득하고자 하는 진지한 자세가 엿보였으니까요.
실려 있는 콘텐츠들도 소설에서 시작해서 영화, 심지어 만화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가혹한 응징에 대한 비인간성 고발 - "시계태엽 오렌지", 간통죄 - "주홍글씨"라는 뻔한 조합도 있기는 하나 대부분 처음 들어본 것들이라는 것도 놀라웠고요. A.M 홈스의 "앨리스의 최후", 아라빈드 아디가의 "화이트 타이거", 조디 피콜트의 "쌍둥이별: 마이 시스터스 키퍼" (영화도 있죠)는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합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도 일방적인 주장이자 자신만의 생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소재로 사용된 콘텐츠들이 모두 적절한 예로 설명되지는 못한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때문에 개인적인 단상을 적어놓은 독서 노트 정도에 불과해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자의 생각 모두가 진보적인 쪽인데 개인적으로 모두 공감하기도 어렵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예를 들자면 극형이나 학교 내 체벌에 대한 반대, 여성에 대한 보호, 간통죄 폐지론, 성매매 방지 등인데 저 개인적으로는 반대하는 것들도 많거든요.
그래도 금태섭 변호사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 책만큼은 많이 읽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지지하고 싶어지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