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은 매우 짧으니 조심해서 자르게 - 박원순 지음/한겨레출판 |
지금은 서울 시장이 되신 박원순 '변호사' 가 저술한 세기의 재판 이야기.
소크라테스의 사형선고에서부터 <채털리 부인의 사랑>에 대한 재판까지 모두 10개의 역사적인 재판이 실려 있습니다.
사건의 시작에서부터 재판과정, 그리고 결말까지의 이야기를 여러가지 자료를 바탕으로 자세하게 펼쳐놓기 때문에 법정 드라마같은 재미를 안겨 주는데 개인적으로는 특히 드레퓌스, 패탱, 로젠버그 부부 재판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레퓌스 사건은 유명한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와 함께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전개가 한편의 소설 못지않아 읽는 재미가 빼어났을 뿐 아니라 결국 사건을 은폐하려한 대다수의 주동자들의 비참한 최후가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더군요.
2차대전 프랑스 비시 정부의 수반인 패탱 원수의 재판은 우리나라의 일본 강점기 시절과 비교하여 진정한 "청산" 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고요.
마지막의 로젠버그 재판은 발단과 전개 모두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법 위에 이른바 "이념" 이 존재하여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지만 얼마전 읽은 <확신의 함정>에서 로젠버그 부부가 스파이는 맞았다라는 씁쓸한 결말과 맞물려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물론 스파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사형을 시킨 것은 잘못이겠지만요...
어쨌건 명저는 명저. 법정에서 벌어진 불의에도 불구하고 그에 맞서 개인의 신념과 정의를 지켜나간 이야기가 대다수로 법이 무엇이고 정의가 무엇인지, 인권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책이네요. 조금 지루한 부분이 있고 이상론을 다룬 부분이 있기는 하나 아직 읽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적극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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