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재인 |
가이요 고교 야구부의 주장이자 포수인 기타오카가 살해된다. 경찰이 그의 앨범에서 발견한 것은 "마구를 보았다"라는 수수께끼의 메시지. 그 뒤 초고교급 천재 에이스 스다마저도 오른팔이 잘린 끔찍한 시체로 발견된다. 시체 근처에 피로 쓰인 "마구"라는 메시지와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 스다 다케시라는 초고교급 천재 투수를 중심으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그립니다.
장점부터 이야기하자면 뭐니뭐니해도 "야구"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추리소설과 야구 모두를 좋아하지만 야구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는 엘러리 퀸의 단편을 제외하고는 <스트라이크 살인> 밖에는 접해본 게 없어서 무척 반가왔어요. 개인적으로 프로야구 팬이기 때문입니다.
소재만 좋은게 아니라 내용도 흥미진진합니다. 두개의 사건, 기타오카와 스다 살인사건과 도자이 공업사를 노린 폭탄 테러가 연결되는 구조가 꽤 그럴 듯할 뿐더러, "마구"의 정체가 본인도 제어할 수 없는 손가락의 마비로 일으키는 우연이라는 아시하라의 증언으로 모든 진상이 밝혀지는 전개는 추리소설 애호가이자 야구팬인 저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확실히 초기작이기 때문인지 단점도 명확합니다. 특히 장점이라고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야구 쪽 문제가 커요. 아무리 감독이 허수아비라고 해도 그렇지 에이스의 부상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도 말이 안돼고, 아픈 상태에서 강속구를 던져가며 시합에 임한다는 것도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이었어요.
그리고 정교하고 냉정하다는 스다가 왜 친부를 이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설명되지 않는 점도 의문입니다. 어깨 부상으로 프로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면 가장 유력한 대안일텐데, 어줍잖은 자존심으로 넘길 이유가 없잖아요?
기타오카가 도서관에 빌린 책의 제목을 알려주지 않는 점, 죽세공에 사용되는 도구의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점 등 추리에 있어서 불공정한 부분도 눈에 거슬렸고요.
그래도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구태여 초기작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재미 하나만큼은 확실하거든요. 확실히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게 맞는 것 같아요. 별점은 2.5점입니다. 단, 야구를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다면 조금 호감도가 감소할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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