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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4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 - 로드 던세이니 / 정보라 : 별점 2.5점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 - 6점
로드 던세이니 지음, 정보라 옮김, 이승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바다출판사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18번째 작품으로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게렉터님 블로그 리뷰를 접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로드 던세이니는 고전 "두병의 소오스"로 접하고 관심이 있었지만, 다른 작품들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차에 반가운 마음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 책에 실린 작품들 대부분이 전형적인 "판타지" 문학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제 기대와는 좀 달랐습니다. 반전이 빼어나고 촌철살인의 맛이 있는 "쇼트쇼트" 같은 작품을 기대했었는데 말이죠. 게다가 몇몇 작품은 당최 내용을 이해할 수도 없었어요.

그래도 "불행교환상회"나 "어느 여인숙의 하룻밤" 같은 기대에 걸맞은 작품도 실려 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정통 판타지 문학을 좋아하신다면 권해드립니다.

수록작별 간단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곳"

영혼이 갈 데가 없어 버려진 존재들 속에서 기거하게 된 운명에 처한 남자가 최후에 구원받는다는 초단편. 철학적이면서 "불새 - 우주편"이 떠오르기도 하는 등 아이디어는 괜찮지만, 너무 짧은 탓에 재미만 놓고 보면 그닥이에요. 별점은 2점입니다.

"들판"

들판에서 느껴지는 불길함에 관한 이야기. 솔직히 저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1점.

"칼과 우상"

철기와 종교의 도입 시기에 벌어졌음직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 결국 종교가 승리한다는 결말로, 이야기의 완성도가 상당한 수작이었습니다. 지금의 세태에 대한 풍자적 의미도 담겨 있는 듯 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카르카손"

절대 도달할 수 없다는 카르카손을 향해 무모한 도전을 떠나는 정복자 일행에 대한 서사시. "원탁의 기사" 등이 연상되는 고전 느낌의 정통 판타지 문학입니다. 고전 느낌 그대로라서 의외성이 하나도 없다는건 단점이지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런데, 보드게임 "카르카손"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지 좀 궁금합니다.

"거지들"

이상한 예언을 하는 거지들과 맞닥뜨린 주인공이 버스 경적 소리로 환영에서 깨어난다는 이야기. "들판"처럼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별점은 1점.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

표제작. 특별한 줄거리가 있다기보다는 주인공이 얀 강가를 중심으로 한 이국적인 도시들을 여행하며 경험한 것에 대한 기행문 성격의 작품입니다. 문체와 분위기, 설정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국적인 독특함이 일상계스러운 분위기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카페 알파" 등이 떠오르는데, 좀 더 풀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되네요. 혹 후속작이 있다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불행교환상회"

자신의 불행을 다른 사람의 것과 교환해 주는 상점에 관한 이야기로, "환상특급" 같은 기묘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결말이 예상 범위 안에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런 작품이 좀 더 많이 실렸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 별점은 3점입니다.

"어느 여인숙의 하룻밤"

짤막한 희곡. 많은 모험소설에서 접했던 "이교도 유적에 있는 신상의 보석 눈을 훔친 도둑들"에게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반까지는 일당의 브레인 '멋쟁이' 활약 중심의 모험-범죄물이었다면, 마지막 반전 이후 결말은 "기묘한 맛" 장르에 가깝습니다.   

반전이 굉장히 뛰어나서 전편을 통틀어 가장 기대에 값했던 작품이에요. 실제 연극도 보고 싶어지더군요. "두병의 소오스"를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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