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상 수상작품집 4 정태원 옮김/명지사 |
1,2,3권은 이런저런 경로로 예전에 구입했었지만 4권만 이빨이 빠져있던 에드가상 수상 작품집을 드디어 완비하게 되었습니다. 우연찮게 반디앤루니스에 들렸는데 이 시리즈가 재간되어 있더군요! 덕분에 구입하게 되었네요.
가격이 무려 15,000원이나 했지만 목차만 봤을 때에는 괜찮다 싶었습니다. 1985년도부터 1993년 까지의 수상작품을 싣고 있는데 작가들이 "빌 크렌쇼"나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로렌스 블럭" 등 유명작가라 화려하고 다양해 보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3권에서부터 느꼈지만, 정통 추리물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작품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제 취향과 기대와는 많이 달랐어요. 단편만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추리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을 기대했는데 이상하게 꼬아놓았다던가, 내용이 애매모호한 것이 많았거든요.
읽고 나니 15,000원이라는 가격에 조금 화가 날 정도였는데 에드가상 수상 목록이 쫙 실려있는 부록이 좋고 어차피 수집하던 것이니 만큼 자기 만족 차원에서 납득해 버리기로 했습니다...만 별점은 2점입니다. 아무래도 현대적인 소재와 내용의 단편들은 정통 추리물과는 안 맞는 것 같네요.
그래도 개인적인 베스트를 꼽아보자면, 너무나 좋아하는 작가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도둑들"과 단편의 맛이 살아있는 웬디 혼스비의 "아홉명의 아들", 나름대로 논리 정연하며 전개가 명쾌한 벤 슐츠의 "메리, 메리, 문을 닫아라" 입니다.
작품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존 러츠 "번개를 타라"
뻔한 설정에다가 주인공 탐정의 캐릭터도 너무나 뻔하고 진부했던 작품. 하지만 전개와 결말은 깔끔하며 반전도 나름 괜찮더군요.
로버트 샘프슨 "핀톤군의 비"
그야말로 고전적인 범죄소설을 현대화 시켰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하나의 사건에서 계속 죽음이 파생되는 전개와 정의로운 인물이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 설정은 정말 고전 하드보일드의 풍모가 엿보이거든요. 하지만 하나의 단편에 담기에는 좀 무리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할란 엘리슨 "소프트 몽키"
빌 크렌쇼 "공포영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도둑들"
땅굴을 파고 잠입한 은행강도가 은행이 이미 무장강도들에게 점령된 사실을 알게 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믹 범죄물. 추리적 요소는 크지 않지만 전개가 시원시원, 유쾌하고 범행에 대한 타당성이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어서 베스트로 꼽을만 합니다. 결말도 멋져요!
린 배러트 "엘비스는 살아있다"
웬디 혼스비 "아홉명의 아들"
앞부분은 장황한 서술과 묘사로 이루어져 있지만 마지막에 반전의 맛이 잘 살아있는 딱 한 문장으로 짤막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추천할 만 합니다. 그야말로 단편의 교과서같달까요? 왠지 우리네 과거와 그닥 다르지 않은 설정이 더 와 닿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벤자민 M 슈츠 "메리, 메리, 문을 닫아라"
거액의 상속녀와 결혼하려는 남자를 조사하는 사립탐정의 이야기입니다. 설정은 수없이 반복된 바로 그것이지만 전개가 무척 독특하고 결국 뒤에 이루어지는 범죄를 막지 못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고요.
하지만 이 작품 역시 탐정이 등장하고 거액의 상속녀가 등장하는 정통파적인 설정에 비해 추리적 요소는 거의 없는 편이라 아쉬웠습니다.
로렌스 블럭 "켈러의 요법"
그런데 정신과 치료를 하며 나누는 대화가 재미있긴한데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장황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길이에 비한다면 알맹이가 너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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