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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7

새벽의 황당한 저주 (Shaun Of The Dead, 2004) - 에드가 라이트 : 별점 2.5점


자그마한 전자제품 가게에서 근무하는 숀은 너무나도 평범한 소시민. 평범하고 변화없는 일상 때문에 애인 리즈와 헤어진 날 그는 절친한 친구 에드와 폭음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다음날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도시가 좀비 천하가 되고 숀은 사랑하는 가족과 애인,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적극적인 노력을 하게 되는데...!

좀비물의 정통성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상황을 포복절도의 코미디로 바꾼 영국산 좀비 호러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사실 공포영화를 패러디한 코미디영화는 수도 없이 많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장면 장면을 패러디해서 찰나적인 웃음만 주는 패러디 영화가 아니라 "좀비물"의 코드를 그대로 따라갑니다. 급작스럽게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상황,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싸움 등 좀비물에 충실한 전개에서 장면장면이 돌발적이고 예상을 뛰어넘는 웃음을 주는 것이 차이점이에요. 이런 부분에서는 과장이 덜하고 보다 순화되어 있지만 피터 잭슨의 영화를 생각나게 하는 일면을 보입니다. 주인공이 좀 바보같은 부분이 특히 비슷하군요.

여튼, 평범하고 별볼일 없는 주인공이 좀비와 맞부닥쳤을때의 상황이 정말 리얼하고 코믹합니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초반의 평범한 일상과 대비되어 처음 좀비를 접하고 술집으로 탈출할때까지는 진짜 제대로 웃겨주더군요. 그것도 작위적인 패러디로 웃기는게 아니라 실제 상황과 잘 조합하여 웃겨줌으로써 웃음의 질이 한층 높은 것 같습니다. 음악의 절묘한 사용도 재미에 한 몫 단단히 하고요. (Queen의 노래를 사용한 장면은 정말이지 끝내줍니다!)

다만 중반까지는 확실히 웃겨줄때 웃겨주는 코미디의 정석을 따르는데 후반부에는 그냥 평범한 정통 좀비물로 끝나서 맥이 끊기네요. 처절함과 비장함으로 무장한 결말은 왠지 이 영화와 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거든요. 마지막의 이후 이야기는 그야말로 사족일 뿐이었고요. 그리고 주인공 숀과 절친한 친구 에드 및 기타 멤버의 설정은 너무 진부하고 식상한 설정이라 아쉽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충분히 더욱 재미있게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색다름 없이 너무 공식대로 갔다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영국인들의 유머감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정통 호러 영화 팬들은 거부감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호러의 궁극은 코미디와 통하달까요? 머리를 비우고 가볍게 즐길만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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