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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4

해롤드와 쿠마 (Harold & Kumar Go To White Castle, 2004) - 대니 레이너 : 별점 2.5점


투자회사에서 일하는 해롤드 리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백인 동료들이 일을 떠넘겨도 싫은 소리 못하는 소심한 친구로 일을 떠맡은 날 인도계 미국인 친구 쿠마와 같이 마리화나를 피우고 TV에서 광고하는 "화이트캐슬"이라는 버거에 필받아 화이트캐슬 버거를 먹기 위해 밤길을 나선다. 하지만 버거를 먹으러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길, 그들은 대학에서 마리화나를 사다가 경비에게 쫓기고 차는 두기 하우저의 인기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에게 도난당하며 무단횡단 등으로 유치장 신세가 되었다가 탈옥하여 치타를 타고 버거를 먹으러 가는 등 우여곡절을 겪는데....

요새는 영화만 보고 사는 것 같네요. 어쨌건 한번 웃고 즐기자는 측면에서 선택한 예전에 보았던 무뇌계 코미디물 "내차 봤냐?"의 감독 대니 레이너의 작품입니다. 스토리만 놓고 본다면 "내차 봤냐?" 못지 않게 황당무계하고 내용도 똑같은 버디무비 형식의 코미디입니다. 전개 역시 중간중간에 여러 사건들이 차례로 벌어지고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마지막에 어쨌건 깔끔하게 해결되며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 역시 같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유색인종으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코미디의 촛점을 맞추고 있어서 나름 진지한 구석도 있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물론 백인들에게 괄시받는 동양인이라는 설정은 진부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 백인들은 하나같이 주인공들을 무시하는데 그 과정은 정말 와 닿더군요. 주인공들이 추구하는 오직 하나의 목표가 "White Castle" 이라는 것 역시 진부하지만 핵심적인 설정일테고요.

무엇보다도 두 주인공 중 한명이 한국계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단순한 코미디물만이 아니라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계가 각본에 많은 입김을 불어 넣었을 것 같은데 주인공 해롤드의 성격이나 설정이 정말로 전형적인 한국인 같아 보입니다! 야채가게 주인이 아니라 투자회사에서 근무하는 수재로 모든일에 깔끔 및 정확성을 요구하고 일에 매달리는 모습, 소심한 모습 등이 굉장히 리얼합니다. 물론 진짜배기 한국인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과장된 측면도 분명 있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그에 비해 인도계인 쿠마는 강한 캐릭터 성을 지니는 해롤드에 대비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캐릭터화 되어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 중에서도 의학의 천재지만 마리화나에 환장한 인물이라는 설정은 좀 지나치지 않았나 싶고요.

미국에서야 이국적이면서도 색다른 소재로 인기를 끌었을 작품이지만 그래도 단순히 웃고 즐기는 코미디로서가 아니라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영화를 보고나니 여러가지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계실 이민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차별이란 없어져야 될 것인데 유머의 소재로까지 쓰일 정도라는 것이 씁쓸하긴 합니다만.... 별점은 2.5점입니다.

PS : 천재소년 두기 하우저로 나왔던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의 연기변신(?)도 볼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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