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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01

신화 진시황릉의 비밀 - 당계례 : 별점 1.5점


고고학자 잭은 친구인 물리학자 윌리엄의 요청으로 고대의 "무중력"세계를 구현했던 유적지를 찾아 그 수수께끼를 풀려 한다. 하지만 이 수수께끼에 다가갈 수록 자신이 계속 꾸는 진시황 시절 몽 장군과 옥수 공주의 사랑에 대한 꿈과 겹쳐지는 것을 느끼게 되고, 결국 꿈에서 본 장소인 한 폭포 속에서 완벽한 무중력으로 구현된 진시황의 지하 궁전을 발견하게 되는데...

공사가 다망한 관계로 (?) 포스팅이 뜸했네요. 짬내서 주말에 본 성룡의 최신작입니다.

사실 성룡 영화를 저도 예전에는 매년 놓치지 않고 봤었지만 어느 순간에서부터인가 슬슬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중안조" 이후의 영화는 안 본 영화가 더욱 많은 것 같네요. 이유야 여러가지이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성룡의 유머가 슬슬 사라지면서 영화의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왠지 유머와 재치를 돈으로 커버하려 한 듯한 느낌이 많이 나서 싫어지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 역시 제가 싫어한 부분을 극대화해서 답습하고 있습니다. 성룡의 유머와 재치는 거의 드러나지 않고 액션도 성룡 특유의 아크로바틱 코믹 액션은 묘지에서의 액션과 끈끈이 공장에서의 액션, 딱 2장면에서만 드러나고 나머지는 흔해빠진 중국 무협 영화의 도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불만스럽고요. 제일 용서가 안되는건 클라이막스의 액션을 와이어로 땜빵한거에요. 이건 성룡이 아니야!
이야기도 당위성과 설득력 모두 굉장히 부족할뿐더러 "불사의 약"에 관련된 시공을 초월한 사랑과 윤회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진용"에서 써먹은 것이라는 점, 그리고 식상해진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10여년 전에 발표된 "진용" 쪽이 이야기의 밀도나 설득력은 훨씬 높다는 것 역시 당황스러운 점이었어요. 이야기가 해피엔딩이었으면 좀 더 마음에 들었을지 모르는데 언해피 엔딩이라는 것도 별로였고 말이죠. 게다가 악당역의 "구선생"이 왜 무공 고수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도 이해 불가능의 영역입니다. 떡하니 등장해서 최고수의 무예를 급작스럽게 선보이니 기가 막힐 뿐이죠. 중국은 쿵후 고수만 교수를 할 수 있나?
이러한, 10여년 전에서 전혀 발전하지 못한 전개와 설정은 빼 놓더라도 장예모 쪽이 성룡보다는 더욱 진나라 무사에 어울리는 비쥬얼이라는 문제도 큽니다. 성룡은 아무리 생각해도 외모상으로만 본다면 미스 캐스팅이에요.

그래도 무중력에 관한 접근이 진시황릉의 비밀로 이어지는 과정과 그것을 구현한 상상력 하나는 꽤 괜찮았다고 보여지고, 김희선의 연기는 잘 모르겠지만 비쥬얼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성룡도 몇몇 장면에서 나이를 잊은 듯한 모습과 액션을 가끔 보여주는만큼, 성룡과 김희선의 팬이라면 볼 만한 수준의 영화라 생각되긴 합니다. 그래도 대단한 팬이 아니시라면 TV에서 방송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훨씬 낫을거에요.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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