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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16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 가스 제닝스 : 별점 2.5점


평범한 영국인 아서 덴트는 그의 집을 철거하는 날 닥친 지구의 멸망 순간에 그의 친구 포드 프리펙트에 의해 구조된다. 포드 프리펙트는 사실은 외계인으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의 조사원인 히치하이커였던 것. 그들은 히치하이킹을 통해  은하계 대통령 출신인 포드의 사촌 자포드 비블브락스, 그리고 또다른 지구인 트릴리언과 동행하여 우주, 생명, 그리고 그 모든것에 대한 위대한 질문을 밝혀내기 위한 여행에 착수한다....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영화판으로 개봉한지는 꽤 되었지만 이제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전에 읽어 보았지만, 소설 자체의 분량이 한권 한권을 따져도 제법 되는 만큼 어떻게 영화적으로 잘 각색했을지가 제일 관건이었을것 같은데 각색을 담당한 사람이 이 시리즈를 무척 잘 이해하고 있는 듯 세계관을 잘 계승하면서도 영화 한편으로 깔끔하게 끝날 수 있게끔 잘 마무리 해 놓았네요. (속편을 암시하는 결말이 있긴 하지만 두고 봐야죠) 특히 뭔가 있는 것 같지만 유머와 개그일 뿐인 이 작품의 특징을 잘 살려 놓은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물론 원작팬이라면 싫어할 수도 있는 트릴리언과 아서의 사랑 이야기가 많이 부각되긴 했지만 이 정도야 흥행을 위해 어쩔 수 없었겠죠.
거기에 더해서 원작에 구현된 상상력을 비쥬얼적으로 잘 옮겨 놓은 것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재미입니다. 유명한 "안내서"의 비쥬얼은 제일 마음에 들더군요. 디자인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나 애니메이션 자체의 재미로서나 뭐 하나 빼 놓을게 없는 좋은 화면을 보여주거든요. 그 외에도 "행성공장"의 스케일과 비쥬얼, 우주선 "순수한 마음"호의 차원 이동에 따른 독특한 상상력 역시 너무나 잘 구현해 놓아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울한 로봇 마빈! 우울함이라는 컨셉에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디자인이라 이질감은 느껴지지만 (카이홀맨 같더군요) 피규어가 나오면 사고 싶을 정도로 깜찍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각색이 뛰어나더라도 원작 시리즈를 이해하지 못하면 재미를 느끼기에 좀 힘든 작품임에는 분명하고,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유머감각 역시 취향에 맞지 않으면 상당히 지루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라 국내에서는 제대로 개봉하지 못한것 같네요. 제 생각에도 개봉했어도 큰 재미를 보기에는 힘들었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소설을 읽었다면 충분히 볼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며, 아마 원작자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 같은 뛰어난 비쥬얼을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상영시간은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 외의 요소는 덤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니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럼 여러분도 "Don't P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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