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 1 - 편집부/해난터 |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 1 - 편집부/해난터 |
유명한 단편 추리 전문 잡지 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EQMM) 한국판 1, 2호. 우연찮게 헌책방에서 발견해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유명해서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겠죠? 짧게만 소개해 드리자면, 추리작가 엘러리 퀸이 간행하기 시작한 잡지로 유명한 단편 앤솔로지나 단편집, 단편 작가들은 거의 다 여기를 통해서 알려지고 배출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에드가상 단편 부분 수상작으로도 선정된 작품도 많은, 그야말로 단편의 보물창고 같은 잡지죠.
각 권별 전체 평균 별점은 3점. 제가 뽑은 베스트는 1호에서는 "여행중에 생긴 일". 2호에서는 "평생동안의 기다림"과 "클레머티스의 향기" 입니다. 2호보다는 1호가 좀 더 고전파에 가깝다 보이는데 취향에 맞춰 골라보는 재미도 쏠솔하네요. 그러나 한국판은 제가 알기로는 2호가 마지막인듯 싶군요. 좋은 기획인데 역시나 판매부수가 문제였을테죠. 단편 추리물 팬으로서 무척 아쉬운 일입니다. 이 정도 두께와 가격에 이 정도의 수준을 보여주는 잡지라면 계속 구입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후에도 계속 출간되었으면 합니다만... 힘들겠죠?
수록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1호 수록작
"욕실살인"
나름대로 개인적 인연이 약간 (아주 약간!) 있는 에드워드 D 호크의 작품으로 아무도 없는 욕실 안에서 단검에 찔려 살해된 시체때문에 범인으로 몰리는 백화점 직원 수잔 홀트의 이야기입니다. 수잔 홀트는 수많은 작가의 시리즈 캐릭터 중 한명인 모양이네요. 에드워드 D 호크 특유의 "불가능 범죄"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고 있기는 하나 트릭은 좀 시시한 편입니다. 별점은 2.5점.
"여행중에 생긴 일"
보험 조사원 숀 콜란 (마스터 키튼? ^^)이 우연히 여행 중 사고를 당해 한 농장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농장 여주인 남편의 교통 사고를 알고나서 나름의 호감과 정의감으로 보험금을 받게 해 주려고 애쓰던 중, 이유를 알 수 없는 습격을 받게 된다는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이런저런 앤솔로지에서 몇번 접해보았던 도그 앨린의 작품으로 단편보다는 중편에 가까운 길이지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한편의 영화처럼 서스펜스 가득한, 긴박감이 넘치는 묘사가 일품이었기 때문이에요. 마지막 부분에 공격받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 주는 부분도 아주 좋았고요. 그야말로 무릎을 칠 만 했달까요. 별점은 4점! 1호의 베스트로 꼽겠습니다.
"여자의 행복조건"
생소한 작가 도날드 올슨의 작품. 유산을 둘러싸고 조카딸의 도박꾼 남편 윌리와 베스타 이모가 대결한다는 일종의 완전범죄물로 도박꾼이자 인간 쓰레기인 윌리라는 인물과의 두뇌싸움이 흥미진진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놀라운 돼지들"
역시나 생소한 작가 조지 체스브로의 작품. 시리즈 캐릭터라고 하는 갈쓰 프레더릭슨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돼지를 둘러싼 소송때문에 갈쓰가 머리를 써서 소송을 낸 사기꾼 어크맨을 속여먹는 부분은 좋았는데 후반부가 황당해서 점수를 다 깎아먹네요. 상상력은 기발한데...글쎄요, 저는 적응이 잘 안되더라고요. 별점은 2점입니다.
"계산 착오"
완전 범죄를 노리는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여성작가 캔디스 앨리엇의 작품으로 '현대 범죄에서 동기는 그다지 중요하게 다루어지거나 분석되지 않는다'는 뒷부분 작품 해설처럼 동기보다는 완전 범죄를 위한 주인공의 계획에 촛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나름 설득력있는 발상이라고 생각되네요.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 처럼 결국 완전 범죄는 실패로 돌아가는게 문제지만... 별점은 2.5점입니다.
"수다쟁이의 질투"
존 몰티머의 작품으로 원래는 TV용 시나리오였다고 합니다. 짧지만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긴박감있는 법정 장면까지 보여주는 알차고 임팩트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정통 추리물로 보기에는 어렵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호 수록작
"비상을 꿈꾸며"
클라크 하워드의 작품으로 악당 조직의 두목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인물을 없애기 위해 항공기 관제사 제드의 가족을 인질로 삼는다는 인질극입니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서스펜스와 스릴이 확실해서 시종일관 긴장을 늦추지 않게 만드는 전개는 대단하더군요. 허나 마지막이 너무 허무한 편이라 아쉽습니다. 단편의 한계였던 것일까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이번엔 진짜 실탄?"
윌리엄 뱅키어의 작품입니다. 30여년만에 고향에 돌아온 조 헉은 보험 사기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현재 도피중인 인물이라는 이야기로 두번의 반전이 돋보입니다. 충격적이거나 놀랍다기 보다는 아기자기한 소품같은 느낌이 좋고, 해피엔딩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고요. 별점은 3점입니다.
"악녀의 죽음"
피터 턴블의 드라마에 가까운 소품. 우연하게 순찰경관이 발견한 방치된 차에서 범죄가 드러나는 과정, 그리고 범인의 심리를 밝히는 결말부가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정통 추리물은 아니지만 작가가 글을 참 잘 쓴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별점은 3점입니다.
"평생동안의 기다림"
1호에도 실려있는 도날드 올슨의 작품입니다. 이 작가 EQMM과 인연이 깊나 보네요. 두명의 노파가 등장하여 갈등관계를 보여주다가 한 노파가 고향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는 단순한 내용인데 범죄와 드라마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깊이있는 전개가 인상적인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트릭보다는 드라마가 중시되는 현대 추리 단편의 좋은 예라 생각되네요. 별점은 3.5점입니다.
"페트라코브와 고릴라"
러시아에서 망명한 병리학자 일리아 페트라코브 시리즈로 벤 클라인의 작품입니다. 동물농장의 주인이 고릴라 우리에서 굉장한 힘으로 짓이겨져 타이어에 쑤셔넣어져 있는 시체로 발견되고 범인으로 의심받는 고릴라가 사형(?) 당할 위기에 처한다는 이야기로 캐릭터 측면에서는 손다이크 박사가, 수사 측면에서는 CSI 느낌이 많이 나는 단편이었습니다. 괜찮긴한데 시리즈 캐릭터라는 병리학자 일리아의 매력이 별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단점으로 보입니다.별점은 2.5점입니다.
"콜럼버스의 얼굴을 훔친 사나이"
에드워드 D 호크의 괴도 닉 벨벳 시리즈로 거대한 콜럼버스 동상의 11톤이나 되는 머리 부분만 훔쳐내는 이야기입니다. 유명한 시리즈이긴하나 전개와 설정 모두 납득이 잘 가지 않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작가와 시리즈 명성에 비하면 무척 실망스럽더군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비밀을 털어 놓은 남자"
H.R.F 키팅의 인도 봄베이 경찰국의 가니쉬 고케 경감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시리즈라고 하는군요. 일종의 "윤회"를 테마로 하고 있는 지적이면서도 몽환적인 단편이었습니다. 추리적으로 별로 눈여겨 볼 것은 없지만 문체와 전개방식이 독특해서 읽는 맛은 좋았어요. 별점은 2점입니다.
"클레머티스의 향기"
미뇽 F 발라드의 작품으로 한 노처녀의 의문의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통 추리에 가까운 작품으로 애거서 여사의 단편같은 느낌의, 영국 정통 추리물의 명맥을 잇는 듯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럼 비지니스"
마가렛 요크의 그랜트 교수가 등장하는 시리즈 단편. 내용과 전개방식은 고전적이고 정통 추리물에 가까우나 사건의 해결 방식이 쉽게 납득 되지 않고 그다지 공정한 편은 아니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습니다. 갑자기 마약 밀매로 이야기가 급진전 되는 것도 문제있는 설정으로 보이네요. 그냥저냥한 작품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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