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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일주일 간의 살인 여행 - 욱예일 : 별점 2점

대학때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김인식과 우성혁. 어느날 인식은 성혁과 자신의 아내 한영애와의 불륜을 눈치채고 살의를 품는다. 그리고 인식은 옆집에 이사온 강지혜라는 여인의 도움으로 완벽한 시나리오와 알리바이로 아내의 살인 및 성혁의 파멸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 나간다.
그러나 결국 인식과 성혁만 죽게 된 뒤, 박형사는 사건 뒤에 감추어진 강지혜라는 여인의 정체에 의심을 품고 치밀한 조사에 착수한 뒤 마침내 이 사건은 세명의 절친했던 여인들의 과거에 벌어졌던 사건과, 두명의 여인이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96년도에 발표된 작품. 작가도 이 작품으로 데뷰했군요. 일종의 완전 범죄를 위한 범죄자의 음모를 다루고 있는 비교적 정통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내용만 본다면 "죽음 전의 키스"와 약간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달까요?

일단 트릭과 전개 자체는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랐습니다. 정황 증거를 뒤집는 시나리오와 정황 조작이 주 트릭인데 내용과 잘 맞아 떨어지고 설득력도 높은 편이라 이야기에 힘이 실리는 느낌이에요. 주요 복선으로 작용하는 성형 수술 역시 꽤 괜찮은 아이디어였고요.
또한 각각 부-지혜-미모를 상징하는 조민희, 윤희주, 한영애라는 여인들과 대학 유도부 출신으로 힘을 상징하는 김인식과 우성혁, 그리고 사건의 흑막으로 전체를 조종하는 이른바 신 같은 역할의 이현우라는 신화에서 따온 듯한 설정을 나름 유치하지 않게 각색을 잘 해서 제법 잘 어울리게, 현실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범인이 자신의 완전범죄를 위해 여자를 순전히 도구로서 이용하는데 여자들이 맹목적으로 따라온다는 전개는 너무 비현실적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3명의 여자들의 관계가 지나치게 작위적인 점은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트립니다. 인식과 성혁의 심리도 묘사와 설정에서 현실성이 많이 부족했고 말이죠. 무엇보다도 마지막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결정적 단서가 너무나 단순해서 그간 굉장히 치밀했던 범인의 시나리오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어요.
그 외에도 대체로 묘사가 장황하며 특히나 마지막의 에필로그는 지나치게 길어 과잉설명이라는 인상이 강한 것도 단점입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추리적으로 제법 완성도있는 작품이었어요. 보다 압축해서 길이를 줄이고 내용면에서 설득력을 좀 더 보강했더라면 더욱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 같군요. 별점은 2점입니다. 작가가 추리적인 기본은 충분히 잡혀있다고 보이는데 후속 작품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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