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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4

아웃 오브 타임 (Out Of Time, 2003) - 칼 프랭클린 : 별점 3점


플로리다의 한 작은 마을, 베니언 키의 보안관인 매트(덴젤 워싱턴 분)는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해 온 덕분에 동료들은 물론 주민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 하지만 사실 그는 유부녀인 앤(산나 라단 분)과 오래 전부터 내연의 관계에 있는 사이.
어느날 매트는 앤과 같이 찾아간 의사에게서 앤이 암에 걸려 6개월 정도의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앤은 매트에게 마지막 이별의 선물로 자신의 생명보험 100만달러의 수취인으로 매트를 지명한 서류를 주며 떠날 결심을 한다. 이에 매트는 앤을 돕고자, 그녀를 스위스의 대체의학 치료 센터에서 치료를 받게끔 하기 위해 자신이 압수한 마약 사건의 증거품인 경찰서의 공금 45만여 달러를 전해 준다.

하지만 은신처에서 연락하기로 한 앤은 연락이 두절되고, 다음날 앤과 그녀의 남편의 사체로 추정되는 살인 방화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사건의 모든 증거는 매트가 살인사건의 제 1 용의자로 지목되는 방향으로 흐른다. 앤이 사실은 암이 아니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매트는 동료 경찰들이 그를 범인으로 의심하기 전에 마약 단속국에서 수금을 요청한 45만달러를 회수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초를 다투는 치열한 상황 속에서 동분서주하며, 그의 전 아내이자 이 사건을 담당하게 된 형사 알렉스(에바 멘데스 분)는 점점 수사망을 좁혀 가면서 조금씩 매트의 수상쩍은 행동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하는데....

영화 감상은 오랫만이네요. 역시 여름에는 공포물도 좋지만 스릴러물도 좋죠. 2003년도에 개봉했던 덴젤 워싱턴 주연 영화입니다.

주인공이 모종의 음모에 의해 궁지에 빠지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영화나 소설, 만화는 사실 수없이 많습니다. 때문에 이런 작품들이 신선함과 재미를 주기 위해서라면 그 음모가 얼마나 치밀한지와 궁지에서 빠져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죠. 다행히 이 영화는 제법 성공하고 있는 편입니다.
초반 30여분간은 매트와 앤의 불륜에 포커스를 맞춰져 지루하지만 거금을 노리는 범인들이 매트를 범인으로 완전히 옭아매려는 작전이 시작되면서부터는 정말 숨쉴틈 없이, 재미있게 진행됩니다. 와중에 매트가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해서 자신에게 집중될 수 있는 용의를 살짝살짝 빠져나가는 장면들 역시 놓칠 수 없는 부분이고요. 중반에 등장하는 GPS를 이용한 복선과 마지막에 마약 단속국에서 요청한 돈을 타이밍 좋게 넘겨주는 부분 역시 영화에 치밀함을 더해주는 요소로 잘 이용되고 있습니다.

감독도 잘 모르는 사람이고 주연 배우들도 덴젤 워싱턴을 빼면 유명한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닥 돈을 많이 들인 것 같지는 않지만. 검증된 배우 덴젤 워싱턴의 야자수무늬 셔츠로만 활약하는 시골 경찰 서장역의 연기를 비롯해서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고(개인적으로는 나름의 악역 연기를 소화한 TV시리즈 슈퍼맨의 딘 케인의 모습이 이채로왔습니다) 뭔가 궁지에 몰린 사람의 아찔한 심리가 잘 표현된 연출도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범인들의 공범자가 쉽게 잡혀버려 가장 중요한 범죄의 요소인 "돈"을 너무 빨리 매트가 회수하게 되는 바람에 후반 밀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범인이 마지막에 찾아온 매트와의 최후 승부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총질부터 하는 것도 앞부분의 치밀함과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고요.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은 흑인 팜므파탈역으로 영화사에 기록될 수 있었을 앤이 초중반까지는 남자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연약한 캐릭터에서 막판에 180도 돌변하는 모습으로 바뀌는 바람에 성격이 애매모호해진 것이 가장 아쉬웠어요.

그래도 영화는 내용이 시종일관 깔끔하고 설득력 있게 전개되서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킬링 타임용으로 가볍게 더운 여름날 한번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PS : 느낌이 예전에 봤었던 "블루 데블 (Devil In A Blue Dress, 1995)"과 너무나 분위기가 흡사하다고 느껴져 잠깐 조사해 봤더니 같은 감독이 연출했더군요. 역시나....하여간 이 "블루 데블"도 추천작입니다.

PS2 : 부하가 4명밖에 없는 시골 경찰 서장을 007처럼 표현한 저 포스터의 센스는 그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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