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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26

마다가스카 (Madagascar, 2005)


뉴욕 센트럴 파크 동물원의 최고 인기 스타인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기린 멜먼(데이비드 쉬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절친한 친구 사이. 하지만 마티의 10번째 생일날 야생을 꿈꾸는 마티가 동물원을 탈출하게 되고 다른 친구들은 그를 데려오기 위해 애쓰다 포획되어 아프리카로 이송되던 중 자유를 꿈꾸는 펭귄들 탓에 중간에 표류하여 미지의 정글 마다가스카로 보내지게 된다.

마다가스카의 여우 원숭이들의 왕 킹 "줄리앙"은 그들을 위협하는 "푸싸"들을 없애기 위해 사자 알렉스의 환심을 사고자 하지만 고기가 없는 마다가스카에서 굶주림에 시달린 알렉스가 폭주하여 친구들을 위협하다가 정신이 든 후 자책하며 혼자 외로이 지내게 된다.

하지만 북극으로 탈출을 원했던 펭귄들이 너무 춥다며 배를 몰고 다시 마다가스카로 돌아오면서 최후의 모험이 시작되는데....


드림웍스의 여름 신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일단 그간의 동물들이 나오는 애니메이션들과는 좀 다른 캐릭터 설정이라 특이하더군요. 동물들이 나오면 보통 야생의 정글이 무대거나 최소한 시골 목장 정도가 배경이었는데 이 작품은 사자, 얼룩말, 하마, 기린 이라는 독특한 조합의 "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설정을 가지고 감으로써 차별화를 시키고 있으면서도 이 길들여진 동물들이 본의아니게 (얼룩말 마티는 제외하고) 마다가스카에 표류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상당히 재미나게 연출하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주인공이지만 그냥 뉴요커로 설정을 바꾸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코미디 영화가 하나 탄생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기린 멜먼의 설정은 좀 많이 아니었지만요)

하지만 내용면으로는 대부분의 코믹한 요소를 주인공들이 아닌 펭귄들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중심이 많이 흐려지고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분명 재미난 요소들이 많은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4마리의 동물들은 그다지 활약하거나 보여주는 것이 없거든요. 오히려 중반 이후 알렉스가 배고픔에 정신을 잃고 야성에 눈을 뜨면서 부터는 심각해지기까지 해서 비교가 더 크게 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마지막에는 펭귄들까지 4마리의 동물들에게 합세하며 이야기의 매듭을 확실히 지어주며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끝나긴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주인공들이 뉴욕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는 결말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동안 아동용 영화에서 강조해 왔던 미덕은 "자연으로 돌아가라!" 였던 것 같은데 이 작품은 그러한 상식을 완전하게 뒤집고 있거든요. 물론 현대인을 풍자해서 구성한 성인용 코미디의 티도 좀 나긴 하지만 이 작품의 주요 타겟이 아동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놓고 본다면 쉽고 편한것만 추구하는 현대인의 감성을 아이들에게마저 강요하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더군요.

그래도 이야기의 얼개도 잘 짜여져 있긴 하고 웃겨줄때는 확실히 웃겨주는 센스는 있습니다. 캐릭터들도 충분히 귀엽고 재미나며 많은 친숙한 음악들의 사용으로 귀까지 즐거운 킬링타임용 여름방학 특선 애니메이션으로는 손색이 없긴 합니다. 크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쉽게 즐길 수 있는 인스턴트 요리 같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드림웍스의 저력을 보여주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이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많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PS : 사자가 초밥을 먹을 수 있을까요? 뭐 고양이과니까 잘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얼룩말을 더 좋아할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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