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과 필립은 자신들이 비범한 사람인지 아닌지 스릴을 느끼기 위해 친구를 목졸라 죽이고, 그 시체를 궤짝에 숨겨둔다. 그리고는 피살자의 부모와 약혼녀 그리고 은사인 대학교수 루퍼트 카델를 초청하여 칵테일 파티를 열고 아슬아슬한 긴장이 감도는 분위기가 무르익어간다.
몇번의 위기가 다가왔다가 사라지고, 그들은 대학교수에게 일부러 자신들이 저지른 범행의 암시를 던진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니체의 초인설을 강의했던 은사라고 해도 자신들이 지적으로 우월하며, 자신들을 이기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던 것. 그러나 몇가지 단서를 통해 간단히 시체를 발견한 루퍼트 카델은 제자들을 경찰에 넘기기로 하고 도착을 기다린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초기작입니다. 그의 첫 칼라 영화라고 하는데 굉장히 연극적인 구성으로 전체 내용이 단 롱테이크 한번, 즉 단 한 씬 으로 표현되는 놀랍도록 특이한 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품 내의 시간 역시 롱테이크 한번의 편집없는 실제 상황을 보여주기에 현실의 시간과 똑같이 흘러 가는 등 천재 히치콕의 시대를 앞선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품입니다. 물론 칼라 영화 초기의 열악한 제작 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 실험 정신에는 정말 갈채를 보내고 싶네요.
이러한 연극적인 설정은 분명 "영화"라는 쟝르에서는 약점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히치콕 감독 특유의 긴장감을 자아내게 하는 연출과 꽉 짜여진 미장센이 특히 주목할 만 합니다. 문을 통해서 흉기인 로프를 숨기는 범인과 입구에서 들어오는 손님들이 한 씬 안에 보여지는 장면은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이죠.
그러나 정해진 세트와 한 씬으로만 찍어야 한다는 감독의 작가정신이 너무 오버한 나머지 영화적으로 보다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법한 여러 장치들이 조금 아쉽긴 하며 실제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추리적 요소 보다는 교훈적 설교가 많다는 것,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살인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초인 이론에 대항하는 탐정역인 루퍼트 카델의 설교는 지나칠 정도로 지루했습니다.
그래도 다른 부분에서는 헛점을 찾기 힘들 정도로 완벽함 그 자체인 작품이네요. 히치콕의 뛰어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이런 영화를 볼 때 마다 감독의 능력과 잘 짜여진 각본이 제작비 보다 훨~씬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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