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헤비급 챔피언 록키 발보아는 은퇴 후 레스토랑을 경영하며 평화롭게 살아가지만 사랑하던 아내 아드리안을 잊지 못해 과거 속에서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ESPN의 기획물인 과거의 챔피언과 현재의 챔피언을 가상으로 대결시키는 프로그램에서 그와 현역 최강의 무패 챔피언 메이슨 딕슨과의 가상 경기를 지켜본 이후 스스로를 시험하기 위해 다시 프로 자격을 얻게 되고, 그의 프로 자격 획득을 알게된 메이슨 딕슨 측에 의해 가상경기가 아닌 실제 경기 제의를 받고 수락하게 된다.
제 인생 최고 걸작 중 하나이자 스탤론을 지금의 위치로 만들어 놓은 전설적 작품인 "록키 1"의 실질적인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록키 발보아"를 연휴기간에 감상하였습니다.
결과만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최곱니다! 록키의 팬들에게는 이만큼 멋진 선물이 따로 없을 정도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록키 1과 30여년 가까운 시공을 넘어 바로 다음 속편 급의 이야기와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올드팬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인데요, 예를 들자면 중절모와 가죽 재킷을 걸친 주인공 록키의 패션을 비롯하여 자세한 것을 볼 때 쓰는 록키의 안경, 록키가 사는 집과 록키가 키우는 거북이 2마리, 록키의 친구 폴리가 근무하는 냉동창고 등 전편 팬들에게 선사하는 재미가 가득합니다. 등장인물들도 과거 록키 1의 여러 인물들이 계속 등장하는 것도 인상적인데, 대표적인 것이 록키 1에서 록키의 초반 시합에서 KO패한 "스파이더 리코"와 록키 1에서 거리의 건달 소녀로 나왔던 마리의 재 등장이죠. 그리고 익숙한 훈련 장면들, 냉동 창고에서 매달린 고깃덩이를 때리는 장면은 물론이고, 이제는 너무 전형적이고 구식이 되어버렸지만 록키가 필라델피아 미술관을 주제곡 "Gonna Fly Now"와 함께 뛰어올라가는 장면은 그래도 여전한 카타르시스를 안겨다 줍니다. 저도 필라델피아에 가 보고 싶어질 정도로요.
록키 1의 주제이기도 한 "성공이라는 결과가 아닌 치열함이 묻어나는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전진" 이라는 주제를 잘 표현하고 있는 것 역시 마음에 듭니다. 록키 1처럼 이번의 록키도 패배하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끝까지 버티면서 스스로를 증명하는 과정은 3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한 감동을 안겨주거든요. 이러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마지막 시합 장면이 특히 잘 표현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너무 기교를 많이 부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난타전의 연출 하나는 확실할 정도로 잘 살려 놓았더라고요. 또 현역 최 전성기의 챔피언과 할아버지 록키와의 시합이라는 말도 안돼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챔피언이 시합중 부상을 입는다는 핸디캡을 설정한 것 역시 좋은 아이디어였고요. 무엇보다도 판정패한 록키가 마지막 퇴장하며 손을 들어올리는 장면은 끝장!입니다. 아 정말이지....
물론 스탤론의 욕심이 과했던 탓인지 록키 1과의 지나친 연계로 인해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자면 위에 설명한 거리의 건달 소녀 "마리"라는 캐릭터인데요,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비중도 애매해서 스토리를 좀 흐려놓는 느낌이 강하더군요. 차라리 록키와 아들과의 갈등, 그리고 시합으로 인한 가족애의 재 확인 정도로만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 훨씬 일관성 있었을 것 같은데 마리와 그녀의 아들 스텝스의 불필요한 등장은 이야기를 흐려놓기만 할 뿐이어서 안타깝더군요.
그래도 록키 1의 팬이라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영화라 생각합니다. 2006년도에 1970년대의 감성을 그대로 들고나온 영화의 흥행 실패는 특히 지금과 같이 권투 인기가 바닥인 상황에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되지만, 저에게는 추억과 감동이 함께할 수 있었던 굉장히 인상적이고 재미있는 영화로 보입니다. 혹시 이 영화만 보신 분들은 꼭 록키 1을 다시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래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거든요.
PS : 제가 제일 좋아했던 캐릭터는 아폴로 크리드였는데 4편에서 죽어버리는 바람에 이번에 등장하지 못해 무척이나 아쉬웠어요. 거지같은 영화였던 4편때문에 록키의 실질적 완결편에 등장도 못하게 된 아폴로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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