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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6

켈리의 영웅들 (Kelly's Heroes) - 브라이언 G 허든 (1970)

 


켈리는 정찰활동중에 생포한 독일군 장교로부터 1600만불 상당의 금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 마침 소속 부대가 3일간의 짧은 야전 휴가를 얻은 것을 이용하여 켈리는 부대를 꼬드겨 금괴 탈취를 위해 적 후방 30마일 위치에 있는 마을 은행을 털기 위한 작전을 세우고, 작전이 진행되어 적의 방어벽을 돌파한 켈리의 부대를 용감한 병사들로 오해한 장군은 전 병력을 투입하여 역습에 나서게 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팽팽한 얼굴로 나오는 1970년도 전쟁영화입니다. 요새 전 최신 영화보다는 좀 낡은 영화가 좋더라고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어쨌건 1970년대 영화이기 때문인지 몰라도 미군이 무조건적인 영웅으로 그려지지 않고 단지 "돈"을 위해서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훈장이나 명예도 (당연하지만) 돈 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내용에다가, 심지어는 독일군 마저도 돈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독특한 시각이 설득력있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또한 켈리와 그 일당들이 은행까지 가기위해 적진을 돌파하여 적 후방에서 전투를 벌이는 상황을 장군이 무선을 감청하며 오해하는 장면이 무엇보다 발군인데요. 예를 들자면

켈리 - "(금괴때문에) 우리는 5분도 기다릴 수 없다"
벨라미 - "다리가 맛이 가서 안돼! 우리도 (금괴때문에) 이 작전에 목숨을 걸었다!"

장군 - "저 용기와 투혼을 보라고!!!"


라는 대사가 오가는 식이죠. 이렇게 진지함보다는 코믹스러운 상황과 전개가 많아서 사람이 거침없이 죽어나가는 전쟁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철저한 오락영화로 만들어 졌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독일군 티거 전차 1대가 남은 상황에서 그 전차를 잡을 수 있는 방도가 없기에 리더인 켈리와 빅죠, 그리고 기갑대 리더 오드볼 3명이 황야의 무법자같은 분위기로 담판을 지으러 가는 장면은 (저 위 포스터의 바로 그 장면이죠. 근데 맨 왼쪽 크랩게임은 영화에서는 부상으로 빠지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에서 연상되는 서부극 분위기까지 풍겨주는 것이 정말 여러모로 즐길 거리가 많은 유쾌한 영화였습니다.

오락영화답지않게 고증도 나름 신경쓴 편이라 갖가지 군장이나 장비가 꽤 디테일하고 셔먼 탱크를 몰고 도적질(?)에 합류하는 오드볼이 티거 전차를 보고 절대로 잡을 수 없다고 하는 장면 등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티거 전차의 디테일도 제가 본 영화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잘 표현되어 있더라고요. 영화에서는 셔먼으로 티거를 1대 잡기는 하지만 이건 미국 영화니까 이 정도까진 봐 줘야죠.

중간중간 에피소드들이 제대로 정리가 안된채 이어지는 느낌이 좀 들기는 하며, 철저한 오락 영화 답게 전투에서 우리편이 죽지 않는 식으로 더욱 즐겁게 꾸며나가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재미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여기서 가당치도 않은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식으로 한발 삐끗했더라면 영화가 아주 산으로 갔을텐데 비교적 적당히 마무리되었다 생각되거든요.

나름 최근 영화인 "쓰리킹즈"가 이 영화에서 모티브를 많이 차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드는데 실제로는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PS : 도널드 서덜랜드는 느낌상 당연히 독일군, 그것도 잔인한 장교역으로 나올줄 알았는데 미군에서도 제일 꼴통인 전차장으로 나와서 좀 뜻밖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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