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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1

보랏 -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 (Borat : 2006) - 래리 찰스

 


카자흐스탄 방송국 리포터인 보랏은 자신의 미국 체험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의 대대적인 배웅을 받으며 프로듀서와 함께 미국 뉴욕으로 떠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TV에서 본 영화배우 파멜라 앤더슨에게 반해 버려 파멜라를 아내로 삼겠다고 굳게 결심한 보랏은 프로듀서를 속여 로스앤젤레스의 파멜라 앤더슨을 만나기 위한 자동차로 긴 여정을 시작한다.

워낙 평이 유명해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 생각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일줄 알고 선택해서 보게 되었는데 예상과 너무 달라 실망이 컸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시골영감 서울 상경시 수준의 문화적 차이를 다룬 코미디에 불과했을 뿐더러 카자흐스탄에 대한 비야냥과 유태인에 대한 억지 풍자, 거기에 노골적인 성적 코드가 거슬릴 정도로 과장되게 들어가 있어서 불쾌하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뭔가 미국에 대한 대단한 풍자를 기대했건만 위에 이야기한대로 단지 문화적 차이에 의한 조크 이상의 것을 찾아보기 힘든 것 역시 실망한 이유 중 하나고요. 이래서야 "부시맨" 이후에 발전한게 하나도 없잖아요? 그나마 과거의 비스무레한 코미디들에서 달라진 것이라고는 Fake 다큐처럼 처리한 영화의 전개방식뿐인데 이마저도 관객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중간중간의 오바가 심해서 설득력이 무지하게 떨어집니다.

물론 주인공 보랏 역을 맡은 영국 코미디언 사차 바론 코엔은 대단합니다. 문화적 차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천연덕스러움은 물론이고 보통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장면을 대담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미디언이 자기 자신을 망가트려가면서 대중앞에 노출되는 것은 우리나라 "패션 7080"의 홍춘이 들도 거리에서 선보이고 있으니까요. 다만 좀 더 자기 자신을 망가트린다는 차이가 있을 뿐 웃음의 방식은 어차피 동일한 것이라 생각되네요.

TV 시리즈로는 충분히 통할만한 개그 소재이지만 영화에도 어울렸을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미국에서 흥행 1위를 한 것은 단지 무대가 "미국" 이고 미국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릴만한 코드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만한 반응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PS : 카자흐스탄 "킹카"는 도대체 무슨 뚱딴지 같은 제목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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