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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0

천하장사 마돈나 (Like A Virgin, 2006) - 이해영, 이해준

 

천하장사 마돈나
이해영 외 감독, 류덕환 외 출연/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고등학교 1학년 소년 오동구는 성전환 수술을 위해 새벽부터 알바로 돈을 버는 생활을 이어가다가 주정뱅이 아버지의 폭행사건 합의금으로 모아놓은 돈을 전부 잃고 상금을 위해 씨름부에 입부하게 된다. 사랑하는 일본어 선생님을 위해 씨름을 하는 동구의 앞길은 거친 선배들과 주위 사람들로 험난하기만 한데...

작년 개봉 영화 중 가장 평이 좋았던 영화 중 하나인 천하장사 마돈나를 이제서야 DVD로 감상했습니다.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왜 그렇게 평이 좋았는지 저는 잘 모르겠더군요. 뻔한 성장영화에 성전환이라는 코드만 집어 넣었다 생각되는데 말이죠. 복싱 선수 출신의 아버지와 반항하는 아들이라는 주제는 이미 "Go"에서 써먹은 것이잖아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고민이라는 것이 큰 차이점이긴 하지만 너무 유별난 고민이고 주제라서 그다지 와 닿지도 않았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동구의 고민과 동구의 복잡한 가정문제, 씨름부 주장의 라이벌의식 등 세세한 에피소드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생각됩니다. 마지막에 여자가 된 동구가 "Like a Virgin"을 부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오바였다 보여지고요. 너무너무 어색하고 안 어울렸거든요.

"동막골"의 인민군 소년 병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씨름부에 어울리는 튼실한(?) 몸, 그리고 여자를 꿈꾸는 소년의 모습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류덕환이나 복싱선수 출신의 거칠지만 소심한 사나이 동구 아버지 역의 아귀 김윤석 등 연기자들의 세세한 연기는 상당히 좋았고 작품 전체를 꿰뚫고 있는 듯한 촬영과 미술은 소품이지만 굉장히 신경쓴 점이 드러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도 여러모로 세심하게 신경써서 잘 만든 영화이고 각본도 짜임새가 있어서 완성도는 높은 영화임은 분명하고요.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뭔가 더 설득력있는 고민을 가지고 성장통을 그렸어야 했을텐데 성전환이라니... 당사자들의 심각한 고민은 십분 이해하지만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단, 영화에 대한 평을 전혀 보거나 듣지 않고 영화를 봤더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도 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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