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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9

반드리카 초특급 (Lady Vanishes) - 알프레드 히치콕 : 별점 3점

 


북유럽의 조그만 나라 반드리카를 여행하던 영국인 처녀 아이리스 헨더슨은 별로 내키지 않은 약혼자와 결혼을 앞두고 귀국하려는 중 역전에서 자신의 사고를 도와준 중년의 영국 부인인 프로이 부인과 알게 되어 동행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리스가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났을 때, 앞에 앉아있던 프로이 부인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없다. 옆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들 모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이리스가 착각한 것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프로이 부인의 존재를 확신하는 아이리스는 전날 여관에서의 악연으로 알게 된 음악가 길버트와 함께 프로이 부인을 찾아나서게 된다.


히치콕 감독의 초기작으로 영국에서 감독한 흑백 영화입니다. 거의 70여년이 넘어가는 세월을 반영하듯 영화적 문법이나 전개는 무척이나 심심하지만 잘 짜여진 편집으로 지금 봐도 그렇게 촌스럽지 않고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이 히치콕 감독의 능력을 웅변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반드리카 급행 열차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고 등장인물도 몇몇 없는 연극적 상황을 긴장감있게 풀어나가는 솜씨가 대단하더군요. 한정된 공간과 시간적 제약 하에서 프로이 부인의 실종과 그것을 밝혀가는 과정, 그 중에서도 창문에 쓴 글자가 도드라지는 장면이나 차봉지가 창문에 붙었다 떨어지는 장면 등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인물 설정이 무척 재미난데 크리스티 여사의 토미와 터펜스를 연상케 하는 길버트-아이리스 커플의 재치와 궁합은 지금 보아도 일품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사건을 은폐하려는 이유가 타당한 등장인물들의 설정이 기가막힌데 특히 크리켓에 미친 영국인 2명의 설정이 압권이었습니다^^.  아울러 악당이 독일인이라는 것은 당시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초기 걸작인 "39계단" 등과 비교해 봤을 때 각본의 짜임새가 떨어지는 점이 좀 아쉽더군요.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너무 황당무계하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프로이 부인의 실종이라는 사건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실종된 이유가 너무 황당했습니다. 노부인이 국제적인 스파이라는 것이 썩 와 닿지는 않았거든요. 결말 역시 좀 시시했고요. 때문에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져 보이고 소품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장단점은 명확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거장의 초기작 정도의 의미로 가볍게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저와 같은 히치콕 팬이라면 꼭 챙겨 볼만한 수준의 유쾌한 추리-스릴러 물임에는 분명하고요. 고전 영화, 그리고 히치콕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PS : 한글 제목이 왜 "반드리카 초특급" 인지 궁금하네요. 기차가 중요 무대이긴 하지만 초특급 운운할 정도의 열차도 아니고 원제가 더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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