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미에서 온 사나이 - 안소니 만 감독, 제임스 스튜어트 출연/소니픽쳐스 |
저는 서부극을 아주아주 좋아합니다. 사나이들이 펼치는 권선징악적인 스토리가 제 취향이기 때문이죠. 무협지도 그래서 좋아하고요. 이 작품은 고전 서부극의 걸작이라고 알려진 작품으로 어딘가의 "죽기전에 꼭 보아야 할 영화 1001" 이라는 목록에도 수록되어 있는 고전이죠. 그동안은 통 볼 기회가 없다가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작품입니다.
일단, 뉴 멕시코에서 영화를 촬영한 듯 한데 정말 광활한 서부의 이미지를 잘 담아낸 화면은 일품이더군요. 또한 영화 제목과 같은 제목의 흥겨운 주제곡 역시 마음에 들었고요. 무엇보다도 한 마을에 온 이방인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를 중심으로 그가 마을에 온 목적과 마을 최대의 목장주 집단과의 대립관계, 그리고 이방인을 둘러싸고 잇달아 벌어지는 사건들이 제법 추리적인 얼개를 갖추고 전개되어 중반까지는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중반까지는 어쨌건 "미스터리 서부극"이라는 별칭이 잘 어울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영화는 중반 이후 막장에 돌입합니다. 진정한 악당이자 게임으로 따지면 최종 보스라 할 수 있는 "데이브"의 이른 퇴장 이후에 억울하게(?) 데이브의 죄까지 뒤집어 쓰게 된 "빅"이라는 캐릭터로 무게 중심이 이동함으로 인해 영화의 힘이 무척 약해져 버리거든요. 데이브라는 캐릭터가 보스급 풍모를 전혀 갖추지 못한 양아치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는 것 역시 별로 영화 전개에 도움을 준 것 같지 않네요.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쓰고 결국 죽어버리는 빅 역시 그동안 서부극에서 보기 힘든 악당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모호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은 좋았지만 권선징악적 스토리에 썩 적합한 인물로 보이지 않았고요. 무엇보다도 신나는 총격전이라는 서부극에 가장 중요한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감점 요인이었습니다. 아울러, 추리적 얼개 역시 중반 이후에는 존재하지 않고 우연에 의해 사건이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도 나름의 복수를 끝낸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가 자신에게 푹 빠져서 약혼자는 까맣게 잊어버린 미녀를 놔두고 라라미로 다시 떠나는 엔딩 하나만큼은 진정한 서부극 스러웠달까요?^^
명성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의아했지만 역시 시대가 많이 변한 탓이겠죠. 제임스 스튜어트의 연기와 서부극다운 풍광을 감상하는 것 이외의 가치를 찾기는 좀 힘들었습니다. 고전 작품 하나 감상했다는 것에 의의를 둘 까 합니다.
PS : 조금 조사해 봤는데 라라미는 와이오밍 주에 속해있는, 지금으로 보아도 정말 깡촌 동네더군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