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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5

DC : 더 뉴 프런티어 1,2 - 다윈 쿡 / 임태현 : 별점 2점

DC : 더 뉴 프런티어 - 4점
다윈 쿡 지음, 임태현 옮김/시공사(만화)
DC : 더 뉴 프런티어 2 - 4점
다윈 쿡 지음, 임태현 옮김, 데이브 스튜어트 그림/시공사(만화)

"파커" 시리즈를 통해 기억해 두었던 작가 다윈 쿡이 만들어낸 새로운 DC 히어로 세계관 이야기. 1950~50년대를 무대로, 실제 역사와 히어로들의 이야기를 섞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윈 쿡의 작화는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DC 히어로물을 자신만의 세계에 당시 시대 분위기에 잘 녹아들도록 구현했거든요. 흑백 뉴스, 신문 기사, 심지어 그림책 등을 곳곳에 삽입하는 구성도 일품이었고요.

그러나 내용은 그닥이었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와치맨"을 연상케하는 것도 문제고요. '매카시즘'과 같은 당시 정치적인 환경을 주요 배경으로 삼으면서, 정부측 히어로(슈퍼맨과 수어사이드 스쿼드, 챌린저스 오브 디 언노운 | 닥터 맨해튼과 코미디언)와 숨어서 활동하는 히어로(배트맨 | 로어샤크)가 나뉘고, 아에 은퇴 상태로 본업에 종사하게 된다던가(원더우먼 | 2세대 나이트 아울), 정부의 탄압 속에 체포되고 사망하는 히어로(아워맨 |모스맨)와 폭도들에 의해 사망하는 히어로(스틸 | 1세대 나이트 아울)가 생기는 등의 캐릭터 설정은 거의 판박이에요. 거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적의 침략으로 모든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대항하게 된다는 결말부는 "와치맨"에서 '오지만디아스'의 계획이 이루어진 세계관과 똑같다는 생각만 들었고요. 게다가 "와치맨" 만큼의 정치적인 메시지나 사회 비판 요소는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는 판에 박힌 내용이에요.
결론적으로, 약간 팩션 느낌으로 가공한 히어로물의 한 변주일 뿐입니다. 

마션 맨헌터 존 존스와 그린 랜턴 할 조단, 그리고 플래시 배리 앨런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 역시 "와치맨"가 비교하면 많이 별로였습니다. 존 존스와 할 조단은 영웅으로 거듭나기 이전의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영웅이 되는 과정에서의 고민이라던가, 현재 정치, 사회적 상황에서의 갈등은 거의 그려지지 않아서 이야기 주제와 따로 노는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플래시 배리 앨런이 히어로를 은퇴하기로 결심한 장면은 너무 뻔했고요.
현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상황 중 하나인 인종 차별로 인해 탄생한 히어로 스틸 존 헨리 이야기가 그나마 주제와 가장 잘 맞아 떨어졌는데, 단순히 스쳐지나가는 짤막한 소품일 뿐이라 아쉬웠습니다. 이 이야기만 단편으로 따로 내는게 훨씬 좋았을거에요. 결말까지 완벽한 걸작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기대만큼 신선하거나 새롭지는 않아서 감점합니다. 애니메이션이나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2005/11/22

스카이 하이 (Sky High, 2005) - 마이클 밋첼 : 별점 2.5점


지구 최고의 영웅인 무한한 파워의 캡틴 코맨더와 하늘을 나는 무술의 달인 제트스트림 부부의 아들인 윌 스트롱홀드는 슈퍼 히어로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Sky High"에 입학하게 되지만 정작 자신의 능력은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 때문에 그는 반 편성에서 히어로반에 탈락하고 "조수반 (Side Kick)"에 편성된다.
그는 소꼽친구 레일라와 더불어 조수반 친구들과 우정을 쌓지만 히어로반의 괴롭힘에 시달리게 되며, 자신의 아버지가 감옥에 쳐 넣은 악당의 아들 워렌과 학교식당에서 싸움을 벌이다가 자신의 엄청난 힘을 각성하게 된다.

능력이 개발된 윌은 히어로반으로 반을 옮기며 학교 최고의 여학생 그웬과 사귀게 되면서 점차 레일라를 비롯한 조수반 친구들과 멀어지는데 이 모든 것은 그웬의 음모였던 것... 그웬은 홈커밍파티에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어 모든 히어로들을 "아기"로 만드는데, 윌은 이 음모를 막기위해 그웬과 맞서 싸운다.

"인크레더블즈" 처럼 슈퍼 히어로 가족을 소재로 한 실사 영화입니다. 가족영화의 명가 디즈니 답게 적당한 유머와 재미, 액션을 갖춘 괜찮은 가족 영화에요. 슈퍼 히어로의 팬인 저는 무척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히어로물의 팬에게 선물과도 같달까요? 히어로반과 조수반의 여러가지 기발하고 재미있는 능력 및 설정들이 볼만하며 조수반의 활약으로 이루어지는 마지막의 해피엔딩까지 제 취향에 꼭 맞는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가족영화답게 능력을 깨닫지 못한 윌과 부모와의 갈등 등 시시콜콜한 요소들 역시 재미난데 캡틴 코맨더 역의 커트 러셀은 근래 본 것중에서 최고의 적역을 아주 잘 소화해내고 있더군요. 각성한 윌의 정신적인 성장을 다루는 영화의 전개 역시 가족 영화에 걸맞는 구성이라 생각되고 마지막의 아주 약간의 반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출연진도 꽤 화려한 편이라 학생들 역은 다들 잘 모르는 배우들이긴 하지만 커트 러셀을 비롯하여 제트 스트림은 여러 영화의 조역연기가 기억나는 켈리 프레스톤입니다. 원조 원더우먼 린다 카터와 샘 레이미 감독의 페르소나인 부르스 캠벨의 체육선생인 "소닉 붐"도 기억에 남네요.

그다지 큰 제작비를 들이지 않은 어떻게 보면 소품같은 영화이고 때문에 액션 장면의 박력은 대작 히어로물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긴 합니다. 좀 아동 취향에 가깝기도 하고요. 그래도 슈퍼 히어로물의 팬이라면 꼭 봐야할 기발하면서도 재미난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이 영화를 잊혀진 Side Kick들에게 바치며, 나름대로 히트 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발 속편이 나와주었으면 합니다.

2015/02/09

빅 히어로 6 (2014) - 돈 할, 크리스 윌리엄스 : 별점 2.5점

월트 디즈니의 최신작 슈퍼 히어로 장르 애니메이션. 천재 소년 히로 아르마다가 자신이 개발한 마이크로봇을 이용하여 음모를 꾸미는 마스크맨을 물리치기 위해 죽은 형의 대학 친구들 4명, 그리고 형이 만든 로봇 베이맥스와 함께 싸운다는(그래서 6 입니다) 이야기로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히로의 천재성을 마이크로봇 프리젠테이션에서 확실하게 보여주는 등, 주요 등장인물에 대해 소개하며 형이 사고로 죽는 장면까지가 전반부입니다. 실의에 빠진 히로가 형이 남긴 베이맥스, 그리고 형의 친구들과 함께 마이크로봇을 몰래 만드는 마스크맨에 맞설 결심을 하는게 중반부고요. 그리고 슈퍼 히어로가 되어 마스크맨과의 최종 결전을 벌이는 후반부로 이어닙니다.

아주 재미있게 감상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중반부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베이맥스가 이야기의 중심으로 올라서면서, 베이맥스의 매력이 대폭발하기 때문입니다. 귀엽기도 귀엽지만 "간호 로봇"이라는 기본적인 정체성에서 나오는 개그 요소가 아주 탁월했습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도 확실해서 눈물이 핑 돌게 만들기도 하고요. 하나는 형의 기록이 재생되는 장면, 또 하나는 누구나 그렇겠지만 베이맥스와 헤어지는 마지막 장면이죠.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 형의 죽음을 극복해 나가는 히로의 모습은 성장물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 큰 돈을 들인 작품답게 시각적 만족도도 최고수준입니다. 액션 장면은 다른 슈퍼 히어로 장르물에 뒤지지 않는 박진감을 선사해 주고 있으며, 이를 위한 캐릭터들의 특징도 확실합니다. 히로와 형의 친구들 모두 각자의 특성에 잘 맞게끔 슈퍼 히어로로 재탄생하고 있거든요. 이러한 슈퍼히어로 장르물을 좋아하는 애호가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그러나 단점도 없지는 않아요. 일단 각본이 조금 아쉽습니다. 후반부에서 주인공들이 슈퍼 히어로로 업그레이드되는 과정은 길고 지루했으며, 마스크맨의 정체도 너무 뻔했던 탓입니다. 주인공과 마스크맨의 파워 밸런스도 엉망이고요. 한번 패배한 주제에 아무런 대책없이 다시 등장한 마스크맨의 마인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최소한 헬멧이라도 쓰던가....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 문제일 수 있지만 슈퍼 히어로로 변신한 주인공 일행의 슈트 디자인이 너무 별로입니다. 지나치게 아동 취향이었었어요. 애들은 좋아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베이맥스의 귀여움도 가려지는 등 단점이 더 많습니다.

그래도 딸아이도 너무나 좋아했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었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같은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인 "인크레더블즈"와 비교한다면 한수 아래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괜찮습니다.

2007/06/02

The Dc Comics Encyclopedia ( Hardcover ) - Jimenez, Phil (EDT)/ DC Comics, Inc

형이 거금을 들여 구입한 하드커버 원서. 책은 그야말로 흉기라는 말이 잘 어울릴 것 같은 크기와 무게를 자랑합니다. 내용은 DC의 히어로를 알파벳 순서로 소개해 놓은 책으로 몇몇 특별한 주제를 다룬 페이지가 있기는 하지만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마블의 관련도서와 거의 유사합니다. 차이점이라면 비중있는 악당도 같이 언급해 놓았다는 정도? 특히 유명한 조커나 렉스 루더는 비중이 거의 슈퍼맨과 배트맨 급이어서 역시나 싶었습니다.

어쨌건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DC에는 마블에 비해 임팩트 있는 히어로가 좀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영화와 얼마전에 감상한 져스티스 리그로 친숙한 슈퍼맨, 배트맨, 그린 랜턴, 원더우먼, 플래시와 그린 애로우, 아쿠아맨, 호크맨과 호크걸 정도가 눈에 띌 정도이고 그 외에 히어로는 그닥 눈에 뜨이지는 않네요. 능력이 어째 거의 다 엇비슷해서 와닿지 않고 코스츔도 마블에 비하면 많이 유치한 편이라 마음에 드는 히어로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또 플래시가 3대째, 로빈도 3대째, 그린 애로우는 2대째, 그린 랜턴은 4대째... 이렇게 진행되는, 즉 몇대~로 소급하는 히어로들이 많다는 것이 거슬립니다. 영웅을 죽이고 살리는 이야기 전개가 당장의 임팩트를 주기에는 좋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블에 비해 너무 얄팍한 방법이 아닐까 싶거든요. 대충 읽어 보기에도 죽는 히어로와 히어로의 가족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뭔놈의 "조직"이 이렇게 많은지 조직만 해도 수십개라 그것만 훝어보는 것도 한세월이었습니다.  

그래도 자료로 보기에는 충분하고 수많은 히어로와 악당들을 깨끗하고 선명한 칼라 도판으로 보니 눈도 즐겁고 좋더군요. 쉽게쉽게 꼭지별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으면서 눈도 즐거운 책이라 추천합니다. TV에서 "틴타이탄즈"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비스트보이, 사이보그, 레이븐, 스타파이어의 자료를 찾아보는 재미는 역시 책을 소장해야 제대로 느낄 수 있죠^^

2008/07/12

왓치맨 - 알란 무어 / 정지욱 : 별점 4점

왓치맨 Watchmen 2 - 8점
Alan Moore 지음, 정지욱 옮김/시공사

악당들과 싸우던 슈퍼 히어로들은 킨 법령에 의해 거의 대부분은 은퇴 수순을 밟는다. 그러던 어느 날 "코미디언"이란 히어로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예전 동료의 한명은 "로어샤크"는 예전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히어로들을 파괴하려는 음모가 있다는 것을 서서히 간파하게 된다. 조사의 와중에 "로어샤크"는 경찰에 체포되나 그를 도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는 "나이트 아울"은 그를 탈옥시키고 결국 모든 사건과 음모의 주동자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데...

휴고상을 수상하는 등 너무나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걸작이라는 평이 자자했던 왓치맨이 드디어 국내 정발되어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단의 평 처럼 대단한 예술성을 느꼈다고 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재미있더군요. 단순한 권선징악적 이야기가 아닌 복잡한 음모가 이면에 펼쳐지며 절대적으로 선한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슈퍼 히어로물이라는 점에서 슈퍼 히어로물을 잘 아는 성인을 위한 만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의 지구 평화를 지키기위한 명목하에 벌어진 거대한 음모에 대한 히어로들의 암묵적인 동의, 그에 반발하는 로어샤크의 제거라는 극단적인 결말은 무척 인상적이었고요. 절대 선이 존재하지 않는 디스토피아적인 SF, 그리고 다른 차원의 지구와 세기말 미래 세계에 대한 상상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겠지만 친숙한 슈퍼 히어로물에 이러한 세계관을 도입한 아이디어는 높이 사 줘야죠.

아울러 추리 애호가로서는 "추리적" 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왔습니다. 히어로 연쇄 살인사건이라 할 수 있는 중심 사건과 그것을 조사해 나가는 로어샤크의 모습은 하드보일드 물을 연상케 했거든요. 수사 과정 자체는 별거 없는 탐문수사에 그치지만 거대한 음모와 그것을 밝혀나가는 과정은 꽤 흥미진진하고 나름 하드보일드 전통에 충실하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래픽 노블"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정도로 미국 만화 특유의 선을 살리면서도 정교하게 그려지며 화려한 채색이 덧붙여진 데이브 깁슨의 그림도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세부적인 디테일 하나를 놓치지 않는 치밀함 역시 빛을 발하고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작품에 대한 방대한 정보와 해석이 넘쳐나는데 그러한 세부 정보가 없이 처음 접하더라도 작품의 수준은 평범 이상을 보여주는 뭔가가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를 종합해 보았을 때 별 4개는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이번에 영화화되어 개봉할 예정이라는데 스토리를 영화 하나로 압축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예상되긴 하지만 무척 기대됩니다.

2007/05/19

져스티스 리그 언리미티드 - 부치 루킥, 댄 리바

져스티스 리그 언리미티드
부치 루킥, 댄 리바/케빈 코놀리(목소리)/워너브라더스

제가 좋아라하는 애니메이션 저스티스 리그의 국내 출시판입니다.
총 3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첫번째 편은 그린 애로우, 슈퍼걸, 캡틴 아톰이 거대한 원자력 괴물 로봇과 싸우는 이야기.
두번째는 원더우먼이 도브와 호크라는 친구들과 함께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살인 로봇과 싸우는 이야기.
마지막이 거대한 힘을 얻게 된 모르가나의 아들 모드레드가 세상의 어른들을 모두 없애버리게 되자 다른 차원으로 튕겨나간 4명의 영웅이 모르가나의 도움으로 어린아이로 변신하여 되돌아와 싸우는 이야기 입니다.
약간 조사해봤더니 이전 시리즈가 끝나고 새롭게 구성된 져스티스 리그가 2기인 이 언리미티드인 것 같더군요. 그래서인지 첫번째 편 도입부에 변화한 져스티스 리그와 그 운영에 대한 약간의 설명이 나옵니다.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서두.

어쨌건 내용은 미국 히어로 물의 팬인 제가 아주아주 좋아할 만한 이야기였습니다. 단 첫번째 편만요. 첫번째 편은 언리미티드의 시작으로 져스티스 리그에 대한 설명도 충실하고 등장 히어로도 슈퍼걸, 처음 본 히어로 캡틴 아톰, 블랙 카나리가 살짝 등장할 정도로 무척 많기도 하지만 특히 무척 활약 빈도가 낮아 보이던 반골 히어로 그린 애로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는 것이 원츄! 였습니다. 물론 스토리나 액션, 연출 역시 새로운 시즌의 시작답게 일반 TV시리즈 수준 이상이라는 것도 좋았고요.

그러나 두번째 이야기부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일단 두번째 이야기는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었다는 공포의 살인 로봇 등 신화의 신들이 중심이 된 설정 자체가 별루이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처음 보는 히어로인 도브와 호크의 허접스러움이 눈에 많이 거슬렸거든요. 첫 등장에서 미국 히어로들의 공식인 "옷 갈아 입기" 가 아닌 "구호 외친 뒤 빛과 함께 변신!" 이라는 일본 특촬물 식의 변신 장면이 독특하긴 했는데 변신 이후에는 능력도 별로고 하는 짓도 찌질스러워서 실망이 컸습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아이가 된 배트맨, 그린 랜턴, 슈퍼맨, 원더우먼의 캐릭터와 배트맨 브루스 - 원더우먼 로맨스 라인의 부각은 흥미로왔지만 꼬마들의 액션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 이상하게 작화가 안정되어 있지 못하더군요. 이야기도 뭔가 애매하고 어디서 본 듯한 내용들 뿐이었고요.

마지막으로 최소 4편은 들어 있을 줄 알았는데 달랑 3편만 들어 있는 부실한 구성 역시 불만사항이었습니다. 워낙 인터넷 쇼핑몰에서 DVD를 싸게 팔길래 구입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첫번째 이야기 한편의 비중과 가치가 대부분이라 그닥 싸다고 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네요.

그래도 미국 히어로물의 팬이라면 하나쯤 소장해 봄직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어쨌건 첫번째 이야기는 정말 괜찮거든요. 거의 절판된 것 같아 나름 컬렉터즈 아이템같아 뿌듯하기도 하고요. 어쨌건 팬으로서 져스티스 리그의 다른 시리즈도 DVD로 발매되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 요놈보다는 좀더 괜찮은 구성으로 발매되어야 하겠지만...

2011/02/26

헐크 : 월드 워 헐크 - 그렉 박 외 / 이규원 : 별점 2.5점

헐크: 월드 워 헐크 - 4점
그렉 박 외 지음, 이규원 옮김/시공사

"플래닛 헐크"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헐크의 복수극을 다룬 작품. 머나먼 행성 사카아르에서 안정을 찾자마자 의문의 폭발로 모든 것을 잃은 헐크가 지구로 돌아와 사건을 처음에 일으킨 4인방 - 아이언맨 / 미스터 판타스틱 / 닥터 스트레인지 / 블랙볼트 - 및 기타 인물들 모두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헐크가 압도적인 강함으로 마블의 주요 히어로들을 격파한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단순하지요. 

하지만 그 과정이 워낙에 통쾌하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복수극이라는게 확실히 재미를 더해주거든요. 어떻게 보면 마블 히어로들을 등장시킨 무협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림을 지배하는 고수 4인방이 본토 무림의 평화를 위해 압도적으로 강한 주인공을 변방 야만인의 땅으로 무공을 봉인한채 내쫓는다! 그러나 주인공은 무공을 서서히 회복하며 새롭게 만난 동료들과 함께 야만인의 땅을 통일하고 평화를 가져오게 된다. 그러나 본토에서 불러 일으킨 재해로 변방의 땅은 황폐화되고, 겨우 살아남은 주인공은 복수를 위하여 다른 야만인들과 함께 본토로 쳐들어가 압도적인 강함으로 그들을 제압한다...' 는 이야기니까요. 

이러한 일직선의 통쾌한 스토리와 더불어 등장하는 히어로들을 보는 재미도 대단합니다. 그야말로 올스타 총출동이라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로 많은 초인들이 등장하거든요. 물론 제대로 된 이야기 없이 몇컷 등장으로 끝나는 히어로들도 많고 헐크의 강함에 제대로 활약 한 번 못하는 히어로들 역시 많지만 뭐 그거야 어쩔 수 없고... ('토르'는 아예 등장하지 않아서 조금 의아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센트리의 등장 이후 너무 쉽게 정리되는 결말은 감점요소입니다. 악역을 맡은 4인방 모두가 정의 초인들이기에 마블에서 대충대충 타협하기 위하여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결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시시하고 맥이 빠지는 마무리였습니다. 마블 세계관을 어느정도 알고 있지 않으면, 전작을 읽지 않으면 완벽한 내용 파악이 힘들다는 점도 감점 요소였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조금 감점은 했지만 화끈한 남자들의 만화임에는 분명합니다. 마블 히어로물을 사랑하는 남자! 라면 전작과 더불어 한번에 읽을 수 있으실 겁니다. 

그나저나 헐크와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피해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에서 히어로들이야말로 진정한 지구의 재앙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네요. '강력한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라는 말을 기억이나 하고들 있는건지?

2010/04/06

저스티스 JUSTICE 1~3 - 짐 크루거 / 알렉스 로스 / 더그 브레이스웨이트 : 별점 3점

저스티스 JUSTICE 1권~3권 (묶음) - 6점
짐 크루거 지음, 알렉스 로스 채색, 더그 브레이스웨이트 데생, 정지욱 옮김/시공사

DC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를 바탕으로 한 슈퍼히어로 코믹스. 기본 설정이 상당히 기발합니다. 악당들, 즉 슈퍼 빌런들이 힘을 모아서 더 좋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오히려 이들의 이상향에는 기존 슈퍼 히어로들이 이질적인 존재가 된다는 내용이거든요. 또한 내용면에서 의외로 약간의 추리적인 요소가 있어서 반갑기도 했는데 예를 들자면 "그린 랜턴"을 죽이지 않고 머나먼 우주로 보내버린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을 들 수 있겠죠.

무엇보다도 알렉스 로스의 그림이 정말 명불허전이라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실사를 보는 듯한 치밀하고 완벽한 뎃셍과 컬러링으로 뻔한 슈퍼히어로 만화를 '그래픽 노블'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지로 승화시켰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만화면 만화지 '그래픽 노블'이라고 꼭 홍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작품은 그야말로 컷 하나하나가 모두 아트!라고 생각될 정도로 뛰어나서 '그래픽 노블'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어떻게 보면 이케가미 료이치 스타일, 즉 그림이 너무 좋아서 만화로서의 가치와 재미가 떨어져 보이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평가가 욕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그림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외에도 그린 애로우나 아톰 같은 비인기 히어로들 등 거의 모든 JLA 세계관의 히어로들이 잠깐씩이나마 모습을 보일 뿐 아니라 제가 기존에 알지 못했던 다양한 슈퍼 빌런들 - 브레이니악, 고릴라 그라드, 가이간타, 블랙만타, 치타 등등등 - 이 등장하기에 풍성한 느낌을 전해주어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초기의 재미난 설정에 비해 지나치게 뻔한 전개, 슈퍼 빌런들이 선한 의도를 가진 것은 당연히 아니기에 음모를 꾸미다가 결국 슈퍼 히어로들에게 계획이 뽀록나서 한판 승부끝에 패배한다는 결말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림 하나만으로도 모든게 다 용서할 수 있을 것 같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내용이야 어쨌건 그림만으로 흐뭇하니, 알렉스 로스의 다음 작품도 빨리 구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2008/05/02

초인 강철남 (Iron Man) 2008 - 존 파브로우 : 별점 5점!

제 블로그를 와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슈퍼 히어로물의 팬입니다. 시간에 쫓겨 영화관 갈 틈이 별로 없었지만 간만의 휴일을 맞아 마찬가지로 슈퍼 히어로 팬인 형과 와이프, 이렇게 3명이서 보게 된 영화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척 재미있다! 입니다. 사실 아이언맨 원작 만화는 접한 적이 별로 없지만 일단 고민이 별로 없는 능청스럽고 즉흥적인 캐릭터라는 것이 마음에 드네요. 그동안의 슈퍼 히어로물, 예를 들자면 배트맨, 헐크나 스파이더 맨은 자신의 자아와 힘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너무 많이 보여왔거든요. 이러한 모습은 캐릭터를 복잡하게 보이게 만들어주긴 하지만 2시간 정도 영화 상영시간에 녹여 넣기에는 좀 무리였었고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었죠. 애시당초 정해진 상영시간 (약 2시간) 동안 슈퍼 히어로의 탄생과 액션, 그리고 주변 인물과 악당에 대한 소개만으로도 영화 시간이 모자르니까요.

이 영화는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슈퍼 히어로의 고민은 싹 걷어버리고 슈퍼 히어로를 일종의 "놀이" 처럼 만듭니다. 천재이자 엄청난 부자인 토니 스타크는 자신이 만들어 낸 슈퍼 갑옷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그야말로 "영웅 놀이"를 즐기는 키덜트의 전형으로 보이며, 영화는 시종일관 스타크의 천재성과 재력을 드러내어 이러한 영웅 놀이를 현실화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영화는 시원시원하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아이언맨의 활약상 역시 변신이나 벌레 물림, 개인 트레이닝 같은 것이 아닌 순전히 "돈"에 의존한 것이기에 외려 현실감이 넘치고 말이죠^^

아울러 특수효과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배우를 선택한 캐스팅 역시 탁월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그다지 몸짱도 아니고 별로 젊지도 않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연기력이 정말 "토니 스타크"에 너무 딱 어울렸거든요. 만화에서의 이미지는 약간 얍실한 앤디 가르시아나 천진한 매튜 브로데릭 쪽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알콜 중독 경력에 막되먹은 악동 이미지 + 어느정도 깔끔하고 젠틀한 이미지가 그야말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 자체로 보였습니다.

어쨌건 상영시간 내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악당 보스 역할인 제프 브리지스와 그의 철갑인 (아이언 몽고?)의 활약이 조금 미미한 것과 기네스 펠트로의 캐스팅이 에러 같은 느낌은 들지만 (극중 등장하는 미스 브라운(?) 으로 불리우는 여기자가 더욱 미녀라는 점이 특히 안습...) 무척 재미있게 감상하였기에, 대박이 나서 속편이 꼭 나와주었으면 합니다. 별점은 5점입니다.
현재 분위기는 속편 분위기인데, 이 분위기 꼭 이어나가길~

2007/10/26

슈퍼맨 둠스데이 (Superman Doomsday) : 별점 2.5점

렉스 루터가 발굴한 외계에서 온 캡슐에서 뛰쳐나온 궁극의 병사 "둠스데이"는 그 강력함으로 슈퍼맨을 압도한다. 슈퍼맨은 생명을 건 사투끝에 둠스데이를 제압하지만 그 자신도 생명을 잃고 만다. 하지만 렉스 루터는 슈퍼맨의 시체와 흘린 피로 슈퍼맨을 복제하여 그를 자신 마음대로 조정하려 하지만 자아를 각성한 복제 슈퍼맨은 외려 루터를 제압하고 스스로 메트로폴리스의 "법"이자 "신"이 되려 하고, 이를 막기 위해 진짜 슈퍼맨이 부활하여 한판 승부를 벌이는데...

제가 슈퍼 히어로물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이전에 했었죠? 이번에 본 것은 슈퍼맨 최신 장편 애니메이션인 "둠스데이" 입니다.

만화책에서 슈퍼맨이 죽는 에피소드의 주요 악역이었던 둠스데이는 당시 우리나라 신문에도 "슈퍼맨이 죽었다!"라는 기사가 실릴 정도로 충격적인 에피소드였죠. 애니메이션에서도 그 강함이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맨의 죽음 이후 렉스 루터가 복제한 가짜 슈퍼맨과 진짜 슈퍼맨이 부활한 이후의 대결 구도는 외려 둠스데이 이야기보다 재미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복제와 진짜와의 싸움은 솔직히 자아에 대한 심각한 드라마를 펼치는 것이 더 좋았을텐데 뜬금없이 선악의 대결로만 몰아가서 깊이가 전혀 없는 활극으로만 전개되거든요. 
또한 메트로폴리스를 지킨다고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도시를 완전 쑥밭으로 만들어버리는 내용은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이럴 바에야 범죄가 좀 많아지더라도 슈퍼맨이 없는게 메트로폴리스 주민들에게는 더 안전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유튜브에서 찾아본 캡틴 마블과의 한판 승부에서도 도시를 아작내는 등 슈퍼 히어로 들은 주민들에게는 재앙과도 같다고 생각됩니다. 인크레더블스의 슈퍼 히어로 통제 법안이 확~ 와 닿더군요.

그래도 아주 전형적인 미국식 슈퍼 히어로 물로 즐기기에는 충분한, 미국 슈퍼 히어로물의 팬이라면 킬링타임용으로는 아주 제격인 재미있게 즐길 거리는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슈퍼맨과 로이스 레인의 러브라인도 잘 재현하고 있고 슈퍼맨의 장례식 묘사 등 잔재미도 풍부하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021/08/28

문 나이트 Vol. 1 : 광기 - 제퍼 르미어, 그렉 스몰우드, 조디 벨레어 / 임태현 : 별점 2.5점

문 나이트 Vol. 1 : 광기 - 6점
제프 르미어 지음, 그렉 스몰우드.조디 벨레어 그림, 임태현 옮김/시공사(만화)

'문 나이트'라는 히어로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최근 영화화가 확정되었다는 소식 정도만 접했을 뿐이죠. 하지만 이 단행행본 에피소드는 어딘가에서 엄청나게 추천하셨기 때문에 관심을 조금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알라딘 e-book 쿠폰이 생겨서 겸사겸사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어본 결과는 조금 미묘하네요. 이야기 자체는 꽤 그럴듯합니다. 마크 스펙터가 진짜 문나이트인지, 아니면 정신병자인지?에 대해서 흥미롭게 풀어나가고 있는 덕분입니다. 그가 바라보는 환상과 현실이 겹쳐지는 전개, 그가 진짜 문나이트일 수도 있다는걸 서서히, 기묘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전개 모두 짜임새 있고요. 마크에게 환각처럼 나타나 악신 세트에 맞서 떨쳐 일어날걸 강요했던 콘슈가 사실은 마크의 육신을 빼앗으려는 악신이었고, 이를 거부한 마크가 스스로 죽음을 택한 뒤, 성공하고 행복한 영화배우 스티븐으로 다시 눈을 뜨는 결말도 뻔했지만 나쁘지는 않았어요. 이 모든게 꿈인지, 정신병자의 환각인지 끝까지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요.

그런데 문제는 결말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모호하다는 겁니다. 주인공 마크 스펙터가 히어로 '문 나이트'인지 아닌지도 확실치 않거든요. 마크는 힘을 잃고 정신병원에 갇힌 히어로 문 나이트일 수도 있지만, 이집트 신 콘슈에 대한 환각을 보다가 이를 주변 다른 정신병자들에게도 전염시켜(?) 탈출을 감행하는 위험한 정신병자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이는 결국 끝까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별다른 슈퍼 파워 없이, 그냥 맨손 격투로 일관하는 액션 역시 이런 모호함을 가중시키고요. 

또 이 작품을 통해 '문 나이트'라는 히어로에 대해 알아가는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독립된 작품으로 친다면 단점이라고 하기는 어렵지요. 그러나 그렇다면, 시리즈를 의식한 듯한 모호한 결말 대신, 마크는 정신병자였고, 미쳐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죽였다는걸 깨닫는 결말이 더 나았을겁니다. 미쳤을 때가 차라리 행복했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작화는 빼어납니다. 그러나 환상이 뒤섞일 때 여러 작가들 화풍으로 다른 이야기를 그려내는 방식은 식상했고, 과연 이런 방식이 필요했을지도 의문이 남습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화풍이 정해져 있던 걸까요? 그랬다면 나름 좋은 아이디어지만, 독립된 작품으로는 완성되었다고 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제목에 "Vol.1"이 있는 만큼, 후속작을 읽으면 평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지금으로는 잘 달려가다가 어정쩡하게 끝난 느낌입니다. 문 나이트 입문작으로는 돌직구 히어로 액션물이 더 나았을 것 같네요.

2010/04/07

슈퍼맨 / 배트맨 : 공공의 적 (Superman and Batman Public Enemies / 2009) - 샘 리우 : 별점은 2.5점

"Justice" 감상 후 탄력받아 보게된 DC유니버스 애니메이션. 제목그대로 두명의 히어로가 "공공의 적 (Public Enemy)"가 되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유는 렉스 루더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 히어로들을 범법자로 규정했기 때문이죠.
이러한 기발한 설정에 걸맞게 내용도 아주 풍성합니다. 렉스 루더가 슈퍼맨에게 10억불의 현상금을 건 뒤, 현상금과 기타 등등의 이유로 여러 슈퍼 히어로들과 슈퍼 빌런들이 슈퍼맨과 배트맨을 덮치게 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정말 많은 슈퍼 히어로들과 슈퍼 빌런들이 등장하거든요. 캡틴 아톰, 메이저 포스, 카타나, 파워걸, 블랙 라이트닝, 솔로몬 그룬디, 고릴라 그로드, 스타파이어, 메탈로, 토이맨, 호크맨, 캡틴 콜드, 캡틴 마블, 몽굴, 가이간타.... 등등 끝없이 등장해서 팬이라면 아주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단점도 많은 작품입니다. 일단 실망스러운 작화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어요. 개인적으로 전형적인 미국식 캐릭터나 브루스 팀 스타일의 간략화된 그림이 취향인 탓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의 캐릭터의 디자인과 작화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이상하게 따라한 것 같아 영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두 주인공의 디자인부터 어색하지만 파워걸의 지나친 거유와 같은 묘사는 분명 오버였어요. 칼라도 자극적인 원색이 많아 거슬렸고요.

그리고 괜찮았던 스토리도 마지막에 완전 막장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역시나 감점 요소입니다. 지구에 혜성이 돌진해 오는데 그 상황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 렉스 루더도 설득력을 잃은 초딩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는 탓에 이야기에 몰입하는게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갑자기 대통령이 강화복을 입고 슈퍼맨과 배트맨을 맞상대 한다니! 이게 대체 누구 머리속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어느 순간부터 느껴지는 괴리감인데 분명 인간인 배트맨이 거의 초인급으로 그려지는 것도 어색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배트맨이 여러 초인들과 대등하게 싸워나가는 모습은 기존의 이미지와 너무 맞지 않다 싶었어요. 그외에 슈퍼맨과 배트맨의 러브러브 훈훈 묘사 역시 왜 나오는지 모를 정도로 등장해서 짜증날 정도였고요. 요 묘사는 완전히 노리고 만든 것 같긴 한데 제게는 외려 거부감만 안겨주었습니다...

두 히어로의 유명한 심볼마크를 중심으로 그래픽적으로 디자인한 오프닝 화면이 너무 멋지기에 기대가 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은 실망스러웠던 작화와 일부 묘사 때문에 그냥저냥한 평범한 수준의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2014/02/06

Justice League: War (2014) - 제이 올리바 : 별점 1.5점

이상한 상자를 도시 곳곳에 설치하는 괴수가 등장한다. 그 상자는 일종의 공간이동 장치. 장치를 이용하여 다크사이드가 자신의 부하 괴수들과 함께 지구를 침공하며 슈퍼맨, 배트맨, 그린랜턴, 플래시, 원더우먼, 샤잠, 사이보그는 힘을 합쳐 이들과 맞서 싸우게 되는데...

간만에 구해본 DC Comics 애니메이션입니다. 브루스 팀의 Retro 배트맨 TAS의 광팬이지만,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 쪽으로 스타일이 변하길래 관심을 끊었었는데 우연찮게 보게 되었습니다. 상세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시길.

특징이라면 일종의 저스티스 리그 리부팅 작품이라는 점입니다. 히어로들이 이 작품을 계기로 뭉친다는 이야기니까요. 리부팅답게 캐릭터 설정도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면 원더우먼은 캐릭터 자체가 이전 작품들과 굉장히 다른, 그야말로 그리스 신화 속 여전사로 묘사됩니다. 그린랜턴 할 조단은 스파이더맨과 맞먹는 떠벌이고, 샤잠은 기존에 봤던 작품들과는 다르게 변신 전 아이의 성격을 유지한 채 몸만 커진 원거리 전격마법 전용 히어로이며, 슈퍼맨과 배트맨의 복장도 변경되었습니다. "틴 타이탄스"에서나 보았던 쩌리 히어로 사이보그가 탄생과정이 그려지는 주역 히어로라는 것도 이채로웠고요.

그러나 약간의 독특함 말고는 건질 건 별로 없었습니다. 이유는 내용이 너무 간단해서 액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시피 한 탓입니다. 악당이 없으면 영웅들이 자기들끼리 싸울 정도로요. 정확하게 시간을 재어보지는 않았지만, 액션이 전체의 2/3 이상 되는 느낌이에요. 
덕분에 시종일관 화끈하긴 하지만, 영웅들이 모이는 것에 대한 개연성, 악당의 침략 이유 등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전개 과정에서 딱히 위기라는 게 있지도 않고요. 액션도 단순히 몸으로 부딪치는 것들이 전부라 보다 보면 지칠 정도였습니다. 지루하기도 하고요. 한 번쯤 패배해서 전열을 재정비한다던가 그런 것도 없어요. 슈퍼맨이 납치당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관객에게 긴장감보다는 "어떻게 탈출해서 악당을 혼내줄까?" 라는 생각만 들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저스티스 리그 멤버 중에서도 최강인데 당연하잖아요?

아울러 모든 히어로들이 힘을 합쳐 격퇴하는 빌런 다크사이드가 강하기는 하지만 별다른 매력이 없는 것도 감점 요소입니다. 생긴 것과 능력에 비하면 양 눈을 너무 쉽게 잃는 등 액션 템포의 강약 조절에도 문제가 많았어요. 미국식, 일본식 그 어느 쪽도 아닌 듯한 작화도 그닥이었고 말이죠.

결론적으로 별점은 1.5점. 짧고 화끈하다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커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브루스 팀이 복귀해서 Retro 스타일의 묵직한 작품을 다시 뽑아주면 좋겠습니다.

2015/04/29

Daredevil (2014) - 별점 2.5점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13부작 TV 시리즈. 정말 간만에 한 시즌을 완청(?) 하였습니다. 원작은 "본 어게인" 한 편만 읽어보았지만 상당히 마음에 들었더랬죠.

벤 에플렉 주연의 영화 버전과 비교해 본다면 영화는 훨씬 만화 원작 설정에 충실한 반면, TV 시리즈는 보다 현실적인 느낌으로 변주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의 영향일까요? 여튼 MCU 세계관 아래에 존재하지만 기존 마블 슈퍼 히어로 무비와는 확실히 컨셉을 달리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데어 데블 맷 머독의(마지막 편을 제외하고는) 검은 츄리닝에 비니 비슷한 것을 뒤집어 쓴 복장부터 시작해서, 액션도 와이어 등을 최소화한 실전 액션 스타일의 맨손 타격기만 선보이는 식입니다. 액션은 정말이지 슈퍼 히어로물이 아니라 과거 유행했던 스티븐 시걸류의 액션물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그것보다는 훨씬 잔인하지만요.
맷 머독의 자경단 활동의 목적 역시도 세계를 구하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헬스 키친"이라는 동네를 조금 더 살기 좋게 만드는 것에 불과합니다. 정의감 넘치는 동네형 정도의 인물이랄까요? 여기에 더해 작중 내내 슈퍼히어로가 아닌 자경단원 "마스크맨"으로 불리는 식으로 기존 만화 캐릭터와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다른 설정과 등장인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슈퍼 빌런이 따로 등장하지 않고, 악당의 힘은 슈퍼 파워가 아니라 공권력과 미디어를 장악한 권력입니다. 킹핀이 "킹핀"이라는 별명이 아닌 윌슨 피스크라는 본명으로만 불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겠죠. 빈센트 도노프리오의 연기 덕분에 실감나게 표현되고 있기도 합니다. 악의와 인간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닌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감이 마냥 좋게 작용한 것은 아닙니다. 눈에 띄는 시각 효과가 없다 보니 슈퍼 히어로물답지 않게 심심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맷 머독의 감각 능력이 대사나 음향 효과로만 묘사되어 몰입감이 떨어지고, 마지막에 입는 데어 데블 코스튬조차 영화 버전에 비해 폼이 안 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토리라인도 깔끔하지 못합니다. 헬스 키친을 지배하려는 피스크를 응징한다는 큰 줄기 외에 일본 야쿠자, 삼합회 등 쓸데없는 요소들이 많고, 리렌드 아울슬리의 배신도 와 닿지 않습니다. 디테일도 허술해서 두 변호사의 수입 문제, 카렌의 트라우마 회복 속도, 기사 편집 문제, 요양원 접수처 대응, 피스크의 몰락 과정 등에서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카렌 페이지가 민폐 캐릭터로 그려진 점도 거슬립니다. 괜한 정의감으로 주변에 피해를 주는 모습은 짜증을 유발합니다. 벤은 너 때문에 죽었잖아, 카렌!

"어벤져스"의 뉴욕 사건이 중요한 배경으로 언급되며 동일 세계관임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스틱, 가오 부인, 닌자 등의 요소는 이 시리즈와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2.5점. 현실적인 슈퍼 히어로 구현은 성공했지만, 시각적 쾌감과 이야기 구성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기존 마블 무비와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2004/07/12

스파이더맨 2 - 샘 레이미

드디어 봤습니다. 진작에 보려고 드디어 봤습니다. 진작에 보려고 했는데 많이 늦어졌네요.

저는 만화를 무척 좋아하고, 특히 미국 슈퍼 히어로물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애니메이션 버전도 좋지만 영화화 된 것도 좋아해서 그간 나온 히어로물은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영화 버전에서도 “블레이드”와 “X 맨”, 그리고 “스파이더 맨”은 상당히 괜찮게 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은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살아있으면서도 스파이더맨의 공중기가 너무나 화려하게 펼쳐지는 돋보이는 특수효과로 상당히 즐겁게 감상했었습니다. 때문에 2도 꼭 보고 싶었고 봐야만 한다고 생각했었죠.

사실 1편에서 좀 부족했던 것은 원작에서도 비중은 크지만 그다지 강력하지는 않았던 악당 “그린 고블린” 이었기 때문에 원작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능력자 “닥터 옥터퍼스”가 등장한다기에 큰 기대를 걸 만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닥터 옥터퍼스와의 사투보다는 피터 파커의 궁상과 슈퍼 히어로의 비애를 다루며 주로 메리 제인과의 러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더군요. 다른 히어로물과는 다르게 고단한 슈퍼 히어로를 강조하는 점은 독특하고 재미있어서 좋았지만 너무 길어져서 조금 짜증이 나긴 합니다. 삶에 치어 살아서 그런지 피터 파커의 유머 센스도 그다지 발휘되지 않고요. 그리고 메리제인과의 러브 스토리도 그다지 효과적으로 쓰인 것 같지 않습니다. 스파이더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중 시키는 요소로 등장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뻔한 내용으로 흘러가거든요.

감독도 전편의 대성공으로 배가 불렀는지 너무 다양한 쟝르를 시험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블 데드” 시리즈의 감독답게 전형적인 공포 영화 문법으로 제작된 옥토퍼스의 병원에서의 탈출 부분은 그래도 흥미진진하지만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를 배경음악로 보여지는 스파이더맨을 그만두기로 한 피터 파커의 밝은(?) 평범한 삶의 부분은 너무 억지스럽습니다. 몇몇 캐릭터들의 등장 및 묘사도 불필요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여겨집니다. 그리고 제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스파이더맨이 정체를 너무 많이 노출한다는 점.... 이건 이러면 안되는 거거든요....^^;

그래도 닥터 옥터퍼스의 특수효과와 스파이더맨과의 액션장면은 정말 대단합니다. 알프레도 몰리나의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의 연기 역시 뛰어나고 기계팔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그 위압감은 그동안 기대했던 것 이상의 시각적 쾌감을 전해줍니다. 물론 공중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 역시 “최고!”라 단언할 수 있습니다.

뭐.. 그런 액션장면을 보기 위해 선택한 영화이기 때문에 별로 돈이 아깝다던가 실망한 부분은 없습니다. 옥터퍼스의 시시한 최후나 노골적으로 3편을 예고하는 마지막 부분도 참아줄 만 하고요. (모 영화처럼 “To Be Continued”같은 파렴치한 처리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원작의 팬이나 일반 팬 모두에게 지루하게 다가간 몇몇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편집의 묘가 더 필요하지 않았나 싶네요.

2018/11/18

마블스 - 커트 뷰식, 알렉스 로스 / 최원서 : 별점 2.5점

마블스 - 6점
커트 뷰식 지음, 알렉스 로스 그림, 최원서 옮김/시공사(만화)

포토 저널리스트 필 셸던의 시각으로 바라본 마블 슈퍼 히어로 이야기입니다. 휴먼 토치가 첫 등장하는 1939년부터 시작하여 네이머와 토치의 사투, 2차 대전 후 영웅이 된 캡틴 아메리카와 다양한 영웅들의 등장, 엑스맨의 등장으로 시작된 초인들에 대한 공포, 갤럭투스의 침공, 그웬 스테이시의 죽음 등이 필 셸던의 시선을 통해 전개됩니다. "마블스"는 필 셸던이 이 경이로운 능력자들을 부르는 자신만의 별칭이고요.

특징이라면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라 일반인 시선에서 바라본 슈퍼 히어로들의 경이, 두려움, 그리고 이를 이성으로 재단하고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뇌가 심각하게 드러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일반인 시각에서 바라본 일종의 르포르타쥬 형태로 묘사하고 있어서 설득력이 높고요. 여기에 탁월한 작화력의 소유자인 알렉스 로스의 그림이 더해진 덕분에 정말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그야말로 "현실감" 이라는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마블 세계관의 팬으로서는 휴먼 토치, 네이머,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판타스틱 4... 등 셀 수 없이 많은 마블 슈퍼 히어로들, 심지어 죠나 제이머슨과 벤 유릭 등이 등장한다는 점도 볼거리였고요.

그러나 액션이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다는 단점은 큽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르포르타쥬, 다큐멘터리 형식이 강한 탓입니다. 필 셸던은 사건이 벌어지면 휩쓸리는 군중 1 정도의 비중으로 모든 사건을 먼발치에서 바라만 볼 뿐이거든요. 사진작가다운 과감한 앵글(앤트맨을 밑에서 찍는 장면은 정말이지 최고입니다)은 나쁘지 않지만, 슈퍼 히어로물 다운 재미가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필 셸던의 생각과 고뇌는 시종일관 동일해서, 뒤로 가면 갈 수록 지루해 진다는 것도 단점이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독특하기는 하나 재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선뜻 권해드리기 어렵네요.

2012/01/12

퍼스트 어벤져 - 조 존스톤 : 별점 2점

작년에 개봉했던 마블 히어로 영화입니다. 감상 직후 작성했던 리뷰가 날아가 버린 줄 알고 잊고 있었는데, 우연히 백업본을 찾아내어 늦게나마 올려봅니다. 줄거리 요약은 필요 없으시겠죠?

이 영화의 두 시간여 러닝타임은 크게 세 개의 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허약하지만 애국심은 넘치는 크리스 에반스가 신기술의 힘으로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과정을 그리는 초반부, 군 홍보 모델에서 벗어나 전쟁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중반부, 그리고 레드스컬과의 최후 결전을 다룬 후반부로요.

이 중 초반부는 제법 괜찮습니다. 허약하지만 애국심이 투철하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크리스 에반스의 캐릭터를 여러 에피소드로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유머도 적절하게 삽입되어 있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부 이후의 전개는 심각할 정도로 별로였습니다. 레드스컬의 세계 폭격 계획으로 대표되는 지구의 위기가 전혀 실감 나지 않아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에요. 또한, 캡틴의 친구 버키와 덤덤 더간으로 대표되는 용감한 미군 병사들만 있으면 캡틴이 필요 없을 정도로 히드라 군단의 전력이 형편없다는 점도 몰입을 방해했고요. 대단해 보였던 코스믹 큐브와 그에 관련된 신무기들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고, 그런 신무기를 보유하고도 미군에게 처참하게 패배하는 히드라 군단을 보고 있으면, 레드스컬이 대체 무엇을 믿고 히틀러에게 반기를 들었으며 세계 정복을 꿈꿨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스토리가 별로여도 액션이 멋지다면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는 장르이기에 위와 같은 단점이 반드시 결정적인 결함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레드스컬이 명배우가 연기했든 말든, 액션만 멋지면 되는 것이죠. 그러나 기대했던 캡틴의 활약이 부족했기 때문에 액션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싸움을 잘하는 병사 수준의 느낌이랄까요? 특유의 방패 던지기 장면 몇 개만 볼 만했을 뿐, 조금 힘이 세고 높이, 멀리 뛸 뿐이라서 과거 홍콩 영화 "동방독응" 같은 작품과 비교해도 더 나은 점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캡틴의 액션이 십수 년 전 홍금보, 원표가 보여줬던 액션과 별반 다를게 없다면, 이 영화의 가치가 대체 무엇일까요?

게다가 마지막 레드스컬과 캡틴의 1:1 결투는 정말이지... 휴고 위빙이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허무하게 소모될 캐릭터는 절대 아닌데 말이죠.

밀리터리물과 슈퍼히어로물을 결합하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전쟁 장면도 부족했고 액션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슈퍼히어로물이라는 점에서도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별점은 2점입니다. (초반부 3점, 중반부 1.5점, 후반부 1점의 평균입니다)

많은 분들의 평가대로, 이 영화는 단순히 거대한 "어벤져스" 예고편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조 존스턴 감독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히어로물인 "로케티어"를 연출한 감독이라 나름 기대했는데, 2000년대 이후 작품들이 부진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웠습니다. 다행히 흥행에는 성공한 듯하지만, "어벤져스"와는 무관한 독립적인 스토리로 속편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2013/09/17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1,2,3 - 에드 브루베이커 / 스티브 엡팅 / 최원서 : 별점 2점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1 - 4점
에드 브루베이커 지음, 최원서 옮김, 스티브 엡팅 그림/시공사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가 법원 앞에서 저격당해 죽는다. 윈터솔저 벅키와 팔콘이 힘을 합쳐 죽음에 대한 진상을 파헤치는데...

"시빌 워" 직후, 아이언맨과의 싸움을 멈추고 체포당한 캡틴 아메리카가 살해당한 뒤 윈터솔저 벅키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작품. 레드스컬의 음모와 엮어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캡틴의 연인이었던 샤론 카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음모와 레드스컬이 노리는 것이 미국 대통령이라는 의외의 진상을 밝혀내는 과정의 복선이 치밀하다는게 장점입니다. 주요 등장 히어로인 벅키, 팔콘, 블랙 위도우 등은 초인이라기보다는 전투에 능숙한 병사의 느낌이기도 해서 슈퍼 히어로물이라기보다는 하드보일드 액션 스릴러 느낌을 강하게 주는 점도 좋았어요. 쩌리, 또는 주인공 친구 정도의 역할로 보인 팔콘의 활약은 놀라웠고 마지막 레드스컬의 최후도 꽤 마음에 든 부분입니다.

그러나 왜 레드스컬이 과거의 캡틴 아메리카의 짝퉁을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는지(어차피 복면이면 부하 중 아무나 시켜도 되잖아요?), 샤론의 임신이 왜 그렇게도 중요하게 언급되는지, 닥터 둠의 기계를 어떻게 쓰려고 한 것인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점은 아쉽습니다. 다른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 같은데 이 작품 하나만으로의 완성도는 저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이는 과거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도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최소한 레드스컬이나 졸라가 누구인지, 윈터솔저의 과거는 무엇인지 알아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슈퍼 히어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편이라 자부하는 저조차도 솔직히 한 번에 이해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아울러 작화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시크릿 인베이젼"보다는 나으나 굉장히 거칠고 올드한 느낌의 펜선은 영 적응이 안 될 뿐더러, 캐릭터가 누가 누군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 탓입니다.

때문에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내용 자체는 독특해서 뻔한 슈퍼히어로물에 질린 독자에게는 충분히 환영받을 수 있는 소재지만 한 편만으로 완결되기에는 부실한 작품이었습니다. 최소 2배 정도의 분량의 설명이 덧붙여졌어야 했습니다.

2023/08/02

블랙 아담 (2022) - 자움 콜렛 세라 : 별점 1.5점


기원전 가장 번성하고 위대한 고대 국가였지만 현재는 국제 군사 조직 인터갱의 독재 국가로 전락한 칸다크. 인터갱의 눈을 피해 고대 유물을 찾던 '아드리아나'는 우연히 5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블랙 아담'을 깨우게 된다.
엄청난 괴력과 스피드, 방탄 능력과 자유자재의 고공비행, 번개를 쏘는 능력까지. 온몸이 무기인 '블랙 아담'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인터갱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칸다크 국민들은 이에 열광한다.
한편, 그의 폭주를 막기 위해 '호크맨', '닥터 페이트', '아톰 스매셔', '사이클론' 으로 구성된 히어로 군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가 칸다크에 나타나는데... (영화 소개 인용)


유럽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감상한 작품. 
듣던대로 액션은 좋더군요. 블랙 아담이 처음 각성해서 인터갱을 쓸어버리는 장면, 그리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 처음으로 격돌하는 장면 두 개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인터갱 살육 장면에서는 악당을 그야말로 박살내서 무조건 지옥으로 보내버리는 화끈함이 제대로 전해졌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의 격돌에서는 실사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호크맨을 날개의 움직임과 역동적인 모습을 통해 잘 살려내고 있으며, 닥터 페이트가 아주 멋지게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떠오르게 만드는, 같은 마법 계열 능력을 마법진이 아니라 일종의 결정 같은걸 구체화시키는 능력으로 그려낸게 독특하고 잘 어울렸습니다. 사이클론과 아톰 스매셔도 비중은 많지 않지만 능력은 충분히 선보여주었고요.
캐스팅도 좋아요. 특히 그냥 인간 자체가 블랙 아담으로 보이는 (인자블?) 더 락 드웨인 존스와 닥터 페이트 역의 피어스 브로스넌은 그야말로 찰떡이더군요. 블랙 아담이 진짜 영웅이 아니라 영웅의 아빠였다는 설정도 나름 적절하게 잘 써먹고 있고요.

그러나 각본이 너무 형편없어서 작품을 다 말아먹었네요. 힘에 의존하여 방해물을 모두 없애버리는, 안티 히어로에 가까운 응징자 블랙 아담과 이를 막으려는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와의 대결을 그렸어야 했는데, 결과물은 그냥 자기 고집이 세고 악당을 잘 죽인다 뿐 그냥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물이었거든요. 잘 알지도 못하는 아이 하나 살린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사람들을 죽일뻔 했다고 자책하며 힘을 포기하는건 영 와 닿지 않았어요.
그나마 블랙 아담 이야기는 괜찮은 편인데. 칸타크 동네 소년 아몬이 관련된 이야기들은 끔찍했습니다. 아이 하나가 DDP 포즈 (아래)를 취한다고 민중들이 따라 일어선다? 이런 허황된 영웅담을 억지로 끼어넣을 이유는 없었습니다. 칸타크, 인터갱 등의 설정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고요.



액션도 뒤로 갈 수록 처집니다. 특히 아크-톤 왕의 후손이라는 이스마엘이 사박의 힘을 얻어 악마로 부활한 뒤의 대결을 그린 클라이막스는 이야기 전개부터가 엉망입니다. 닥터 페이트가 죽음을 선택하여 홀로 사박과 맞서는 중에 감금되어 있던 아담을 깨우는데, 홀로 싸우지 말고 아담을 깨워서 같이 싸우면 되잖아요? 왜 개죽음을 택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박의 디자인과 존재감 모두 별로인데다가, 결말마저 힘으로 두 쪽을 내 버리는거라 너무 허무했고요. 이렇게 존재감없던 빌런이 또 있었나 싶네요. 또 블랙 아담의 힘으로 모든게 해결되는거였다면, 더더욱 닥터 페이트 죽음은 개죽음이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그래서 별점은 1.5점. 일부 액션씬은 볼만했지만, 이 정도라면 망한게 이해가 됩니다. 차라리 블랙 아담의 안티 히어로적인 속성에만 집중했더라면 훨씬 좋았을겁니다. 등급도 대폭 높여서요. 우리나라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이 왜 성공했는지 - 악당들을 원펀치로 부숴버리는 희열! - 연구해보면 좋겠네요. 후속편 제작이 취소되었다니 이젠 다 필요없는 이야기가 되었지만요.

2018/07/14

블랙 팬서 (2018) - 라이언 쿠글러 : 별점 2.5점



이번에 해외 출장 가면서 비행기에서 감상한 영화입니다. 마블 시리즈는 나름 팬이라 자부하는데, 최근에는 이런 기회가 아니면 통 보기가 힘들군요.

하여튼, 이 작품이 MCU 세계관 작품 안에서도 단독 타이틀로는 독보적이라 할 만큼 흥행한 영화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보기 전에는 좀 의아했었어요. 대단히 유명한 히어로도 아니고, 공개된 장면 장면들이 그렇게 매력적이거나 끌리지는 않았던 탓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유를 알겠네요. 아프리카과 아프리칸은 작품 속 킬몽거의 주장대로 정복자도 될 수 있고, 티칠라의 선택대로 자애로운 조력자도 될 수 있는 위대하고 강한 대륙이며 민족이다라는 메시지를 한 껏 담아 선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인종이라면 안 보고는 못 배길 테지요.
빌런 킬몽거가 뻔한 악당이 아닌, 흑인의 해방이라는 큰 사명을 위해 목숨을 거는 인물로 사명감과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충분히 왕위를 노릴 자격이 있다는 탄탄한 설정도 좋더라고요. 이렇게 소모되는게 아쉬울 정도로요.

하지만 슈퍼 히어로 무비로는 조금 약하기는 합니다. 기둥 줄거리가 목숨을 건 결투로 결정되는 왕위 다툼인 탓입니다. 그래서 슈퍼 히어로 무비보다는 신화나 역사 속 어떤 시대를 무대로 한 에픽 서사물 느낌이에요. 빌런 킬몽거도 정당한 왕위 후계자라는 점에서 그가 정말 빌런인지? 에 대한 의문도 강하게 들고요. 강한 자가 왕이 되고, 나라의 정책이 왕에 따라 결정되는건 당연한데 이를 거부한다? 거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반역자잖아요?
아울러 클라이막스의 블랙 팬서와 재규어의 슈트 액션도 육탄전 중심으로 역시나 슈퍼 히어로 액션물로는 아쉬웠습니다. 사실 "부산" 장면 말고는 전체적으로 액션은 기대 이하였어요. 이는 와칸다의 슈퍼 오버 테크놀로지에 대한 묘사가 부실한 것도 한 몫 합니다. 뻔한 상상력의 범위 내라서, 신화와 SF의 결합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 "토르" 시리즈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실망스러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소재인 비브라늄에 대해 두루뭉실 넘어가는 것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고요.

두 시간이 훌쩍 넘는 상영 시간을 잘 끌어나가는, 꼭 흑인이 아니더라도 재미만큼은 보장되는 좋은 작품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확실히 마블이 영화를 잘 만들기는 하네요. 하지만 다음 작품이 이어진다면 액션 장면 만큼은 연출이 보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