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08/07/12

왓치맨 - 알란 무어 / 정지욱 : 별점 4점

 

왓치맨 Watchmen 2 - 8점
Alan Moore 지음, 정지욱 옮김/시공사

악당들과 싸우던 슈퍼 히어로들은 킨 법령에 의해 거의 대부분은 은퇴 수순을 밟는다. 그러던 어느 날 "코미디언"이란 히어로가 변사체로 발견되고, 예전 동료의 한명은 "로어샤크"는 예전 동료들을 찾아다니며 히어로들을 파괴하려는 음모가 있다는 것을 서서히 간파하게 된다. 조사의 와중에 "로어샤크"는 경찰에 체포되나 그를 도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려는 "나이트 아울"은 그를 탈옥시키고 결국 모든 사건과 음모의 주동자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는데...

휴고상을 수상하는 등 너무나 뛰어난 작품성을 지닌 걸작이라는 평이 자자했던 왓치맨이 드디어 국내 정발되어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평단의 평 처럼 대단한 예술성을 느꼈다고 하긴 어렵지만 확실히 재미있더군요. 단순한 권선징악적 이야기가 아닌 복잡한 음모가 이면에 펼쳐지며 절대적으로 선한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슈퍼 히어로물이라는 점에서 슈퍼 히어로물을 잘 아는 성인을 위한 만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의 지구 평화를 지키기위한 명목하에 벌어진 거대한 음모에 대한 히어로들의 암묵적인 동의, 그에 반발하는 로어샤크의 제거라는 극단적인 결말은 무척 인상적이었고요. 절대 선이 존재하지 않는 디스토피아적인 SF, 그리고 다른 차원의 지구와 세기말 미래 세계에 대한 상상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겠지만 친숙한 슈퍼 히어로물에 이러한 세계관을 도입한 아이디어는 높이 사 줘야죠.

아울러 추리 애호가로서는 "추리적" 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왔습니다. 히어로 연쇄 살인사건이라 할 수 있는 중심 사건과 그것을 조사해 나가는 로어샤크의 모습은 하드보일드 물을 연상케 했거든요. 수사 과정 자체는 별거 없는 탐문수사에 그치지만 거대한 음모와 그것을 밝혀나가는 과정은 꽤 흥미진진하고 나름 하드보일드 전통에 충실하다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래픽 노블"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정도로 미국 만화 특유의 선을 살리면서도 정교하게 그려지며 화려한 채색이 덧붙여진 데이브 깁슨의 그림도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세부적인 디테일 하나를 놓치지 않는 치밀함 역시 빛을 발하고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작품에 대한 방대한 정보와 해석이 넘쳐나는데 그러한 세부 정보가 없이 처음 접하더라도 작품의 수준은 평범 이상을 보여주는 뭔가가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를 종합해 보았을 때 별 4개는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되네요.

이번에 영화화되어 개봉할 예정이라는데 스토리를 영화 하나로 압축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예상되긴 하지만 무척 기대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