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이아 - 조셉 핀더 지음, 박찬원 옮김/로크미디어 |
애덤 캐시디는 대기업 와이엇의 하급 직원으로 해고된 직장 동료를 위해 시스템을 조작해 거액을 융통했다가 들통난다. 그런 그에게 사장인 와이엇은 경쟁사 트리온 시스템에 입사하여 고급 정보를 빼내올 것을 명령하며 그 명령을 거부할 경우 애덤은 곧바로 감옥에 갈 상황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그 제안을 수락한다.
와이엇은 그에게 엘리트 사원으로 보이게끔 다양한 스파이 훈련을 시키고 갖가지 내부 정보를 알려 주고 그 덕에 애덤은 트리온에서 승승장구하며 트리온 사장 고더드의 신임을 받고 점차 진정한 인격자 고더드의 인품에 매료되어 와이엇을 배반할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드디어 추리 / 호러 관련 카테고리의 300번째 포스트입니다. 리뷰만을 다루므로 300권째 관련 카테고리 리뷰가 되겠네요. 6년여만에 300권째 포스팅이니 1년에 50여권씩 읽었다고 할 수 있는데 참 감개무량합니다^^ 리뷰에 앞서, 일단 이 책도 역시 국내 굴지의 추리 사이트 "하우미스테리"의 이벤트를 통해 얻게 된 책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또한 하기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어쨌건, 닥치고 리뷰부터 하자면 이 책은 줄거리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산업 스파이물" 입니다. 산업 스파이로 선택된 주인공의 이력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이야기이죠. 그런데 읽으면서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치밀한 부분보다는 예상된 수순에서의 전개와 결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무리수를 많이 둔 느낌이 강하거든요. 또한 와이엇과 트리온이라는 두 회사를 절대악과 절대선에 비유하여, 주인공이 절대선 앞에서 고뇌하는 전개 역시 많이 뻔하고요. 킬러가 암살 대상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와 별로 다를 것도 없었거든요. 애덤의 승승장구하는 과정 역시 현실에 기반하지 못한 만화같은 느낌이 물씬 묻어났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반전의 허탈함이 가장 문제로 보입니다. 절대선이 사실은 절대악을 능가하는 절대악이었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설득력이 떨어졌거든요. 작중에서 꽤 산전수전 다 겪은 여우로 나오는 와이엇이 고더드의 가식 뒤에 숨겨진 진짜 모습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정도 업력이면 이미 업계에 소문이 나도 엄청나게 퍼진 것이 당연할텐데 말이죠. 이러한 세세한 부분에서 작중 계속 보여주는 고더드의 연기(?)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기에 반전 자체의 충격은 잠시 있지만 그것이 유지되지 못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정도로 독자를 설득시키려 하는 건 무리죠. 무협지에서 뜬금없이 죽은 아버지의 원수가 사부였다! 라는 정도 수준이랄까요.
물론 무리수를 두긴 했지만 결말의 반전 덕분에 스토리가 명쾌하게 정리되고 주제의식을 드러내긴 합니다. 그러나 반전 직후 작가가 주인공 애덤의 시각을 빌어 말하는 기업과 직원과의 관계, 즉 직원은 기업에 속한 소유물이 아니라는 생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직원은 어떻게 보면 월급을 주는 회사의 소유물이 맞기 때문이죠. 그게 싫다면 회사를 다니지 말고 평생 자유인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던가... 때문에 이야기 자체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지만 직장생활을 10년이상 한 저에게는 환타지 소설과 같이 현실성 없는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시마과장"이 산업 스파이로 나오는 기업 환타지랄까요... 아니, 차라리 시마과장 쪽이 더 현실감 있어 보일 정도에요.
한마디로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릴러로 별점은 2점입니다. 제가 직장인이기에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결코 공짜로 읽었다고 생각보다 높은 점수를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책 뒷커버를 보면 영화화가 진행중이라고 선전하고 있으며 영화화한다면 나름 2시간 동안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긴 한데 정작 imdb에는 관련 정보가 뜨지 않는군요. 판권만 팔린 것 같은데 이런건 과장 광고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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