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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6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로렌 슬레이터 / 조증열 : 별점 4점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8점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에코의서재

부제는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입니다. 부제 그대로 10개의 위대한 심리실험과 그 결과에 대한 내용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습니다. 10개의 실험 모두 너무나 흥미롭고 재미있었으며, 저자인 로렌 슬레이터의 쉽고 편하면서도 정보 제공을 소홀해 하지 않는 문체 역시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실험이 인상적이었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많은 부분에 응용될 수 있는, 저 자신도 많은 영향을 받은 내용들로 충격적인 실험 결과와 더불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여 줍니다.

뭔가 창조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고 생각이 드는데, 10개의 연구 중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를 예로 들자면, 결론적으로 "기억은 조작될 수 있다. 아주 쉽게"라는 연구 결과를 싣고 있습니다. 딸이 이십년 전 아버지가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를 강간, 살해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주장했던 사건에서 비롯된 실험과 그 결과로 억압된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죠. 이 실험과 결과에서 어린 시절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괴로워하고 그 사실에 발목이 잡혀있는 대표적인 인물인 "브루스 웨인"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실제로 브루스 웨인의 부모는 그의 눈 앞에서 악당에게 저격당해 살해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 죽었다면? 그리고 부모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암시하는 다른 어른이 그에게 이러한 왜곡된 이야기를 주지시켜 기억을 조작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주위에 있었던 유일한 어른이자 조언자인 집사 알프레드에게 혐의가 실리겠죠. 이유는 모르겠지만 악에 대한 증오를 품게 된 알프레드가 자신에게 없는 젊음과 기회, 재력을 가진 어린 브루스 웨인에게 실제로는 다른 이유로 사망한 (뭐, 교통사고라고 하죠) 부모님의 죽음을 전해 주며 지속적인 암시로 그의 눈 앞에서 잔인하게 살해 당했다고 기억을 심어 버린거죠. 때문에 브루스 웨인은 알프레드의 조작대로 조종되어 배트맨이 되어 버린 것이고요. 결말은 진실을 알게된 배트맨이 알프레드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어쨌건 요렇게 바라보니 심리학이라는 것도 정말 재미있네요.^^

이외에도,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윤리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숙제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해당 연구에 대한 반대파의 의견도 충실히 조사하여 서술하고 있어서 균형을 잃지 않았다는 것 역시 높은 점수를 줄 만 합니다. 별점은 4개 얻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하여간 다양한 심리학 서적을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심리학이라는 것이 정말 범위도 넓지만 충격적인 사실도 많아서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 뿐더러 창조적인 작업에도 많은 부분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전부 이 책 처럼 재미있진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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