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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3

법정에 선 수학 -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 김일선 : 별점 3점

법정에 선 수학 - 6점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지음, 김일선 옮김/아날로그(글담)

수학이 법정에서 중요하게 사용되었던 재판에 대해 소개하는 책입니다. 숫자가 잘못 사용되어서 재판 결과가 왜곡된 경우가 많습니다. 독립적인 조건으로 판단하고 곱하면 안되는데, 곱해서 숫자가 엄청나게 커진 경우처럼 대부분 통계와 확률 계산의 오류들이고요. "루시아 더베르크 사건", "샐리 클라크 사건", "콜린스 부부 사건", "조 스니드 사건" 이 대표적입니다. 

루시아 더베르크는 2001년 네덜란드에서 아동 연쇄 살인마로 몰렸던 간호사입니다. 여러 아이가 심정지로 사망했을 때,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었지요. 그리고 그녀가 현장에 있었을 확률이 왜곡되어 재판에 사용되었습니다. 수학은 단지 거들었을 뿐이고, 사실 무리했던 기소와 수사, 그리고 무능했던 변호사의 환장의 콜라보였기에 그녀는 결국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오류가 일어난 이유는, 모두 개별적으로 보아야 하는 독립 사건을 곱했기 때문입니다. 

두 아이를 영아 돌연사로 연달아 잃은 뒤, 영아 살해 혐의로 기소되었던 샐리 클라크 사건도 마찬가지에요. 샐리는 대리 뮌하우젠 증후군을 명명한 메도 박사의 증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박사는 아이 두 명의 죽음을 모두 독립적이라고 생각하고 확률을 계산했었고요. 그러나 유전적일 경우 두 죽음은 독립적이지 않을 뿐더러, 설령 확률이 맞았다 하더라도 이게 샐리의 범행을 증명하는건 아닙니다. 운 나쁘게 불행한 죽음이 닥친 것에 불과하니까요. 여러모로 확률이 잘못 사용된 거지요.

콜린스 부부는 범인과 인상착의가 같을 확률 때문에 체포되었는데 검사측은 LA 시민 중 비슷한 특징을 지닌 커플이 존재할 확률을 계산해서 증거로 제시했었습니다. 부부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는 없었지만, 배심원은 유죄를 선고했고요. 그러나 이 확률 계산이야말로, 오류의 결정판이었습니다 .우선 사용된 값이 문제였어요. "여성이 머리를 묶었을 확률" 은 통계학적 근거에서 나온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든 조건이 독립적이라고 확정하고 곱한 것도 실수였고요. 마지막으로, 설령 그 숫자가 맞다고 하더라도, 이건 샐리 클라크 사건처럼 실제 범인을 찾아낼 확률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대법원에서 판결은 뒤집혔습니다. 이 재판에서 그나마 긍정적이었던건 검찰측 오류를 밝혀내는데 활약했던 트라이브가 법조계 유명인사가 되었고, 법정에서 수학 사용이 자제되도록 영향을 끼쳤다는 것 정도네요. 

"조 스니드 사건"은 1964년 뉴멕시코 실버시티에서 스니드 부부가 살해된 뒤, 용의자였던 아들 조 스니드 재판을 다루고 있는데 재판의 승패는 조 스니드와 권총을 구입했다는 로버트 크로셋이 동일 인물인지를 입증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리게 되었습니다. 검찰은 이를 수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권총을 구매한 사람의 특징 - 신장, 머리 색, 눈동자 색, 사서함 번호, 이름 등 - 을 독립적으로 보고 값을 뽑은 뒤 곱했는데, 이건 수학에 어두운 제가 봐도 설득력없는 숫자로 보입니다. 전체 인구에서 크로셋이라는 이름이 나올 확률을 추산했다? 가명을 썼다면서 그 이름이 존재할 확률을 계산한다는건 이상하지요. 다른 조건과 값도 비슷해서, 결국 이 확률 계산은 재판과는 관계가 없는, 무의미한 숫자일 뿐입니다. 설령 숫자가 어느정도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이 숫자는 조 스니드와 로버트 크로셋이 동일 인물이라는 결론과는 상관도 없고요. 오히려 이런 검찰의 삽질이 드러나서, 수학이 사용되지 못했던 항소심 이후의 법정 공방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검찰은 다른 한 방을 준비해야 했기에, 변호인측과 드라마틱하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니까요. 참고로, 여기서 검찰이 마지막 날린 한 방은 스니드의 전처를 증언대에 세웠던 겁니다. 그녀가 스니드의 폭력 성향을 입증했던 덕분에, 스니드는 종신형을 받게 되었지요.

이렇게 수학이 재판 결과를 왜곡시킨 사건도 있지만 수학이 잘 사용된 경우도 있습니다. 2007년 11월,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영국인 유학생 메러디스 커처가 살해된 뒤, 룸메이트였던 미국인 어맨다와 남자친구 라파엘이 체포되었던 "어맨다 녹스 사건"은 재판 결과야 어찌 되었건, 수학은 증거로 유의미하다는걸 나름대로 증명했습니다. 여기서 앞 뒤가 나올 확률이 다른 동전을 이용한 설명도 좋았어요.

그런데 몇몇 사건은 주제와 벗어나 좀 아쉬웠습니다 .폰지 사기의 원조 찰스 폰지 사건 재판은 그의 사기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설명하기 위하여, 월가의 마녀로 불렸던 해티 부인 재판과 역사적으로 유명한 드레퓌스 재판은 수학이 서명과 필적 위조를 입증하는데 사용되었지만, 실제 재판 결과와는 별 상관은 없었으니까요. 재판 이야기는 굉장히 재미있었지만요. 드레퓌스 재판은 워낙 유명해서 이 책에서 따로 짚고 넘어갈 필요도 없어 보였고요. 저 같은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수식이나 계산이 사용된 경우가 많은 점도 단점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단점은 사소했습니다. 수학 교양서로도 충분했고, 소개된 재판들 대부분이 한 편의 법정물을 읽는 듯한 재미를 가져다 주었으니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비슷한 책으로 "넘버스"가 있는데, 재미 면에서는 이 책의 압승입니다.

2011/09/10

1% 확률의 마술 - 제프리 S 로젠탈 / 박민서 : 별점 3.5점

1% 확률의 마술 - 8점
제프리 S. 로젠탈 지음, 박민서 옮김/부표

확률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교양서적이지만, 실생활에서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재미있는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도박의 법칙으로, 주사위를 던지는 확률은 물론이고 포커, 블랙잭의 확률까지 제대로 분석해 줍니다.

일상생활에서 확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며, 아래와 같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방법으로 소개되는 "효용함수" 이론도 흥미로왔습니다.

효용함수 이론 :
결혼 장소로 밝은 날의 야외 오두막은 +1,000점이고 일반 결혼식장은 +800점을 부여한다. 그런데 만약 비가 오면 오두막은 결혼을 하기에는 최악인 상황으로 0점이 된다. 결혼식 날 비 올 확률이 25%라면, 효용함수를 계산하면 야외 오두막 : +1,000 × 75% + 0 × 25% = 평균 효용점수 750점 결혼식장은 800점 그대로이므로, 결혼식장이 더 나은 선택이다.

또한 연구 결과를 판단하는 확률인 p-value 계산법을 소개하며, 야구팬이라면 익숙할 새미 소사 코르크 배트 사건의 예를 들어, 그의 "단순한 실수였다"는 주장에 어느 정도 신빙성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이야기되는 여론조사의 함정 같은 이야기도 아주 재미있었고요.

번역이 다소 딱딱한 느낌이 있고, 아는 내용도 많으며, 표나 그래프를 보다 정교하고 자세하게 실어주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전달하는 보기 드문 책이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수학, 특히 확률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2006/09/29

기회를 만드는 확률의 법칙 - 아미르 D 악젤 / 윤상운 : 별점 2.5점

삶을 살아가면서 뭔가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한 경우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이 책을 구입해 읽게 되었습니다. 일단 표지에 혹했죠. "주식, 결혼, 도박을 둘러싼 확률에의 도전과 함정"이라는 카피가 너무나 근사해 보였거든요.

읽어보니 제목과 카피 그대로의 책입니다. 다양한 확률의 법칙을 정말 쉽게 풀어서 쓴 책으로 여러가지 사례를 적절하게 인용함으로써 보다 재미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더군요. 예를 들면 카지노에서 항상 잃은돈의 2배수로 돈을 걸면 언젠가는 딴 다는 유명한 법칙이 있죠.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예컨대 1달러를 걸어서 잃은 뒤 2달러를 다시 걸어서 4달러를 딴다고 치면 결국 배팅액은 3달러, 즉 딴 돈은 1달러밖에 안됩니다. 수가 늘어도 마찬가지죠. 즉 처음에 배팅한 금액 이상은 절대 따지 못한다는 이야기. 또 31명이 모였을 경우 그 중 적어도 2명의 생일이 똑같을 확률은 95%가 넘는다는 수학적 설명이라던가 불행이 일어날 확률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랜덤위크 그래프, 그리고 머피의 법칙을 설명하는 관찰 패러독스. 우연까지 풀어내는 확률의 법칙, 최고의 배우자를 찾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 등 재미있는 사례를 확률적으로 풀어낸 흥미진진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제가 수학쪽은 원래 싫어했고 젬병이었지만 이야기 자체가 워낙 흥미로와서인지 쉽게,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두께나 내용에 비하면 가격은 좀 센편인 것이 좀 아쉽네요. 부록으로는 도박, 게임할 때 최고의 승률을 보장하는 방법이 실려있는데 이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서점에서 뒷부분의 짤막한 부록만 참고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물론 도박은 안 좋은 것이지만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2022/10/22

수학자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 - 애덤 쿠하르스키 / 정훈직 : 별점 3.5점

수학자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 - 8점 애덤 쿠하르스키 지음, 정훈직 옮김/북라이프

여러가지 도박에 대해 수학적으로 연구된, 여러가지 이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책. 리처드 파인만의 책 도입부 일화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파인만은 도박은 잃을 수 밖에 없다는걸 계산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프로 갬블러를 만나고 혼란에 빠집니다. 수학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프로 갬블러 닉은 파인만에게 “베팅 판에 돈을 거는 게 아니라, 베팅 판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돈을 거는 것." 이라는 비결을 말해 주었답니다. 암요, 호구는 타짜의 먹잇감에 불과하지요.

뒤이어 각종 도박 및 베팅에 대해 수학자들이 연구한 방대한 사례들이 소개되는데, 뭐 하나 빼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신기했습니다. 맨 먼저 소개되는 무작위여야 할 룰렛에서 거금을 땄던 일화부터 말이죠. 룰렛이 마모 등의 사소한 결함으로 특정 숫자가 다른 숫자들보다 자주 나온다면, 상황이 갬블러에게 유리하게 바뀔 수 있다는게 비결입니다. 하지만 바퀴가 문제가 있어도 어느 숫자에 돈을 걸어야 하는지 알아내는게 문제인데, 물리학에다가 컴퓨터까지 동원해서 최대 20% 정도의 적중률을 확보했던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임의의 배팅일 경우의 확률은 2% 미만이라니 그 차이가 실로 엄청나네요. 휴대폰 등을 이용해서 2004년에도 130만 파운드를 따 간 일당이 있었다고 하고요. 이런 계산을 할 수 있을 사람이라면 저 돈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여튼 대단합니다.

운이 지배한다고 생각했던 복권에서도 수학자들의 성취는 눈부십니다. 제일 간단한건 로또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구입하는 비용이 상금보다 적을 경우 모든 숫자를 다 사버리는 '브룻 포스 공격'법입니다. 문제는 모든 조합을 구매하는 수고, 그리고 공동 당첨자가 있을 때 상금을 나눠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는건 정말 큰일일거에요. 경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학적인 예측으로 거액을 벌어들이는 조직이 있으며, 그 적중률이 높다는 것에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포인트는 잘하는 말은 배당이 낮고 못하는 말은 배당이 높아서 공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에요. 사람들이 못하는 말의 확률을 후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말의 예상 성적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고요. 이건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고배당으로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잘하는 말에 돈을 거는 것 만으로 돈을 무조건 딸 수는 없겠죠. 수수료 문제도 있고요. (이 책에 의하면19%) 그래서 여러가지 수학 기법이 적용된 경마 우승 확률 분석 프로그램이 많이 나타났는데, 대체로 프로그램 결과와 현재의 배당률을 조합하여 베팅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축구 경기도 수학 기법이 도입되는건 마찬가지입니다. 1970년대에 몇몇 학자들은 축구 한 경기는 거의 전적으로 우연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예측을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적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수학의 발달로 이런 제약도 무너져버리고 말았는데, 예를 들어 팀이 골을 넣는 실력, 골을 얼마나 못 막는지를 뽑으면 골을 넣을 확률을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군요. 홈팀의 공격 능력 × 원정팀의 수비 취약점 × 홈그라운드 이점 이를 기반으로 만든 모델을 통한 예측 결과가 베팅 업체 배당률보다 10퍼센트 이상 가능성이 높았다니 놀랍습니다. 이렇게 모든 스포츠 도박은 이제 과학적인 분석 대상이 되었기에, 심지어 투자 회사까지 생겨 투자 개념으로 접근한다는 것도 놀라왔어요. 주식과 다를바 없다는건데, 이 정도로 고도화된 분석에 따른 결과라면 수긍할 만 합니다. 물론 저는 제 돈을 이런데 투자하지는 않겠지만요.

책은 이런 수학 이론들을 통해 인공 지능 단계까지 나아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포커에서 블러핑까지 구사한다는건 놀랍습니다. 이는 냉정한 논리에 따른, 최적의 포커 전략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전술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 경기나 룰렛에 돈을 거는 행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포커 선수들은 베팅으로 게임의 결과를 바꿀 수 있어서 선수인 셈이니까요.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은 절대로 지지않는 포커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다고 하네요. 온라인으로 포커 게임을 하면 절대로 안되겠습니다.

블랙잭과 카드 카운팅은 많은 책에서 소개되어서 새로운건 없었지만, 카지노가 유리한 이유는 기억에 남습니다. 참가자의 차례가 항상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참가자가 카드 한 장을 쓸데없이 더 요청했다가 목표치를 넘어가면, 딜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이기니까요. 그래도 딜러의 카드 숫자가 작으면 딜러가 카드 몇 장을 더 뽑아야 할 가능성이 높아져서 합계가 21이 넘어갈 위험이 커진다고는 합니다. 예를 들어 딜러의 카드가 6이면 딜러 쪽이 21을 넘어버릴 확률이 40퍼센트라는군요! 10의 경우에는 그 확률이 반으로 줄어들고요. 따라서 딜러가 6을 갖고 있으면 자신의 카드 합계가 작더라도 가만히 있어야 결과가 좋을 수 있다는군요. 잘 기억해 두어야겠어요.

곁들여 소개되는 이런저런 정보들도 흥미롭습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징크스’처럼요. 이 잡지의 표지에 나온 선수들은 종종 그 후 성적 하락을 겪게 된다는데, 통계학자들은 실제로는 징크스가 아니라고 합니다. 선수들이 잡지 표지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대체로 그 선수들이 특이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냈기 때문인데, 이는 진정한 실력보다 비정상적인 변동에 의한 것으로 이듬해 성적 하락은 단순히 원래 실력으로 돌아간 것 뿐입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이현곤 선수의 타격왕 획득같은 경우겠죠. 갬블, 베팅에 관련된 정보도 많습니다. 카지노와의 대결에서 정해진 액수만큼 더 벌 수 있다고 기대될 때 걸어야 할 최적의 액수는 얼마일까요? ‘켈리 기준’이라고 알려진 수학 공식을 따르면 됩니다. 기대 수익을 이기면 받게 될 액수로 나눠서 나온 비율을 전체 자금에도 적용해서 그만큼의 액수를 걸어야 한다는군요. 예를 들어 동전 던지기에서 뒷면이 나오면 2달러를 주는 내기가 있다고 한다면, 켈리 기준은 기대되는 당첨금 50센트를 이겼을 때의 액수인 2달러로 나눈 것이다. 계산 결과는 0. 25로, 이는 이용 가능한 자금의 4분의 1을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론상으로는 이만큼을 걸면 적절한 수익이 보장되는 동시에 자금 손실의 위험성이 제한된다는 겁니다.

이런 류의 책답게 번역이 그렇게 좋지는 못하고, 아무래도 내용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도판은 아예 없다시피하고요. 그래도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에 별점은 3.5점입니다. 도박을 좋아하고, 이기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읽는다고 따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2012/09/03

춤추는 술고래의 수학 이야기 -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 별점 2점

춤추는 술고래의 수학 이야기 - 4점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지음, 이덕환 옮김/까치글방

주로 확률에 대해 다루고 있는 수학 교양서입니다. 확률, 패턴과 관련된 중요한 인물, 발견을 시대순으로 배열한 역사서적인 측면도 있고요. 

딱딱하고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는 사례나 누구나 흥미를 가질만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 이 중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내용들을 몇 가지 소개해 드립니다.

요크셔의 면화공의 몬테카를로 대승부 이야기. 

당시에는 룰렛 기계 자체가 불균형해서 기계마다 나올 수 있는 숫자의 확률이 다르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즉, 모든 숫자가 공평하게 1/37이 아니라 1/9의 확률이었다는 것인데, 기대이익을 한번 계산해 보고 싶네요.

측정과 오차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와인 평가에 대해 예를 든 부분.

한마디로 "신의 물방울은 구라다!" 라네요. 1990년의 실험 결과로는 전문가들도 감정의 성공률이 7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하거든요. 어차피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감정 평가라 생각하기에 믿지도 않았지만, 예상보다도 성공률이 너무 낮아서 실망스럽더군요. 칸자키나 잇세도 별 거 아니군요.

푸앵카레가 제빵사의 범죄행위(?)를 알아차리게 된 계기.

케플러의 법칙입니다. 우연의 패턴은 신뢰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런 패턴에서 벗어나는 자료는 범죄의 증거가 되기도 한다는, 이른바 "범죄 경제학"을 다룬 이야기인데, 추리소설의 한 꼭지로 사용해도 괜찮겠더라고요.

우생학과 평균회귀의 원칙, 그리고 제목에도 사용된 춤추는 술고래의 패턴.

"과거의 성공은 미래의 성공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펀드매니저 분석법은 눈여겨볼 만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재미있는 주제들을 설명하는데도 불구하고 내용이 뭔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는건 아쉽습니다. 제가 수학 실력이 젬병인 탓도 있겠지만 좀 더 쉬운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특히 공식이나 수식 설명에서 부족함이 많이 느껴졌는데, 이건 명백히 번역의 문제라 생각됩니다.

좀 긴 호흡의 역사서적인 구성이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는 어렵지만, 유사한 주제를 다루었던 "1% 확률의 마술"이나 "기회를 만드는 확률의 법칙"보다는   재미나 실용적인 측면 (도박?)은 약하지만 깊이는 더 있는 책입니다. 아무래도 저와 같은 수학음치에게는 재미가 더 중요한 요소이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만, 깊이가 있는 것은 확실하니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21/07/10

수학자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 - 애덤 쿠하르스키 / 정훈직 : 별점 2.5점

수학자는 행운을 믿지 않는다 - 6점 애덤 쿠하르스키 지음, 정훈직 옮김/북라이프

수학자는 과연 논리적인 게임을 잘 할까?는 제 오랜 궁금증 중 하나였었습니다. 이 책은 여기에 대한 어느 정도 합리적인 답을 제공해 주는 책입니다. 수학을 이용해서 룰렛, 복권, 경마, 블랙잭, 포커, 드래프트, 체스 등에서 이겼던, 혹은 이기려고 노력했던 여러가지 노력과 사례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학자들이 이런 게임들에 도전해서 돈을 벌었던 실제 사례들이 특히 재미있더군요. 대표적인 예가 복권입니다. 복권 당첨은 순전히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수학자들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더라고요. "스크래치 복권"의 공정한 지역 분배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복권 당첨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여섯 개가 아니라 그보다 적은 숫자가 당첨된 사람에게 당첨금을 분배하는 '롤 다운' 제도의 헛점을 이용한 전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수학자가 계산해보니, 롤 다운 상황이 일어났을 때는 판매되는 2달러 복권 당 최소 2달러 30센트의 상금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비가 이끄는 MIT 그룹은 롤 다운 상황을 이용해서 무려 70만 달러에 당첨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아일랜드 회계사 스테판 클린세비치의 전략은 더 단순합니다. 모든 당첨 가능한 숫자를 조합해서 복권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100만 파운드 미만이라는 점을 알아낸 뒤, 당첨금이 100만 파운드를 훨씬 넘겼을 때 베팅을 시도한다는 전략입니다. 복권 구입에 품이 많이 든다는 점과 다른 사람이 당첨되면 당첨금을 나눠 가져야 하므로 이익이 떨어진다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어서 확실하다고만은 할 수 없겠습니다만....

블랙잭 전략은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등에 나왔던 카드 카운팅 외에도, 다양한 전략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카드 카운팅이 핵심이기는 하지만, 카드 섞는 과정에서 패턴을 추출하는 방식은 꽤 그럴듯해 보이네요.

경마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은 출발 위치 등 여러가지 측정치를 통해 특정 말의 우승할 확률을 먼저 계산하는. 이른바 예측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갬블러들은 모델을 통해 얻어낸 데이터와 실제 배당률을 비교하여 베팅을 하고요. 축구 경기도 이러한 예측 모델이 존재합니다. 홈팀이 넣을 골의 기대치는 "홈팀의 공격 능력 * '원정팀의 수비 취약점 * 홈 그라운드 이점' 이다" 처럼요. 이 모델은 기초적인 상태에서도 베팅 업체를 능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니, 스포츠 토토를 한다면 관심을 한 번 가져볼만 하겠습니다. 선수 영입 시에는 득점할 골의 수 보다는, 만들어 낼 슈팅의 수를 예측해 봐야 한다는 말도 기억에 남고요.

스포츠 베팅은 제가 야구를 좋아하기에 관심있게 읽었는데, 잘 알려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징크스'에 대한 설명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잡지 표지 모델이 되었던 선수들은 종종 그 뒤 성적 하락을 겪게 된다는 징크스인데, 통계학자들에 따르면 징크스가 아니라고 합니다. 선수들이 잡지 표지에 나올 수 있었던 건, 특이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며, 이는 그들의 진짜 능력이라기 보다는 불규칙한 변동으로 보는게 타당하기에, 이후의 성적 하락은 단순히 평균 회귀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른바 '몬스터 시즌'을 보낸 뒤 성적이 급격하게 하락한 몇몇 선수들이 떠오르네요.

실제 베팅을 위해 유용한 정보도 가득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켈리 기준'입니다. 장기적으로 기대 수익을 이기면 받을 액수로 나눠서 나온 비율을 전체 자금에도 적용하여 그 만큼의 액수를 거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동전 던지기에서 1달러를 건 뒤, 뒷면이 나오면 2달러를 주는 도박이 있다면 절반의 경우 1달러를 잃고, 절반의 경우 2달러를 따니 기대 수입은 50센트 입니다. 얼마를 거는게 적절할까요? 켈리 기준 적용 시,기대 수입 50센트를 이겼을 때의 액수 2달러로 나눈 0.25, 즉 이용 가능한 자금의 1/4을 걸면 된다는군요. 참고로 켈리 기준은 블랙잭 등에는 적절하지만, 경마 등에서는 부적절합니다. 일어난 확률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계산이 성립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경마 예측 모델의 확률은 추정치에 불과하니, 이대로 계산할 경우 위험도가 증가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경마에 대한 이야기 뒤로는 주로 예측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예측 모델이 잘 만들어져 있을 경우, 나름대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이용될 수 있으며, 실제로 그런 베팅 회사가 존재한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을 정도로 이 쪽 세계의 발전이 놀라운 것 같습니다. 불확실성이라는게 존재하는 세계인건 맞지만, 사람들은 놀라운 사건의 빈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 책의 말 처럼 너무 마음에 둘 필요는 없어요. 연 15~25%의 수익률을 올린다면 충분히 투자를 고려해 봄 직 하지요. 예측 모델도 유명한 IBM의 딥 블루나 왓슨처럼 점차 '인공 지능'에 가까운 연구들이 소개되는 식으로 최근(책이 쓰여진 기준으로) 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건 포커를 이기는 모델이 굉장히 만들기 어렵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확률이 중요한 게임이니 수학자들에게 유리할 것 같은데 의외였거든요. 그런데 읽다보니 과연 그럴만 하더군요. "블러핑"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폰 노이만에 의해, 블러핑은 반드시 필요하다는게 수학적으로 증명되기도 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최악의 카드를 가졌다면, 상대가 게임을 접지 않는 한 승리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블러핑 전략을 펼쳐야 하니까요. 그 외에도 '어떻게 하면 돈을 가장 많이 딸 수 있을까?" 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잃을 수 있을까?"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던가, 후회의 감정이 없어지면 위험 요인이 관련된 게임 숙달이 힘들다는 등 다양한 이론과 전략이 가득해서, 포커 자동 프로그램 제작은 쉽지 않았다네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프로 포커 플레이어도 원숭이에게 질 수 있는게 포커라는 뜻입니다!

또 각종 도박에 승리하기 위한 수학적 노력이 단지 돈벌이가 아니라 새로운 이론과 기술의 시작점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왔습니다. 예를 들어 룰렛은 일반적인 패턴에서 무작위로 전환되는데, 이를 카오스적 전환의 실제 사례로 보고 여기서 카오스 이론이 파생되었다는 식으로 말이지요. 예측 모델이 결국 인공 지능으로 발전한 것도 마찬가지일테고요.

하지만 기대했던건 수학자의 이론이 바탕이 된 '필승 전략'은 많이 없어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이기기 위한 여러가지 수학적 방법은 결국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카드 카운팅부터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지요. 그나마도 카지노에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고 하니, 결국 카지노에 가는 것 보다는 탄탄한 예측 모델을 가지고 있는 베팅 그룹에 투자하는게 훨씬 나은 선택으로 보이네요. 또 수록된 내용들도 쉽게 쓰여져 있지는 않습니다. 노력은 한 것 같지만, 애초에 수학 초보자가 쉽게 이해하기는 워낙에 어려운 이론들이 등장하는 탓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으나 기대와는 사뭇 달랐고,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장벽이 높기에 감점합니다. 수학적으로 저보다는 기초가 탄탄하신 분들이 읽으신다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두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덧붙이자면, 이 책에서는 살짝 스쳐지나갔는데, "인기"에 대한 연구 결과가 기억에 남습니다. 음악을 다운로드 받는 사람들을 그룹으로 나눈 실험을 통해, "대중적 인기와 유명세는 퍼트리는 사람에 더 관련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여기서는 운과 실력, 갬블링과 투자는 명확하게 분리하기 어렵다는 근거로 이 결과를 활용하는데, 이 주제에 대한 심도깊은 연구를 읽고 싶어지네요.

2010/06/27

이야기 파라독스 - 마틴 가드너 / 이충호 : 별점 3점

이야기 파라독스 - 6점
마틴 가드너 지음, 이충호 옮김/사계절출판사

원래는 20여년전인 90년대 초반에 읽었던 책인데, 요사이 패러독스 요소가 가미된 트릭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을 작업하고 있던 차라 자료삼아 읽게 보았습니다. 심리학 / 기하학 / 수 / 통계 / 확률 / 시간의 파라독스라는 6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주제별로 여러가지 문제와 이론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구성입니다.
제목처럼 상식을 벗어난 수학적 결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내용도 많으며, 저자 마틴 가드너가 워낙에 책을 잘 써서 정말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의 파라독스"에서 백과사전 전체를 간단한 막대에 선하나 긋는 암호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소수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와 "확률의 파라독스"에서의 카드 야바위 - A|A / A|B / B|B 로 앞뒤가 구성된 카드에서 한장을 선택한것이 "A"면일 경우 야바위꾼이 뒷면도 "A"라고 거는 것의 확률이 더 높은 이유 - 와 몬티홀 패러독스와 동일한 거북이 뒤집기 이야기, 주사위 게임의 함정 이야기 등이 재미있었습니다.

나이 30대 후반에 1318교양문고라는 책을 읽으려니 조금 쑥스럽기도 했는데 외려 어렸을때 (?) 이해 못했던 부분이나 감추어진 재미를 새롭게 많이 알게된 것 같아 무척이나 뿌듯하네요. 청소년용 책들도 꼼꼼하게 다시 챙겨봐야겠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12/11/10

수학암살 - 클라우디 알시나 / 김영주 : 별점 2점

수학암살 - 4점
클라우디 알시나 지음, 김영주 옮김, 주소연 감수/사계절출판사

일상생활 속 수학의 힘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다양한 생활 속 오류를 소개하는 책. 총 6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적인 내용은 많지 않습니다. 사례들도 오타라든가 별거 아닌 과장법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이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별로 "중요한 오류"라 느껴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큽니다. 짤막짤막하게 이어지는 내용들 덕분에 읽기 쉽다는 장점은 있습니다만, 그냥 그뿐이랄까요.

그래도 몇 가지 재미있었던 사례를 꼽아보자면

  • 아이 다섯 명이 감자 네 개를 나눠 가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자로 퓨레를 만드는 것이라는 주장.
  • 보통 면적이 두 배가 되면 길이는 2파이, 다시 말해 141%의 비율로 늘어나기 때문에 A4 크기는 A2로 확대해야 글자가 두 배가 된다는 것.
  • 샴페인 잔은 원뿔을 뒤집어 놓은 모양으로, 높이의 절반은 전체 부피의 1/8에 불과함.
  • 파스칼이 계산한 "주사위를 네 번 던졌을 때 6이 나올 확률"은 6이 나오지 않을 확률인 5/6의 4승을 1에서 뺀 값인 0.52라는 것.

등이 있기는 한데 전체적으로 기대와는 너무 달랐어요. 별점은 2점입니다. 연령대가 낮은 청소년층에 적합한 교양서라 생각되네요.

2024/03/01

원티드 맨 - 리 차일드 / 정경호 : 별점 2점

원티드 맨 - 4점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오픈하우스

네브래스카 시골 마을 펌프장에서 한 남자가 살해당했다. 2인조 범인들은 마을 술집에서 일하는 카렌을 납치하고, 그녀의 차를 타고 도주했다. 하지만 2인조라는게 들통났기 때문에, 인원수를 속이고자 히치하이커 한 명을 태웠다. 그 히치하이커는 잭 리처였다. 맥퀸과 킹에게 수상함을 느낀 잭 리처는 어떻게든 카렌을 구하려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둘이 카렌과 함께 떠나는걸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사건을 수사하는 FBI 수사관 줄리아 소렌슨을 만난 잭 리처는 그녀의 차를 타고 뒤를 쫓다가 불에 탄 카렌의 차와 변사체를 발견했다. 줄리아에게 수사를 중지하라는 기묘한 상관의 압박이 들어오는 와중에, 카렌의 딸마저 유괴되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FBI에 이끌려 그들의 은신처로 향한 잭 리처는 그곳에서 살아있는 카렌과 만났다. 카렌의 정체는 테러 조직 '와디아'에 잠입한 FBI 수사관 맥퀸을 지원하기 위한 또다른 FBI요원이었다. 그녀를 덥치려던 킹을 죽이고 불태웠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 탓에 맥퀸의 정체가 드러났고, 최소 8시간 이상은 걸릴 SWAT 팀을 기다리지 못한 리처, 줄리아, 카렌은 맥퀸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잭 리처 시리즈 16번째 작품. 작품은 14번째 작품인 "악의 사슬"에서 이어집니다. 15번째 작품인 "하드웨이"는 리처가 아직 군대에서 복무 중일 때의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이지요.

한 때 유행했던 잠입 수사관이 등장하며, FBI 수사관 시점에서 수사가 이루어지는 범죄 수사극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히치하이킹으로 얻어탄 차의 3인조가 수상하다는걸 깨닫는 초반부터 잭 리처의 관찰력과 추리력이 잘 드러납니다. 그들이 똑같이 맞춰입은 셔츠는 자세히 보니 기업체 유니폼이 아니었고, 킹이 떠벌인 말과 다른 여러가지 오류들 - 3시간 동안 쉬지않고 달려왔지만 연료는 별로 줄지 않았다, 아무도 기름을 넣을 때 화장실에 가지 않았다 - 이 대화 중에 속속 드러나며, 심지어 킹은 멤버인 카렌의 커피 취향마저 모르는 등 수상한 단서들이 계속 제시되거든요. 리처가 드러난 단서를 조합하여 내 놓는 추리들도 모두 합리적입니다.
범인들이 남긴 정보를 가지고 소렌슨에게 내 놓는 여러가지 추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적으로 범인들은 이 지역 출신이 아니며, 이 사건은 우발적으로 벌어졌다는 추리로 이어지며 이는 모두 사실로 밝혀집니다. 카렌의 딸을 왜 유괴했을까?라는 의문을 풀어나가는 '와이더닛' 방식 추리를 펼치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1030" 리뷰에서 문제로 지적했었던 부분인데 말이죠. 참고로 납치한 이유는 카렌에게 딸을 데려다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카렌을 '은신처'로 옮길 때 그녀가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리처의 특기인 수학도 잘 활용됩니다. "지나쳤던 삼거리와 사거리의 비율은 2대 3이었다. 서로 간의 거리는 평균 13킬로미터였다. 땅딸보의 차에 남아 있는 기름으로는 대략 1시간을 달릴 수 있다. 따라서 그 1시간을 달린 뒤에도 리처가 킹과 맥퀸의 도주로를 그대로 쫓아가고 있을 확률은 약 650분의 1이었다."처럼 범인들을 제대로 쫓아갈 수 있는 확률을 순식간에 계산하는 식으로요.

'와디아' 조직이 일종의 뒷세계 은행으로, 핵 폐기물 본위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아이디어는 참신했고, 조직의 근거지인 구 미사일 격납고 설정과 묘사도 탄탄합니다. "메탈기어"스러운 잠입 액션물 분위기도 잘 살리고 있고요. 이 과정에서 잭 리처가 맨손보다는 콜트 자동소총, 글록 19와 17등 총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것도 이채로왔습니다. 이는 "사라진 내일"과 유사한데, 아무래도 대형 테러 조직이 상대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라 생각되네요.
"악의 사슬"바로 다음 작품이라 코뼈가 부러진 채로 이동하는, 그리고 코뼈가 부러진게 굉장히 강조되는 묘사도 반가왔습니다. 시리즈 팬이라면 이런 디테일들은 즐거울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러나 단순 강도 살인 사건에서 스테일이 커지면서 이야기가 산으로 갑니다. 핵 폐기물을 보유한 테러 조직이 미국 캔사스 시골 농장지대에서 암약한다는건 비현실적에요. 최초 피해자가 CIA 지부장급 요원인데, 알고보니 CIA에 잠입한 와디아의 고정간첩이었다던가, 알고보니 카렌이 캔자스시티 지부에서는 알지 못하는 FBI 본부 출신 잠입 요원이었다는 등의 설정도 억지스러웠고요.

설명도 많이 부족합니다. 펌프장에서 맥퀸과 킹이 자기들 차를 타고 오지 않은 이유 등 세세한 디테일들은 설명되지 않거든요. 펌프장에서 피해자가 맥퀸을 공격했던 이유도 불분명합니다. 맥퀸의 정체(잠입 수사 요원)을 알아챘다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맥퀸을 죽일 이유는 없었거든요. 본부로 돌아가 죽이는게 맞지요. 우리편이 훨씬 많으니...
맥퀸의 수사가 이렇게 이어져야 했을 까닭 역시 모르겠습니다. 맥퀸의 GPS 정보만 보아도 테러범들의 본거지는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왜 진작에 타격해서 섬멸하지 않은걸까요? 맥퀸이 사로잡힐 때까지 기다릴 이유는 없었습니다.

우리 쪽 '좋은 사람' 들이 죽어나가는 전개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착한 시골 마을 보안관인 굿맨의 죽음이야 그렇다쳐도, 줄리아 소렌슨이 저격총에 맞아 사망한다는건 황당했어요. 리처의 분노에 불을 붙여 홀로 테러리스트들을 섬멸한다는 이야기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은데, 이런 설정 없이도 리처라면 충분히 혼자서 쳐들어가 악을 물리치고 맥퀸을 구해냈을 겁니다. 지나친 흥미 본위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와디아 조직이 줄리아를 저격해서 죽였다면, 당연히 경계 태세를 강화했어야 했는데 이를 대충 퉁치고 넘어가는 전개도 어설퍼 보였고요.
마지막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카렌이 등장하여 리처를 구해준다는 것도 작위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1.5점에 가까운 2점입니다.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차 주인이 알고보니 살인범'이라는 설정을 살린 수사물이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2013/10/21

이럴수가~! 또 이겼다! 두산베어스 한국 시리즈 진출!

참... 역시나 야구 몰라요. 누가 봐도 LG가 유리한 대전이었는데 3승 1패로 두산이 이겨버리네요. 두산이 잘해서 이겼다기보다는 상대방이 실수한 게 더 크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긴 건 이긴 거니~

전체적인 플레이오프를 간단하게 평해보자면 우선 1차전에 리즈 선수가 나오고 2차전에 류제국 선수가 나왔다면 1, 2차전 모두 LG가 가져갈 확률이 높았고, 2승을 먼저 한 상태였다면 LG가 무난하게 진출했을 텐데 왜 1, 2 선발 순서를 바꿨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누가 봐도 두산은 2차전은 버리는 카드가 나오는 경기인데 리즈 선수를 붙일 이유가 있었을까요? 최소한 리즈 선수를 5차전 경기라면 두 번 활용할 생각은 했어야 했습니다. 리즈 선수는 올 시즌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라면 상위리그로 갈 확률이 높은 만큼 LG로서도 좋은 기회를 놓친 것 같아요. 또 내일이 없는 4차전에서의 투수 기용 역시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우규민 선수를 한 템포 더 빨리 내렸어야 하지 않나 싶고... 물론 봉중근 선수가 갑자기 무너진 탓이 크지만 최종전 같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수비에서만큼은 확실히 두산이 우위라는 것을 여러모로 보여준 시리즈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외야의 두터운 뎁스는 물론 포수 수비력에서는 확실히 두산이 압도한 것 같아요. 특히나 최재훈 선수가 지친 나머지 시리즈 후반에는 도루 저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정신력으로 버텨준 것이 승인의 하나로 생각됩니다. "최재훈 시리즈"라고 불려도 좋은 시리즈였어요. 그에 반해 LG의 윤요섭 - 현재윤 배터리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죠. 특히 5차전 현재윤 선수의 패스트볼은 결정적이었어요. 선발진이 신재웅 선수를 제외하면 모두 잘 버텨준 만큼, 등판조차 하지 못한 정현욱, 신정락 선수 대신 최경철 선수라도 엔트리에 넣었으면 차라리 대타, 대주자 작전에서 조금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많이 아쉽겠더군요.

그 외에 LG는 잔루도 많고 잘 맞은 타구가 호수비에 걸리는 등 전체적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3차전 9회의 2번의 홈보살은 정말이지...

여튼 선수들 모두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그럼 한국시리즈 전망을 해볼까요?
두산은 5차전을 치르지 않아도 되기에 3일이나 되는 휴식시간을 벌은 것은 다행이나 뭐 누가 봐도 삼성이 우세인 시리즈죠. 선발진이 비슷하다고 해도 불펜과 마무리는 그야말로 넘사벽일 뿐더러 타격과 수비는 삼성이 두산에 비해 절대 떨어지는 팀이 아니니까요. 그나마 변수라면 올 시즌 잘해준 김상수 - 조동찬 선수가 못 나온다는 것 정도인데 삼성의 뎁스를 감안한다면, 그리고 시즌 중 백업선수들의 활약을 본다면 크게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두산은 선발진 3명이 돌아간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니퍼트 선수가 부상 후유증인지 별로 좋지 못하고 중간과 불펜은 정말이지 홍상삼 선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줬죠. 삼성전에서는 정말이지 윤명준, 변진수, 오현택 선수가 해줘야 하는데 어떨지...

그러나 팬 입장에서 이겨주면 좋겠지만 LG를 이긴 것으로 이미 올 시즌은 성공한 시즌이라 생각하기에 개인적으로는 정재훈, 홍성흔, 김현수 선수를 엔트리에서 빼고 다른 선수들을 충원하였으면 합니다. 양의지 선수 상태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차라리 빼고 박세혁 선수라도 올리던가요. 어차피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후회는 없게, 그리고 젊은 선수들 경험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보고 싶거든요. (그런 면에서 어제 최주환 선수 스타팅 기용은 굿!)

어쨌거나 당분간 더 야구를 볼 수 있다는 점에 감사드리며, 이제부터는 무리하지 말고 즐기는 야구를 합시다! 파이팅 허슬~두!

2010/09/30

범죄수학 - 리스 하스아우트 / 오혜정 : 별점 3점

범죄 수학 - 6점
리스 하스아우트 지음, 오혜정 옮김, 남호영 감수/Gbrain(작은책방)

주인공인 수학 천재 라비가 지방 검사인 아버지, 시카고 경찰국의 돕슨 과장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13편의 단편이 수록된 수학 추리 단편집입니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수학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것이 주목적인 책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키기 위해 하나의 이야기로 녹여낸 작품을 몇 편 보아왔습니다. '추리'와 접목시킨 책도 "왓슨. 내가 이겼네!"라는 작품이 있었고요. 추리소설 애호가이자 창작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자면, 이러한 책의 핵심은 수학을 추리적인 요소에 잘 녹여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절반 정도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그랜드캐니언의 흰머리 독수리 가족"과 "폭설이 내린 오크가의 아침" 두 편은 수학을 이용한 알리바이 깨기 트릭이 절묘하게 구현되어 있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약간만 내용을 보강한다면 추리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였어요. 그 외의 이야기에서도 도박에서의 확률 계산 같은 요소는 흥미로웠습니다. 충분히 다른 곳에서 활용할 만한 아이디어였습니다. 물론 추리적으로 별로인 이야기들도 있지만, 수학과 결합시켰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웠던 점은 모든 이야기들이 수학적 설명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설명도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트릭을 독자에게 설명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추리물 창작을 추구하는 제 입장에서는 한계로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드 "넘버스"를 보면서 들었던 느낌과 비슷합니다. "넘버스"는 반대로 '수학'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한 것이 단점인데, 결국 창작자는 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겠지요. '수학'에 대해 조금만 더 연구한다면, 정말 좋은 추리물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만,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더욱 커지네요.

빛나는 아이디어도 있고 재미도 있지만, 아무래도 추리 애호가보다는 수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 보기에 적합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수학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분들께 추천합니다.

수록작별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랜드캐니언의 흰머리 독수리 가족"

희귀종인 흰머리 독수리를 잡아간 범인을 잡기 위해 근처에서 운동하던 두 명의 선수가 스쳐 지나간 시간과 각자의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을 토대로 계산하여 거짓 증언을 밝혀내는 내용입니다. 추리물에 그대로 적용해도 괜찮을 수준의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수학적인 공식이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애초에 이 책에 가졌던 기대를 충족시키는 작품이었습니다. 일상적인 분위기도 좋아서 "Q.E.D."가 연상되기도 했습니다.

"카지노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사장 슬릭이 살해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건의 동기가 도박의 확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죠. 등장하는 도박은 '100장의 카드 중 55장은 성공 / 45장은 실패' - '참가자는 항상 판돈의 절반을 걸고 카드를 뒤집어 '성공'이 나오면 돈을 따고 '실패'가 나오면 돈을 잃는다' - '모든 카드를 다 뒤집어야 게임이 끝난다'라는 방식입니다. 수학적인 설명을 통해 '성공'이 64장 있어야 승산이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는데,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조금 응용하면 카드 배틀물에서도 활용할 만한 아이디어라 생각됩니다.

"폭설이 내린 오크가의 아침"

폭설이 내린 날, 유력한 보석 강도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깨기 위해 눈이 내린 시간을 알아내는 이야기입니다. 제설차가 오전 6시부터 눈을 치우기 시작해서 처음 한 시간 동안 4블록을 이동하고, 그다음 한 시간 동안에는 2블록밖에 이동하지 못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미적분을 동원하여 눈이 처음 내리기 시작한 시간을 밝혀냅니다. 알리바이 깨기의 수학적 응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백만 점을 주고 싶을 만큼 좋은 아이디어로 보입니다. 다소 어렵기는 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2016/10/03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 - 유승훈 : 별점 2.5점

다산과 연암, 노름에 빠지다 - 6점 유승훈 지음/살림

한국의 도박사를 다룬 미시사 서적입니다. 도박은 제의와 점술에서부터 출발하였다는 이론에서 시작하여 신라, 백제, 고려, 조선, 근현대에 걸친 각종 도박을 소개해 줍니다. 도박에 관심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주제이지요.

목차는 크게 9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개인적으로는 "윷놀이", 조선을 주름잡았던 "쌍륙"과 "투전"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도박들에 비하면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될 뿐더러, 그동안 관심이 있었던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백제인의 저포, 윷놀이의 조상인가"에서 소개되는 윷놀이는 중국의 저포에 가깝지만 한국에 특화되어 토착화된 것이라는 기원에서부터, 윷놀이판이 하늘의 천체를 상징하며 말이 가는 길은 해가 가는 길로 비유된다는 것, 도개걸윷모의 확률 - 윗면이 곡면이라 확률은 평면 대 곡면이 6:4, 이것을 기준으로 하면 걸-개-윷-도-모 순으로 나오게 됨 -, 윷사위 이름의 유래 - 도: 돼지, 개: 개, 윷: 소, 모: 말, 걸은 다양한 이론 존재 - 등 내용 모두가 흥미로웠습니다.

"양반과 기생, 쌍륙판에서 내기를 벌이다"와 "조선 후기의 투전, 도박의 전성시대를 열다"에서 소개되는 쌍륙과 투전은 고전 소설이나 근대 개화기를 다룬 미시사 서적에서 접했었지만 정체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에 어떤 것인지를 도판과 함께 설명해 주어서 좋았습니다. 하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투전 - 짓고땡과 거의 동일! - 에 비하면 쌍륙은 소개된 내용 정도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 정도면 가려운 데는 충분히 긁어주었습니다. 이성계의 증조부 익조가 여진족과 쌍륙 승부를 할 때 원하는 숫자가 나오도록 조작한 주사위로 야바위를 쳐서 이겼다는 고사와 같이 사료로 확인되는 관련 일화들도 자주 등장하여 재미를 더해주고요.

이어지는 식민지 시기 화투 이야기도 상세합니다. 매국노 이지용의 도박 중독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도 접했었지만, 당시 '골패 세령'이라는 것이 제정되었다는 등 새로운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록 내용 모두가 기대에 값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안압지 출토 주사위를 가지고 풀어나가는 "신라의 귀족, 주사위 놀이로 밤을 지새다"는 근거부터가 도박과는 거리가 있어서 주제에 걸맞지 않습니다. 고려시대의 격구를 스포츠 도박이라고 장황하게 소개하는 "고려시대의 격구는 스포츠 도박이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격구가 도박일 수는 있지만 "스포츠"에 더 가까운 것인데 비약이 너무 심했어요. 현대 이후 고스톱을 다룬 부분 역시 관심사와 다를 뿐더러 내용도 특별하지 않아 실망스러웠습니다.

아울러 저자가 연구자일 뿐 도박과는 거리가 멀다고 고백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앞서 말씀드렸듯 소개되는 도박의 "방법"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 아쉽습니다. 뭐, 비결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묘수 정도는 소개해 주는 것이 좋았을 텐데 말이지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한국 최초의 도박사(史)라는 점에서 의의를 둘 만하지만 내용의 깊이가 아주 깊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도판 및 책의 장정, 디자인은 그냥 무난한 수준이고요. 읽으시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덧붙이자면 출판사가 "살림 지식 총서"로 유명한 살림출판사인데, 흥미로웠던 주제(윷놀이, 투전과 쌍륙)를 살림 지식 총서처럼 분권으로 출간하는게 훨씬 좋았을 겁니다.

2017/01/16

저잣거리의 목소리들 - 이승원 : 별점 3.5점

저잣거리의 목소리들 - 8점
이승원 지음/천년의상상

100년 전 주로 대한민보에 실렸던 시사 만평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전해주는 미시사 서적...으로 알고 읽었는데, 의외로 시사 만평의 비중은 크지 않았던 책입니다. 하지만 굉장히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이유는 이 책을 통해 소개되는 100년전 대한제국의 모습이 현재 시점의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당과 점쟁이 이야기로 시작되는 제 1장부터가 그러합니다. 피난가던 명성황후의 환궁일을 맞춘 무당 진령군과 이를 이용하여 사기를 쳐 먹은 점쟁이 이유인, 그리고 명성황후가 빙의되었다고 굿을 하고 나중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존경하여 추도회를 거행한 무녀 수련이 차례로 등장하는 내용인데, 무당, 점쟁이가 국가 권력을 등에 업고 세도를 부린다는건 최근에 많이 들은 이야기니까요.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이 며느리와 불륜을 저질렀다와 같은 고관대작 매국노들의 스캔들을 다룬 두번째 장 '스캔들'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에요.

5장 '통변'에서는 유명한, 고종의 커피에 독을 탔던 사건이 소개됩니다. 러시아어에 능통했던 통역관 김홍륙이 저지른 일입니다. 김홍륙이 아관파천 이후 권세를 농락하다가 그 정도가 지나쳐 고종 눈 밖에 나서 귀양을 가게 된게 동기고요.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기에 일개 통역이 감히 왕을 시해할 생각을 했는지, 참 할 말이 없습니다(참고로, 그런데 아편 한 냥쭝이 과연 치사량이었을지 궁금합니다. 감히 황제의 독살을 시도한 것 치고는 '아편'은 너무 안전하게 간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김홍륙 외의 다른 통역관, 특히 일본군의 조선인 통역의 악행 역시 화려하게 소개됩니다. 통역들의 행동거지는 개돼지의 활갯짓으로 비판받을 정도였다니 말 다했지요. 읽다보니 작금에 영어를 무기로 승승장구한 몇몇 인사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6장 '만민공동회'에 등장하는 1898년 3월 10일, 만민공동회의 거리 투쟁은 지금의 촛불 집회와 판박이입니다. 당시 서울 인구 17만명 중 1만여명이 종로 네거리로 나와 러시아의 침략 정책을 반대했다고 하는데 정말로 똑같아요. 민심을 받아들인 고종 황제의 일부 개혁, 이후 1898년 10월~11월 관과 민이 모여 국정개혁을 논의한 관민공동회까지의 흐름도 거의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친러 보수파의 흑색 선전과 정치 깡패의 등장이라는 이후 전개 역시 마찬가지지요.
그러나 결국 여러가지 중상모략으로 처절하게 짓밟히고 끝나버렸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100년전 보다는 조금 낫다는게 위안일 뿐입니다. 다행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나름 정보 공유가 지속되고는 있으니까요. 부디 만민공동회의 전철을 뒤따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9장 '생계형 협력자'에서는 생계형 매국노 서창보의 일대기가 그려집니다. 한마디로 요새 언론에 오르내리는 '부역자'입니다. 저자가 표현한대로라면 식민지 조선에서의 '마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그렇다고 주인이 되지는 못하는. 오히려 주인이 되려는 과욕 때문에 명줄이 끊기는 그런 존재요. 작금 부역자들의 삶도 부디 비참하게 끝나면 좋겠습니다.

이렇듯 100년의 시공을 초월해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놀라운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이외에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은데, 몇가지 더 소개해드리자면 우선 7장 '도박'에 소개된 '삼십육계'라는 도박이 있습니다. 판주가 쓴 숫자를 맞추면 30배의 돈을 받고, 숫자를 맞추지 못하면 판돈을 모두 판주가 갖는다는 심플한 도박인데 가난한 서민층, 빈민층에게 유행했다고 합니다. 돈을 거는 사람은 36/1의 확률로 돈을 걸어서 이기면 30배를 받으니 그냥 봐도 판주의 확률이 엄청 높은, 불공정한 도박인데, 이런 사기에 가까운 도박이 성행한 것 부터가 참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10장 '사진'에서 대원군과 추종자들이 만들어 내었다는, 외국인들이 아이를 훔쳐 삶아먹는다는 소문도 재미있었습니다. 일종의 여론 조작인데, 쇄국정책을 주장한 대원군 답습니다. 또 소문의 발단이 '사진기'였다는 것도 흥미로와요. 렌즈를 어린아이의 눈알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니, 지금 보면 어처구니 없지만 또 그런 허황된 상상이 난무하던 당시 현실도 이해가 갑니다.

이렇게 재미는 물론 나름의 가치가 확실한 괜찮은 책인 덕분에 별점은 3.5점입니다. 제가 근대 조선을 다룬 미시사 서적은 다수 접해보았지만, 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책이에요. 감점한 이유는 아주 약간이긴 합니다만 다른 근대를 다룬 서적들과 겹친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분량에 비하면 조금 비싼 가격 때문입니다. 하지만 근대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2018/04/01

넘버스 - 케이스 데블린, 게리 로든 / 정경훈 : 별점 2.5점

넘버스 - 6점
케이스 데블린 & 게리 로든 지음, 정경훈 옮김/바다출판사

"넘버스" 라는 미드가 있습니다. FBI 요원인 형 돈을 수학 천재 동생 찰리가 돕는 내용인데, 이 책은 드라마 속에서 활용된 다양한 수학 이론을 소개해 줍니다. 범죄와 수학 이론의 결합은 제 영원한 관심사 중 하나라서 읽기 전 기대가 컸습니다.

13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모두 "넘버스" 속 에피소드에서 찰리가 설명해 주었던 수학 이론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구성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핫존'을 찾는 이야기로 저도 방영 당시 시청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연쇄 살인범이 다음에 어디서 범행을 저지를지 예측할 수는 없다, 스프링클러의 물방울이 다음에 어디에 떨어질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러나 물방울이 튄 자리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면 스프링클러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있다!"는 이론이지요. 아주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제가 "넘버스" 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이 에피소드가 아주 괜찮았던 덕분이기도 하고요. 드라마에서는 이 공식이 찰리의 창작으로 그려지지만, 책을 통해서 '지리적 프로파일링' 이라고 불리우는 기법으로 공식 원리에서부터 실제 범인 체포 사례까지 상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넘버스 속 스프링클러 비유 역시 이 공식의 창안자 로스모가 즐겨 애용하는 비유라고 하네요.

통계 분석을 범인 기소 및 각종 증명에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왔습니다. 특히 이른바 '통계의 함정' 설명이 재미있었어요. 예를 들어 오클랜드 거주 인구의 35퍼센트만 차지하는 흑인이 교통 단속 건 비중에서 56퍼센트를 차지하는건 인종적 문제를 암시하느냐?는 연구가 있습니다. 답은 당연히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경찰은 우범 지역을 보다 높은 비율로 순찰하는데, 우범 지역에 소수 인종 집단이 더 많이 밀집하기 때문에 당연히 더 높은 비율로 단속에 걸릴 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집 근처에서 사고가 훨씬 더 많이 일어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역시 집 근처라 마음을 놓거나 하기 때문이 아니라 당연히 집 근처에서 운전을 할 일이 가장 많은 탓이지요. 이런 조작 아닌 조작을 많이 접하는 게 현실인데, 앞으로는 통계도 좀 더 면밀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또 '연결 고리 분석' 은 최근 블록 체인 열풍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데이터 마이닝, 신경망과 같은 친숙한 용어도 다수 등장하고요. 

변화의 조짐을 알아내는 '변화 시점 탐지'는 수학 이론보다는 "넘버스" 의 에피소드가 더 기억에 남네요. 수학자인 세이버 매트리션이 선수 자료를 분석하다가, 금지 약물을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을 알 수 있는 수학적 감시 시스템을 고안했다는 이야기라는데 야구 팬으로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었거든요. 이 수학적 감시 시스템은 실제로 존재하며, 현재 '증후군 감시' 등에 이용된다고도 합니다.
아울러 이 이야기는 '미래 예측'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수학은 테러리스트들의 위험 평가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통계 - 확률론입니다. 새로운 자료를 얻을 때 마다 확률이 변한다는 내용인데, 실제 범죄와 밀접하게 사용될 수 있어 보여서 재미있었어요. 이런 수학적 시스템이 실제로 적용되어 운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러가 끊이지 않는걸 보면 과히 성공적인 시스템은 아닌 듯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지만, 완독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유는 너무 어려운 탓입니다. 이론과 설명 모두 어느 수준 이상을 넘어가면(정확하게는 "넘버스" 속 에피소드와 관련된 소개 정도) 이해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어떤 이야기는 설명하고 있는 수학 이론이 어떻게 드라마 속 사건 해결에 이용되는지 그 연결 고리마저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건 책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 공부가 부족한 탓이지요. 하지만 일반인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또 내용의 많은 부분이 통계, 확률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넘버스" 에 활용될 정도로 괜찮은 수학 이론이 그만큼 없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어려운 수학 이론을 되도록 쉽게 설명하려는 저자들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그래도 어려웠기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저같은 일반인보다 수학에 대해 이해도가 높으신 분들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2004/04/09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 벤 메즈리치 / 황해선 : 별점 3점

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 6점
벤 메즈리치 지음, 황해선 옮김/자음과모음
3학년이 된 MIT 전기공학도 케빈은 같은 학교를 중퇴한 피셔와 마르티네즈에 이끌려 ‘동부의 라스베가스’ 애틀랜틱시티로 첫 원정 도박에 따라 나선다. 짧은 시간에 800달러를 딴 것은 우연한 불행의 단초가 아니라, 그를 도박판에 끌어들이려는 치명적 유혹이었다. 
블랙잭 비밀 조직은 뛰어난 두뇌를 지닌 데다 ‘중국계’라는 자격 요건을 갖춘 그를 발탁한다. '동양계 큰 손'이 도박장에서 오히려 어색하지 않다는, 인종적 선입견마저도 철저히 계산에 넣은 것. 조직은 블랙잭의 모든 것을 학구적으로 파헤쳤고, 조직원들은 리더인 MIT 퇴직 교수 로사를 사교(邪敎)집단 교주처럼 숭배했다. 케빈은 카지노를 유린하는 체계적 분업인 '스포터(spotter)', '고릴라', '빅 플레이어' 같은 도박사 수련 단계를 밟아 최고 지위에 오른다. 

평일엔 캠퍼스 모범생, 주말엔 욕망의 천국 라스베가스의 승부사로 위태로운 두 겹의 생활은 짧은 기간 전업(專業) 갬블러 생활을 했지만, 졸업 후 시카고 투자은행에 들어간 뒤에도 계속 되었다. 변장하고 가명을 쓰거나 어리숙한 척 연기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한판 수입 40만달러, 수익률 80% 

이후 조직은 '공룡'으로 커가면서 내홍을 겪고, 케빈을 끌어들였던 피셔가 앞장서 은사인 로사 교수로부터 '젊은 세대의 독립'을 선언한다. "도박사가 해야 할 가장 중대한 결정은 떠나야 할 때를 결정하는 것일세…" 자신이 최저점에 위치해 있다는 승부처에서의 자기 합리화가 중대 결심을 미루게 한다는, 피셔의 고별사가 복선(伏線)으로 깔린다. 

승승장구하던 새 팀에게 그림자 같은 미행이 뒤따른다.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하는 것을 도박사로서의 덕목으로 강요하는 라스베가스의 불문율 탓에, 팀은 시카고나 슈리브포트(루이지애나)로 활동 공간(카지노)을 넓히고 철저한 준비로 라스베이거스를 역습하기도 한다. 그러나 '철옹성' 으로서의 자존심을 잃은 라스베이거스가 고용한 사립 탐정들의 추격과 보복, 그리고 단 25,000달러에 조직의 비밀을 판 배신자 때문에 피 끓는 20대의 5년을 불살랐던 라스베이거스. 1년에 20번 왕복하며 매주말 40시간, 시간당 60판, 모두 4만8000번의 피 말리는 승부를 치렀던 케빈의 삶은 라스베가스를 떠나 벤처기업에 취직함으로써 현실로 돌아온다.
블랙잭(숫자 합계가 17~21 사이에서 높은 패를 쥔 쪽이 승리하는 딜러와의 1대1게임)의 허점을 공략하는 묘수인 '카드 카운팅(card counting)'으로 1990년대 중 후반에 실제로 라스베가스의 카지노에서 수백만 달러를 땄다는 MIT 출신 천재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비교적 자세하게 쓰여진 카드 카운팅 방법이 가장 인상적으로 실제로 도전의식(?)을 불태우더군요. 낮은 점수의 카드를 +1, 높은 점수의 카드를 -1로 하여 그 숫자를 순간적으로 더해서 지수가 높아질 때 판에 뛰어들어 딜러와 승부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입니다. 그 때가 높은 점수 카드가 많이 남았을 때라는 거죠. 그 외에도 순간적으로 여러명의 카드를 분석하여 계산한다던가, 카드 셔플 시 특정 카드의 위치와 순서를 추적한다던가, 팀을 여러 명으로 나누어 운영함으로써 카드 카운팅의 위험을 최소화 하는 방법 등의 여러가지 노하우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수학적인 게임이라는 블랙잭, 펼쳐진 카드로 다음에 나올 카드를 예상할 수 있다는 확률의 법칙이 수학 천재들에 의해 분석되었기에 거의 완벽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죠.

물론 카지노 측이 더 현명하여 자동으로 카드를 섞는 기계나 여러 감시 장치의 도입으로 이러한 방법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카드 카운터를 세심하게 적발하는 등 몰락의 과정도 충실히 묘사됩니다. 실제로 불법도 아니고 단지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을 뿐인 천재들에게 카지노가 가한 응징은 좀 무자비하더군요. 물론 그들의 파워..를 막기에는 멤버들의 힘이 너무나 미약했던 탓이 크겠지만요.

이런 류의 책 치고는 나름대로 교훈적이기도 한데, 보안회사에 인터뷰 차 찾아간 케빈이 카드 카운팅의 우월성을 입증하며 카지노를 나서는 마지막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도박은 하지 않고 그동안 잃어 왔던 것을 되찾기 위해 애쓰지만 한편으로는 카드 카운터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인데 과연 케빈은 도박의 유혹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찾은 것일까요?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여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설득력도 높이 평가할만 하고 꽤 재미있게 읽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수학과 도박, 확률 이론에 관심있으신 분들께서는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덧 : 하나 못 마땅한 것은 카지노에서 큰 금액을 베팅하는 인물은 “동양인” 이라고 하는 설정이더군요. 한국계 가명도 당연히 등장하고요. 졸부 아들들이 얼마나 돈을 흥청망청 써대길래…

2010/11/14

위험한 호기심 - 알렉스 보즈 / 김명주 : 별점 4점

 

위험한 호기심 - 8점
알렉스 보즈 지음, 김명주 옮김/한겨레출판

그동안 진행된 여러 심리 실험 중 흥미롭고 의미 있는 것들만을 짧게 요약하고 정리한 책입니다. 심리 실험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와 비슷하지만, 실험의 의미나 후일담까지 자세히 분석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례를 최대한 많이 소개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진지한 실험뿐만 아니라 가십성 실험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되도록 짧고 재미있게 요약해 놓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데 충실한데, 이것이 단점은 아닙니다. 충분히 재미있었고, 예상보다 유익한 내용도 많아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너무나 유명한 '스키너의 상자', 홀로코스트의 이유를 탐구한 '충격적인 복종 실험', 영화 "익스페리먼트"의 원형이 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키티 제노비스 살인 사건에서 착안한 '구경만 하는 구경꾼' 등 이미 알고 있던 실험들이 많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고 인상적인 실험'을 소개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므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죠.

내용의 깊이는 부족하지만, 흥미롭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만큼 별점은 4점입니다. 이런 유형의 심리학 실험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책에 실린 실험 중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를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페스팅거의 실험"

지구 종말을 예언한 도로시 마틴과 그의 추종자 집단에 잠입하여, 예언이 실패로 끝난 뒤의 상황을 기록한 실험입니다.

사이비 종교를 통해 집단의 믿음을 탐구했으며, 결론적으로 믿음은 끈질기고, 오히려 오류를 먹고 더욱 강해진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한때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다미선교회의 '휴거 사건'이 떠오르더군요.

"지상 최후의 생존자는?"

핵전쟁 이후 바퀴벌레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SF적 주장을 실험을 통해 뒤집었습니다. 바퀴벌레에게 방사능을 쬐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바퀴벌레는 생각보다 오래 살아남지 못하며, 오히려 벌의 한 종류인 '기생봉'이 방사능에 가장 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와인 / 콜라 시음 맛 대결"

와인이든 콜라든, 사람이 '시각'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뇌는 혀로 느끼는 정보보다 시각 자료를 더 신뢰한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와인의 경우, 병을 먼저 보여주면 아무리 전문가라도 화이트 와인에 색소를 탄 것을 전형적인 레드 와인으로 착각했다고 합니다. 또한, 순수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펩시와 코카콜라의 맛을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맛'은 혀보다 광고나 시각적 요소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콜라 브랜드들이 광고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가 이해되네요.

"모차르트 이펙트"

음악이 성인의 시공간 능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킬 수는 있어도, 아이들의 지능이나 학습 성취도를 높인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합니다. 즉, 모차르트 음악을 이용한 아동 교육 사업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입니다.

"코끼리 기억 실험"

'코끼리는 절대 잊지 않는다'는 서양 속설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입니다. 특정 무늬를 선택하면 먹이를 주는 방식으로 학습을 시킨 후, 1년 뒤 같은 실험을 진행했더니 코끼리는 67%의 확률로 정답을 맞혔다고 합니다. 기억력이 상당히 뛰어난 동물임이 입증된 셈이죠.

"기억 전이"

뇌를 먹으면 기억이 옮겨진다는 가설을 검증하려 한 실험입니다. 성공적으로 끝나지는 않았지만, 잠깐이나마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보며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의 한 에피소드("오메가의 성찬")가 떠올랐습니다... 웩!

"수면 학습 효과"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수면 학습은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구리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는 메시지를 들려주었더니 개구리 점프 대회에서 늘 우승했다는 실험 결과도 있었다고 하네요. 저도 자기 전에 영어 회화 파일이라도 틀어봐야겠습니다.

"검은 가방 사나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복면의 사나이를 통해 인간 심리를 분석한 실험입니다.

개인이 익명의 존재가 되면 반사회적인 행동을 더 쉽게 하며, 주변 사람들 역시 익명의 존재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쉬워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익명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면 강한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특성도 있다고 하네요.

이 실험을 보니 '슈퍼히어로'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껴집니다.

"물에 빠진 주인을 구하라"

'명견 래시'에서 착안한 실험으로, 주인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연출하고 개의 반응을 살펴보았습니다. 결과는… 멍멍이는 주인의 생명을 구해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연한 결과일까요?

"타인의 물건"

미국 CSI 등에서 흔히 등장하는, '성폭력 피해자의 몸에서 타인의 음모를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검증한 실험입니다.

과학수사국 직원들이 자신의 배우자와 관계를 맺은 후, 음모를 수거하여 분석한 결과, 타인의 음모가 발견된 확률은 17.3%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달되는 경우보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두 배 더 많았다고 하네요. 다소 애매한 수치군요.

2024/06/30

재난의 세계사 - 루시 존스 / 권예리 : 별점 2.5점

재난의 세계사 - 6점
루시 존스 지음, 권예리 옮김, 홍태경 감수/눌와

폼페이 베수비오산 분화에서 시작하여 비교적 최근인 2011년의 일본 도호쿠 지진까지 총 11개의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자연 재해에 대해 소개하며 설명해 주는 책. 

몰랐던걸 새롭게 알게되는 재미가 컸습니다. 몇 가지 설명드리자면, 폭발만 하지 않는다면 화산은 무척 살기 좋은 환경이라고 하네요. 화산토는 투과성이 높아 물이 잘 빠지고 새로운 영양소가 많아서 작물이 잘 자라는 기름진 경작지가 되며, 화산 주변의 변형된 암석은 훌륭한 천연 요새가 되어 주고 방어에 유리한 골짜기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베수비오산 일대는 로마에서도 손꼽히는 곡창지대였습니다. 유명한 '대 플리니우스'가 베수비오산 분화로 사망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구조차 향했던 도시에서 질식사했습니다. 그래도 질식사가 차라리 나았습니다. 두 번째 분화로 사망한 폼페이 희생자들은 화산설쇄류로 타죽었거든요. 섭씨 260도에 달하는 고온의 증기가 무려 시속 480Km로 이동하여 사람을 덮쳐 닿자마자 사망했습니다. 정말 끔찍합니다.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은 최소 8.5에서 9에 이르는 대지진으로 철학과 과학에 뚜렷한 영향을 남겼습니다. 모든 신자가 교회에 가는 성스러운 날, 교회가 가득찬 아침 미사 시간에 지진이 일어난 것은 단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의미심장해 보였으니까요. 교회에 간 독실한 신자들은 목숨을 잃고, 근처 홍등가 창녀들은 상대적으로 많이 살아남은 까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세상의 불공정함에 대한 인식을 야기하여 기독교 사상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구태여 설명하자면, 교회는 돌로 지었고 홍등가의 집들은 나무로 지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나무는 돌보다도 유연하고 흔들림을 잘 견뎌 사망자가 적었던 것이겠지만요.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지라, 네덜란드 정부가 포르투갈을 도와주지 않은 것처럼 아직까지는 종교의 영향이 강했습니다. 미증유의 재난 앞에서도 네덜란드인들은 칼뱅주의 사상에 따라, 로마 가톨릭의 우상을 숭배한 포르투갈을 신이 벌하였다면 거기에 끼어들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1783~1884년 아이슬란드의 라키 산 분화는 인류역사상 임명피해가 가장 컸던 자연재해로 총 사망자 수는 수백만 명이었고 전 세계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단순히 분화의 직접적인 영향이 아니라 이후 일어난 기후 변화 탓입니다. 극심한 겨울 추위가 찾아왔고, 몬순이 사라져 가뭄과 기근이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화산은 자연재해 중 유일하게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성층권의 기체 조성을 바꾸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기권 하층부는 극지방에서 밀도가 낮아서 아이슬란드 화산은 성층권으로 물질을 보내기도 쉬운 탓에 피해가 더 컸지요. 다행히 화산 폭발의 영향은 곧 사라지기는 했지만, 인간의 온실가스는 현재 진행형이라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중국의 탕산 대지진은 당시 폐쇄적이었던 중국 환경 탓에 외부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오저뚱 사후 4인방이 숙청당한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찍부터 중국 고전에서 지진은 황제가 죽어가는 상황 외에 두 가지 주요 원인으로 음기가 강해져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신하들이 황제의 권력을 빼앗는 경우, 또다른 하나는 여자가 정치에 나서는 경우로요. 4인방, 그리고 중심인물이 마오의 아내 장칭이라는게 이 경우에 해당되어, 인민들의 불신을 사게 되었다는데 꽤 그럴싸 했어요.

미시시피강 홍수 당시의 죄수의 딜레마도 기억에 남습니다. 불어난 강물이 제방에 막대한 압력을 가할 때, 위험에서 마을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맞은편 제방을 부수는 겁니다. 건너편 이웃들을 익사시킴으로써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정말 '딜레마'라는 말이 걸맞는 상황입니다. 놀라운건 뉴올리언스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 - 건너편 제방을 부쉈다 - 는 것이고요.

그리고 이런 재난 상황 발생 시 일어났던 참극도 잘 설명되고 있습니다. 한국인으로 1923년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이 소개된건 참 고마왔어요. 이 책에서는 학살 이유를 전통적인 세계관을 대체할만한 과학 이론이 부족하여 희생양이 필요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작위성에 대한 거부감이 폭력적으로 발현된 주장은 말은 되지만, 그렇다면 그 이후의 인종 차별과 범죄는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는 있습니다. 1927년 미시시피강 홍수 당시에 흑인들을 강제로 잡아다가 제방을 보강하게 시켰다가, 제방이 무너질 때까지 방치해서 수백 명의 흑인들이 죽도록 만든 범죄처럼요. 제방이 무너진 뒤 재방 붕괴지점 근처에 구조를 위해 동원된 배에도 백인과 흑인 모두 동등하게 타지 못했습니다. 간토 대지진 이후 불과 4년 뒤라 세계관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일본과 미국의 당시 사회 특성은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수십년의 차이는 있었을터라, 단지 세계관에 따른 탓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참극과 학살은 인종 차별과 인종 혐오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는걸 분명히 해 주는게 좋았을 거에요.

이외의 토막 상식도 많은데요, 예를 들어 미시시피강 홍수 때 구호활동을 지휘했던 후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던건, 당시 흑인들을 돕겠다고 약속했던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선 후 배신하여 흑인 표를 잃고 루스벨트에게 패하고 말았지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지원금이었던 10억 달러의 연방정부 자금 중 7억 달러가 불분명하게 사용되었다는 것도 새로왔습니다. 그냥 없다고 처리하기에는 너무 큰 돈인데, '잭 리처'가 나서야 하는 사건이 아닌가 싶어요.
지진 자체에 대한 설명도 많은데, 지금도 지진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에는 놀랐습니다. 그리고 규모 5의 지진이 일어난다고 예측했지만 규모 4.7의 지진이 일어났다면 성공한 예측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설명도 새로왔어요. 규모 4.7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규모 5의 두 배이기 때문이라지요. 어차피 지진 관련해서는 확률에 대한 논의를 피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문제를 회피하고 싶어하니까요.

이렇게 재미있는 내용이 많은데, '세계사'라는 제목에 걸맞는 미시사적 관점으로 볼 부분이 많지 않은건 아쉽습니다. 주로 과학과 재해 전, 후의 대책에 대한 주장이 보다 많은 편입니다. 마지막 장은 아예 지진에 대비해야 하는 내용이고요. 앞서 리스본 대지진에서처럼 자연재해가 불러일으킨 결과를 역사적 관점으로 설명해주었으면 더 좋았을겁니다.
설명도 쉽고 친절하지는 않습니다. 도판도 담고 있는 내용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2026/03/20

지뢰 글리코 - 아오사키 유고 / 김은모 : 별점 3점

오타쿠 탐정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의 작가인 ‘헤이세이의 엘러리 퀸’ 아오사키 유고의 단편 연작집입니다. 2024~25년에 걸쳐 일본의 4대 미스터리 랭킹 1위를 휩쓸었던 작품이지요. 저 역시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확실히 재미는 있었습니다.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의 유쾌함과 만화적인 설정, 그리고 치밀한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본격 미스터리를 보다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게임’의 영역으로 끌어왔기 때문입니다.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도 단점을 최소화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 속에는 모두 다섯 가지 게임이 등장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게임이지만, 여기에 약간의 변주를 더했다는 점에서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게임은 ‘정확하게 정해진 조건’ 아래에서 진행되며, 그 조건의 허점을 파악하고 상대를 교묘하게 속이는 플레이어가 승리하게 되고요. 이러한 점 덕분에 단순한 놀이를 넘어 두뇌 게임으로서도 충분한 재미를 전해줍니다. 계단 오르기나 가위바위보에 더해진 약간의 변주만으로 순수한 두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니! 이 아이디어만으로도 여러 랭킹에서 좋은 성과를 얻은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축제 때 좋은 장소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든가, 마음에 들지 않는 카페 주인을 골탕 먹이기 위해서라든가 하는 등 비교적 일상적인 이유인 게임의 목적들도 마음에 듭니다.

주인공인 이모리야 마토도 꽤 매력적으로 그려집니다. 놀라울 정도의 분석력을 지닌 천재이기는 하지만, 게임 이외의 부분에서는 그렇게 기이한 면모를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사연이나 기묘한 습관도 없는, 다소 가벼워 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평범한 여학생입니다. 구누기 선배에게 거는 장난스러운 모습이 본래 모습처럼 느껴질 정도에요. 아래 만화판 이미지처럼요.
친구이자 주요 화자인 고다 역시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하며, 다른 등장인물들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충분히 현실에서 있을 법 합니다.

그러나 사립 세이에쓰 고교와 화폐처럼 유통되는 S칩을 걸고 게임을 벌이는 후반부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특히 마지막에는 거의 1억 엔에 가까운 돈이 걸린 게임까지 등장하는데, 이는 도박 실력이 학교 내 서열을 결정한다는 "카케구루이" 수준의 만화적이고 비현실적인 설정처럼 느껴집니다.
세이에쓰 고교와 얽히면서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예를 들어 학생회장 사부리나 이모리야와 비슷한 수준의 게임 천재인 우키타 에소라 등도 앞서 등장했던 평범한 학생들과는 상당히 다른, 다소 비현실적인 면모를 보여 마음에 들지 않네요. 마토가 세이에쓰의 용벙(?)처럼 활약한다는 여지를 남기는 에필로그도 영 별로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게임을 고도의 두뇌 게임 영역으로 끌어들인 아이디어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등장하는 이야기별 간략한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읽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뢰 글리코 :

학원제 때 옥상의 사용권을 놓고 마토와 학생회의 구누기 선배가 ‘지뢰 글리코’라는 게임으로 대결합니다. 가위바위보로 이긴 플레이어가 3의 배수만큼 계단을 올라가는 게임인데, 서로 계단에 ‘지뢰’를 장치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 마토가 장치한 지뢰에 걸린 구누기 선배가 3연타로 30계단을 미끄러져 패배하고 맙니다.

3의 배수로 올라가는 상황을 이용하는 초반부 전개, 그리고 설치한 지뢰 위치에 선배가 서도록 유도한 마지막 승부는 볼 만합니다. 그러나 구누기 선배가 마토의 지뢰를 모두 밟아 열다섯 계단 차이가 벌어진 뒤 바로 패배 선언이 이어지는 결말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가위나 보로 이기면 여섯 계단씩, 바위로 이기면 세 계단을 올라갈 수 있으니 3연승만 하면 따라잡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두뇌 게임이라면 모를까, 순수한 가위바위보 승부라면 3연승 정도는 그리 낮은 확률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스님 쇠약 :

카루타 카페에 출입 금지당한 카루타부를 위해, 카페 사장과 마토가 백인일수 카루타와 ‘신경 쇠약’을 결합한 ‘스님 쇠약’ 게임으로 승부를 벌입니다.

그런데 ‘두뇌 게임’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장 아쉬운 이야기였습니다. 카페 사장은 카루타 카드에 몰래 표시를 하여 사기 게임을 하고 있었고, 이를 간파한 마토가 카드를 바꿔치기해 승리합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카드 마킹을 새로 한 뒤 바꿔치기한다는 방법 자체도 비현실적이고, 마지막 카드 조합 역시 운의 비중이 너무 큽니다.

차라리 사기를 고발해 망신을 주는 편이 학생들 입장에서는 더 현실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 :

마토를 마음에 들어 한 학생회장 사부리 선배가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리자고 제안합니다. 선배가 이기면 마토는 학생회에 들어가고, 마토가 이기면 선배가 마토의 중학교 동급생 에소라와의 진검 승부를 만들어 준다는 조건입니다.

‘자유 규칙 가위바위보’는 일반적인 가위바위보에 두 명의 플레이어가 각각 ‘독자손’을 추가해 7전 4선승제로 겨루는 게임입니다. 독자손은 형태와 이름을 정하고 그 효과를 설정할 수 있는데, 최소한 한 종류의 손에는 반드시 져야 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세부적인 설정들이 꽤 복잡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마토는 ‘형태가 일치해야 한다’는 조건을 교묘하게 활용해 마지막 대역전승을 이끌어냅니다. 핵심은 중반 이후 고다에게 부탁한 핫초콜릿을 마시기 위해 자연스럽게 왼손으로 가위바위보를 했던 장면입니다. 왼손과 오른손은 전혀 다른 손이므로 사실상 무효가 되어 그 판에서는 패배한 셈이었는데, 사부리 선배는 이를 독자손 설정의 효과로 오해해 마지막에 패배하고 맙니다.

이처럼 평범한 게임에 약간의 변주를 더해 두뇌 게임으로 만든 점이 인상적인 이야기이며, 주어진 조건을 정확히 파악해야 이길 수 있다는 전제도 가장 잘 구현된 작품입니다.

물론 사부리 선배가 이 게임의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제안했던 ‘스네일’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록작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편이라 생각합니다. 별점은 4점입니다.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 :

에소라와의 진검 승부를 마련하기 위해, 먼저 사립 세이에쓰 고교 학생회와 게임을 벌입니다. 그들의 ‘S칩’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승부 게임은 ‘달마 인형이 셈했습니다’로, 방법은 한국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거의 같습니다. 다만 표적(술래)은 몇 개의 단어로 외칠지를 먼저 정하고, 암살자(공격자) 역시 몇 걸음을 움직일지를 미리 선언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사실 게임을 만든 스도는 그동안 잔꾀를 부려 ‘0’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교묘하게 숨겨 왔고, 그 덕분에 항상 승리해 왔습니다. 암살자는 최소 한 걸음이라도 움직이게 마련이니, 그 순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보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모리야는 이 트릭을 간파합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표적에게 여러 가지 제한 조건을 걸어 둡니다. 예를 들어 떡갈나무 정면만 보고 움직여야 한다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그리고는 표적이 보지 못하는 공원 밖으로 돌아 나간 뒤, 떡갈나무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 표적을 붙잡는 데 성공합니다.

주어진 조건을 활용해 승리한다는 두뇌 게임 측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습니다만, 세이에쓰의 오케가와가 엄청난 청력으로 숫자를 추측한다는 설정은 다소 과합니다. 또한 비현실적인 거액이 게임에 걸리는 전개 역시 마음에 들지 않고요. 게다가 스도의 필승법도 소문이 나면 한 번밖에 쓸 수 없다는 점에서 그다지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4 Rooms Poker :

마토가 호적수 에소라와 S칩 전액을 걸고 세 장의 카드로만 패를 만들어 겨루는 포커 게임으로 승부를 벌이게 됩니다.
처음 받은 카드는 버리고 한 번 다시 받을 수 있는데, 일반적인 포커와 다른 점은 플레이어가 제한된 시간 안에 카드를 가지러 네 개의 무늬 방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 방에 놓여 있는 카드 중 원하는 카드를 직접 가져오는 방식이지요.

등장하는 게임 중 조건이 가장 많고 복잡하며 여러 장치들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조건들 가운데 다소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방에 불까지 지른다는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생각되네요.

마지막 승부 역시 아쉽습니다. 아무리 카드의 뒷면을 보지 않았다고 해도, 에소라가 최후의 승부 순간까지 뒷면의 색깔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 탓입니다. 만약 그녀가 마지막 순간에 뒷면을 보고 자신이 들고 있는 카드가 원래의 카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챘다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여기에 모든걸 걸기에는 너무 확률이 낮지 않나 싶어요.

무려 1억이라는 판돈을 쿨하게 포기하는 결말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마토의 성격이 아무리 그렇다 치더라도, 본인은 몸을 팔 생각까지 했는데 그걸 이대로 퉁친다는건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2024/09/29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 이광연 : 별점 2.5점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 6점
이광연 지음/한국문학사

인문학이 문학이나 철학 등 문과 계열 뿐 아니라 수학이나 건축 등 이과 계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걸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청소년용 교양서. 수학이 인간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학문이라는걸 여러가지 알기 쉬운 예제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딸 아이 논술 교재라서 겸사겸사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중 수학 공부와 건축의 원리가 같다는 주장은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건물을 설계하는게 책의 목차라는 주장이요. 수학책에서 목차를 보면 앞으로 공부할 내용이 무엇인지 머릿속에 조감도를 그릴 수 있고, 목차를 알면 이미 50%를 알고 들어간다는데 수학책에서 목차가 중요하다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앞으로 목차를 좀 더 꼼꼼히 보는 습관을 들여야겠어요.
또 기둥이 튼튼해야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데, 수학에서의 기둥은 기하와 대수이며 기하와 대수는 3,000년 전 고대 수학부터 통합되어 있었다는 주장과 매듭이론에 대한 쉬운 설명도 좋았습니다. 이론적으로 완전하게 이해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왜 필요한지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있었습니다.
제 딸은 음악에 대한 설명을 좋아하더군요. 그 중에서도 피타고라스가 음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요. 저는 피보나치수는 장음정 6도와 단음정 6도로 귀로 들어도 아름답다는게 기억에 남습니다. 유튜브로 한 번 찾아보니 과연 그러하네요.
또 음악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에 다양하게 피보나치수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악절을 황금비로 나누는 건데, 이건 과연 무슨 효과가 있었을지 궁금해 집니다.
주식 시장의 엘리엇 파동 원리가 피보나치 수열이고, 블랙 숄즈 방정식은 확률 미적분 이론을 이용해 파생상품 옵션의 가격을 계산한 모델이라는걸 설명해 주는 부분에서는, 가난한 수학자가 이세계에 환생한 뒤, 그곳의 시장 경제를 가지고 노는 환생물이 떠올라 재미있었어요. 용(드래곤)을 파는 시장을 지배해서 수학자가 용왕이 된다!는 그런 이야기,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영화를 가지고 수학에 대해 알려주는 부분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국열차 등을 예로 드는데, 이 중에서 바이러스 감염률 한계 이론에는 놀랐습니다. 100만 명으로 모수가 늘어나면, 정밀도 99%의 검사라도 무려 9,999 명이 잘못 판단된다는데 여태 생각도 못했던 부분이에요.
그 외에도 사이클로이드 곡선은 직선보다 훨씬 빠르게 특정 물체를 이동시킬 수 있어서 겅사면에는 사이클로이드를 적용한다, 동물들, 독수리나 매도 땅 위에 있는 사냥감을 잡을 때 사이클로이드에 가깝게 목표물을 향해 곡선 비행을 한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전통 건축은 전형적인 황금비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금강비(5:7)로 이루어져 있고 이는 서양인보다 상대적으로 동양인이 키가 작아서 황금비보다 작은 비에서 아름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자 모양에서 중국에서 결승법 - 끈을 묶어 수를 표시하는 방법 - 을 썼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지만 뒷부분 이야기는 억지가 심해서 아쉬웠습니다. 대표적인건 삼국지 속 계륵이 암호이며, 이건 수학이는 주장입니다. 암호가 수학일 수는 있지만, 계륵은 수학과는 관련이 없는 심리적인 말장난에 가까우니까요. 또 그 뒤에 이어지는 암호에 대한 이야기는 수학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서 다른 책에서 지겹게 많이 접혔던 내용이 대부분이라 실망스러웠어요.
김삿갓, 이순신과 조선 수군 이야기도 수학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수군에 훈도라는 수군직급이 있고 그들이 각종 계산을 담당했다고 해서 그들이 수학자라는 말도 안되지요. 지금 육군의 관측병들이 모두 수학자인가요? 마방진 이야기도 분량에 비하면 별다른 알맹이는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그림 그리는 얘기도 황금비라든가 외상 예술 같은 건 뻔하고 대단한 수학적인 이론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카르타고를 세웠다는 디도의 문제라던가, 달리의 4차원 그림 같이 그림의 주제가 된 수학 문제를 설명하는게 훨씬 좋았습니다. 이런 쪽으로 방향을 잡있어야 했을텐데 말이지요.

그래도 건질 내용이 없는건 아닙니다. 몇몇 주장은 와 닿기도 했고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수학에 대해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2013/10/01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 공유드립니다.

[소식] 절판본 미스터리 박스(와우북)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 북스피어다운 이벤트군요. 아이디어가 참 괜찮은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이벤트에 포함된 절판도서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적색은 저도 소장한 작품들입니다)

정말 희귀한 작품도 있지만 고려원과 해문쪽 추리걸작선은 아직 구하려면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 증명 시리즈나 스카페타 시리즈같이 재간된 책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 <비밀일기>와 같이 전체 장르와 어울리지 않는 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추첨에 참여해도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할 확률이 더 높아보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제가 앞으로 출판사를 하게 된다면 꼭 따라해보고 싶은 이벤트네요. 저만의 절판본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한번 관리해봐야겠습니다.

참고로 탐나는 작품은 아서 클라크의 "환상특급"과 P.D 제임스 시리즈이며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고르라면 "챔피언 시저의 죽음"과 "레이디킬러"를 꼽겠습니다.

  • 챔피언 시저의 죽음/ 렉스 스타우트/ 이춘열 옮김/ 시공사/ 1995.
  • 신들의 사회/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행복한책읽기/ 2004.
  • 낙원의 샘/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9.
  • 순간의 적/ 로스 맥도널드/ 김연남 옮김/ 홍원/ 1994.
  • 코스믹 러브/ 로저 젤라즈니 외/ 박상준 엮음/ 사울창작/ 1994.
  • 열흘간의 불가사의/ 엘러리 퀸/ 유명우 옮김/ 1994.
  • 앰버 연대기(1, 2, 3, 4, 5)/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예문/ 1999.
  • 에드가상수상작품집Ⅱ/ 엘러리 퀸 외/ 정태원 옮김/ 명지사/ 1998.
  • 두동강이 난 남과여/ 히가시노 게이고 외/ 봉성기획/ 1999.
  • 세계 심령 미스터리 사이키/ 로버트 실버버그 외/ 박상준 역음/ 서울창작/ 1994.
  • 숏컷/ 레이먼드 카버/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집사재/ 1996.
  • 일본 서스펜스 걸작선/ 하라 료 외/ 추리작가협회/ 고려원미디어/ 1993.
  • 환상특급/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4.
  • 디바/ 델라코르타/ 안선덕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스노우 크래쉬(1, 2) 닐 스티븐슨/ 김장환 옮김/ 새와물고기/1996.
  • 플레치/ 그레고리 맥도널드/ 정철호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어서 지킨 약속/ 러브 크래프트 외/ 한경희 편역/ 문학사/ 1994.
  • 인형의 눈(상, 하)/ 베리 우드/ 정영목 옮김/ 동아출판사/ 1994.
  • 천재들의 게임/ F. 폴 윌슨/ 고영휘 옮김/ 십일월출판사/ 1994.
  • 히치콕 서스펜스 걸작선/ 엘리너 설리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4.
  • 결혼해 주세요/ 존 업다이크/ 폴임 옮김/ 밝은세상/ 1993.
  • 죽음의 열립방정식/ 모리무라 세이치/ 정성호 옮김/ 모음사/ 1984.
  • 남아 있는 모든 것/ 패트리샤 콘웰/ 이정환 옮김/ 시공사/ 1994.
  • 두 얼굴의 여자/ 수 크라프튼/ 나채성 옮김/ 큰나무/ 1994.
  • 잔혹한 사랑/ 패트리샤 콘웰/ 정한솔 옮김/ 시공사/ 1993.
  • 검은 휘파람/ 로버트 러들럼/ 홍석연 옮김/ 문지사/ 1998.
  • 호텔 Q의 25시/ 모리무라 세이치/ 정태원 옮김/ 글사랑/ 1995.
  • 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정성호 옮김/ 한겨레/ 2001.
  • 강철군화/ 잭 런던/ 차미례 옮김/ 1989.
  • 영원의 아이(상중하)/ 덴도 아라타/ 김난주 옮김/1999.
  •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김소연 옮김/ 2005.
  • 인간 쓰레기/ 아이작 싱어/ 박원현 옮김/ 고려원/ 1992.
  • 인생을 훔친 여자/ 미야베 미유키/ 박영난 옮김/ 2000.
  • 재앙의 거리/ 엘러리 퀸/ 정태원 옮김/ 1994.
  • 호러 사일런스/ J. G. 발라드 외/ 김성화 옮김/ 1994.
  • 악마 다리/ 코난 도일/ 조용만 옮김/ 학원출판공사/ 1993.
  • 금요일 옷 벗는 도둑/ 마쓰모토 세이초 외/ 정태원 옮김/ 비전/ 1994.
  • 중국 오렌지의 비밀/ 엘러리 퀸/ 이원두 옮김/ 시공사/ 1994.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독 원숭이/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4.
  • 스나크 사냥/ 루이스 캐럴/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7.
  • 두개골의 서/ 로버트 실버버그/ 최내현 옮김/북스피어/ 2006.
  • 비밀일기/ 스우 타운센드/ 배현나 옮김/ 김영사/ 1986.
  • 야수는 죽어야 한다/ 오오야부 하루히코/ 박영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비밀의 문/ 김내성/ 명지사/ 1994.
  • 트리스트란과 별공주 이베인/ 닐 게이먼/ 김명렬 옮김/ 2000.
  • 봐라 달이 뒤를 쫓는다/ 마루야마 겐지/ 김춘미 옮김/ 하늘연못/ 200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별을 쫓는 자/ 로저 젤라즈니/ 김상훈 옮김/ 북스피어/ 2008.
  • 유년기의 끝/ 아서 클라크/ 정영목 옮김/ 시공사/ 2001.
  • 유령의 집/ 헨리 제임스/ 이채윤 옮김/ 데미안/ 2003.
  •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서 클라크/ 김종원 옮김/ 한양출판/ 1994.
  •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로버트 하인라인/ 임창성 옮김/ 잎새/ 1992.
  • 울게 될 거야/ 야마모토 후미오/ 김수현 옮김/ 황금가지/ 2008.
  • 야수들의 밤/ 오시이 마모루/ 황상훈 옮김/ 황금가지/ 2002.
  • 어두컴컴한 물밑에서/ 스즈키 코지/ 윤덕주 옮김/ 씨엔씨미디어/ 1999.
  • 맥널리의 모험/ 로렌스 샌더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 1993.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리더스 다이제스트 걸작추리모음 3/ 존딕슨카 외/ 동아출판사/ 1993.
  • 사이코/ 딘 쿤츠/ 신영희 옮김/ 한뜻/ 1997.
  • 발렌타인의 유산/ 스탠리 엘린/ 고경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태양의 유산(1, 2)/ 아사다 지로/ 한은미 옮김/ 시아/ 2000.
  • 언젠가 바다 깊은 곳으로(1, 2)/ 마루야마 겐지/ 박은주 옮김/ 책세상/ 2000.
  • A2Z/ 야마다 에이미/ 이유정 옮김/ 태동 출판사/ 2004.
  • 보이 A/ 조나단 트리겔/ 이주혜 옮김/ 이레/ 2009.
  • 프로페셔널 킬러/ 토마스 페리/ 최인석 옮김/ 모음사/ 1984.
  • 미드나이트 시즌/ 스티븐 킹/ 공경희 옮김/ 대산/ 1999.
  • 나를 기억하라/ 메리 히긴스 클라크/ 임지현 옮김/ 문학사상사/ 1995.`
  • 흔적/ 패트리샤 콘웰/ 조성은 옮김/ 시공사/ 1996.
  • 마지막 대본/ 미키 스필레인/ 정다빈 옮김/ 홍원/ 1993.
  •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김훈/ 문학동네/ 1995.
  • 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홍은주 옮김/ 북하우드/ 2006.
  • 메두사/ 이노우에 유케히토/ 송영인 옮김/ 시공사/ 1998.
  •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 백민석/ 문학동네/ 2001.
  • 플레이보이 SF걸작선[1]/ 필립 K. 딕 외/ 황금가지/ 2003.
  • 워터멜론 슈가에서/ 리차드 브라우티건/ 최승자 옮김/ 도서출판 민/ 1995.
  • 무서운 사람들/ 얼 스탠리 가드너/ 강성열 옮김/ 세진출판사/ 1991.
  • 파프리카/ 쓰쓰이 야스타카/ 최경희 옮김/ 영림카디털/ 1994.
  • 피의 책/ 클라이브 바커/ 정탄 옮김/ 끌림/ 2008.
  • 고독의 노랫소리/ 덴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5.
  • 소돔의 성자/ 오사와 아리마사/ 이원두 옮김/ 이성/ 1993.
  • 아이스바운드/ 딘 쿤츠/ 안정희 옮김/ 한뜻/ 1996.
  • 불야성/ 하세 세이슈/ 김은아 옮김/ 대원/ 1999.
  • 사요나라 갱들이여/ 다카하시 겐이치로/ 이승진 옮김/ 향연/ 2004.
  • 아내가 마법을 쓴다/ 프리츠 라이버/ 송경아 옮김/ 웅진/ 2007.
  • 어둠(1, 2)/ 제임스 허버트/ 김석희 옮김/ 정신세계사/ 1995.
  • 아웃(1, 2, 3)/ 기리노 나쓰오/ 홍영의 옮김/ 다리미디어/ 1999.
  • 대망(1~10)/ 야마오카 소하치/ 박재희 옮김/ 동서문화사/ 1975.
  • 속삭이는 사람들/ 마가리트 밀러/ 현재훈 옮김/해문/1983.
  • 디미트리오스의 관/ 에릭 앰블러/ 이가형 옮김/ 해문/1986.
  • 판사와 형리/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차경아 옮김/ 문예출판사/ 1988.
  • 부머랭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신용태 옮김/ 해문/ 1988.
  • 서재의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 설영환 옮김/ 해문/ 1989.
  • 연성결(상,하)/ 김용/ 박영창 옮김/ 중원문화사/ 1989.
  • 갈색 옷을 입은 사나이/ 애거서 크리스티/ 김석환 옮김/ 해문/ 1989.
  • 중국 황금 살인 사건/ 로베르트 반 훌릭/ 이동진 옮김/ 삼신각/ 1990.
  • 내가 죽인 소녀/ 료 하라/ 박영 옮김/ 청림출판/ 1990.
  • 녹정기(1~11)/ 김용/ 박영창 옮김/중원문화사/1990.
  • 부자연스러운 주검/ P. D. 제임스/ 차근호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1.
  • 피부 밑의 두개골(1,2)/ P. D. 제임스/ 이명성 옮김/ 일시서적출판사/ 1992.
  • 인간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찌/ 이원두 옮김/ 한길사/ 1991.
  • 제3의 사나이/ 그레엄 그린/ 안흥규 옮김/ 문예출판사/ 1991.
  • 여자에게 맞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박종원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타인의 목/ 조르쥬 심농/ 김수연 옮김/ 일신서적출판사/ 1992.
  • 열쇠 없는 집/ 얼 비거스/ 유명우 옮김/ 한길사/ 1992.
  • 타이태닉 호의 음모/ 도널드 A. 스탠우드/ 이인복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죽은 자와의 결혼/ 윌리엄 아이리시/ 김석환 옮김/ 해문출판사/ 1992.
  • 미드나이트/ 딘 R. 쿤츠/ 조석진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벌거벗은 얼굴/ 시드니 셀던/ 한번웅 옮김/ 신원문화사/ 1993.
  • 컴퓨터의 몸값/ 미요시 도오루/ 권자인 옮김/ 수목출판사/ 1993.
  • 마지막 모험/ 엘모어 레오나드/ 김명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한국 서스펜스 걸작선/ 이상우 외/ 고려원미디어/ 1993.
  • 어스시의 마법사/ 어슐러 K. 르귄/ 윤소영 옮김/ 웅진출판/ 1993.
  • 여형사 K/ 수 그라프톤/ 정한솔 옮김/ 큰나무/ 1994.
  • 쇠못 세 개의 비밀/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4.
  • 경마장의 비밀/ 딕 프랜시스/ 이종인 옮김/ 고려원미디어/1994.
  • 레이디 킬러/ 도가와 마사꼬/ 김갑수 옮김/ 추리문학사/ 1994.
  •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들의 미스터리 걸작선 추리특급/ 엘러리 퀸 엮음/ 정성호 옮김/ 제삼기획/ 1994.
  • 종소리를 삼킨 여자/ 로베르트 반 훌릭/ 이희재 옮김/ 디자인하우스/ 1995.
  • SF 시네피아/ 아서 클라크 외/ 박상준 엮음/ 서울창작/ 1995.
  • 죽음의 편지/ 보브 랜들/ 김훈 엮음/ 고려원미디어/ 1996.
  • 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카인의 아들/ 패트리샤 콘웰/ 이창식 옮김/ 시공사/ 1996.
  • 시귀(1,2,3)/ 오노 후유미/ 임희선 옮김/ 들녘/ 1999.
  • 자본론 범죄/ 칼 마르크스/ 이승은 옮김/ 생각의나무/ 2004.
  • 월간 판타스틱 2008/08 Vol.18/ 페이퍼하우스/ 2008.
  • 만연원년의 풋볼/ 오에 겐자부로/ 박유하 옮김/ 고려원/ 2000.
  • 위대한 세월/ 오에 겐자부로/ 김난주 옮김/ 고려원/ 1995.
  • 핀치러너 조서/ 오에 겐자부로/ 허호 옮김/ 고려원/ 1996.
  • 펠리컨브리프/ 존 그리샴/ 정영목 옮김/ 시공사/ 1994.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정계춘 옮김/ 자유문학사/ 1993.
  • 마지막 파티/ 윌리엄 캐츠/ 정태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6.
  • 복수법정/ 헨리 덴커/ 이상곤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브라질에서 온 소년들/ 아이라 레빈/ 이일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1.
  • 보안관과 도박사/ 엘모어 레오나드/ 이종인 옮김/ 고려원/ 1994.
  • 죽음의 세레나데/ 유우제/ 고려원미디어/ 1994.
  • 맨해턴 특급을 찾아라/ 클라이브 커슬러/ 이원두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독수리는 날아오르다/ 잭 히긴스/ 박주동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3.
  • 라마(6,7)/ 아서 클라크 & 젠트리 리/ 안정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4.
  • 맥널리의 행운/ 로렌스 샌더스/ 이순주 옮김/ 고려원/ 1992.
  • 맥널리의 비밀/ 로렌스 샌더스/ 이일수 옮김/ 고려원/ 1992.
  • 어둠을 울리는 우울한 종소리/앤드루 박스/ 이창식 옮김/ 고려원미디어/1992.
  • 여름으로 가는 문/ 로버트 A. 하인라인/ 이희재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2.
  • 석양에 빛나는 감(1,2)/ 다카무라 가오루/ 홍영의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5.
  • 무죄추정/ 스코트 터로우/ 최승자 옮김/ 대흥/ 1991.
  • 내가 심판한다/ 미키 스필레인/ 황해선 옮김/ 해문/ 1990
  • 거짓 예언자/ 숀 플레네리/ 김갑수 옮김/ 남도/ 1989.
  • 가족사냥/ 텐도 아라타/ 양억관 옮김/ 문학동네/ 2003.
  • 야성의 증명/ 모리무라 세이치/ 김성재 옮김/ 책만드는집/ 1994.
  • 메인 스트리트/ 트리베니안/ 정태원 옮김/ 진음/ 1994.
  • 트럼프 살인사건/ 엘러리 퀸/ 이제중 옮김/ 시공사/ 1995.
  • 어둠의 목소리, 사나이의 목/ 이든 필포츠/ 조르주 심농/ 이가형 옮김/ 하서/ 1981.
  • 두 아내를 가진 남자/ 패트릭 퀜틴/ 심상곤 옮김/ 해문/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