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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0

발칙하고 기발한 사기와 위조의 행진 - 브라이언 이니스 / 이경식 : 별점 3.5점

발칙하고 기발한 사기와 위조의 행진 - 8점
브라이언 이니스 지음, 이경식 옮김/휴먼앤북스(Human&Books)

저명한 범죄관련 저술가 브라이언 이니스의 저서. 출간된지도 몰랐던 책인데, 알고나니 절판되었더군요. 작가의 명성 덕에 항상 읽고 싶다가, 운 좋게 중고 도서를 구하게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역시나 내용은 명불허전! 총 8개 챕터로 고금동서의 다양한 위조와 사기에 대해 집대성하여 알려주는데 정말 기상천외하고 놀라운 사건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위조에 대한 여러 가지 기술을 상세하게 소개해주는 것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요.

모든 이야기가 재미있지만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번째는 영국 1파운드 금화가 시장에서 20달러 정도의 가치가 있지만, 원가는 9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위조하여 유통했던 베라하 사건입니다. 영국 당국이 그가 거주하는 스위스에 범인 인도 요청을 하였지만, 1파운드 금화는 영국에서 더 이상 법률적인 화폐가 아니라는걸 변호사가 증명하여 무죄로 풀려났다고 하네요. 심지어 영국 재무부에서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성격은 다르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와 왠지 유사하기도 한데, 지켜볼 일입니다.

그리고 하워드 휴즈의 자서전을 둘러싼 사기극도 흥미로왔습니다. 멀쩡히 살아있는 나름 영향력 있는 거부의 자서전을 날조해 출판할 생각을 하다니! 읽으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돈을 토해냈다는 이야기는 없고, 작가였던 어빙은 이후 이 사건을 다룬 "거짓말"이라는 책을 출간했다는 후일담을 보고 그럴 법도 하구나 싶었네요. 조금 고생해도 역시 돈이 더 중요한 것이겠죠.

사해 문서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어요. 일찍이 사기꾼과 연결되었던 샤피라라는 인물이 사해 지역 동굴에서 나온 양피지 조각을 대영박물관에 팔았지만, 샤피라의 전력과 조각들의 몇 가지 특징으로 위조범으로 몰린 뒤 자살하였는데, 과연 위조를 한 것 때문에 자살을 한 것인지, 본인의 세계 최대 업적 중 하나가 폄하된 것에 대한 분개인지는 알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진짜로 사해 쿰란에서 샤피라가 가지고 있던 양피지 조각 같은게 발견되었기 때문인데, 최초 공개되었던 15장의 양피지 조각은 모두 사라졌다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설적 사기꾼 폰 루스티그가 알 카포네에게 친 일종의 "정직한 사기?"는 5만 달러를 주면 두 배를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기간이 되자 작전이 실패했다며 1,000달러 지폐 50장, 5만 달러를 그대로 가져다 준 사기입니다. 알 카포네가 이유를 묻자 이 돈만 빼고는 알거지가 되었다고 고백했고, 이에 알 카포네는 다섯 장의 지폐를 뽑아서 건네주었다고 하네요. 이거야말로 범죄가 아닌 범죄, 그야말로 궁극의 사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기꾼 '옐로우 키드' 웨일의 사기 행각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 하나는 영화 "스팅"의 실제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기입니다. 웨일은 얼뜨기 부자를 꼬드겼습니다. 전화 통보 담당자를 매수하여 경마 결과를 2~3분 늦게 알려주게 한 뒤, 그 사이에 마권을 사게 해 주겠다면서요. 그 뒤 마권 영업장을 가짜로 꾸며낸 뒤, 마권을 부자가 살 시점에 소동을 일으켜 사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권을 못 산 건 부자 잘못이고, 전화 통보 담당자라던가 다른 동료들에게 줄 돈과 여러 손해 배상 명목으로 원금의 세 배 정도를 뜯어내었다고 합니다. 웃긴 건, 얼뜨기 부자가 돈을 뜯기고 나서도 웨일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 한번 더 합시다."

그 외에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들의 최신 정보를 접하게 된 것도 수확인데, 예를 들면 아나스타샤를 자칭한 안나 앤더슨의 정체는 역시나 아나스타샤가 아니라 폴란드 처녀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는 등입니다. 이른바 "오파츠"라고 불리는 아즈텍의 수정 두개골에 현대의 연마기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더욱 자세한 설명 및 충실한 도판, 비교적 근래 출간된 책답게 후일담도 충실히 기술하고 있다는 차이점은 있지만 - 에펠탑을 팔아넘긴 사기꾼의 말로, 히틀러의 일기를 위조한 사기꾼의 말로 등은 처음 본 것 같긴 합니다 -, 어렸을 때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무슨 백과사전류에서 읽었던 것들부터 시작해서 다른 여러 책, 최근에는 "정말이야?"와 같은 책들에서 접했던 내용이 많다는건 아쉽습니다.  

이렇게 다른 책에서 접한 이야기가 많기에 약간 감점하여 별점은 3.5점입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추천작입니다. 추리, 호러 계열 장르문학과 전문가 속성의 만화와 자료들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딱 맞는 책이었어요. "위조"와 "사기"라는 범죄의 전문가들 이야기일 뿐 아니라, 여러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담뿍 담겨 있는 단편집 속성도 갖추고 있으니까요. "갤러리 페이크"를 재미있게 읽으신 분들께서는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쿠로사기"의 팬분들도 마찬가지에요.

2020/05/05

C.M.B. 박물관 사건목록(씨엠비) 36 - 카토우 모토히로 : 별점 3.5점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6 - 8점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의 의사" 

티벳 불교 색채가 진하게 남아있는 인도 라다크 지방에 방문한 신라는, 전통 의료인 '아무치' 얀단의 부탁으로 보물 찾기에 나섰다. 서양 의학도 배우고 싶어하는 얀단을 돕기 위해 스승 챤단이 귀한 약재를 팔아 학비를 대 주기로 했지만, 급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탓에 약재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C.M.B 스러운 현학적인 즐거움이 가득했던 작품입니다. 등장인물의 직업인 티벳 전통 의료인과 이야기의 무대인 히말라야 산, 보물을 노리는 마을 사람들을 현혹하는 속임수로 쓰이는 산 산호 등에 대해서도 특유의 만화적이면서도 친절한 설명으로 쉽게 전해주는 덕분입니다. 특히 티벳 불교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가 많은데, 만다라와 전통 사원의 스투파, 챠크라와 같은 해당 정보가 보물을 감춘 장소와 연결된다는 점이 아주 돋보어요. 만다라와 사원 바닥의 챠크라라는 단서를 눈치챈 뒤, 챠크라는 '문을 밖으로 여는 것' 인데 사원의 문은 안으로 밀어 열기 때문에, 밖으로 밀면 숨겨진 장소가 나온다는 추리가 꽤 그럴듯했거든요. 사원의 문을 밖으로 미는 장면은 가슴이 두근거릴만큼 멋졌고요.

딱히 범죄라는게 등장하지도 않고, 보물이 숨겨진 장소에 대해 여러가지 알아낼 방법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 일단 벽이 비 정상적으로 두껍잖아요? - 추리보다 지식 전달 측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완성도는 충분합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루바이야트 이야기"

오마르 하이얌의 4행 시집인 '루바이야트'를 둘러싼 살인극을 다룬 작품입니다. C.M.B로는 이례적으로 2화 분량을 사용해가며 조금 긴 호흡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11세기 사마르칸트에서의 이스마일파 하산과 그의 친구 오마르의 이야기와, 현대에서 벌어진 살인과 루바이야트를 둘러싼 음모를 모두 다루기에는 어느 정도의 분량이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핵심 소재인 '루바이야트'라는 시집의 존재에 대한 정보는 기대에 값합니다. 상세할 뿐 아니라, 그 유래와 현재까지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으니까요. 이를 이스마일파의 하산, 아사신, '산의 노인'과 연결시키는 과감한 아이디어 역시 돋보였고요. 

추리적으로도 나쁘지 않습니다. 트릭이 꽤 괜찮은 덕분입니다. 첫 번째 밀실 트릭, 즉 완벽하게 잠겨진 공간에서 칼에 찔려 살해된 상황은 '창'을 이용한 것인데 꽤 현실적이라 설득력이 높습니다. 높은 탑에서 사람을 밀어서 추락사시킨 트릭은, 탑 아래에서 발판이 되는 판자를 들어 올린 것으로 이 역시 그럴듯했어요. 사람이 민 것처럼 꾸미기 위해 윗 옷에 손자욱을 남겨 따로 유기한 작전도 나쁘지 않았고요. 사소한 말 실수가 범인을 드러내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는 이야기는 다른 에피소드들에서도 많이 등장했었죠. 그러나 다른 에피소드의 경우, 억지스러운 말 실수도 많았는데 이 작품에서는 합리적입니다. 범인의 말 실수는 가짜 루바이야트를 담고 있던 물건을 가방도 아니고, 상자도 아닌 일본식 '보자기'로 표현했던 것인데, 이는 물건을 담아 온 피해자가 일본인이었던 덕분으로 서양인은 알기 어려운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 번째 사건 현장의 나이프가 흉기가 아니라는걸 경찰이 눈치채지 못했다는건 아무리 이국 경찰의 부실 수사로 치부하더라도 문제가 있는건 사실입니다. "미스터리 민속 탐정 야쿠모"에서 더 멋진 방법으로 같은 트릭이 사용되기도 했지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두 번째 트릭이 사용된 사건입니다. 트릭을 이용해 '사고 현장인 탑에 올라간 사람은 없다'는 상황을 만드는게 범인에게 딱히 도움이 되는게 없거든요. 추락사한 플럼과 범인 로즈의 대립이 살짝 있기는 했지만, 로즈의 목적인 루바이야트 발굴은 이미 시작된거나 다름 없으니 그녀가 이런 범행을 저지를 이유도 없어요. 차라리 트릭을 사용하지 않고 '자살'로 꾸몄다면 억지스러워도 말은 되는데, 가공의 범인을 꾸며낼 이유 역시 없습니다. 첫 번째 사건에서 밀실이 된 건 범인의 의도가 아니라 피해자가 들고있던 나이프가 흉기로 오해된 까닭으로, 여기에 맛들인 범인이 불필요한 단서를 추가했다는게 이유라고 설명되는데, 사고사나 자살을 구태여 살인으로 위장할 필요는? 당연히 없습니다.

즉, 트릭은 좋았지만 실제 범행에 사용될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실패한 셈입니다. 트릭이 아깝네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카스미장 사건"

경시청 형사 타나바다는 부랑자로부터 '카스미장'이라는 아파트 관리인이 최근 보이지 않는다는 정보를 들었다. 조사를 나선 그녀와 동료는 관리인의 아들을 만났고, 들어간 카스미 장에서 혈흔 등의 범죄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아들은 카스미 장의 위치가 좋다는 이유로 수상한 부동산 업자가 아파트를 팔 것을 강요했다고 말했고, 부동산 회사에서는 무언가를 파묻은 도구를 보게 되었다. 이를 사건화하기 위해 사체를 찾아내야 하는 타나바다는 부동산 회사에서 가져온 흙을 신라에게 전달하여 사체 은닉 장소를 알아내려 하는데...

이전 작품에서 등장했던 신참 형사 타나바다가 등장하는 사기극입니다. 카스미장 아파트 관리인은 자기 발로 사라진 것이며, 아들은 아들을 자칭한 사기꾼으로 사체 발견 뒤 경찰에 의해 아들임이 공인되어 당당하게 아파트를 매매하려 했다는 진상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타나바다 등이 발견한 관리인의 사체 일부는 사기꾼의 아버지 손목이었습니다. 사기꾼이 진작에 자연사하여 매장되었던 자신의 아버지 사체의 손목만 관리인의 시체처럼 위장하여 암매장한거죠. DNA 검사를 통해 사기꾼 자신이 시신의 혈육으로 당당하게 인정받기 위함으로, 이를 위해 카스미 장과 꾸며낸 가짜 부동산 회사 등에 여러가지 조작한 단서를 남겨 놓은 것이었습니다. 타나바다 등은 이에 홀랑 속아 넘어갔고요.

또 조작에 말려들어 사기꾼의 계획대로 행동하던 타나바다가, 마지막에 '형사의 감'은 무엇이 진짜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는 선배 형사의 충고를 토대로 진상을 풀어낸다는 결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형사의 감'이 대관절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해답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본인 스스로 정답이라고 생각할 때까지 생각해 본 결과로, 단순한 '감'은 아닌 것이죠.

그러나 이야기를 무리하게 C.M.B 스럽게 만들기 위한 억지는 조금 거슬렸습니다. 대표적인게 부동산에 약간의 흙더미를 남겨 놓은 걸로 경찰이 사체(로 위장한 손목) 를 찾게 한다는 조작입니다. 이 흙더미에서 신라가 특정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곤충을 발견하여 암매장한 장소를 알아낸다는건데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되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강원도 산간 일대에 서식하는 곤충이다" 정도의 정보로 달랑 형사 2 명이 암매장한 손목을 발견한다?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보다 많은, 다른 정보가 필요했어요. 예를 들면 부동산 회사 차량이 어느 국도를 이용했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본 편 이야기는 좋았는데, 무리한 시리즈화로 오히려 감점 요인이 생겼다는 점에서 무척 안타까왔던 작품입니다. 별점은 3.5점입니다. 차라리 신라가 등장하지 않고 우직한 경찰의 수사로 암매장 장소를 발견했다고 하면 별점 4점 이상은 충분했을겁니다.

그래도 3편 모두 평균한 별점은 3.5점. 간만에 재미와 정보 제공, 추리 요소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 권에서도 이 분위기 쭉 이어가 주었으면 합니다.

2005/11/16

O.헨리 미스터리 걸작선 꼭두각시 인형 - O.헨리 / 서계인 : 별점 3점

꼭두각시 인형 - 6점
0. 헨리 지음/지문사
이 책을 추리 관련 쟝르로 구분해야 할려나... 단편의 제왕 O.헨리의 미스터리 성향의 단편만 모아놓은 단편집입니다.

흔하게 접하는 "마지막 잎새"류의 작품이 아니라 제가 접해 보지 않은 작품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목차는 크게 3개로 구분되는데 이것저것 다양한 이야기가 섞여있는 "사형수의 꿈" 챕터, "사기꾼 제프 피터스" 시리즈 챕터, 그리고 "명탐정 샘록 죤스" 시리즈 챕터입니다. 이 중 처음 접한 "사기꾼 제프 피터스" 시리즈는 전체적으로 사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짤막하게 담고 있는데 유머와 위트, 반전이 제법 괜찮은 시리즈더군요. "샘록 죤스" 시리즈도 인터넷 상의 번역으로 접해보긴 했었지만 정식 책으로 읽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홈즈를 제대로 패러디하고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일어 중역본인지 영문 직역본인지는 모르겠지만 번역이 깔끔합다는 것도 높이 평가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캐롤웨이의 암호"는 "암호 미스터리 걸작선"에 실려있기는 하지만 번역이 당쵀 이해 불가능한 수준이었던데 반해, 이 책은 최소한 내용전달은 확실하게 해 주고 있거든요.

개인적인 베스트는 추리적인 요소로 따진다면 간단한 보물 찾기 트릭이 등장하는 "숨겨진 보물", 특이한 인물 바꿔치기 트릭이라 할 수 있는 "X양의 고백", 여태 본것중 가장 기발하며 미국적이기 까지 한 암호 미스터리 트릭인 "캐롤웨이의 암호", 자신의 범죄를 증명하려는 범인이 등장하는 "허영과 모피", 그리고 괜찮은 착상의 보석 절도 트릭물인 "부정의 증명"을 꼽고 싶으며 사기꾼 제프 피터스 시리즈 중에서 "사기꾼의 양심"과 "외딴섬의 사업가", 제일 기발한 사기극인 "돼지의 윤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홈즈의 귀납법 추리방식을 여지없이 비꼬면서도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는 샘록 죤스 시리즈는 다 괜찮았어요. O.헨리 특유의 반전이 잘 살아있는 작품으로는 "추수감사제의 두 신사"와 "평화의 옷"을 꼽고 싶네요.

결론내지라면, 전체적으로 O.헨리 특유의 유머와 조크가 넘치면서도 나름 반전과 추리적 요소가 번뜩이는 작품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집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단편이라는 분야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20세기 초반의 미국을 잘 대변하는 O.헨리 특유의 짤막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작품이 가득하니 누가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10/01/28

클로버의 악당들 - 퍼시벌 와일드 / 정태원 : 별점 4점

클로버의 악당들 - 8점
퍼시벌 와일드 지음, 정태원 옮김/태동출판사

1900년대 초반의 미국을 무대로, 어렸을 때 집을 뛰쳐나와 6년간 프로도박사로 활동하다가 코네디컷에 농부로 눌러 앉은 25살의 빌 파믈리가 친구이자 주로 "사건"을 일으키는 트러블메이커를 전담하는 토니 클랙혼과 함께 사기 도박을 밝혀낸다는 류의 총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유쾌한 단편집입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퀸의 정원"의 "제 1기 근대"에 포와로, 뤼팽, 피터경 등과 함께 분류되어 있으며, 수록작 중 몇 안되는 국내 출간작이기도 합니다. "퀸의 정원" 분류표에서도 H.Q.S, 즉 역사적 중요성, 문학적 가치, 입수 곤란하다는 3관왕을 달성하고 있네요. 국내 출간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는데 저도 이번에야 알고 냉큼 구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일단 "퀸의 정원"에 선정된 작품답게 추리적인 내용이 상당히 비범한 편입니다. 사기 도박을 밝혀낸다는 것이 범죄자가 완벽하게 만들어 놓은 범죄를 몇 안되는 단서를 통해 탐정이 밝혀내는 추리의 과정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일 텐데요. (뭐 사기 도박이 아니라 사기라는 범죄를 밝혀내는 여러 작품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이러한 작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교한 사기"가 무려 100여년 전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한 점이겠죠. 주로 다양한 장치 트릭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장치를 뒤집어 써먹는다던가 하는 두뇌싸움도 효과적으로 써먹고 있다는 것도 재미를 더해주고요.

또한 1900년대 초반 발표된 작품이지만 뭔가 개척시대의 유쾌한 도박사 일당 이야기 - 매버릭 - 와 같은 시끌벅쩍 유쾌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와 더불어 젊지만 느물느물한 속을 알 수 없는 고수이자 장난꾸러기인 주인공 빌 파믈리, 사고뭉치에 주제를 파악할 줄도 모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멍청이인 토니 클랙혼 등 등장인물들도 톡톡 튀며 재치있는 대사와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넘치는 것이 왠지 예전에 읽었던 "O.헨리의 미스터리 걸작선" 느낌을 가져다 주더군요.

추리 애호가 뿐만 아니라 오 헨리의 팬이시라면 한번 읽어보셔도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네요. 별점은 4점. (솔직히 희귀하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긴 했습니다^^)

아울러 국내 추리문학을 위해 노력하시는 정태원 선생님이 손수 구한 책을 가지고 번역하신 것이라 더욱 뜻깊은 작품이기도 한데, 앞으로도 이런 고전 명작들이 번역 출간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작품 해설을 통해 알려주신 이 작가의 다른 대표작인 검시재판이나 탐정 피트 모란 시리즈라면 더할나위 없겠죠.

심벌 (The Symbol)
집을 뛰쳐나와 도박사로 먹고살던 빌 파믈리가 고향 코네티컷에 돌아가 아버지와 포커 승부를 벌인 뒤 개심하여 농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시리즈의 서두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빌이라는 주인공의 성장 배경을 독자에게 알려주는 핵심 이야기로 두건의 사기 도박이 등장합니다.
첫번째는 빌이 벌이는 사기도박으로 카드 바꿔치기에 대한 내용으로 별다른 건 없습니다. 두번째 아버지와의 승부는 빌이 카드를 조작하지만 결국 아버지의 "정직한 승부"에 패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갑작스러운 빌의 난조가 명쾌하게 설명되지는 않지만 승부 자체도 재미있고 부자의 관계 회복도 설득력 있는 작품이죠.

사기꾼의 카드 (The Run of the Cards)
빌 파믈리가 토니 클랙혼과 만나는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사기 도박으로 거액을 잃은 토니의 아내와 우연히 만나게 된 빌이 토니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그를 도와주게 된다는 내용입니다.'사기 방법에 대한 단서 제공도 공정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포커 승부 자체가 굉장히 박진감있게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죠. 마지막의 상대방의 사기를 역으로 공격하여 승리하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마지막 공정한 승부에 대한 짤막한 반전도 인상적이고요. 별점 5점짜리 단편입니다.

포커 도그 (The Poker Dog)
토니가 또다시 처남 테드와 함께 사기에 걸려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빌은 슈워츠라는 그 사기꾼과 대결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가 정작 토니에게 부탁한 것은 개를 한마리 사달라고 한 것 뿐.
전보로 시작하는 유쾌한 서두 - 완벽한 사기꾼 슈워츠에 대한 묘사로 분위기 고조 -갑작스러운 빌의 강아지 찾기를 통한 의외성 도출 - 마지막 승부에서의 화끈한 결말 이라는 기-승-전-결 에 충실한 교과서같은 단편입니다. 운에 의지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었는데, 이런게 완벽한 기승전결의 힘이겠죠.

레드 앤 블랙 (Red and Black)
부자이지만 천하의 싸가지 덩어리인 휘트니가 룰렛에서 큰 돈을 잃고 토니와 그의 친구 빌에게 사건 해결을 의뢰하는 이야기.
이번편 부터 의뢰를 통한 본격적인 "사기꾼 박살내기" 시리즈로 돌입하게 됩니다. 전편들과는 달리 "룰렛"이 등장하고 이를 파헤치기 위한 도구 역시 카메라와 쌍안경을 조합한 장치라는 점이 특이하더군요. 사실 사기행각보다는 휘트니라는 싸가지의 행동거지와 말로를 보는게 더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양심의 문제 (A Case of Conscience)
유서깊은, 그래서 회원이라는 것이 명예인 "윈저클럽" 회원인 토니는 항상 있는 필 터너와 램지 폴웰의 카드게임에서 램지 폴웰이 언제나 일방적으로 진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잘 모르는 "카지노"라는 카드 게임을 소재로 했기에 몰입하기가 약간은 힘들었지만 미덕이 넘치는 반전 탓에 (그래서 지나칠 정도로 오 헨리 스럽긴 했지만) 훈훈한 느낌이 전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역시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고 말이죠. 사고뭉치 토니의 캐릭터가 극단적일 정도로 부상하기에 짜증까지 나기는 했습니다만, 뭐 원래 이런 캐릭터니까요.^^

초보의 행운 (Beginner's Luck)
피트 커니라는 도박사의 사기를 밝혀달라는 앨런 그레이엄의 편지를 받은 빌과 토니. 빌은 자기 대신 토니를 보내며 여러가지 조언을 해 준다.
캐릭터 바꿔치기의 묘미와 더불어 반전을 거듭하는 줄거리가 인상적인 좋은 작품입니다. 혼자 착각한 토니의 좌충우돌이 굉장히 웃기기도 하고요. 무적의 갬블러 피트의 비결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약간 아쉽지만 별점 4점은 너끈할 것 같네요.

불기둥 (The Pillar of Fire)
해변가에서 포커를 하는 특이한 섬 리그스에 빌과 토니가 참가한다. 하지만 빌 파믈리는 연이어 대패하고, 수영복만 입은 해변가에서 그 어떤 사기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는 난감함에 처하는데...
빌 파믈리가 한번 궁지에 몰리는 전개가 이색적인 단편입니다. 그런데 독자에게 너무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해 준 탓에 사기의 방법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결말이 화끈해서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덧붙이자면, 작품 내 등장하는 "최고의 독심술 마법"은 다른 책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작품내에서 제대로 써먹었더군요.

붉은 느릅나무 (Slippery Elm)
J 햄프톤 후지스트라튼이라는 이름의 사나이가 메트로폴리턴 체스 클럽에 입회한다. 그리고 그는 강자들을 차례로 꺽으며 강자로 부상하지만 모든 회원들은 그를 미워한다.
빌이 29달러 55센트의 사례금을 받고 뛰어든 이색 사건. 즉 후지스트라튼을 클럽에서 쫓아내기 위한 체스 사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거창한 천국 입장을 다루며 시작하는 분위기부터 오 헨리 스타일의 작품인데 이후의 전개도 치밀하고 마지막 승부에 대한 조작 및 결말까지 완벽해서 재미있게 읽은 작품입니다. 역시나 별점 4점은 충분하겠죠.^^

타락 천사의 모험
브리지에서 항상 이기는 테리스를 조사해 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을 수락한 토니는 사기수법을 지적하지만 외려 역공을 당한다...
일단 이 작품은 원본 단편집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국내 출판본만의 특전과 같은 작품입니다. 일단 정태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작품은 브리지 사기 수사에서 의외로 포커 클럽인 히말라야 클럽의 과거 사기사건으로 이동하여 전개되는 내용으로 사기꾼의 집념이 잘 그려진 독특한 작품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데 정말 사기의 세계란 대단한 거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테리스가 사기를 쳤는지 안 쳤는지도 불분명한 등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듯 싶어서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약간 처지긴 하더군요. 그냥저냥한 평작이었습니다.

2023/06/23

까마귀의 엄지 - 미치오 슈스케 / 유은정 : 별점 2.5점

까마귀의 엄지 - 6점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문학동네

<<아래 리뷰에는 진상, 반전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케자와는 실수로 직장 동료 빚을 떠앉은 뒤 사채를 끌어쓰다가 몰락하고 사채업자 밑에서 일하게 되었다. 채무자의 남은 돈을 쥐어짜는 일이었다. 그러다 한 편모 가정의 어머니가 자살한 뒤 다카자와는 충격을 받고 조직의 비밀 서류를 빼돌려 경찰에 신고했다. 조직은 괴멸되고 두목 히구치는 체포되었지만, 다케자와는 보복을 당해 열두살 딸 사요를 잃고 말았다.
7년이 흘러 다케자와는 똑같이 사채로 아내를 잃은 데쓰와 팀을 이루어 자잘한 사기를 저지르며 먹고 살았다. 다케자와 때문에 자살한 여자의 딸들 - 마히로, 야히로 - 과 그 남자친구 -간타로 - 와 우연찮게 동거하던 중, 다케자와를 노리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히구치의 복수임을 직감한 다케자와는 도망치려 했지만, 데쓰와 마히로, 야히로, 간타로의 조언과 도움으로 반격을 결심했다.
도청 장치를 설치한 선불폰을 이용하여 사채 조직의 계좌 정보를 빼낸 뒤, 도청 탐지 업체를 위장하여 조직에 잠입하여 금고 속 현금을 털 계획을 세웠고, 5명 모두가 역할을 맡고 실행에 나서는데....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은 여태까지 모두 일곱 권 읽어보았습니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은 좋았지만, 그 외는 대체로 그냥저냥이었어요. 서술 트릭과 무리한 설정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던 탓입니다. 그래도 이 작품은 이런저런 랭킹에서 추천했고, 아베 히로시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된 적이 있는 대표작이기에 관심이 가던 차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작품은 크게 심각한 사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전반부, 유쾌한 범죄를 그리는 후반부로 나뉩니다. 전반부에서 묘사되는 다케자와와 데쓰의 과거는 사채가 원흉이 된 가족의 파멸이라는 점에서 <<화차>>를 떠오르게 만드는데, 중반 이후 분위기는 돌변합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개성을 뽐내며, 비교적 유쾌하게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외눈박이 원숭이>>와 비슷하게요. 또 다케자와 일당이 히구치 조직의 돈을 빼돌리려고 한탕 작전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은 <<스팅>>이나 <<뉴욕을 털어라>>와 같은 케이퍼 소설 - 범죄자가 주인공으로 범죄를 유쾌하고 가볍게 다룬 소설 - 이라고 보아도 무방하고요.

그런데 전반부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다케자와가 빚을 진 이유는 본인 실수입니다. 무고한 소시민이 사채의 늪에 빠져든게 아니라요. 일종의 사기를 당한거긴 하지만, 누구 탓을 할 건 못됩니다. 빚을 졌으면 갚아야죠.
게다가 딸마저 잃고 좌절한 다케자와가 '사기'로 먹고 살게 되었다는건 최악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등쳐먹는 사기꾼이야말로 사채업자보다 더 나쁜, 최악의 인물 아닌가요?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던들, 현재의 사기 행위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자잘한 범죄를 통해 기획력, 행동력을 선보이며 마지막 큰 '한탕'을 계획할만한 인물이라는걸 설명하기 위한 어쩔 수 없던 설정이라 생각되는데, 감정이입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사기꾼 주인공이 나올 수는 있어요. 다만 그럴거라면, <<스팅>> 처럼 대놓고 범죄물로 그리는게 나았을겁니다. 괜히 사채업자의 피해자라는 설정을 덧붙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이야기와 별 관계도 없고요.
자잘한 사기 행각 - 은행에서 출금한 손님의 현금을 빼돌리는 사기, 데쓰와 다케자와가 처음 만날 때 데쓰가 저질렀던 자물쇠 교체 사기, 전당포를 이용한 사기 등 - 도 재미는 있었지만 치밀하고 잘 짜여진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아울러 <<외눈박이 원숭이>>가 떠오르는 다소 과장된 인물 설정도 감정이입을 방해합니다. 다케자와와 데쓰 외에는 비현실적인 인물들인 탓입니다. 화룡정점은 마술사 간타로입니다. 말투와 행동 묘사 모두가 도저히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같지 않았어요.

그래도 후반부 한탕 작전은 꽤 재미있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그럴싸한 단계를 거치면서 상당한 설득력을 보여주는 덕분이지요. 흥미진진하기도 하고요.
  1. 일당은 싼 가격으로 유혹하여 히구치의 사채 조직이 도청 장치를 심어놓은 선불폰을 구입하게 만들었다.
  2. 도청으로 사채 조직의 계좌 번호를 빼 낸 뒤, 이를 알리는 편지를 보내어 계좌 속 현금을 사무실에 보관하게 만든다.
  3. 도청 감지 업체를 위장하여 사무실에 잠입한 뒤, 금고 속에 도청 장치가 있다고 속여 금고를 열게 만든다.
  4. 장난감 총을 진짜처럼 보이도록 속여 돈을 강탈한다.
  5. 달아나던 마히로가 건물에서 떨어져 죽은 것 처럼 위장하고 돈을 빼돌린다. (돈이 들었던 봉투를 바꿔치기 함)
알고보니 작전은 히구치가 이미 알고 있었으며 히구치가 모든걸 용서하고 끝낸다는 마무리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다들 과거를 잊고 각자의 인생을 사는 완벽한 해피 엔딩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도, 일당이 저지른 행위는 엄연히 범죄이니만큼 이 정도로 마무리되는게 현실적이었겠지요.

하지만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특히 가짜 총까지 동원해서 돈을 훔치려고 했다는건 억지스러웠습니다. 일당 중에 마술사가 있었으니, 자연스럽게 봉투를 바꿔치기하는게 더 현실적이었을거에요. 계획대로 히구치 조직이 연극에 속아넘어갔다 하더라도, 금고에 돈을 돌려 놓을 때 봉투가 바뀐걸 알아챘을테니까요. 저 연극이 그렇게 시간을 많이 벌어주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불법 추심 사채업체라 하더라도, 돈을 훔쳐 달아나던 사람이 떨어져 죽었다고 그냥 돈만 회수하고 물러난다는 것도 애매했습니다. 돈을 어떻게 모았건 간에, 모은 돈을 도둑맞았으니 엄연히 피해자입니다. 구태여 몸을 사릴 필요는 없어요.

다행히 마지막 반전이 이 단점들을 한 방에 해결해 줍니다. 다케자와 일당이 모든걸 걸었던 한탕 작전은 데쓰가 꾸민 연극이었다는 반전입니다.
데쓰는 마히로, 야히로 자매의 아버지로 자기가 집을 떠난 뒤 아내가 자살한 것에 대한 복수, 다케자와에 대한 연민 등이 겹쳐 남은 사람들이 모든걸 털고 새롭게 일어날 수 있도록 이런 일을 벌였던 겁니다. 그는 굉장한 경력과 실력의 사기꾼으로 연극에 사용한 거액의 돈은 진짜 히구치에게 사기쳐서 확보했고요. 그래서 다소 어설퍼보였던 작전, 그리고 이상할정도로 낭만적이었던 결과 - 히구치가 모든걸 용서하고 놓아주는 - 가 설명됩니다. 다케자와가 '사기꾼'이라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전반부도, 사기는 나쁘다는걸 확실하게 알려주며 마무리되어서 납득할 수 있게 만들고요.
데쓰가 모든걸 꾸몄다는걸 교묘하게 이야기 속에 숨겨서 진행한 것 역시 감탄스러웠습니다. 초반, 데쓰가 애너그램에 능하다는 것에서 시작해서 다케자와가 데쓰의 사기를 눈치챌 때부터 모든 부분에 관련된 단서를 교묘하게 삽입하고 있으며, 이를 마지막에 드러내는 솜씨는 절묘했습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 그냥 케이퍼 범죄물로 끌고가는게 훨씬 좋았을거라는 생각은 들지만, 한 번 읽어볼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영화가 궁금하네요.

2004/04/20

범죄의 재구성 - 최동훈 : 별점 4점


사기 전과로 출소한지 한 달, 최창혁(박신양)은 흥미로운 사기 사건을 계획한다. 그것은 바로 '꾼'들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은행 사기극. 다섯 명의 최고 '꾼'이 한 팀을 이뤘다. 완벽한 시놉시스 개발자 최창혁(박신양)을 비롯, 사기꾼들의 대부 '김선생'(백윤식), 최고의 떠벌이 '얼매'(이문식), 타고난 여자킬러 '제비', 환상적인 위조기술자 '휘발유'.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한다. 결국 난공불락 '한국은행' 50억원 사기인출은 성공하지만 결과는 사라지고 없다!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돈은 사라졌다. 분명 헛점이 없었던 완벽한 계획. 무엇이 문제였던 것인가? 수수께끼의 여인의 제보전화로 들통난 사기극 때문에 최창혁은 도주중에 사망하고 '얼매'가 현장에서 체포되며, 도망을 다니던 '휘발유'는 불법 도박장에서 잡힌다. '제비' 또한 빈털터리인 채 싸늘한 시체로 발견 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아직 행방이 묘연한 '김선생'의 또 다른 사기극?

최창혁의 형인 소설가 최창호에게 이 사건을 알려준 후 김선생의 동거녀였던 사기꾼 서인경 (염정아)는 최창혁의 보험금을 노리고 최창호에게 접근하며 김선생 또한 돈을 찾기 위해, 사건의 흑막을 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동원하는데… 결국 김선생은 모든 수수께끼의 근원은 최창호에게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사건의 배경은 4년전 사기사건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는 것을 알아낸다... 

국내에서 그간 보기 힘들었던 정통 범죄 사기극 영화. 제목처럼 사건이 발생한 후 목격자들과 범인들, 사건 당사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과거의 범행을 재 구성해 나가는, 과거의 범행과 현재의 사건이 겹쳐지며 하나로 귀결되는 구조의 플롯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자료조사도 충실하여 각종 은어는 물론 얼매의 은행 인출 사기, 제비의 혼인 빙자 사기 등의 사기 수법도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고요. 보면서 느낀건데, 알면서도 사기 당할 만 하더라고요. 정말 대단하다는….^^
거기에 더해 이 영화의 핵심인 최창혁과 김선생의 머리 싸움을 그린 각본이 정말 탄탄합니다. 홍보처럼 “한국 은행 50억 인출 사기”는 단지 수단 중 하나일 뿐이고 (사실 그 사기 내용은 상당히 조잡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영화는 최창혁과 김선생의 내내 치열한 머리 싸움을 그리고 있는데, 관객에게도 공정하게 진행될 뿐 아니라 복선도 치밀하며 반전도 상당한 편이라 여타 사기 영화에 뒤지지 않는 완벽한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연기도 일품인데 그 중에서도 백윤식 선생의 연기가 정말 대단하더군요. “지구를 지켜라”를 아직 못 봐서 그 명성 전해 듣기만 했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었어요.박신양의 능글능글한 사기꾼 연기와 염정아의 한국형 팜므파탈 (구로동 샤론스톤) 연기도 좋고요. 그 밖의 모든 출연진의 연기가 탄탄한 것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간 뜸했던 천호진씨의 형사 연기와 임하룡 선생님의 깜짝 출연이 좋았습니다.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최창혁의 사소한 사기는 큰 게임의 승자로서 너무 쪼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고, 김선생의 최후도 보여준 카리스마에 비해서는 너무 시시한 것 같아 약간 불만스럽더군요. 영화 전체적으로 몇가지 의문점이 좀 생기기는 하고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우리나라에 흔해빠진 조폭 범죄물이 아닌 정통 사기극으로 이 정도 수준의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 우리나라 영화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흐뭇하네요. 별점은 4점입니다.

이하, 영화를 보고 궁금점… 아직 못 보신 분은 보지 마시길!

1.최창혁이 승용차에 자신 대신으로 태운 시체는 대체 어디서 난 시체일까요?
2.최창혁이 형 최창호로 성형수술을 하는 설정인데 그렇게 빨리 수술을 하고 아물 수 있을까요?
3.제비가 돈을 혼자 갖고 튈 줄 어떻게 알고 그 여자에게 전화 연락을 했을까요?
4.서인경은 왜 최창혁을 도와줄까요? 사랑 때문에?
5.그럼 마지막에 최창혁이 다시 성형수술을 한건가요? 

2016/07/28

사기꾼 - 애드 멕베인 / 홍지로 : 별점 2점

사기꾼 - 4점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피니스아프리카에

신원 미상의 표류 사체가 발견되었다. 검시 결과 그녀는 익사한게 아니라 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는게 밝혀졌다. 87분서 형사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꾼들, 그리고 여성들을 살해하는 연쇄 살인범을 쫓기 시작하는데...

"여자는 외모가 전부요." - 첫 번째 피해자 메리 루이즈의 아버지 프로셱이 딸을 떠올리며 하는 말.

87분서 시리즈입니다. 1957년 작으로 "마약 밀매인" 바로 다음 작품. 전작에서 총상을 입은 스티브 카렐라가 완쾌하여 등장합니다.

"마약 밀매인"처럼 초기작이라 나름 기대했는데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무려 두 명이나 살해당하고, 한 명은 죽기 직전에 몰릴 뿐 아니라 심지어 카렐라의 아내 테디까지 납치당함에도 불구하고! 범인이 너무 멍청해서 수사랄 게 없는 탓입니다.

범인 크리스 도널더슨에게 시대를 앞서간 매력은 있습니다. 혼인 빙자 살인 사기범이지만 회계사를 자처할 정도의 인텔리이며, 누가 봐도 훤칠한 금발 꽃미남이라는 점에서요. 이러한 능력을 잘 이용해 여자들을 끌어들인 후, 재산을 가로채고 살해하는 방식도 단순 무식한 깡패들과는 달라 보였습니다. 

문제는 하는 짓이 무식한 깡패보다도 못하다는 겁니다. 자신이 죽일 여자 손에 이니셜을 문신으로 새기는 버릇이 있는데, 그냥 대놓고 문신 가게에서 문신을 해버립니다. 덕분에 두 명의 피해자가 문신을 한 곳이 밝혀진 후, 인상착의도 대충 드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놈은 자신의 정체를 숨길 생각은 전혀 없어요. 이래서야 죽어도 쌉니다.

경찰도 멍청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문신 시술소에 이놈이 또 나타나면 연락하라는 최소한의 요청도 하지 않거든요. 도시에 문신 시술소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범행이 거듭되면 그중 한 곳에 또 들릴 게 뻔하니 당연히 요청했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요. 덕분에 선량한 모범 시민인 문신 시술소 사장 찰리 챈은 범인이 다시 나타났을 때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심지어 곧 죽을 것 같은 피해자가 함께 있는데도요!
마침 자리에 있던 테디 덕에 경찰에 전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카렐라가 퇴근한 후라 별 소용이 없습니다. 범인이 듣고 있는 와중에 찰리가 지혜를 짜내 남긴 "문신 도안"이 가게에 있다는 메시지도 전화를 대신 받은게 "일단 때리고 물어보는" 멍청한 하빌랜드라 무시해 버리고 맙니다. 즉, 카렐라에서 시작된 무능한 경찰력의 연쇄반응인 셈입ㄴ비다.

그나마 이 사건이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은 테디가 범인을 미행하면서 종이 쪽지를 남겨 사람들에게 87분서로 전화를 걸게 만든 것, 그리고 눈물겨운 찰리 챈의 활약 때문입니다. 경찰은 그야말로 받아먹기만 했어요. 버트 클링이 신참 형사로 실수를 연발하는 멍청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도 색다르기는 한데 다른 형사들 모두 바보이니 특별할 게 없어 보입니다. 온갖 중요한 단서 (그중에서 핵심은 문신의 의미!)를 떠올렸지만 그걸 놓쳤다라고 작가가 스스로 친절히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지 의문스럽고요.

그래도 TV 속 광고 등 일상생활 속 모두가 사기이며, 그것은 모두 당신을 노리고 있다!는 풍자에서 시작되는 혼인 빙자 사기 행각 및 브라운 형사가 쫓는 조무라기 커플의 시시한 사기극 등 사기 관련 이야기는 꽤 재미있기는 합니다. 5달러 지폐에 은총을 내린다면서 바꿔치기 한다던가, 우연을 가장하고 만난 후 일종의 야바위로 사기를 친다던가, 진짜 진주를 가짜로 바꿔치기 한다던가... 하는 이야기들은 정말로 이 범죄를 잘 알고 있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크리스 도널더슨의 혼인빙자 사기도 여자의 돈을 끌어내는 과정이 정말 그럴듯해서 감탄했고요. 중간중간 소소하게 등장하는 감칠맛 넘치는 대사들도 볼거리입니다. 브라운 형사의 조크 센스가 특히나 돋보이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87분서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는 묵직한 범죄물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조무라기 사기극은 여러모로 유머로 다루어지는 느낌이 더 강하거든요.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소소한 디테일들은 나쁘지 않고 속도감 넘치는 전개 덕분에 읽는 재미는 충분하지만 87분서답지 않아 감점할 수밖에 없네요. 묵직한 범죄물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겁니다.

덧붙이자면, 이 작품은 에드 멕베인이 조금 쉬어가는 느낌으로 87분서 시리즈 설정을 가져다가 쓴 로맨스물 이라고 생각됩니다. 작중 카렐라와 테디의 뜨거운 (!) 사랑 이야기 비중을 봐도 그러해요. 메인 스토리부터가 판타지 동화잖아요. 여자들을 납치해가는 사악한 마법사가 있고, 이 마법사에게 공주까지 납치되어 가지만 공주의 기지로 위치를 알아낸 기사(혹은 왕자)가 마법사를 물리치고 공주와 잡혀간(아직 살아있는) 여자들을 구해낸다... 아울러 카렐라와 테디의 뜨거운 사랑과 대비되는 크리스의 프리실라에 대한 거짓된 사랑을 그림으로써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는 거장의 작전도 포함되어 있고요. 사악한 마법사의 거짓된 사랑이 추가된 것이지요.

2010/02/12

★★고속도로 차량 신종 사기꾼 수법 알아두기★★★

자주 방문하는 야구 커뮤니티 파울볼에서 퍼왔습니다. 그냥 링크만 달려고 했는데 회원가입이 필수라 어쩔 수 없이 퍼옵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원문보기>


1) 고속도로 휴게소 사기꾼

여기저기여행들 많이 다니시죠?
그러자면 수많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휴게소에 가면 꼭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탁송하다 임자를 못만난 생선이 몇박스 있다. 차비나 우동값만 받고거저 줄테니 그냥 가져가라...
세관에서 통과가 안된 캠코더, 카메라, 시계 등등이 있다. 그냥 준다...
이런 말로 사람 유혹하고는 강제로 돈 뺏다시피하고, 썩은 물건 주고덤터기 씌우는 경우입니다.

그래도 이거는 아주 양반입니다.

요즘은 사람 납치할 때 아주 인상좋고 목소리 친절한 사람이 이런저런 물건들 있다고,
사람 눈에 띄면 안 되니까 자기차에 잠깐 타라는 경우도 있는데, 이차 타면 바로 옆구리에 칼들이밀고 차 출발시킵니다.

그러고는 돈, 카드 다 뺏는 경우인데...
심한 경우에는 납치된 사람 영 영 못찾은 경우도 허다합니다.
절대 휴게소에서는 낮선 사람의 차에 타지마세요.

특히 라보나 타우너 포터, 요즘은 스타렉스나 카니발도 이용한다더군요.
이런 차나 포장된 뒷 짐칸에 잠깐 올르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물건을 남이 보면 안된다는 식이거나,
특히 성인용 ****** 죽이는 것 있다고 일단 맛뵈기로 보라고 주로남자들을 살살 꼬드기는 경우인데...
흑심 품은 남자들 이 짐칸에 올라타면 바로 몽둥이로 때려맞고 기절입니다.
그 후는 뭐... 꼬이면 인생 끝장나거나 ****되는 경우 허다합니다.
평소에 운동 많이하고 싸움 잘한다고 이런 놈들 얕보지 마세요.

그놈들 휴게소에서 평소에 상대하는게 남자들이고 다루는 게 남자입니다.
즉, 아무리 운동 많이하고 쌈 잘해봐야 끝장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한술 더 떠서...
연인들끼리나 부부끼리 여행할 때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따로 쓰지요?
이럴 때 여자쪽에 접근하는 놈들도 있습니다.
생선, 화장품, 옷 등이주 메뉴지요.
연인이나 부인들이랑 같이 여행떠나시기 전에 꼭 이런 점들을 주의시키세요.
어떤 놈들이던지 접근하면 절대 피하고 대꾸도 하지말고 사람많은 곳으로 가라고...

또 요즘은 그런 놈들이 간이 배밖으로들 나와서 차안에 앉아 있는데도
허락도 없이 차문 열고 찰거머리처럼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 안열어주면 나중엔 쌍욕도 막합니다.

보는데서 물건부터 그냥 줄테니 트렁크만 열어달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혹시나하고 트렁크 열어주면 차 출발못합니다.
휴게소에서 지도보거나 워밍업할 때도 차문 꼭 잠그세요.

처음엔 항상 혼자서 접근하고 차에 일행이 있거나
휴게소 여기저기에 일행을 배치시켜 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정말 위험합니다.
여기서 차 대놓고 물건파는 놈들 곁에 가지도 마세요.
눈만 마주쳐도 거머리같이 달라붙습니다.
싸다, 그냥준다 하면서 솔깃한 물건 종류들 언급하고 접근하는 놈들도절대 대꾸하지 마세요.
특히 아주 늦은 밤에 사람들 적을 때는 진짜 막나간다고 합니다.
쌍욕에 강제로 차붙잡고 늘어지고 주먹도 바로 날라옵니다.

불행한 건...
늦은 밤,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경비원도 퇴근하고(있어봐야 별 소용도 없지만...),
경찰도 없기 때문에 그냥 당합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절대 안도와줍니다.
무서워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실 때 이런 점들 꼭 조심하세요.

그리고, 같이 동행하는 가족분들이나 일행한테도 꼭 주의시키세요.


2) 현금인출기 지갑 사건

요즘 은행 현금인출기에 사기를 칠 목적으로 사기꾼들이지갑을 두고 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걸 좋은 일을 하겠다고 들고 나오시거나, 그냥가지고 나오시면 절도죄가 성립된다고 하네요.

CCTV의 성능이 좋아서 현금인출기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추적이가능하며 일주일 안으로 경찰이 집으로 방문한답니다.

쉬운 예를 들면
1. 사기칠놈이 현금인출기앞에 지갑을 두고 나간다.
2. 그걸 모르고 좋을일 할려고 지갑을 우체통에 넣어준다.
3. 사기칠놈이 지갑에 돈이 많이 들어있다고 신고한다.
4. 경찰에서 CCTV사진을 이용해서 추적한다.
5. 집으로 경찰이 찾아온다.
6. 사기칠 놈이 합의금으로 거액을 요구한다.

주변에 아시는 분도 좋은 일 할려다가 4백만원정도에 합의하셨다고 하시네요...
지갑에 만원 들어있었구....암것도 없었다는데...
경찰에서도 그 계좌추적 해봐도 10만원도 안들어있었던 계좌고... 당하셨다고 위로만 한다네요......

잘아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받은 글입니다.
신종사기수법이라고 하는데.....간담이 서늘해집니다.
좋은일도 하지마시고 모른척하는게 상책이네요~~~


3) 휴게소 차량 전진, 후진시 사기꾼

헌재 결정이후 최근 들어 고속도로 및 국도 휴게소에서 일부러 교통사고를 유도하여 합의금을 갈취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있는사례

□ 발생 사례

새벽시간대 대구로 가는 새로난 고속도로을 타고 가다가 일도좀 보고 커피한잔 할겸 휴게소에 들렸습니다 .
이상한 사람 2명이서  이렇쿵 저러쿵해서 물건을 들고서 내차 내부와 다른차내부를 힐끗 힐끗보는듯 했어요

커피 한잔 하고 이제 떠나 볼까하고 차에 올라 시동을 켜는 순간 룸미러을 슬쩍 훔쳐 보는데
순간 제車 뒤에 누가 지나가는걸 보았습니다.

당연히 지나가겠지 하고 별로 신경을 안쓰고 시동을 켜구 출발 하려고 후진 기어 까지 넣었는데
그사람이 안보이는거예요. 지나갔나 하고 생각했는데 왠지 느낌이 꺼림직해서 좀 망설여 지더라구요
조금 기다려서 뒤쪽을 보니 사람 한명 없이 좀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내려서 좀 확인을 해야 할것 같아서 기어 풀고 차에서내려서 뒤쪽을 확인하는데
어느 이상한[노숙자 차림]의 한 50대 정도의 남자가 제 차 뒤에 쪼그려 않아서 전화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아~~앗차 싶더라구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지금 車 나갈껀데 좀 비켜 주세요 ..하고 말했지요.
그러니까 한번 힐끔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라구요 .
전 비켜 주겠지 하고 다시 車에 올라서 출발 할 준비을 하고 뒤을 살피는데 또 그 남자가 안보이는거예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또내렸지요.

아니나 다를까...다시 제車 뒤에 쪼그리고 않아서 전화을하고 있는거예요.
전 ..좀 화가나서 좀 목소리 높여서 "이봐요 지금 車 빠진다고 비켜 달라니까 뭐하시는거예요?"
하고좀 약간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러니까 대뜸 이사람이 하는말 "비켜주면 되지 왜 화을 내고 지랄이야 " 하면서 언성을 높이더라구요.
저도 한 성격하는편이라 바로 말싸움이 벌어져서 말 싸움을 벌이는데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던 몇명의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웅성 거리더라구요. 딱 봐도 그냥 휴게소를 이용하는 운전자로는 안보이더라구요.

거의 주먹다짐이오가기 일보 직전에 마침 고속도로 순찰 대인지 아님 경찰인지 모르겠는데 누군가의 신고로 왔더라구요 .

왜 그러냐면서 경위을 물어 보길래 사건 경위을 차근히 설명을 드렸지요.
그랬더니경찰이 고개을 끄덕이더니 무슨 얘긴지 알았다는 듯이 그사람에게 이것저것 물어 보더니 그사람을 잡아 두더라구요

그리고 좀 지나자 정말 경찰차가 와서는 그사람을 잡아 갔습니다.

교통사고 시  인재사고가 면책이 아니라는 헌재 결정후 경찰이 하는말이 그사람들 이 쪽 지방 휴계소 등에서 일부러 車사고을 낸뒤 그 자리에서 합의금 받아가는 상습범이라고 하더라구요

이런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사람이 전화을했던 핸드폰을 보니 전원도 꺼진 상태더라구요
전화을 했던건 show를 했던거였습니다.

경찰이 그래두 잘 대처 하셨다고 하면서 자기내들이 처리 하겠다고 하면서 제 신상명세하고 경위서 작성해 가서 일이마무리 됐는데 정말 아찔한 순간 이었습니다!!!

딱히 어느 휴계소라 할것 없이 지방고속도로 한적한 휴계소에서  거의 비슷한 일들이 빈번이 일어 나는듯합니다.

여러군데 검색해보니 비슷한 경우의 일을 당한분들이 상당수 계시는거보니 보통 그런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합의을권유 한다고 합니다 .

경찰서 가길꺼려 하고 그자리에서 보통 몇십에서 보니깐 몇백까지 합의한 사람도 있다고하더군요.

후진하면서 사람까지 치고나니 잘 모르는 분들은 100발 100중 당할듯 싶습니다. 특히 새벽시간때 일이 벌어집니다.
새벽이라 어두워 잘 보이지도 않고길을 재촉하는 운전자들도 많고 해서 말이죠.
그리고 꼭 몇명이 팀을 이뤄서 한다고 하네요 [일명 바람잡이]

□ 예방대책

- 동승자가 있는경우는 꼭 동승자에게 車뒤 확인을 부탁한후 車를 빼시고 혼자 운전할경우에는 탑승전 사전 확인
- 휴게소에서 차량 정차시 전진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장소에 주차 필요.
- 車시동켤때 이유없이 車주위을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있으면 일단 의심 필요.
-차를  이동시킬경우 어지간하면  후진하지 마세요. 후진 장애물 경보기 를  부착하는것도... 좋은일

모든 사건사고는 예방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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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무섭네요! 휴게소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 꼭 참고하시고 안전운전 하시기 바랍니다.

2016/03/01

주토피아 (2016) - 바이론 하워드, 리치 무어 : 별점 3점

"굿 다이노"가 망하기는 했지만 최근 분위기 좋은 디즈니의 최신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주말에 딸아이와 함께 감상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른들이 보아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많은 괜찮은 작품입니다. 우선 전형적인 버디 액션 수사물의 형태로 시간 제한 있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긴장감이 제법입니다. 음모도 적절하게 구성되어 충분히 몰입할 수 있고요. '공포'를 통해 특정 집단을 자신의 추종 세력으로 만든다는 정치적인 행동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설득력이 높지요.

동물들을 소재로 한 작품답게, 그리고 이쪽 바닥의 전설적인 명가 디즈니의 작품다운 깨알같은 개그들도 마음에 듭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씬 스틸러는 엄청 빠른 나무늘보 반짝반짝 플래시겠지만, 그 외 다른 동물들 모두 원래 동물 특성이 잘 보이도록 구현되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토끼와 여우의 빠른 몸놀림을 적극 활용한 속도감 넘치는 액션씬도 아주 볼 만하고요. 주토피아의 디테일과 아트웍 역시 최고 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동물을 소재로 민감한 부분인 "인종 차별"과 "선입견"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작중 편견의 희생양이 되는 동물은 토끼와 여우인데 토끼 쥬디는 작고 약하다는 편견으로 평생 소원인 경찰이 되지만 경찰 내부에서 철저하게 무시당합니다. 여우 닉은 포식자에다가 약삭빠르고 교활하다는 편견으로 모든 집단에게서 신뢰할 수 없는 동물로 낙인이 찍혀 있고요.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흑인은 무조건 잠재적인 범죄자로 생각하고, 중동 이슬람 교도는 모두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생각하는 편겸과 선입견 가득한 작금의 행태와 엮어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중반부에 사라진 동물들이 야수화된 것에 대해 쥬디가 설명하는 장면에서 결정적으로 폭발합니다. 사실 작중의 포식자보다는 현실을 빗대어 생각하면 훨씬 와 닿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소녀 백인 경찰이 거리의 사기꾼인 흑인과 친해졌는데, 사건을 해결하고 인터뷰에서 흑인을 싸잡아 잠재적인 범죄자라고 말하는 꼴이니까요.

그러나 허술하게, 조금 쉽게 넘어간 부분이 눈에 띄긴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시장 보좌관의 음모로, 포식자를 야수로 만드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이를 어떻게 드러낼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없어 보였습니다. 무려 12마리나 야수가 되었는데 그 시점까지는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으며, 드러나게 된 것은 쥬디가 운 좋게 활약했을 뿐이잖아요? 공공장소에서 시장을 중독시키면 한방에 끝났을 텐데 왜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진행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더군요.

또 마지막에 닉이 경찰이 되는 것도 억지스러웠습니다. 사기꾼이 경찰이 될 정도로 경찰이 만만한 조직은 아니죠. 이게 무슨 "폴리스 아카데미"도 아니고... 차라리 닉이 어렸을 적 레인저가 되려다 왕따당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 대신, 경찰학교에 입학했었는데 주위의 편견으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하는 것이 더 설득력 높지 않았을까 싶네요.

허나 이런 부분들은 아이 시각으로 보면 문제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지나치게 편견에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봐서 느낀 문제점들이죠. 작품에 큰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그냥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재미와 더불어 생각할 거리를 전해 준다는 점에서 추천합니다. 후속편이 기대되네요.

2013/06/27

심령 살인사건 - 사카구치 안고 / 유페이퍼 : 별점 3점

심령 살인사건 - 6점
사카구치 안고/유페이퍼

이북 전문 출판사 페가나 북스의 책. "그림자 없는 범인"에 이어 두 번째군요. 계속 관심이 가던 책인데 이번에 폰을 바꾼 기념으로 테스트도 겸해서 구입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일단 수록된 단편들이 모두 기본 이상은 하는 정통 본격물들이라는 점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솔직히 사카구치 안고의 작품은 "불연속 살인사건"으로 대실망한 터라 별 기대를 하지는 않았었는데 말이지요. 이 작품집에 후반에 수록된 작가 에세이도 본격물 작가다운 개념으로 충만해 있더군요. 이런 작가가 "불연속 살인사건" 따위를 썼다는 게 믿어지지 않네요.

물론 "산신 살인사건"이라는 망작이 수록되어 있고, 번역도 썩 매끄럽지는 않습니다. 작가 에세이도 별다른 가치는 느끼기 힘들고요. 그래도 2,000원이라는 값어치는 하고도 남기에 별점은 2.5점입니다. 다른 이북들도 쓸데없이 비싸게 만들기보다는 이렇게 압축된 몇 편으로 저렴하게 승부하는 게 나을 듯 합니다.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대신 읽을거리로 추천드립니다. 아울러 페가나 북스의 건승을 다시 한번 바랍니다.

수록작 별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투수 살인사건"

300만 엔이라는 거액의 돈을 받은 뒤, 이를 연인에게 위자료로 주려고 했던 유망한 프로야구 투수 오오사카가 살해되고 돈은 사라졌다...

"프로야구 선수 계약"을 둘러싼 살인사건을 다룬 이색작. 그럴듯한 알리바이 트릭이 등장하며 독자와의 두뇌게임도 공정하게 펼쳐지는 본격물이라는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그러나 구태의연한 인물 설정 – 시대를 감안하면 큰 단점이라고 하긴 어렵겠지만 – 에 더하여 사건의 핵심 설정이라 할 수 있는 거액의 위자료가 썩 와닿지 않은 점은 아쉽습니다. 이혼을 위해 노력했다 정도의 설명은 추가되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스카우트 전쟁도 그다지 치밀하게 그려지지 않아 독특한 설정을 잘 살리진 못한 느낌입니다. 핵심 트릭 및 진상 역시 결국 경찰 수사로 밝혀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좀 허무했고요. 별점은 2.5점입니다.

"산신 살인사건"

불량하고 게으른 아들을 살해하려고 광신도와 모의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아무리 시대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아버지가 별거 없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아들을 걸림돌이라 생각해서 살해하려 한다는 동기는 전혀 공감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추리적인 요소 또한 전무하다는 점에서 도무지 점수를 줄 부분이 없네요. 아버지의 망상에 대한 묘사는 괜찮았지만 동기, 전개, 결말 모두 건질 게 없는 평균 이하의 작품이었습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심령 살인사건"

버마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 아들의 영혼을 불러내려는 심령회에서 주최자인 고리대금업자가 살해당했다. 이에 심령회의 트릭을 밝혀내기 위해 참석한 마술사 쿠다유의 활약이 시작되는데...

표제작. 동기가 확실하며 트릭도 깔끔한 본격물. 독자에게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점도 좋지만, 탐정역인 마술사 쿠다유가 아주 마음에 듭니다. 심령술사와 같은 사기꾼들의 정체, 그들이 벌이는 묘기의 비밀을 밝혀내는 전문가라는 설정이 본격 추리물에 딱 맞는 탐정역이라 생각되었거든요. 디테일한 세부 묘사가 없는 게 오히려 아쉬울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는 TV에서 유명했던, 초능력자 사기꾼의 사기를 밝혀내는 랜디 아저씨가 떠올랐습니다.

전형적인 일본 추리소설의 콩가루 집안 설정 – 전제군주인 부유한 아버지, 그를 미워하는 장애인 아들과 미녀 자매 – 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자녀들은 그래도 사이가 좋고 잘 뭉친다는 차별화도 괜찮았어요. 왠지 모르게 막내딸 캐릭터가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아버지가 연극을 벌인 이유는 이해하기 힘들며(어차피 자신이 지배하는 가족인데 굳이 돈까지 들여가며 숨길 이유는 없을 것 같아서), 범행을 저지르고 난 뒤를 범인이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은 점은 조금 거슬리지만 그 외에는 나무랄 데 없는 수작이라 생각되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가면의 비밀"

별채에 화재가 발생한 후 밀실에서 불에 타죽은 손님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유일한 단서는 그날 방문한 맹인 안마사가 엿듣게 된 수수께끼의 협박 뿐이었다...

전편에 이어 마술사 쿠다유가 탐정역을 맡는 작품. 밀실 트릭 및 교묘한 바꿔치기 트릭이 등장하며 추리적으로는 상당히 풍성합니다. 저택의 상황을 잘 이용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러나 맹인 안마사가 과연 순간적인 트릭을 간파하지 못하고 쉽게 속아넘어갔을지는 솔직히 의문이고 가면의 존재는 불필요하다는 점은 감점 요소입니다. 여러모로 이 작품만큼은 장편화했더라면 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네요. 별점은 2.5점입니다.

"기타 에세이"

저자 사카구치 안고의 추리소설에 대한 두 편의 에세이. 그닥 특기할 만한 내용은 없으나, 트릭의 중요성과 본격물의 가치에 대해 강하게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카구치 안고라는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2010/06/04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 - 피터 하우겐 / 문희경 : 별점 3점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 - 6점
피터 하우겐 지음, 문희경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역사 속 왕실의 유명한 죽음과 사건들을 현대 의학과 기술로 재조명한 독특한 역사서입니다. 재미있는 역사 관련 서적을 꾸준히 출간해온 다산초당에서 출간한 책이네요.

목차를 살펴보면 약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여러 서적에서 접해본 내용이 많다는 점인데, 유명한 왕실 속 사건들이 주로 다뤄져서 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서왕의 정체, 리처드 3세와 런던탑에 갇힌 조카들, 프랑스의 철가면 죄수, 나폴레옹 독살설, 아나스타샤 공주 이야기 등은 이미 다른 책이나 매체에서 여러 번 다뤄진 바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은 이미 알려진 내용을 최근 정보와 이론으로 다시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철가면에 대한 이야기는 루이 14세의 아버지나 쌍둥이 형제일 것이라는 뻔한 설이 아니라, 허례허식과 대접받는 것을 좋아했던 교도소장이 체면을 위해 죄수를 꾸며냈다는 이론을 소개합니다. 이 이론은 상당히 설득력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독살설도 현대 의학을 통해 위암으로 사망했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아나스타샤 공주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황제 일가의 유골이 발견된 현장 근처에서 황태자와 대공비(공주) 중 한 명의 유골이 여전히 발견되지 않아 여전히 미스터리라는 점은 새롭게 접한 정보였거든요.

또한 이 책에서 처음 접한 이야기들도 흥미로웠습니다. 리처드 3세가 죽인 조카를 자칭한 퍼킨 워벡 이야기나, 어린 왕 루이 17세를 사칭한 사기꾼들의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특히 인디언 혼혈이면서 루이 17세를 자칭한 미국인 사기꾼은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랑을 위해서 왕관도 버리고~"라는 노래로 유명한 윈저공과 심슨 부인 이야기였어요. 윈저공이 변태적 성애환자라 심슨 부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는 이론이 등장하는 등 예상 외로 파격적인 내용이 많이 등장하는 덕분입니다. 윈저공이 나치 지지자였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고에 대한 마지막 분석도 현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설명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결국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였다는 결론이지요.

하지만 오스트리아 황태자 루돌프 요제프가 17세 소녀와 함께 시체로 발견된 마이어링 사건에 대한 설명은 아쉽습니다. 다양한 이론 중 프러시아 암살자가 범인이라는 설은 흥미로웠지만, 사건의 핵심인 밀실 트릭에 대한 해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입니다. "만약 그가 살아 있었다면?"이라는 식으로 흐지부지 마무리된 점도 불만스러웠고요. 이 사건이 영국에서 벌어졌더라면 셜록 홈즈가 해결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해 봅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상세한 자료조사와 풍부한 도판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서술된 흥미로운 역사서입니다. '세계의 미스터리' 같은 이야기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2025/11/30

속임수의 심리학 - 김영헌 : 별점 2.5점

검찰 수사관으로 오랜 기간 일해온 저자가 다양한 사기 범죄를 심리학적으로 고찰한 범죄 인문·심리 교양서입니다. 각종 사기의 수법과 사람들의 심리적 허점을 교차 분석하며 ‘왜 사람은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는가’에 대해 알려줍니다. "심리 조작의 비밀"과 약간 비슷한데, 더 우리나라 중심의 사례와 사기 범죄 위주의 내용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선급금 사기’ 등 대표적인 수법을 비롯해 다양한 사기의 유형이 등장하는데, ‘경품 당첨’을 가장한 사기의 뿌리가 1800년대 후반 ‘스페인 죄수의 편지’에서 시작되었다는 등 그 소개가 무척 상세합니다. 사기 수법은 오래전부터 있었고, 지금도 형태만 바뀌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걸 잘 알려줍니다. 역사는 반복되는 법이지요.

그리고 사람들이 사기에 잘 걸리는 이유를 인간의 유전적 본성 때문이라고 정의합니다. 인간은 본래 집단 내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존재이고, 집단의 의견에 따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고대 사회에서 무리에서 떨어지는 것이 곧 생존의 위협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생겨난 본능적인 성향이라고 하고요. 또한, 누구나 손실을 피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을 사기꾼들이 파고드는 겁니다. 대표적인게 댓글과 별점 조작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주식, 코인 투자 열풍과 연결되는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칠까 봐 두려운 심리)’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이는 리딩방에서 쉽게 사기 행각이 일어나는건 당연합니다.

사기꾼들이 흔히 사용하는 심리 기법인 '콜드 리딩’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습니다. 상대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신뢰를 얻는 화법, 예를 들어 “당신은 외향적이면서도 내성적인 면이 있군요”처럼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 있는 모호한 표현을 하는 것으로 이런 애매한 화법은 점술가나 역술인이 자주 쓰는데, 이런 화법으로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점점 더 정보를 얻고 맞춰가는 구조라고 합니다. 특히 건강, 돈, 인간관계에 대해 넘겨짚어 질문을 던지고,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은 사기성 상담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신흥 종교의 포교 방식도 다루고 있습니다. ‘미끼 – 끌어올리기 – 격리 – 사랑 – 헌신’이라는 5단계 전략을 통해 상대를 통제하는 방식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심리를 조작하고 세뇌하는 것입니다. "시체가 켜켜이 쌓인 밤"의 겐조의 수법도 이런 방식이었겠지요.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이슈가 되는 사이비 종교들, 그리고 해외의 세뇌 범죄가 다 이런 방식이고요. 핵심은 '격리'라고 하니, 어딘가에서 합숙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단체 모임은 정말 조심해야 할 것 입니다. 

결혼 사기의 심리적 기제도 설명되는데, 여성은 대체로 사랑에 신중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깊이 빠지는데, 그 시점이 되면 상대의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반대로 남성의 경우는 성욕과 관련된 유전적 특성으로 인해 여성의 신호를 과도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사기에서 빈번히 이용되는 심리적 허점이니 역시 조심해야 할 부분이고요.

‘사기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도 풍부합니다. 공짜에는 반드시 숨은 목적이 있다는 사실, 욕망이 클 때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조언, 후회라는 감정이 오히려 사기의 브레이크를 무디게 만든다는 설명 등은 관련된 사기 범죄와 함께 소개되어 굉장히 와 닿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는 반드시 조사하고, 정과 감정에 휘둘리지 말며, 거절은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말도 당연하지만 실제로 행하기 어려운 것인데 명심해야 할 테고요.

이런 내용들이 가득 담겨있는데, 전반적으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며, 목차 간 구성의 차이도 뚜렷하지 않아 중후반부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사기라는 주제가 기본적으로 ‘속인다’는 공통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사례 중심, 수법 중심, 예방 중심으로 명확히 분리했더라면 더 좋았을 겁니다. 사례도 실제 유명 사건보다는 소설처럼 각색된 예시가 많은데 이 역시 아쉬운 부분이고요.
사기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전반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 상식적인 말들을 정리해 둔 느낌이 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같은 사기 과잉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자주 잊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요. 별점은 2.5점입니다. 

2016/01/11

헤밍웨이 위조사건 - 조 홀드먼 / 김상훈 : 별점 2.5점

헤밍웨이 위조사건 - 6점
조 홀드먼 지음, 김상훈 옮김/북스피어

헤밍웨이의 분실된 원고를 위조하여 한몫 잡으려 하는 존 베어드 앞에 미지의 존재가 나타나 그만둘 것을 명령했다. 미지의 존재는 시공을 초월한 평행 우주의 관리자로, 존의 작업이 이 세계를 멸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미지의 존재는 명령을 거절한 존을 죽였고, 존은 다른 모습, 다른 기억을 지닌 채 부활했다. 그가 부활한 세계도 기존 세계와 무언가 조금 다른, 평행 우주 속 세계였다...

SF 작가 존 홀드먼의 중편 SF 범죄 스릴러. 초, 중반부까지는 헤밍웨이의 원고를 위조하여 한몫 잡으려는 전형적인 위조 사기물인데, 관리자에 의해 존이 최초로 죽은 뒤에는 평행 우주 세계관의 SF물로 바뀝니다.

초반부의 위조 사기물 전개는 훌륭합니다. 원고를 위조하는 것보다 그 원고가 가짜임을 증명하는 논픽션을 써서 대박을 치려 한다는 계획부터 아주 참신하거든요. 안전하고 성공 가능성 높은 계획이라 생각됩니다.
진지한 학자 존이 이 사기에 뛰어든 동기(신탁 재산의 투자 실패와 그로 인한 아내의 유혹)도 설득력 높고, 사기꾼 캐슬과 존, 리사 부부, 문학을 공부하는 콜걸 팬지 등 주요 캐릭터가 생생하다는 점도 좋습니다. 원고를 위조할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는 과정의 묘사와 헤밍웨이 관련 디테일도 괜찮은 편(국내 독자가 그 참맛을 느끼기는 어렵긴 하지만)이며, 전체적으로 유머가 묻어난다는 점도 마음에 드네요. 아울러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적나라한 성관계 묘사가 꽤나 빈번하게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작품과 꽤나 잘 어울린다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캐릭터를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허나 평행 우주의 관리자가 개입한 뒤부터는 별로였습니다. 존 베어드가 헤밍웨이를 위조하는게 왜 우주에 위기를 가져오는지 전혀 설명되지 않는 탓도 크지만, 마지막이 영 이해가 안 되었던 탓입니다. 헤밍웨이의 삶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의 묘사는 압도적이긴 합니다만 결말이 대체 뭔지 모르겠어요. 두 여자를 구하고 죽은 뒤? 헤밍웨이가 되었다가 그를 초월한다? 존이 관리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절대적 존재가 되었다는 뜻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주인공이 초월적 존재가 되는 것으로 결말을 퉁치는 작품은 너무나 많은데 - "타이거! 타이거!", "제 5 도살장" 등등등 - 이들보다 나은 점도 없습니다. 이 작품의 결말은 뜬금없고 급작스러운 편이니까요. 여러모로 깊이 고민하지 않고,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의 기억상실증 설정같이 일종의 만병통치약을 사용해서 뻔하고 쉽게 끝낸 느낌입니다.

물론 평행 우주 하나의 존이 죽을 때 그의 기억을 간직한 채 다른 평행 우주의 존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부활할 때마다 조금씩 바뀌어간다는 설정을 통해 캐슬이 호감 가는 잔챙이 사기꾼에서 살인마로 돌변하는걸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등의 디테일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어설프고 대충 넘어간 부분이 많아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적당한 길이에 책의 장정과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독자를 몰입하게 만드는 재미도 충분합니다만 앞서의 이유로 감점합니다. 차라리 위조 범죄물로 마무리하는게 훨씬 나았을겁니다. 

2012/02/28

미스터리 심리학 - 리처드 와이즈먼 / 김영선 : 별점 3.5점

미스터리 심리학 - 8점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김영선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세상에 알려진 각종 기현상을 파헤치는 내용의 교양서적입니다. 마술의 비법을 밝히고 사기꾼들의 수법을 폭로하는 책들과 유사한데, 저도 전에 "신비의 사기꾼들"이라는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심리학적으로 접근한게 특징이며, "재미있게 쓰여졌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용 자체가 상당히 위트 있고 유머러스하게 구성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어요.

또한, 각종 기현상을 꼭지별로 나누어 역사부터 소개하는 자세한 설명이 좋았으며, 심리학자 등이 전문적 능력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 수수께끼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추리소설적인 재미도 느껴졌습니다. 이런 류의 책들은 항상 기본 이상의 만족도를 주는 것 같습니다.

실려 있는 모든 내용이 흥미진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매나 점술가의 콜드 리딩을 설명하는 첫 번째 꼭지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상대를 칭찬하며 애매모호하게 말하고, 듣는 사람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인데, 결국 듣는 사람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뽑아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 여러 실험을 통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정말 무릎을 칠 만한 내용이었어요. 이건 단순한 콜드 리딩이 아니라 사기의 기법이기도 하니까요!

이왕이면 동양의 사주팔자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사주팔자는 일종의 DB 개념으로 봐야 할까요?)

그 외에도 영화 제목으로까지 사용된 영혼의 무게, 강령술과 테이블 움직임, 위저보드에 대한 해석, 영혼과 유령에 대한 과학적 접근, "오렌지로드" 팬들에게는 익숙한 예지몽의 허구성, 독심술과 최면 등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또한, 사기는 단순할수록 효과적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기도 했고요.

문체는 좋았지만, 이론적인 설명이 지나치게 직역에 가까워 약간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뒤로 갈수록 주제 면에서 흥미와 몰입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감점하여 별점은 3.5점입니다. 그래도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2006/10/02

최근 읽은 추리만화 짧은 평가 (2)

명탐정 키요시로 사건노트 1- 하야미네 카오루 / 에누에 케이

제목부터 뭔가 정통 추리 만화다운 포스가 풍기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아동용일 뿐더러 그림마저 제 취향이 아니더군요. 명탐정이라는 키요시로라는 주인공 역시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고요. 추리적으로는 정통스러운 맛은 약간 있지만 트릭도 전부 작위적이고 어설픕니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것은 소박한 사건과 해피엔딩이라는 점? 4권까지 나왔지만 개인적으로 계속 보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아무리 추리만화팬이라도 연령대가 안 맞으면 사절입니다....


도시전설 탐정파일 1 - 에스노 사카에
제목은 그럴싸하지만 아니나다를까 추리만화라기 보다는 괴담+액션에 가까운 작품이었습니다. 도시전설이라 불리우는 (Urban Legend) 괴담을 소재로 한 단편 옴니버스 물인데 영화 "캠퍼스 레전드"와 유사한 설정이죠. 그래도 딸꾹질과 화장실의 하나코를 엮어 만든 탐정 캐릭터는 꽤 마음에 들었고 1권 제일 마지막 이야기인 "인면어" 이야기는 제법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나름 짜여진 복선과 이야기 전개, 반전까지 마음에 들었거든요. 이건 계속 볼까 해요. 어차피 4권 완결이니...

명탐정 코난 54 - 아오야마 고쇼
나온지도 읽은지도 좀 됐지만 쓰는 김에 씁니다. 뭐 여전히 추리적으로나 캐릭터적인 재미로나 평균 이상은 해 줍니다. 설산의 눈사람 트릭은 제법 괜찮았다고 생각되고요. 하지만 뒷부분의 "탐정 고시엔" 이야기는 너무 막가는 설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간만에 등장하는 하쿠바 사구루나 하츠토리는 좋았지만, 뭐 팬 서비스 차원이라 생각해야죠.

검은사기 1~9 - 쿠로마루
추리만화는 아니지만 넓은 범위로 보면 추리쪽 쟝르에 속하는 범죄물이니 아주 다른 쟝르물은 아니겠죠? 사기꾼 (여기서는 "백로"라고 하죠)만 대상으로 사기치는 "흑로"라는 사기꾼 쿠로사키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 옴니버스물입니다. 사기에 대한 나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어서 사기라는 것이 너무 쉽게쉽게 진행되는 감은 있지만 이야기가 꽤 설득력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배경이야기를 놓고 큰 줄기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도 괜찮고요. 전문가가 등장하는 만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작품 자체가 꽤 재미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싶네요.

2010/02/21

신비의 사기꾼들 - 조르주 샤르파크, 앙리 브로크 / 임호경 : 별점 2.5점

신비의 사기꾼들 - 6점
조르주 샤르파크 외 지음, 임호경 옮김/궁리

여러가지 신비현상을 과학자의 눈으로 비판하고 그 진상을 밝혀내는, 일종의 "마술트릭 밝혀내기"같은 책입니다. 저자인 두명의 과학자가 밝혀내는 현상은 한, 두개가 아닙니다. 고대의 마법과 여러가지 염력들, 점쟁이와 점성술사의 예언 및 수맥탐사와 여러가지 신비현상에 대한 트릭을 설명해 줍니다.

당연히 재미있는 내용도 많습니다. 일전에 "클로버의 악당들"이라는 소설에서도 언급되었던 카드를 이용한 텔레파시 트릭, 아무 카드나 한장 뽑은 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를 어떤 것을 뽑았는지 물어본다는 트릭은 카드마다 이름을 부여하고 전화를 걸때 친구의 이름이라고 하며 해당 카드의 이름을 댄다는 간단한 트릭이지만(즉, 스페이드 A가 "데이빗"이라고 한다면 "데이빗! 내가 뽑은 카드가 뭐지?" 라고 물어보는거죠) 굉장히 효과적이라 생각됩니다. 지금도 통용될만한 멋진 트릭이죠.
또 인도의 수도사들 - 파키르 - 이 보여주는 다양한 신비 현상들, 즉 공중 부양이라던가 심장 박동 조작, 뾰족한 못들 위에 누워있거나 뾰족한 것으로 몸을 꿰뚫는 방법에 대한 트릭들 설명도 재미있었습니다. 이 중 심장 박동 조작 트릭은 만화 명탐정 코난에서도 고무공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짤막하게 언급된 적이 있었죠.
그 외에도 현대로 넘어오며 텔레비젼을 이용한 심령술사들의 초능력을 밝혀내는 것 - 확률적으로 시청자들 중 심령술사가 언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일정 수를 충족시키며, 방송에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만 방송된다는 내용 - 도 흥미로왔습니다. 과거 국내에 유리겔라가 방문했을 때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또한 과학자들 답게 실제 과학 실험을 통해 여러가지 사기행위(?)를 밝혀내는 부분들, 예를 들어 수맥 탐사봉을 이용하여 수맥 탐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람들에 대한 실험, 물이 샘솟는다는 기적의 관에 대한 실험 등도 읽음직한 내용이었고요.
아울러 비교적 상세한 도판이 곁들여져 있다는 것도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였습니다. 단, 책의 인쇄질이 너무나 후져서 크게 돋보이지는 않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재미있는 소재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나칠 정도로 문체가 딱딱하고 읽기가 힘들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주제별로 짤막하게 압축해서 표현했더라면 훨씬 재미있고 깔끔하게 끌고나갈 수 있었을텐데, 딱딱한 문체 탓에 막판에는 졸릴 정도였습니다. 소재를 개발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개하는 과정에서는 과학자들말고 전문 작가의 도움을 받는게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별점은 2.5점. 분명 건질만한 내용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지만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던, 뭐 평범한 수준의 책이었다 생각되네요. 이런 류의 책에 관심있으시다면 모를까, 딱히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2010/08/25

사기공화국에서 살아남기 - 김주덕 : 별점 1.5점

사기공화국에서 살아남기 - 4점
김주덕 지음/가야북스

검사출신 변호사 김주덕씨가 저술한 책입니다.
저자의 약력과 제목만 보았을 때는 실제 사례를 토대로 한 사기 분석이 주요 내용일 줄 알았는데,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약간의 사례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수박 겉핥기 식이며, 별다른 특이한 사기도 아닌 꽃뱀 사기와 같은 단순 사기가 많아 실망스러웠어요. 좀 지능적이고 법망을 피해가는 교묘한 방식의 사기를 기대했는데 말이죠. 뭐 그런 대형 지능사기는 현실에서야 '쿠로사기'처럼 많이 등장하지도 않겠지만...
그나마의 약간의 사례 이외에는 전체적으로 '사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이렇게 해야한다!', '사기꾼은 이런 놈들이다!' 라는 것에 대한 상식적이면서도 훈계조의 설명에 불과합니다. 솔직히 '돈이 있는 척 하지만 돈을 빌리는 놈은 사기꾼' 뭐 이런 설명이 구태여 왜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다들 알면서도 속아넘어가니까 문제인거잖아요.

한마디로 일반인들을 위한 사기 입문 - 안내서에 가까운 책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저자가 검사 및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접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을 안스러워하며 저술한 듯한 느낌이 팍팍 나는데, 뭐 이런 책이 필요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기대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그래도 몇가지 새로 안 사실은 인상적이기에 인용합니다.
  • 사기도박의 피해자는 도박죄로 처벌받지 않는다. (사기의 피해자이기 때문)
  • 도박빚은 원칙적으로 갚을 필요가 없다.
  • 공무원을 사칭하여 그 직권을 행사하여야 공무원 자격 사칭죄가 성립된다.
  • 직권행사가 없는 단순한 공무원 자격 사칭행위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 지금은 없어졌지만 간통죄는 실제 성교가 이루어져야만 성립된다. (즉 오랄섹스 등은 간통죄에 포함이 안된다)

2003/12/18

옹박 : Ong-Bak - 프라차야 핀카엡


태국의 한 평화로운 시골마을, 어느날 마을의 수호신인 불상의 머리가 도난당하고 이 마을 최강의 사나이인 주인공 팅은 이를 되찾기 위해 방콕으로 떠납니다. 방콕에서 대머리 사기꾼 친구를 만나고 우여곡절끝에 이 불상의 머리를 훔쳐간 조직은 전국적인 문화재 도굴집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팅은 혼자서 (아니지, 대머리 친구와 함께) 이 조직과 맞서 싸우게 됩니다...

중간 중간에 여러 곁가지 이야기들 (사기꾼 친구의 조수쯤 되는 아이의 언니 이야기라던가)는 뺐지만 대략의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치는 스토리에 있는 것이 아니죠. 정두홍 무술감독이 극찬하기까지 한 와이어를 쓰지 않은, 트릭이 없는 실전 무술 액션에 있습니다.

실제로 10살때부터 무에타이를 배웠다는 무에타이의 고수인 토니 쟈럼의 대단한 점프력과 여러 무에타이 액션들, 그리고 이를 다 받아주는 상대역들과의 조화로 전성기때의 성룡영화의 스피드와 이소룡영화의 타격감이 조화를 이룬 완벽한 액션 장면이 가득합니다.

어두운 장면에서의 표현력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촬영이나 연출도 수준급이고 내용도 이해를 다 하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편입니다.

초반부의 시가지 추격씬과 마지막 주유소에서의 액션씬 등은 정말로! 대단합니다. 꼭 한번 볼 가치가 있습니다.

그나저나 때리는 사람도 대단하지만 맞는 사람이 더 대단한거 같더군요. 정말로 저거 맞으면 죽겠다..싶은 장면이 많거든요. 프로레슬링도 기술을 잘 받아주는 레슬러가 진정 뛰어난 레슬러라는데, 이 맞아주던 이름없는 조연들에게도 경의를 표합니다.

국내 극장에서는 언제 개봉할 지 모르지만, (저는 어둠의 경로를 통해 보았습니다) 최근 급부상하고있는 태국 영화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2006/03/13

과학의 사기꾼 - 하인리히 창클 / 도복선 : 별점 3점

과학의 사기꾼 - 6점 하인리히 찬클 지음, 도복선 옮김/시아출판사

"세계를 뒤흔든 과학 사기사건과 그 주인공들의 변명"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그동안 과학계에 있었던 각종 사기 사건에 대해 자세히 담고 있는 책입니다.
과거에서 최근의 사기사건까지 다양한 사건을 사례별로 망라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프톨레마이우스에서부터 갈릴레이, 뉴턴, 아인쉬타인 등 문외한들도 이름은 들어보았을 위인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고요. 최근의 "황우석 사건"의 영향을 받아 출간받은 듯한 느낌은 강하지만 내용 자체로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의 세계도 명예와 돈이 얽혀 있는 만큼 여러 과학자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것까지는 그렇게 충격적이거나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위해 실험 "자체"를 조작하는 것이겠죠. 이러한 조작에는 너무나 조잡한 것도 있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오스트리아의 생물학자 파울 카머라의 두꺼비 사건 -획득형질에 대한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믿어졌으나 결과 자체가 조잡한 위조였다는 것이 들통나자 자살함-이라던가 미국의 의사 서머린의 생쥐 피부이식 사건 -다른 생쥐의 피부를 이식하여 면역학적으로 놀라운 결론을 이끌어 내리라 기대되었지만 "싸인펜"으로 피부를 칠한 유치한 위조였던 것- 등은 웃기기까지 할 정도였으니까요.

학문의 세계에 윤리 의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학자들이라고 해서 순진한 마음만 가지고 사는 것도 아닐테고 사람사는 동네에 범죄가 없을리는 없는 만큼 책에 실려 있는 사건들도 이해는 갑니다. 뭐 솔직히 국내에서 이러한 사건이 나면 유야무야 묻혀버릴 경우가 많았을텐데 이만큼 이슈화가 된다는 것은 사실 부럽기까지 하네요. (물론 책에서는 위조사실을 까발렸다가 학계의 미움을 받아 매장당한 일화도 실려있습니다)

여튼,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재미도 있고 나름의 가치도 충분한 책입니다.
독일인 저자가 지었는데 곧 최신판에 황우석 교수 사건이 실리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포토샵을 이용한 졸렬한 위조 (인가요?)를 바탕으로 한 국민적 신드롬... 이라는 제목이 어울릴 것 같네요. 독일어를 좀 안다면 관련 자료를 보내서 저자의 취재에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2011/07/04

사냥꾼의 밤 - 찰스 로턴 (1956) : 별점 2.5점

이하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기꾼 전도사이며 결혼 사기꾼인 해리는 형무소에서 알게 된 사형수 벤이 은행에서 훔친 돈 1만 달러를 두 명의 아이들에게 맡겨 놓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해리는 출소하자마자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 나타나 벤의 아내로 과부가 된 윌라와 결혼했다. 그 뒤 그는 1만 달러를 숨겨 놓은 곳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데...

배우 출신 감독 찰스 로턴의 유일한 감독 작품인 고전 서스펜스 스릴러입니다.

1956년도 작품임에도 20세기 초엽의 무성영화, 그중에서도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영향을 짙게 느낄 수 있습니다. 로버트 미첨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와 세트 중심으로 촬영되었는데 세트의 구도가 기이하고, 조명 효과가 많이 사용되었다는 점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런 요소가 너무 과합니다. 공들여 연출했지만, 이미지 위주로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강해요. 연기도 어색합니다. 로버트 미첨이 아무리 명배우라지만, 무성영화 스타일의 과장된 연기는 살리기 어려웠나 봅니다. 아이들을 상대로 한 추격전은 어설픈 슬랩스틱으로 보일 정도였으니까요. 이러한 연기와 장면에 깔리는 뻔하면서도 과한 음악도 관객을 지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도 1만 달러가 어디 숨겨져 있는지에 대한 서스펜스를 제대로 끌고 가지 못한 것이 이 영화 최대의 패착입니다. 중반부 펄이 돈을 꺼내 종이공작을 하는 장면에서 약간의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었을 뿐, 이후에는 완력과 우격다짐으로 숨겨진 장소를 알아내고 아이들을 끝없이 뒤쫓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 뒤의 추격전도 별다른 요소 없이 단조롭게 전개되면서 스릴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로버트 미첨의 찬송가를 이용한 연출은 인상적이었으나, 스릴보다는 은근한 분위기 정도였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영화를 구닥다리 영화라고 평가절하하기는 어렵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재평가를 받은 이유도 분명합니다. 사이비 전도사로 양손의 문신을 이용하여 카인과 아벨을 연기하는 로버트 미첨의 모습은 시대를 초월한 독특한 살인마 캐릭터로 길이 남을 만하니까요. 핸섬한 외모와 목소리는 그가 스무 명이 넘는 여자를 등쳐먹었다는 설정을 충분히 뒷받침 해 줍니다. 또 서스펜스 스릴러와 느와르, 아동 모험물 등 다양한 장르를 하나의 영화에 녹여 냈다는 점도 대단했습니다. 윌라의 사체가 낡은 포드 차에 태워진 채 물속에 잠겨 있는 등 인상적인 장면도 많았고요.

압도적인 포스를 내뿜던 악역이 점점 개그 캐릭터로 전락하며, 마지막에는 안쓰럽게 무너져서 황당했던 후반부만 좀 더 잘 다듬어졌더라면 걸작이 되었을겁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