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사기꾼들 - 조르주 샤르파크 외 지음, 임호경 옮김/궁리 |
여러가지 신비현상을 과학자의 눈으로 비판하고 그 진상을 밝혀내는, 일종의 "마술트릭 밝혀내기"같은 책입니다. 저자인 두명의 과학자가 비판하는 현상은 한두개가 아닙니다. 고대의 마법과 여러가지 염력들, 점쟁이와 점성술사의 예언 및 수맥탐사와 여러가지 신비현상에 대한 트릭을 밝혀내고 있거든요.
당연히 재미있는 내용도 많습니다. 일전에 "클로버의 악당들"이라는 소설에서도 언급되었던 카드를 이용한 텔레파시 트릭, 아무 카드나 한장 뽑은 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를 어떤 것을 뽑았는지 물어본다는 트릭은 카드마다 이름을 부여하고 전화를 걸때 친구의 이름이라고 하며 해당 카드의 이름을 댄다는 간단한 트릭이지만 (즉, 스페이드 A가 "데이빗"이라고 한다면 "데이빗! 내가 뽑은 카드가 뭐지?" 라고 물어보는거죠) 굉장히 효과적이라 생각됩니다. 지금도 통용될만한 멋진 트릭이죠.
또 인도의 수도사들 - 파키르 - 이 보여주는 다양한 신비현상들, 즉 공중부양이라던가 심장박동 조작, 뾰족한 못들 위에 누워있거나 뾰족한 것으로 몸을 꿰뚫는 방법에 대한 트릭들도 재미있었습니다. 이 중 심장박동 조작 트릭은 만화 명탐정 코난에서도 고무공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짤막하게 언급된 적이 있었죠.
그 외에도 현대로 넘어오며 텔레비젼을 이용한 심령술사들의 초능력을 밝혀내는 것 - 확률적으로 시청자들 중 심령술사가 언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일정 수를 충족시키며, 방송에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만 방송된다는 내용 - 도 흥미로왔습니다. 과거 국내에 유리겔라가 방문했을 때가 떠오르기도 했고 말이죠.
또한 과학자들 답게 실제 과학 실험을 통해 여러가지 사기행위(?)를 밝혀내는 부분들, 예를 들어 수맥탐사봉을 이용하여 수맥탐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람들에 대한 실험, 물이 샘솟는다는 기적의 관에 대한 실험 등도 읽음직한 내용이었어요.
아울러 이런 내용만 읽어도 재미있을텐데 비교적 상세한 도판이 곁들여져 있다는 것도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가 아니었나 싶네요. 단, 책의 인쇄질이 너무나 후져서 크게 돋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재미있는 소재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지나칠정도로 문체가 딱딱하고 읽기가 힘들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주제별로 짤막하게 압축해서 표현했더라면 훨씬 재미있고 깔끔하게 끌고나갈 수 있었을텐데 딱딱한 문체탓에 막판에는 졸릴 정도였습니다. 소재를 개발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야기를 구성하고 전개하는 과정에서는 과학자들말고 전문 작가의 도움을 받는게 훨~씬 좋았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별점은 2.5점. 분명 건질만한 내용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지만 아주 재미있지는 않았던, 뭐 평범한 수준의 책이었다 생각되네요. 이런 류의 책에 관심있으시다면 볼라도 별로 읽어보실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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