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 파괴 요리책 한 그릇 더! 11 - 우오츠카 지노스케 지음, 오타니 지로 그림/대원씨아이(만화) |
저는 요리만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국내에 출간된 요리만화는 거진 다 봤을 정도로 말이죠. 이 작품 역시 그러한 저의 취향으로 선택한 만화로 동네 망한 도서 대여점에서 싸게 구입해서 읽게 되었네요.
일단 감상이라면 몇몇 유명 요리만화와 "비슷하지만 다르다"라는 인상이 가장 컸습니다.
예를 들자면, 제일 먼저 "아빠는 요리사"를 들 수 있겠네요. 주인공 진나이 한조가 요리를 업으로 하는 가문 출신으로 요리를 좋아하고 잘 하지만 현재는 요리와 무관한 직업 - 골동품가게 주인 - 을 가지고 있다는 캐릭터와 더불어 "가정요리"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 유사하거든요. 그러나 실제로 요리인이자 골동품가게 주인이라는 기인 원작자 우오츠카 지노스케에게서 따온 듯한 진나이 한조는 굉장히 생동감 넘치는 인물이라 작품의 중심을 꽉 잡아준다는 점에서 일미부장보다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덕분에 "아빠는 요리사" 보다 드라마도 많은 편이고요.
또한 부제인 "격식 파괴"라는 말대로 그냥 맛만 있으면 된다는 신념으로 저가의 재료만 가지고 대충 만든다는 가정요리의 원칙에 너무나 충실한 점은 싸구려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다른 요리만화 "빈민의 식탁"과 비슷한 점이겠죠. 하지만 "빈민의 식탁"의 그야말로 빈민스러운 작화와는 달리 이 작품은 "시모키타 글로리 데이즈"로 유명한 오타니 지로의 작화가 괜찮아서 역시 차별화되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 중반 이후 작화가 너무 특징없이 깨끗해져서 초반의 독특한 맛을 잃은 점과 이야기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식도락 여행같은 테마로 흘러간 점은 아쉽습니다. 차라리 초중반부에 벌어진 요리대결같은 확실한 주제에 더해진 곁가지 이야기라는 형식으로 끌고나갔더라면, 아니면 여주인공 사쿠라의 소원대로 한조의 요리교실을 실현시키는 이야기로 나갔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말이죠. 특히나 대충 급하게 마무리한 것이 역력해 보이는 마지막편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였어요!
아울러 가면 갈수록 등장인물이 계속 많아지는 것도 불만요소였습니다. 즐거운 한조의 친구들 몇명과 사쿠라 주변인물 몇명으로는 이야기 진행이 어려웠을까요?
그래도 요리도 맛있어보이고 등장인물들도 즐겁고 유쾌한, 행복하고 배부른 만화이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실제로 해먹어본 레시피는 없지만 스파게티라던가 볶음 국수 같은 것은 정말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다음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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